대륙지존기 1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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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3,20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198화
제4장 신마대전 (5)
찌지지지지직!
스파크가 대기를 요동쳤다. 알렉트란 자체가 뇌기를 끌어 모으는 피뢰침과 같았다. 무진의 손끝을 타고 뇌전이 스며들었다.
알렉트란은 곧 무진이 터져버릴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무진에게 뇌전은 통하지 않았다. 극강의 패력이 운용되는 수라탄강기가 뇌전을 튕겨내 버렸다. 뇌전도 천지만물에 속할 뿐이다. 만물의 영역을 넘어선 무진에게 뇌전이 통할 리 만무했다.
으…아아악!
반탄력에 의해서 튕겨져 나간 뇌전은 오히려 알렉트란에게 돌아왔다.
무진은 알렉트란의 몸에서 뇌전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이마의 뿔을 부러뜨렸다. 뇌전을 빨아들이고, 흡수하여 퍼뜨리는 능력을 발휘하는 뿔이 없는 알렉트란은 무방비나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수라탄강기의 반탄력과 함께 가속된 뇌전은 알렉트란의 전신을 휘저었다.
알렉트란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극악한 고통에 참지 못하고 비명성을 내질렀다. 수라탄강기는 알렉트란의 몸 구석구석을 휘저으며 찢어발겼다.
“잘 짖는군.”
무진은 무감정한 눈으로 알렉트란의 고통을 배가시켰다.
팔과 다리를 부수고 뽑았다. 뼈가 으스러지면서 뽑히는 고통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악!
알렉트란의 비명성이 다른 마왕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지가 뽑히고, 몸의 뼈와 혈맥이 부서지고, 찢겨졌다. 만신창이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알렉트란은 어미 잃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무진의 잔혹성에 남아 있는 마왕들은 소름이 돋았다. 드래곤과 초인들을 상대로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들이 인식하기도 전에 아이론과 알렉트란이 당할 정도면 보통 위험한 상대가 아니었다.
“네놈은 뭐냐?”
“곧 죽을 것들에게 일일이 가르쳐주는 것도 지겹군.”
“감히 인간 따위가!”
“인간이든 마왕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지.”
“무슨 뜻이냐!”
“약하면 죽을 뿐이다.”
종족의 상성을 떠나서 약하면 죽는다. 약육강식의 원리는 인간이든 마족이든 상관없지 않은가!
바람의 마왕 아킨스, 광속의 마왕 파스트, 공간의 마왕 데모스는 무진의 기세를 느꼈다. 패도의 극에 이른 완전한 존재였다. 인간이라고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무진은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 합공을 할 시간적 여유는 주지 않았다. 어차피 마왕은 무진의 관심영역 밖이다. 무진은 마왕에게서 전율을 느끼지 못했다.
무의 극을 초월할수록 무진은 격차가 느껴지는 상대와는 오래 끌지 않았다. 단숨에 승부를 보고 있었다. 일일이 상대하는 것도 지겹기만 했다.
무진의 의지가 공간을 잡아챘다. 일순간 공간이 압축되었다. 일반적인 기압의 수백 배를 초월한 압력이 발생했다. 공간의 마왕이라고 일컫는 데모스가 비명성을 내질렀다.
데모스는 자이언트의 손아귀에 잡힌 작은 돌멩이가 되었다.
크윽!
“말…도 안 돼!”
공간의 마왕이 공간 속에 갇혀 우그러지다니! 그게 상식적으로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완벽하게 공간이 차단되어 벗어나는 것도 불가능했다. 마력을 끌어올려 대항하려는 찰나에 섬광이 데모스의 머리통을 꿰뚫고 지나갔다.
퓨욱!
손가락 굵기만 한 구멍이 이마에 생겼다. 불에 덴 듯한 느낌을 받은 후 데모스의 눈동자가 돌아갔다. 일시간에 마왕의 생명이 사라졌다. 무진은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데모스의 영혼과 어둠을 흡수했다.
파스트와 아킨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죽음 그 이상을 본 것이다.
“사…악한!”
어둠이 데모스를 감싸자 영혼의 울림이 들렸다. 마신의 역량으로도 다시 부활할 수 없다는 뜻이 되었다. 완전한 소멸이었다. 마왕이라도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무진의 주변에 맴돌고 있는 둠의 역량이 나날이 상승했다. 마왕 3마리를 집어삼킨 후 완전한 형태가 되었다.
무진은 파스트를 노렸다. 파스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초극에 달한 빠르기를 자랑하는 파스트다. 초인들과 드래곤들을 가장 많이 죽인 마왕이 파스트였다. 상대가 미처 인식하기도 전에 목숨을 끊어놓을 수 있었다.
사아아악!
파스트의 신형이 광속을 초월했다. 단순한 환영과는 비교가 불가능했다.
“아무리 강해도 나를 잡을 수는 없다!”
“과연 그럴까.”
어느새 무진이 파스트의 신형을 앞질렀다. 무진에게 속도와 공간의 개념이 사라져 버렸다. 아무리 빨라도 무진의 영역 안에서는 부처님 손바닥이었다.
경악한 파스트가 무진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무진의 수라탄강기가 파스트의 심장을 뭉개버렸다. 파스트의 옆을 스치고 지나갈 때 수라탄강기는 이미 파스트의 심장을 뚫고 나갔다. 너무 빠르다 보니 파스트가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광속의 마왕이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슈아아앙!
파아아앙!
바람의 마왕 아킨스의 윈드익스플로젼이 무진의 등 뒤를 가격했다. 아킨스는 그것으로 안심하지 못했는지 전력을 소나기처럼 퍼부었다. 주변의 초인들과 드래곤은 아킨스의 안중에도 없다. 버러지 같은 놈들은 나중에 죽여도 되었다. 하지만 무진은 달랐다. 7마왕 중 4마왕을 죽인 괴물이었다.
“죽어랏! 괴물!”
퍼퍼퍼퍼퍼퍼퍼펑!
무진과 아킨스의 대결을 지켜보던 드래곤과 초인들은 아연실색했다. 마왕의 강함을 몸서리치도록 체험한 그들이다.
반면에 무진은 어떠한가! 마왕을 식후 간식거리처럼 뭉개버렸다. 마왕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전투의 개념과는 완전히 달랐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장과 드래곤하트가 두근거렸다. 전율 그 자체였다.
“역시 무서운 인간이었어!”
“엘라스틴! 아는 인간이야!”
드래곤로드 골드드래곤 아로비스가 엘라스틴에게 물었다. 드래곤로드가 되면 인장을 받게 되어 반신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그런 아로비스조차 무진과는 비교가 되었다. 도대체 저게 인간인지 아닌지 의심이 되었다.
“사실은.”
엘라스틴은 굳이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드래곤들도 무진이 어떤 인간인지 알고 있어야 했다. 저 죽을지 모르고, 설치다가는 드래곤이 멸종당하는 수가 있었다.
설명을 들을수록 아로비스를 비롯한 고룡급 드래곤들은 사색이 되었다. 정말 엄청난 인간이 나타났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오만함으로 똘똘 뭉친 드래곤보다도 더 오만했고, 지존광대했다. 그렇다고 해서 자제하라는 말을 할 수도 없는 인간이다.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아닌가!
대륙이 암울해지고 있었다.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의 등장이었다. 중간계의 조율자라는 드래곤조차도 혀를 내둘렀다.
“이거 좋아해야 하나!”
“그럼 어쩌겠어!”
항거불능의 재앙을 어찌한단 말인가!
“하긴 나도 모르겠다!”
드래곤로드 아로비스도 방관했다.
허억! 허억!
체력이 떨어질 정도로 무지막지한 마력을 소모한 아킨스였다. 여력을 남겨둘 상대가 아니었다. 아킨스는 절대로 소멸 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무진은 아킨스의 바람을 완전히 뭉개버렸다.
하늘 전체를 진동시킨 아킨스의 마력을 정통으로 맞은 무진이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생채기조차 나지 않은 무진이었다.
최강의 방패이자 공격력을 자랑하는 수라탄강기가 있는 이상 무진의 몸에 타격을 주지는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진은 완벽을 초월하여 완전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네놈이 인간이란 말이냐!”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한 아킨스는 도망치려고 했다. 마왕의 권능조차 통용되지 않는 인간을 어떻게 상대한단 말인가! 그러나 무진은 아킨스를 놓아주지 않았다. 가공할 의지력을 담은 무진의 패력이 허공을 지배했다.
슈아아앙!
무지막지한 패력이 아킨스를 덮쳤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팟!
아킨스의 몸이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다. 이로써 무진은 7마왕 중 5마왕을 혼자서 격파했다. 남아 있는 마왕은 시즈, 차린과 치열한 대결을 벌이는 프로즌과 가히터즈뿐이다. 현재 시즈와 차린은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초인들과 드래곤들이 합세하면 팽팽한 균형을 이룰 것이다.
프로즌과 가히터즈는 기가 막혀 하고 있었다. 인간에게 5마왕이 죽다니! 도대체 저런 놈이 어떻게 존재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벗어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드래곤과 초인들이 합세하니 점점 밀리고 있었다. 이대로는 승산이 없음을 감지했다.
이제 기댈 수 있는 것은 마신 베르칸뿐이다. 베르칸이 신의 검을 누르고 승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무진은 프로즌과 가히터즈를 시즈와 차린, 드래곤에게 맡기고 마신과 신의 검을 보러 갔다. 어떤 대결을 펼치는지 무진은 궁금했다.
‘재밌겠군.’
세상의 종말을 고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진은 즐기고 있었다. 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다면 어떨까!
무진이 10만에 달하는 마족들을 처리하는 바람에 인간들은 전장의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신성제국의 대주교와 성녀가 끊임없이 신성한 주문을 외우며 병사들에게 힘을 실어주었고, 소니아 왕국의 페가수스 기사단을 비롯한 그랜드마스터급의 기사들, 용병연합의 실력자들, 메카닉 왕국의 타이탄과 각 국의 전략병기가 효과적으로 운용이 되어 마족을 압도했다.
신성제국의 성녀 세이린은 무진이라는 존재를 어제 처음 강철에게서 들었다. 그가 설마 이렇게 엄청난 존재인 줄은 몰랐다. 주신의 선택과 은총을 받은 강철에 버금가는 존재였다.
‘그는 도대체 뭐지?’
주신의 뜻을 전파하기 위해서 신의 검 강철이 강림한 것은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무진은 예외적인 존재다. 과연 그가 무엇을 위해서 나타난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는 진정으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자신을 숨기고 있었던 것인가!
그것조차도 세이린은 확신하지 못했다.
세이린은 상념을 지웠다. 지금은 무진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마족으로부터 세상을 구원해야 했다.
그때였다.
‘세이린!’
‘강철!’
‘힘이 부족해!’
‘조금만 힘내세요!’
강철의 힘든 음성이 세이린에게 들려왔다. 신성력이 극에 이른 강철과 세이린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뜻을 전할 수 있었다. 세이린은 강철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여러분! 지금 신의 검께서 마신과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를 위해 주신에게 간절한 기도를 드려야 할 때입니다!”
강철의 능력은 주신의 능력이다. 신의 능력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전해진다. 그들이 진정으로 믿을 때 강철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세이린의 음성은 마법통신구를 통해 전 대륙으로 퍼져나갔다. 하나의 힘은 약할지 몰라도 대륙 전체의 힘은 강하다. 강력한 믿음만이 세상을 구원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세이린은 확신했다.
대륙이 점점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그리언에 대한 강렬한 믿음이 전해졌다.
꽈꽈꽝!
대지가 허물어지고, 하늘은 어두워졌다. 온 세상이 어둠으로 뒤덮여 버리고 있었다. 강철은 힘의 소진을 체감했다. 마신의 능력은 강철의 역량을 넘어서고 있었다. 이대로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퉤!
뱉어낸 침에 핏물이 섞였다. 신성력으로 몸을 복구하는 것도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강철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그리언의 도구 주제에 나에게 대항한 대가가 얼마나 무모한지 알겠느냐!”
“까는 소리 하네! 그럼 비폭력으로 네놈에게 목을 내밀까! 지는 하지 못하면서 남은 그렇게 하라는 거냐! 완전히 도둑놈 심보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강철의 입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곧 죽어도 입은 살았구나!”
“죽어도 아마 입은 살걸!”
“그 입부터 찢어주마!”
“자! 내밀었다! 찢어봐라!”
이대로 죽기는 너무 억울하다. 무슨 짓을 해서든 베르칸만 죽이면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어떡하지? 생각을 해라!’
답을 내야만 한다. 강철은 세탁기의 탈수기처럼 머리를 쥐어짰다. 다급한 순간이라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강철이 고민을 할 때 베르칸이 마신의 권능을 이용하여 어둠의 포화를 터뜨렸다. 하늘 전체가 어둠에 물들었다. 어둠이 하나로 소용돌이치며 강철을 노리며 내리쳤다. 분노한 어둠이 재앙을 내리는 것 같았다.
우르르르!
꽈꽈꽈꽝!
어둠이 내리친 대지에 거대한 분화구가 생겨났다. 한 방이라도 제대로 맞으면 사라져 버릴 수 있었다. 강철은 혼신의 기력을 짜내어 피해 다녔다. 어둠의 포화는 유도탄처럼 강철을 따라왔다. 마신의 의지가 서려 있어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막아서는 것뿐이었다.
“샤이닝실드(광간-光干)!”
빛의 방패가 여러 겹으로 중첩이 되었다. 중첩된 샤이닝실드가 신성한 빛을 토해내었다. 바트란의 샤이닝실드와는 차원이 달랐다.
처어어어어어엉!
방패와 창이 부딪치자 귀를 찢는 파공성이 울렸다. 강철은 어둠의 포화에 직격될 때마다 기혈이 뒤틀리는 충격을 받았다. 이대로 몇 번이나 버틸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생각하라고, 바보야!’
너무 어렵게 고민한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강철의 뇌리를 스쳤다. 머리 굴리지 않고 쉽게 답을 내어보았다.
‘나의 힘은 뭐지! 신성력 아닌가! 신성력은 주신에 대한 믿음으로 얻어낸 힘이야! 그렇구나!’
뜻을 깨우친 강철은 세이린에게 주신에 대한 믿음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베르칸이 어둠의 포화를 한곳에 집중하여 단번에 끝내 버리려는 듯했다. 10개의 포화를 하나로 합쳐 빛의 방패를 후려쳤다. 그와 동시에 어둠의 잠식을 펼쳐 강철을 어둠 속으로 끌어들였다.
빛을 어둠으로 흡수해 버리려는 수작이었다.
강철은 샤이닝실드가 깨지면서 마지막이 왔음을 느꼈다. 어둠의 끈적끈적한 사악한 기운이 강철의 전신을 감싸고 있었다. 이대로 조금만 지나면 어둠 안에서 강철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
‘마…지막인가!’
그 순간.
강철의 내부에서 용솟음치는 신성력을 느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강렬한 기운이었다. 강철은 환희의 절정을 느꼈다.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절대적인 권능과 힘을 소유하게 되었다. 강철은 망설이지 않고 빛의 권능을 퍼뜨렸다.
그러자.
우우우웅!
쩌저저적!
강철의 주변을 감싸고 있던 어둠이 유리조각처럼 부서져 나갔다. 이제는 오히려 빛이 어둠을 잠식해 나가는 것이 아닌가!
휘청!
베르칸이 빛의 광대한 권능에 의해서 뒤로 밀렸다. 어둠이 사라지고 광영이 비추고 있었다.
“어디서 이런 힘이!”
죽기 일보 직전이었던 강철이 느닷없이 이런 힘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었다. 빛의 거대한 물결에 베르칸의 어둠이 휩쓸렸다. 하늘을 감싸던 어둠이 어느새 빛에 침식되었다. 베르칸은 자신의 주변을 감싸는 빛의 역량을 느꼈다.
“이럴 리가 없다!”
베르칸이 불같은 노성을 터뜨리며 강철에게 쇄도했다. 강철에게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수치였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소멸시켜 버리겠다!”
“과연 그렇게 될까!”
강철은 생생해졌다. 이제는 마신하고도 해볼 만해졌다.
투꽈과꽈꽝!
퍼퍼퍼퍼펑!
세상을 무너뜨리려는 악마와 세상을 구원하는 영웅의 대결이었다. 그 둘의 기파에 천지사방이 무너져 내렸다. 퍼져 나가는 기운 자체가 너무나 파괴적이었다. 그 주변으로 반경을 헤아리기 힘든 지역이 무너져 내렸다. 대륙이 반으로 갈라지는 것 같았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마침내 강철이 마지막 일격을 가해왔다.
“샤이닝데스트럭션(광멸-光滅)!”
빛이 원을 그리듯이 퍼져나가더니 베르칸의 몸 주변을 쇠사슬처럼 얽어맸다. 빠져나가기 위해서 어둠의 폭화를 터뜨렸지만 빛의 쇠사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강철은 이번 공격에 모든 능력을 쏟아 부었다. 여기서 막아내지 못하면 당하는 것은 오히려 강철이었다.
츠즈즈즈즉!
빛의 쇠사슬이 베르칸의 몸을 옥죄며 회전했다. 빛과 어둠이 만나면서 타는 듯한 소리가 흘렀다. 베르칸은 몸이 점점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았다. 어둠의 마력도 다시 충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족들이 모두 죽음으로써 마신을 지탱하는 어둠의 마력이 줄어들어 버린 것이다.
“도…구 따위…에……!”
스스스스슥!
마신의 육체가 연기처럼 소멸되었다.
허억! 허억!
강철은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정말 힘든 대결이었다. 마지막에 각성을 하지 않았다면 이기기는커녕 죽는 것은 강철이었을 것이다. 마신은 정말 대단한 존재였다. 강철은 마신이 사라지고 난 후 주변을 보았다.
수평선 끝까지 대지가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었다. 강철과 마신의 대결으로 인해 벌어진 것이지만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다. 대결의 여파가 이 이상 퍼졌다면 대륙이 무너져 버렸을지도 몰랐다.
“에이! 몰라! 아무튼 이겼다! 돌아가야지!”
강철은 지친 몸을 다독이며 귀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