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이계사냥기 134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1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134화
“이놈이!”
청년은 분노하여 힘껏 솟구쳐 올라 나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파파파파팟!
내가 쏘아대는 바람의 칼날들을 폭풍 같은 주먹질로 소멸시키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나는 이번에도 더 높이 날아올라 피했다.
놈의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데 일부러 맞붙을 필요가 있겠는가?
“겁쟁이! 제대로 붙자!”
청년이 호통쳤다.
“싫은데?”
“시간을 끌면 네놈이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나?”
“그런데?”
“멍청한 놈이군.”
청년은 그 말을 남기고 다시 추락했다.
왜 나더러 멍청하다고 한 걸까?
그 의미를 나는 금방 알게 되었다.
해적 함대에서 잇달아 해적들이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서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저들 대부분이 중국인 시험자일 거라고 생각됐다.
차지혜와 빈센트가 탄 우리 돛단배 역시 도망치고 있었지만,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그렇구나.’
청년이 헤엄쳐서 돌아간 중년 사내에게 뭐라고 내렸던 지시가 저것인 모양이었다.
청년은 수면을 박차고 다시 날아올라오며 말했다.
“이젠 승부를 볼 생각이 들었나?”
“그래, 이제부터 진짜로 가자.”
그러면서 나는 바람의 가호를 시전했다.
지난번에 카르마를 대거 투자해서 마스터한 바람의 가호!
정령술의 위력을 3배 이상 뻥튀기되는 스킬을 시전한 것이다.
바람의 가호의 지속 시간은 3시간.
3시간 동안 나는 3배 이상 강해진 셈이었다.
나는 그대로 청년에게 날아들며 주먹을 날렸다.
권풍이 청년을 덮쳤다.
퍼어어엉!
“큭!”
가볍게 오러로 둘러싼 양팔로 막았지만, 청년의 온몸이 뒤로 날려졌다.
청년은 예상보다 더 강한 권풍의 위력에 놀란 눈치였다.
‘한번 제대로 붙어보자!’
나는 미친 듯이 두 주먹을 퍼부었다.
바로 놈이 몇 차례고 선보였던 번자권을 흉내 낸 것이었다.
운동신경 상급 1레벨의 효과로 그럭저럭 제대로 따라할 수 있었다.
권풍이 미친 듯이 쏟아지자 놀란 청년은 오러로 보호막을 만들어 방어했다.
콰콰콰콰콰콰콰쾅―!
망치로 못을 두들기듯 권풍들이 청년을 오러 보호막째로 두들겼다.
계속 밀려난 끝에 청년은 보호막에 둘러싸인 채 바다 속까지 밀려들어가 버렸다.
‘헤엄은 칠 줄 아니? 나오는 족족이 수장시켜 주마!’
그렇게 내가 의기양양해할 때였다.
촤아아아악!
물기둥이 솟구치며 청년이 하늘로 쏘아져 올라왔다.
놀랍게도 청년은 옷자락 하나 젖지 않은 채였다.
‘저것도 오러 컨트롤의 응용한 건가? 아무튼 대단하네.’
“덤벼라!”
청년은 그대로 나를 향해 날아오며 소리쳤다.
나 또한 계속 흉내 낸 번자권으로 권풍을 미친 듯이 쏟아냈다.
청년 역시 오러 피스트로 소나기 펀치를 퍼부어 맞섰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충돌음이 쩌렁쩌렁하게 세상을 울렸다.
폭풍 같은 타격전에서 우위를 보인 쪽은 청년이었다.
놀랍게도 청년은 내 권풍 세례에 맞서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전진해 오는 것이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
그것도 땅이 아니라 바다 위인데 말이다.
발아래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내 권풍세례를 당하면 뒤로 밀려나야 정상이 아닌가?
그 의문은 금방 풀렸다.
자세히 관찰하니, 놈은 권풍과 정면으로 맞서는 게 아니었다.
충돌 순간에 충돌각을 미세하게 조정해 권풍을 옆으로 빗겨 흘려버린 것이다.
때문에 발로 오러를 발출해 앞으로 나아갈 여유도 있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싸워서는 승부가 안 나겠는데?’
나는 마음을 달리 먹었다.
정령술을 상급으로 올려놓고 바람의 가호도 마스터 했다.
거기에 장소도 내 쪽이 유리해서 한번 자신감 있게 붙어본 거였는데, 역시 오러 마스터는 강했다.
‘굳이 이럴 필요는 없지.’
나는 청년을 놔둔 채 뒤로 날아서 돛단배로 돌아왔다.
그리고 실프와의 융합을 해제했다. 고양이의 모습으로 돌아온 실프는 내 목에 휘감겨 들었다.
“어떻습니까?”
차지혜가 물었다.
“역시 강하네요. 이대로는 승부가 안 날 것 같아서 돌아왔어요.”
“노, 놈이 옵니다!”
빈센트가 고함을 질렀다.
청년이 수면 위를 달리며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저 기상천외한 모습에는 대범한 어부 영감도 놀랄 수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우리도 도망가죠. 심하게 흔들리니 배를 꽉 잡으세요.”
빈센트와 차지혜는 배의 일부분을 붙잡았다.
“실프!”
-냐앙!
나는 실프에게 마음속으로 지시를 내렸고, 내가 생각한 개념을 받아들인 실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퍼어엉!
폭발음과 함께 돛단배가 앞으로 튕겨나갔다.
공기를 응집시켜 압력을 높인 후에 단번에 터뜨려서 충격을 일으킨 것이었다.
그런 폭발을 돛단배의 꽁무니에 잇달아 일으키자, 돛단배는 미친 듯이 앞으로 튕겨나갔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차지혜는 한 손으로 버티며 다른 손으로는 떨어지려 하는 빈센트까지 붙잡았다.
나는 운동신경으로 균형을 유지했다.
그렇게 돛단배가 미친 듯이 쏘아져 나가자, 청년과의 거리도 더 이상 좁혀지지 않게 되었다.
“무장, AW50F.”
나는 AW50F를 소환해 들고 청년을 향해 쏘았다. 마구 쏘아도 실프가 알아서 조준을 해주었다.
푸슉!!
총탄이 청년의 오러 보호막에 튕겨나갔다. 하지만 그 바람에 청년의 움직임이 약간 둔화되었다.
그런 식으로 계속 사격을 하자 청년은 쫓을 생각을 포기했다.
계속 쫓고 쫓겨봐야 오러 소모만 커진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우리가 탄 돛단배는 해적함대를 크게 반시계 방향으로 우회하였다.
그러면서 우리를 쫓아오는 보트를 쏘았다.
역시나 대물 저격소총의 위력이란!
한 방을 쏠 때마다 보트가 한 척씩 부서져 침몰됐다.
마법을 할 줄 아는 시험자들은 저마다 방어 마법을 펼쳐서 보트를 보호했다.
나는 방어 마법이 펼쳐져 있지 않은 보트만 골라서 침몰시켰다.
‘이건 밑밥이다.’
내가 보트만 노려서 쏜다는 것을 놈들에게 인식시킨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창을 들고 있는 타락한 시험자를 저격했다.
퍼억!
스코프로 타락한 시험자의 머리가 날아간 것이 보였다.
‘아자!’
바로 재장전하고 다른 타락한 시험자를 또 쐈다.
푸슈욱!
다음 타깃 또한 머리가 날아가 즉사해 버렸다.
그제야 타락한 시험자들은 부랴부랴 몸을 바짝 아래로 낮추거나 방패를 들어 저격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좋았어.’
타락한 시험자를 죽일 때마다 카르마를 획득할 수 있다.
두 명을 죽였으니 카르마가 상당히 들어왔을 터였다.
그렇게 싸우면서 우회해 해적함대의 후미에 이르렀다.
침몰된 보트에서 내려 헤엄치는 타락한 시험자들이 보였다.
나는 헤엄치는 타락한 시험자를 노려서 2명을 더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
짧은 사이에 4명이나 처치한 것이다!
헤엄치는 타락한 시험자들 또한 내 저격을 피해서 물속 깊숙이 잠수해서 헤엄쳐야 했다.
해적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적은 작은 돛단배 한 척인데, 5척이나 침몰되는 등 형편없이 휘둘리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나에게 해적들은 빈틈투성이였다.
마법을 익힌 타락한 시험자들이 전부 보트를 타고 나와 있다.
그건 명백한 해적 측의 실책.
지금 해적선은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푸슈욱―!
콰직!
연달아 2회 사격으로 해적선 한 척의 두 마스트를 쓰러뜨렸다.
두 개의 마스트가 왼쪽으로 가지런히 쓰러지자 해적선도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었다.
두 마스트에 주렁주렁 달린 돛들이 물에 젖어 무거워진다. 해적선은 더더욱 기울어져 끝내 가라앉기 시작했다.
헤엄쳐서 다른 배로 탈출하는 해적들로 아수라장.
그렇게 3척을 더 침몰시키니, 타락한 시험자들이 다시 해적선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돌아가라.’
나는 또 다른 찬스를 노리고 있었다.
해적선에 이른 보트에서 타락한 시험자들이 하나둘 배에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중에 마법을 익힌 타락한 시험자를 노려서 저격했다.
로프 사다리를 타고 해적선으로 오르는 그 순간!
방어 마법을 펼칠 겨를이 없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푸슉!
마법사의 머리가 폭발하여 사라져 버렸다. 머리 없는 시체가 로드 사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이놈―!!”
고함이 바다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바로 그 오러 마스터 청년이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청년은 다시 수면 위를 달리며 우리를 향해 질주해 왔다.
‘이크!’
그야말로 전력질주를 해오자 나는 화들짝 놀랐다.
‘높은 위치인 줄은 짐작했지만, 저렇게 화내는 걸 보니 저 해적선의 지휘관인가 보구나.’
오러 마스터 정도 되는 강자이니 충분히 그런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법도 했다.
‘슬슬 도망쳐야겠다.’
총 9척을 침몰시켰고, 타락한 시험자도 5명이나 처치했다.
이만하면 엄청난 전과였다.
하지만 나도 자연의 에너지와 정령술 제한 시간을 꽤 소모해서 이제 슬슬 후퇴해서 재정비할 때였다.
나는 실프를 시켜서 돛단배를 데포르트 항구 쪽으로 몰았다.
청년은 어지간히도 화가 났는지 한동안 계속 쫓아왔지만, 내가 계속 총을 쏘며 견제하자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지자 비로소 나는 질주를 멈췄다.
그제야 비로소 빈센트가 노를 잡았다.
능숙하게 노를 저으며 빈센트가 말했다.
“제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지 헷갈리는 심정입니다. 그 간악한 해적 놈들 배를 9척이나 침몰시켰고, 헤이싱 놈과 겨뤄서 조금도 밀리지 않으셨잖습니까!”
“헤이싱?”
“특이한 이름이지요? 해적단 총수의 이름입니다.”
“방금 그놈이 해적단의 우두머리라고?”
“예, 여러 패로 뿔뿔이 갈려 있던 해적들을 하나로 통합시킨 인물입니다. 또한 대단한 권각술을 자랑하는 오러 마스터라 악명이 자자했습죠.”
“헤이싱이라…….”
나는 그 피어싱에 긴 머리를 묶은 청년을 떠올렸다.
확실히 대단히 강한 상대였지만 그다지 겁나지는 않은 상대였다.
오늘의 대처를 봐도 딱히 날카로운 전략가적 기질을 가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냥 강하다는 이유 하나로 높은 지위를 얻은 듯했다.
‘혹시 그 헤이싱이 리창위가 말한 라이벌 아닐까?’
오러 마스터에 성격도 남 밑에 있는 걸 달가워할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해적단의 총수까지 하며 다른 타락한 시험자들을 지휘하는 지위를 가졌다.
그 정도면 리창위를 견제하는 일파의 우두머리로 충분했다.
‘만약에 내가 이번 시험에서 헤이싱을 죽인다면 리창위를 도와주는 꼴이 되겠군.’
나는 리창위가 어디에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길잡이 스킬이 리창위가 있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서쪽.
바로 해적들 본거지가 있는 방면이었다.
“리창위가 해적 군도에 있네요.”
내 말에 차지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무엇을 노리는지는 명백합니다.”
“헤이싱이 타격을 입기를 기다리겠죠.”
어부지리.
헤이싱이 이번 작전에서 나와 싸워서 부상을 입는다면 어떨까?
해적군도에 있는 리창위가 헤이싱을 살해할 공산이 컸다.
나와 싸워 지치거나 부상 입길 기다렸다가 노릴 생각이 아니면, 싸움에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이 시기에 해적군도에 있을 이유가 있을까?
‘헤이싱은 다혈질로 보였는데, 어쩌면 리창위가 자극해서 예정보다 일찍 공격에 나선 것일 수도 있겠어.’
나는 리창위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