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이계사냥기 173화 | 판타지 소설 | 무료소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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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이계사냥기 173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3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173화

 

-뭐?
스승 아프리트가 의아함을 금치 못할 바로 그때였다.
데이나는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일단은 흑마력을 미친 듯이 쏟아부어 다른 대사제들의 흑마력과 엉켜든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꼬아놓았다.
“큭!”
“이 무슨?”
갑작스러운 이변에 당황한 대사제들.
-네놈이, 미쳤느냐?
아프리트의 노기 어린 텔레파시가 전달되었다.
종속의 인으로 언제든 데이나의 흑마력 서클을 없앨 수 있지만 지금은 예외였다.
지금 데이나의 흑마력 서클을 없애면 그렇지 않아도 서로의 흑마력이 엉켜든 상황이 얼마나 더 복잡해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데이나의 첫 번째 계산이었다.
그 상황에서 데이나는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또 다른 날개를 펼쳤다.
두 손을 모아 수인을 맺고 주문을 왼다.
서로 흑마력이 엉켜들어서 흑마법을 쓸 수 없는 상황인데, 그는 주문을 외고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것은 흑마법이 아니었다.
“마나?!”
대사제들은, 특히나 그중에서도 스승 아프리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철저히 감시하에 두어왔던 제자가 일반 마법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찌 사람의 몸에 두 가지 기운을 품을 수가 있단 말인가?
게다가 그걸 자신이 여태 몰랐다니?
마나의 기운을 철저히 숨겨왔다는 것. 이 자리에 있는 대사제들 누구도 그걸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잘 감출 수 있었다는 것.
그것은 즉,
-말했지? 난 당신보다 훨씬 뛰어난 마법사라고.
회심의 한마디와 함께 데이나는 마법을 펼쳤다.
“어둠을 사르는 빛!”
흑마법의 상극 마법이 펼쳐졌다.
파아아앗!
흑마력의 움직임을 위축시키는 밝은 빛이 폭사되어 사방에 뻗어 나갔다.
“크윽!”
“으으윽!”
“빛이!”
의식 탓에 서로 꼬여 있던 흑마력이 데이나가 만든 빛으로 인하여 더욱 꼬여들었다.
“종속의 인!”
아프리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반마법도 쓸 수 있는 데이나에게 흑마력까지 남겨줄 수는 없었다.
“크윽!”
이번에는 데이나가 주춤했다.
종속의 인이 발동되며 흑마력 서클에 균열이 발생했다.
어쩔 수 없는 일.
데이나는 흑마력 서클을 포기했다. 서클의 파괴 여파로 내상을 입지 않도록, 흑마력을 바깥으로 모두 배출해 버렸다.
그동안 모았던 데이나의 모든 흑마력이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아쉬워도 미련을 가질 틈이 없었다.
어둠을 밝히는 빛 탓에 눈부셔서 모두가 앞을 볼 수 없는 상황!
데이나는 즉시 불덩어리를 만들어 아프리트에게 던졌다.
아프리트는 뜨거운 기운이 자신에게 향하자 깜짝 놀랐다. 다른 대사제들과 엉켜 있던 흑마력을 강제로 움직여 보호막을 펼쳤다.
콰르르릉!
“크으윽!”
폭발로 인해 급조한 보호막은 불덩어리와 함께 상쇄되었다. 억지로 흑마력을 운용한 대가로 내장이 꼬이는 듯한 고통이 엄습했다.
그리고…….
푸욱!
“컥!”
칼날이 뱃속에 파고들었다.
허를 찌른 기습이었다. 가까이 다가온 데이나가 품속에 숨겨온 단검으로 찔러버린 것이다.
-안녕히 계십시오, 스승님.
“이…… 이놈이…… 어떻게 나를 속이고…… 두 가지 기운……!”
-시험자에게는 상식적으로 안 되는 게 가능하기도 합니다.
“시, 시험……!”
데이나는 단검을 비틀어 뽑았다.
철철 흐르는 피와 함께 아프리트는 바닥에 쓰러졌다.
데이나는 비행마법을 써서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막아!”
“어서 흑마력부터 수습해!”
“폐하를 보호해야 해!”
대사제들이 육각형 방의 문을 열며 소리쳤다.
리창위를 비롯한 몇몇 사내가 소란을 듣고 안으로 들어왔다.
핏빛의 마법진과 석관, 구슬들, 쓰러져 있는 대사제 아프리트. 그들은 방 안에 보이는 충격적인 풍경에 얼이 빠졌다.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건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감을 잡지 못했다.
“저놈을 막아라!”
대사제 한 명이 소리쳤다.
그러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리창위였다.
삽시간에 오러를 끌어 올려 점프한 리창위는 단숨에 데이나의 비행 마법보다 훨씬 빠르게 솟구쳐 추월해 버렸다.
위를 점한 리창위가 오른손을 하늘로 뻗었다.
“무장.”
오른손에 나타나는 검.
“마나의 보호, 5중첩.”
데이나는 방어마법을 다섯 겹으로 펼쳤다.
리창위가 오러 블레이드를 머금은 검을 힘껏 내려쳤다.
콰아아아아앙!
쩌렁쩌렁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
충돌의 반동으로 데이나는 아래로, 리창위는 위로 밀려났다.
리창위는 그 와중에 측면의 벽을 박차고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리창위는 데이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얀 가면은 방금 전의 충돌 때문에 사라진 상태였다.
“데이나 리트린?”
“반갑습니다, 중국의 리창위 씨.”
“허……!”
리창위는 기가 막혀 했다.
여태껏 자신보다 시험의 문제 근원에 가까이 접근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의 시험자 하나가 떡하니 대사제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충격도 잠시, 리창위도 데이나도 민첩하게 행동했다.
오러 블레이드를 휘둘러오는 리창위에게, 데이나는 방어마법과 속박 마법을 동시에 펼쳤다.
주문도 없이 두 가지 마법을 동시에. 랭킹 1위 시험자의 위엄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데이나였다.
콰아앙!
휘리리릭―
방어 마법이 오러 블레이드를 한 번 제지했고, 이어서 마나로 이루어진 로프가 리창위를 휘감으려 했다.
리창위는 다시 측면의 벽을 차며 몸을 비틀었다.
마나 로프의 매듭 사이로 날렵하게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즉흥적인 판단이었다고는 믿을 수가 없는 공중 곡예. 리창위 역시 보통 내기가 아니었다.
데이나는 마나 로프를 펼치며 계속 추락했다.
그 상태에서 한 손은 계속 마나 로프를 조종하면서, 다른 손을 아래로 뻗었다.
바닥을 향한 다른 손에서도 마나 로프가 뻗어졌다.
“막아!”
“대사제님들을 노린다!”
사내들은 아직 흑마력을 추스르는 대사제들을 보호했다.
하지만 마나 로프는 그들을 노린 게 아니었다.
휘리릭!
마나 로프가 마법진에 떨어져 있는 가짜 영혼의 구슬을 쓸어 담아 데이나에게 가져다주었다.
“안 돼! 막아라!”
“저 배신자가!”
대사제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마침내 흑마력을 추스른 그들이 흑마법을 준비했다.
위에서는 리창위가 오러 블레이드를 넘실넘실 뿜어대며 압박해 오고 있었다.
가짜 영혼 구슬들이 데이나의 손에 다다랐다.
쿠아아아!
대사제들의 흑마법이 시작됐다.
누군가는 게이트를 열어 그 안에 있던 비행형 언데드 괴물들을 쏟아내었다.
누군가는 지옥의 불꽃을 소환해 데이나를 불태우려 들었다.
심지어 한 대사제는 살해당한 아프리트를 언데드로 일으켜서 마법을 쓰게 했다. 언데드로 급조되었어도 원채 보유한 마력이 많았던 아프리트는 위력적이었다.
리창위는 일격필살로 데이나의 숨통을 노리고 있었다.
그는 이번 일로 공을 세워 대사제들에게 추가 보상을 받아낼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데이나가 지금 하는 짓이 시험의 최종 목적과 연관 있는 게 분명한 이상 살려 보낼 수 없는 것이었다.
‘죽음이니, 생존이니. 내가 택한 선택지는 무엇이니? 알려다오, 천사야.’
데이나는 마침내 도박을 실행에 옮겼다.

-듀얼 써클(특수스킬): 서로 융합되지 않는 두 가지 에너지를 동시에 보유할 수 있습니다. 대상 에너지를 체내로 흡수하면 보유할 에너지로 선택됩니다.
*지금까지 선택한 에너지: 마나

그가 지금껏 아프리트의 제자로, 대사제로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아프리트의 종속의 인을 태연하게 받아들인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했다.
이제 종속의 인이 발동하여 흑마력을 잃었기 때문에, 현재 선택한 에너지는 마나밖에 없었다.
‘제발!’
데이나는 가짜 영혼 구슬을 흡수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선택한 에너지: 마나, 생명력

‘됐다!’
이젠 이게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시도해 볼 차례였다.
사방에서 목숨을 위협해 오는 상황.
데이나는 한 손에는 마나를, 다른 손에는 생명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로 뭉쳤다.
파아아아아아앗!
그러자 엄청난 빛이 육각형 방을 가득 채웠다.
‘이건!’
데이나 스스로도 놀랐다. 생각보다 훨씬 큰 화학반응이었다.
‘이거라면!’
자신감이 든 데이나는 두 가지 기운을 하나로 뭉쳐서 마법을 펼쳤다.
“어둠을 사르는 빛!”
마나와 생명력의 만남은 극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강력한 빛이 대사제들의 흑마법을 모조리 무위로 돌려놓은 것이었다.
언데드로 일으켜 세웠던 아프리트도 다시 시체로 돌아가 풀썩 쓰러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쩌어어엉!
마법진과 석관에서 시뻘건 빛이 폭사되었다.
시뻘건 빛이 둥그런 막이 되어서 마법진과 석관을 보호했다.
“보, 보호 조치가 발동되다니!”
“그, 그 정도로 강력한……!”
네크로맨시의 시초, 술탄 카자드의 보호 장치가 발동되어 데이나가 만든 빛을 차단시켰다.
이를 보며 데이나는 확신이 들었다.
‘이건 완벽한 흑마법의 상극이구나!’
마나와 생명력의 조합이 흑마력에게 치명적인 효능을 나타내고 있었다.
자난 백여 년간 발휘된 적이 없었다던 보호 장치가 발동될 정도!
대사제들의 공격이 순식간에 무력화되고, 이제 남은 문제는 리창위였다.
“죽어!”
리창위가 아래로 추락하며 오러 블레이드를 수직으로 휘둘렀다.
“워프.”
팟!
사라진 데이나의 신형의 리창위의 머리 위에서 나타났다.
“쥐새끼 같은 놈!”
리창위는 반 바퀴 돌면서 오러 블레이드를 위로 휘둘러 올렸다.
하지만 데이나는 방어 마법과 비행 마법을 동시에 펼쳤다.
방어 마법만 남겨놓고서 데이나는 위로 상승했다.
콰아아앙!
오러 블레이드가 방어막을 후려쳤다. 쩌렁쩌렁한 굉음.
리창위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한 겹밖에 없는 방어 마법인데도 그 단단하기가 좀 전과 전혀 달랐다.
데이나는 계속 비행했다.
50미터, 100미터, 150미터…….
“폐하!”
“최고사제시여!”
대사제들이 소리를 질렀다.
데이나는 계속 솟아오른 끝에 술탄 사록의 옥좌가 있는 200미터 지점에 이르렀다.
술탄 사록과 눈이 마주쳤다.
데이나는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 집어 던졌다.
휙―
단검은 그대로 술탄 사록의 몸을 통과해 벽에 튕겨나갔다.
데이나는 웃음을 지었다.
“환영이군. 그럴 줄 알았지.”
“무엄한 놈.”
술탄 사록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꾸짖었다.
데이나의 웃는 얼굴은 변함이 없었다.
“겁쟁이.”
“이놈이……!”
술탄 사록의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데이나는 술탄 사록의 환영을 남겨놓고 솟아올랐다.
콰아앙!
그대로 천장을 뚫고서 궁전의 돔(Dome) 밖으로 탈출했다.
목숨을 건 도박에 성공한 데이나 리트린이었다.
“크아아아아아―!!”
술탄 사록의 분노에 찬 고함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남겨진 세 사람의 대사제도, 사내들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제길.”
리창위도 쓰게 욕지거리를 내뱉을 뿐이었다. 같은 시험자가 대사제로 떡하니 암약하면서 자신을 농락했다니, 기분이 매우 더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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