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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194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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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194화

제4장 신마대전 (1)

 

대륙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이 치열했던 대륙전쟁이 끝난 후 세상은 한동안 평온할 줄 알았다. 하지만 대륙인들의 바람은 한순간에 짓밟혔다. 상상을 불허하는 악마가 재림한 것이다.

마계의 차원이 열리면서 마왕을 비롯한 마족이 중간계에 쳐들어왔다. 단 1명의 마왕이 중간계에 강림하여 피 바람을 일으킨 적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마계를 장악한 7마왕이 한꺼번에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일시간에 몰아닥친 피의 혈풍은 대륙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마왕이 강림한 이상 이제 대륙의 구심점은 신성제국일 수밖에 없었다. 신성제국은 곧 신마대전을 선언했다. 대륙에 신마대전을 선언하면 제국과 왕국, 공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는 신성제국의 명령에 따라서 군대와 무기를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대륙의 공존을 위한 일이기에 모든 국가는 신성제국의 명령에 따랐다. 또한 신성제국은 주신의 검이 강림했음을 알렸다. 대륙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주신에 대한 믿음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신성제국의 선포에 의해서 사람들은 희망을 가졌다. 주신과 신의 검을 믿었다. 그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여겼다.

다른 왕국과 마찬가지로 소니아 왕국도 군대를 파견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륙최강국에 올라선 만큼 책임감이 커졌다. 에이프런 여왕은 경제개발을 뒤로 미루고 병력의 증진과 병기의 빠른 생산을 위한 전시체제로 왕국의 운영방침을 바꾸었다. 용병연합과 소니아 왕국의 최정예가 출정을 준비했다.

에이프런은 출정을 위해서 한동안 착용하지 않았던 기사정복을 입었다. 그녀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보며 한숨을 터뜨렸다.

“정말 쉴 틈을 안 주네!”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빨랐다. 대륙전쟁이 끝난 지 고작 1년이었다. 그런데도 피의 바람은 멈출 줄은 몰랐다. 이제 조금 자리가 잡혀서 무진과 한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건만 행복은커녕 이제 다 죽게 생겼다.

“마왕이면 마왕답게 혼자 나와야지! 왜 떼거지로 나오냐고!”

1마리도 아니고 7마리나 되었다. 마왕의 강림으로 인해 세상이 망가졌던 일은 대륙의 역사에 곧잘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마족들이 전부 세상에 나온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 전무한 경우였다.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무슨 일이지.”

“지금까지 어디 있다가 지금 나타난 거예요!”

한동안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무진이 나타났다. 무진을 본 에이프런이 신경질을 냈다. 남은 걱정돼서 한숨도 못 잤건만 무진은 생생한 얼굴로 나타났다. 화가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대화를 할수록 에이프런은 화가 풀리기는커녕 더 쌓였다.

“생각 좀 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1달 동안이나 해요!”

“그럴 수도 있지.”

“지금 대륙이 어떤 위기에 처했는지 알기나 아세요!”

“마왕이 강림했다고 하더군.”

무진은 태평했다. 마왕이 강림하든 말든 관심 없어 하는 표정이었다. 에이프런은 기가 찼다. 마계의 차원이 열리고 마족 전체가 중간계를 침입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놀라기는커녕 뉘 집 오크가 짖느냐는 표정이었다. 이게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머리통을 열어서 확인해 보고 싶네!’

에이프런은 무진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머리 뚜껑을 열어 확인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보다 나머지 대륙십강은 어떻게 됐어요?”

“죽였지.”

“아니 왜 다 죽였어요!”

“깝죽대더군.”

“깝죽댄다고 다 죽여요! 진짜! 너무하는 것 아니에요!”

한 사람의 손도 아쉬운 상황이다. 무진이 대륙십강의 8명을 죽이는 바람에 초극에 이른 자의 수가 적었다. 대륙십강이 있어야 그나마 마족들을 상대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특히 바트란을 죽였다는 무진의 말에 에이프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만약 이 사실이 외부로 발설이 되면 대륙은 무진을 공적으로 여길 것이다. 아마 신성제국에서 무진을 죽이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뭘 어쩌란 거지.”

“1달 동안 고민했다면서 아무런 대책도 없었던 거예요!”

“대책이 있어야 하나.”

“정말 내가 말을 말아야지!”

에이프런은 속이 터졌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알 수가 없는 존재가 무진이었다. 다른 때 같으면 일이 터지기 전에 알아서 다 쓸어버리는 무진이 오늘따라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이걸 대범하다고 하는 놈이 있다면 그놈의 입을 찢어버릴 것이다.

“어차피 싸워야 한다면 싸우면 될 일 아닌가.”

“사람 목숨이 그렇게 간단해요! 싸우다 죽으면 그다음은 누가 책임지는데요! 뭐 다른 사람이 죽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요!”

“넌 안 죽는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죠!”

“내가 있는 한 죽지 않는다.”

“아니…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무진이 설마 이렇게까지 말할 줄은 몰랐었는지 에이프런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제까지 들었던 말 중에 가장 달콤한 말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기는 했다. 서로의 해석이 완전히 틀리기 때문이다. 에이프런이 이해한 것은 ‘내 목숨이 다하는 한이 있더라도 너만은 지켜주겠다’였고, 무진은 ‘나를 이길 존재는 없다’는 뜻이었다.

무진은 굳이 에이프런의 오해를 풀어주지 않았다. 에이프런도 무진이 원하는 것 중에 하나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너는 내 옆에 있으면 된다.”

“알았어요!”

에이프런은 독 오른 암고양이에서 얌전한 요조숙녀가 되어 있었다. 무진의 어깨에 기대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져 버렸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든든한 사내가 있다는 것이 이다지도 큰 마음의 짐을 덜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

“2일 후에 출정하겠군.”

“전력을 신성제국으로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준비를 조금 해야겠군.”

“그렇죠.”

소니아 왕국으로서는 다행이었다. 마왕이 마족을 이끌고 북쪽에서부터 인간을 학살하면서 신성제국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 주변의 왕국은 이미 초토화되고 있었다. 반면에 소니아 왕국은 직접적인 피해가 아직은 없었다. 하지만 신마대전에서 패한다면 그 뒤는 장담하기 힘들었다.

무진은 에이프런과 내일 보기로 하고, 방을 나섰다. 방에서 나온 무진은 은밀하게 왕궁을 빠져나와 천득구가 마련한 저택으로 왔다.

저택에는 천득구, 시즈, 차린이 대기하고 있었다. 용병연합의 용병들의 대부분은 신성제국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수뇌부를 비롯한 일부 용병만이 이곳에 자리했다.

“전투가 벌어지면 너희들이 전면에 나서게 될 거다.”

“그렇겠죠.”

대륙십강이 사라져 버린 자리에 천득구가 올라섰다. 대륙십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대륙전쟁에서 증명되었다. 대륙의 초강자가 뒤에서 쉬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사실 이번 전투는 일반적인 인간의 전쟁으로 생각하면 착각이었다. 마왕과 최상급 마족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드래곤까지 나서게 될 것이다. 보통의 기사들과 병사들은 하급 마족을 상대하는 대신에 초인들은 마왕을 비롯한 최상급 마족을 상대해야 한다. 아마 무척이나 힘든 전투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나와 따로 떨어져 있다면 목숨을 장담하기 힘들 거다. 살고 싶다면 내 주변에 있는 게 좋을 거야.”

시즈, 차린, 천득구는 반박하지 않았다. 무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카이엘 황제를 비롯한 아론 공작, 윈바이크 공작을 무진이 죽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솔직히 그 얘기를 듣고 황당했었다. 대륙십강 3명을 한꺼번에 죽인 것도 모자라 나머지 3인까지 동시에 쓸어버렸단다.

무진은 이미 인간의 잣대로 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마왕이라고 해도 무진에 비한다면 그리 무서운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신마대전에서 마왕은 걱정할 필요 없다.”

“무슨 말씀이신지?”

“마왕보다 더한 존재가 있으니 말이야.”

“예?”

시즈, 차린, 천득구는 이해하지 못했다. 마왕보다 더한 존재라니! 그게 무엇인가! 마계를 다스리는 마왕을 능가하는 마족은 들어보지 못했다.

“설…마… 마신을 얘기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맞을지도 모르지.”

헙!

다들 헛바람을 삼켰다. 마신이라니! 상식을 벗어나는 상대다. 마왕을 탄생시킨 마신이 직접 세상에 강림한다는 소리가 아닌가! 마왕의 강림만 해도 대륙의 존재 자체가 위험에 처할 지경인데, 마신이라니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시즈, 차린, 천득구도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신의 대리자가 있으니 막아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군.”

시즈, 차린, 천득구는 무진의 말에 허탈해졌다. 무진은 마신과 신의 검과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마치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난 듯한 기색이었다.

‘미치겠군!’

시즈, 차린, 천득구는 무진을 말리고 싶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할지 감당이 되지 않았다.

“밀영대의 성취는?”

“그랜드마스터에 이릅니다.”

“아직 별로군.”

“오늘이 지나면 더 강해질 겁니다.”

“그래야지.”

시공간초월마진법을 통해 시즈, 차린, 천득구는 한 단계를 넘어섰다. 무진과의 대결을 통해서 얻은 성과였다. 물론 상상을 불허하는 지옥 같은 경험을 했다.

무진의 강함은 이미 그들이 생각하는 기준을 넘어섰다. 셋이서 합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10초를 버티지 못했다. 너무나 강해졌다. 어떻게 단기간에 이 정도의 차이까지 벌어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시즈, 차린은 무진에게 진 후부터 서로의 합격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어디까지 강해지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끼이익!

문이 열렸다.

신성제국의 대신전 지하의 문이 열리고 강철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의 안배를 얻은 강철은 전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었다. 강력한 힘을 가진 대신에 완전하게 발휘하지 못했던 전과는 달랐다. 이제 강철은 완전한 신의 대리자로서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강철이 밖으로 나오자 세이린, 마를린, 릴리, 노예소녀였던 카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강철이 나오기가 무섭게 주변을 에워쌌다. 안겨오는 그녀들을 본 강철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몸에 달라붙는 여인들의 향기에 취할 것만 같았다.

“왜 이제야 나온 거예요?”

“신께서 주신 안배를 오늘에서야 겨우 끝냈거든.”

“세상은 지금 강철의 도움이 필요해요!”

“알겠어! 나만 믿으라고!”

신이 주신 힘은 가공했다. 이제 마왕이 와도 강철은 두렵지 않았다. 가볍게 마왕을 상대하고, 눈앞의 아름다운 여인들과 행복하게 마음대로 사는 것이다. 강철이 벌써부터 장밋빛 미래를 구상할 때 세이린이 친절한 말을 해주었다.

“마신을 상대하려면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 마왕!”

“마신이라고요!”

“뭐… 마…신!”

“그래요!”

강철은 순간 잘못 들었다는 생각에 되물었었다. 하지만 세이린의 배려로 확실하게 알아들었다.

강철은 고민이 되었다. 마신이라면 승부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신의 안배로 인해 강철은 신에 필적하는 능력과 더불어 샤이닝소드(광검-光劍)를 얻었다. 하지만 상대는 마왕이 아니라 마신이다. 마신을 상대로 승산이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젠장! 되는 일이 없네!’

그렇다고 여기서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사랑하는 여인들은 물론 강철의 미래까지 달려 있는 신마대전이다. 피해서 도망갈 수 있다면 모를까! 어차피 싸워야 한다. 장밋빛 미래를 위해서는 마신을 죽이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까짓것 하면 되지! 설마 죽겠어!’

차원을 이동하기 전 강철은 따돌림을 당하는 동안 소설을 많이 읽었다. 차원을 넘어서 이동한 자들은 무적의 힘을 얻고, 싸우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강해져서 결국에는 승리했다. 주인공이 죽는 소설은 드물었고, 자신과 같은 먼치킨은 거의 죽지 않는다. 더욱이 주신이 뒤를 받쳐주는데 두려울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강철은 내심 믿는 구석이 있었다.

“우선 씻고 옷부터 입어야겠어요!”

“그렇겠지.”

육체의 조화가 극에 이른 강철은 피부에 때가 달라붙지 않는다. 옷이 헤어진 것을 제외하면 원래의 모습 그대로였다. 검은 머리가 이국적이기는 하지만 환골탈태의 영향으로 인해 완벽한 미남 그 자체였다.

여인들의 극성에 따라 강철은 어쩔 수 없이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문제는 그녀들이 옷 갈아입는 데까지 찾아와서 남의 소중한 몸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도가 심하기는 했지만 여인들의 손길에 강철은 기분이 좋았다. 언제 강철이 이런 미녀들의 손길을 받아볼 수 있겠는가! 아마 차원이동 전의 강철이라면 잡아보기는커녕 근처에도 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화려한 옷을 입은 강철은 맵시를 과시하기도 전에 세이린의 손길에 이끌려 대신전 밖으로 나왔다.

대신전의 입구를 벗어나자.

와아아아아아아아!

사람들의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대신전의 주변을 빼곡하게 모여들어 있었다. 그들은 마왕을 무찌를 용사에게 구원을 얻기 위해서 대신전에 모인 사람들이었다.

강철은 살다 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기는 처음이었다. 하나같이 자신을 우러러보면서 세상을 구원해 달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의 간절한 기도가 강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시켰다.

“뭐 해요! 손 흔들어요!”

“어… 그래!”

강철이 손을 흔들자 아이돌을 보는 것처럼 사람들이 환성을 더 크게 내질렀다. 이 정도의 인기라면 음반을 내어도 최소 100만 장은 기본으로 나갈 것 같았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밀리언셀러라니! 대박 그 자체다.

“마왕을 무찔러 주세요!”

“세상을 구해주세요! 용사님!”

강철은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읽었다. 특히 미소녀들의 간절한 기도를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그들의 소망이 아니더라도 강철은 마왕을 무찔러야 했다. 이런 관심 처음 받아보았다. 절대로 과거의 찌질이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악을 무찌르고 용사가 되는 것이다.

‘내 세상을 위해 반드시 이긴다!’

강철은 굳은 다짐을 했다. 영웅이 되는 것만이 강철에게 주어진 길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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