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이계사냥기 167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3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167화
연구소에서 파견한 직원들은 동사금도에서 작업을 했다.
경비원들은 모터보트를 타고 다니며 주변 정찰을 했고, 다른 직원들은 동사금도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철조망으로 빈틈없이 둘러 그 안에 아레나에서 데려온 젖소를 키울 계획 같았다.
배는 매일 섬을 드나들며 철조망 따위의 건설자재와 음식을 가져왔는데, 독수리들을 위한 먹이도 잔득 실어다 주었다.
이제는 배만 나타났다 하면 갈큇발 독수리들이 군침을 흘리며 주위를 맴돌 지경이었다.
그렇게 먹어대면서 갈큇발 독수리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원래부터 성체였던 두 쌍의 부모와 첫째, 둘째, 일곱째, 여덟째는 이미 일반 갈큇발 독수리의 3배가량 커져서 대형 괴물로 보일 지경이었다.
다른 새끼들 또한 부모만큼은 아니어도 일반 갈큇발 독수리의 2배 정도는 되어 보였다.
계속 내 성장촉진 스킬의 영향을 받고 있으니 부모를 따라잡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저 정도면 10마리서 힘 합쳐서 와이번도 사냥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와이번의 가죽을 뚫을 만한 공격수단이 확보되지 않은 이상은 무리겠지요.”
공격수단이라…….
하긴, 차지혜의 말에 옳았다. 와이번은 오러를 머금은 무기 수준의 공격력이 아니면 타격을 입힐 수 없으니까.
갈큇발 독수리들도 흉기나 다름없는 발톱과 힘이 있지만 와이번을 잡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가만, 혹시 독수리들을 위한 무기는 없을까요?”
“마갑(馬甲)처럼 동물에게 착용시키는 장비가 있기는 할 겁니다.”
“말 나온 김에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마침 내게 1,300카르마가 있었는데 달리 쓸데도 없었으니 독수리들을 위한 장비나 찾아봐야겠다.
“석판 소환.”
소환된 석판에 대고 말했다.
“내 독수리들이 쓸 수 있는 장비를 보여줘.”
그러자 석판의 글씨가 꿈틀거리며 변했다. 두 개의 아이템들이 나열되었다.
-갈큇발 독수리가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보여드립니다.
1. 강철 갈퀴: 조류 계열 애완동물의 발에 장착시킬 수 있는 무기입니다. 날카롭게 벼려진 강철 칼날을 발톱에 장착시킵니다. (-100)
2. 동물용 강철 갑주: 각종 동물의 몸에 씌울 수 있는 갑주입니다. (-100)
‘으음.’
겨우 두 개라니.
그것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갈철 갈퀴는 이미 발톱이 강철처럼 단단한 갈큇발 독수리에게 그다지 쓸모가 없다.
동물용 강철 갑주는 방어력에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나, 강철로 된 방어구를 몸에 씌운 만큼 비행 속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았다.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네요.”
“무엇이 있습니까?”
“강철 갈퀴랑 동물용 강철 갑주? 그렇게 두 개뿐이네요.”
“카르마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아레나에 존재하는 물건뿐입니다. 산업화가 되지 않은 아레나에서 철제 무기는 매우 비싼 것인데 동물을 위해 제작하는 경우는 드문 게 당연합니다.”
“그렇겠죠. 그래도 마법이 걸린 장비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차라리 아레나에서 따로 제작을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대장장이와 마법사를 시켜서 의뢰하시면 될 겁니다.”
“아, 그렇겠네요.”
아레나에서는 나도 백작의 작위와 영지를 받은 귀족이었다. 얼마든지 그런 의뢰를 할 수 있을 터였다.
“흐음, 그럼 따로 살 건 없는 건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차지혜가 색다른 제안을 했다.
“스킬합성을 시도해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스킬합성이요?”
“동물을 위한 아이템을 합성 재료로 쓴다면 동물을 위한 스킬이 만들어지지 않겠습니까?”
“……어라? 정말 그렇겠네요.”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강철 갈퀴를 구매한다.”
나는 석판에 대고 말했다.
-강철 갈퀴를 습득했습니다. 애완동물 이름과 함께 ‘무장’이라고 말씀하시면 지정한 애완동물의 발톱에 무기가 장착됩니다. ‘무장해제’라고 말씀하시면 무기가 사라집니다.
-잔여 카르마: +1,200
“동물용 강철 갑주도 살게.”
-동물용 강철 갑주를 습득했습니다. 애완동물 이름과 함께 ‘착용’이라고 말씀하시면 보유한 장비가 소환됩니다. ‘장비해제’라고 말씀하시면 장비가 사라집니다.
-잔여 카르마: +1,100
일단 하나씩 사봤다.
그런데 스킬합성에 쓰기 전에 한 번 독수리들에게 입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거든.
“첫째, 이리 와봐!”
내가 부르자 첫째가 삐익-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달려왔다.
내가 뒷덜미를 슥슥 쓰다듬어 주자 첫째는 기분 좋은 기색이었다.
‘자, 그럼 한번 무장시켜 볼까?’
“첫째 무장, 첫째 착용.”
그러자 첫째의 양발에 흉악하게 기다란 칼날이 장착되었다.
뿐만 아니라 몸통에 조그만 강철 조각들이 비늘처럼 엮인 갑주가 입혀졌다.
“우와…….”
나는 무기와 방어구를 입은 첫째의 모습에 감탄을 했다.
저 엄청난 덩치의 첫째가 강철로 온몸을 두르니, 신화에 나올 법한 환수와도 같은 위엄이 느껴졌다.
첫째는 약간 불편해했지만 곧 익숙해졌는지 발과 몸에 장착된 병기를 아무렇지 않게 여겼다.
“멋집니다.”
차지혜가 오랜만에 멍하니 감탄한 모습으로 위풍당당한 첫째를 바라보았다.
저렇게 감탄한 그녀의 모습은 예전에 실프가 모신나강을 쏠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차지혜는 첫째의 몸에 둘러진 갑주의 등 부위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등에 좌석이 달려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렇네요. 손잡이도 있고 하면 조종하기도 편하겠어요.”
“그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아레나에 가면 대장장이를 수소문해서 제작해야겠어요.”
또 마법사도 수소문해서 경량화나 강도 강화 같은 마법을 걸어주면 더 좋겠지.
“대신 아이템이 아니므로 일일이 가공간에서 꺼내 한 마리 한 마리 입혀야 할 겁니다.”
“제작을 시킨 뒤에 카르마를 써서 아이템화를 하든지 해야겠어요. 물론 카르마의 여유가 될 때의 얘기지만요.”
“일단 지금은 스킬합성부터 하십시오.”
“아, 그렇죠.”
나는 첫째가 입고 있는 강철 갈퀴와 동물용 강철 갑주를 해제시켰다.
“스킬합성.”
-합성에 사용할 스킬이나 아이템을 선택하십시오.
1. 합성 가능한 스킬: 정령술(실프), 정령술(카사), 체력보정, 길잡이, 순간이동, 시력보정, 동물조련.
2. 합성 가능한 아이템: AW50F, 닐슨 H2(2정), 357매그넘탄(4발), 닐슨 R8, 강철 갈퀴, 동물용 강철 갑주.
*합성에 사용한 아이템은 소멸됩니다.
“실프랑 갈철 갈퀴를 합성한다.”
-정령술(실프)와 강철 갈퀴를 합성합니다.
-합성 성공. 갈퀴바람(합성스킬)을 습득했습니다.
-강철 갈퀴가 소멸됩니다.
-갈퀴바람(합성스킬): 발톱으로 날카로운 바람을 일으켜 적을 공격합니다. 동물조련(보조스킬)으로 복종시킨 조류 애완동물에게만 적용됩니다.
*초급 1레벨: 쿨타임 60분
“오오!”
“뭔가가 나왔습니까?”
“네! 아주 좋은 스킬이 나왔어요!”
나는 새로 생긴 스킬 갈퀴바람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쿨타임 60분이면 한 시간에 한 번씩밖에 사용 못하는군요.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쿨타임과 위력은 레벨을 올릴수록 좋아지겠죠. 일단은 계속 합성을 시도해 볼게요.”
나는 일단 100카르마로 강철 갈퀴를 한 개 더 구매했다.
그리고 스킬합성을 다시 시도했다.
“카사랑 강철 갈퀴를 합성하겠어.”
-정령술(카사)와 강철 갈퀴를 합성합니다.
-합성 실패.
아쉽게도 이번에는 실패였다.
조류라서 그런지 바람의 정령 실프와는 상성이 맞는데 불의 정령 카사와는 맞지 않나 보군.
계속해서 다른 스킬과도 합성을 시도해 보았다.
길잡이, 순간이동, 시력보정, 동물조련 등의 보조스킬과는 합성에서 실패했다.
하지만 체력보정과 합성하자 새로운 스킬이 또다시 만들어졌다.
-합성 성공. 발톱강화(합성스킬)를 습득했습니다.
-강철 갈퀴가 소멸됩니다.
-발톱강화(합성스킬): 발톱이 강화되어 단단하고 예리해집니다. 동물조련(보조스킬)으로 복종시킨 애완동물에게만 적용됩니다.
*초급 1레벨: 발톱이 강철처럼 단단해집니다.
‘좋아!’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이어서 동물용 강철 갑주도 합성 재료로 써먹어 보았다.
-정령술(실프)와 동물용 강철 갑주를 합성합니다.
-합성 실패.
-정령술(카사)와 동물용 강철 갑주를 합성합니다.
-합성 실패.
연이어서 체력보정, 길잡이, 순간이동, 시력보정, 동물조련과도 합성에서 전부 실패했다.
하는 수 없이 동물용 강철 갑주는 카르마로 환불해 버렸다.
남은 카르마는 1,000.
‘그러고 보니 이제 AW50F는 쓸모가 없잖아? 이것도 카르마로 환불받아야겠다.’
나는 AW50F를 카르마로 환불받았다.
AW50F를 아이템화시킬 때 들었던 카르마는 3,300. 환불받자 그 절반인 1,650카르마가 내게 돌아왔다.
합쳐서 2,650카르마!
일단은 이걸로 오늘 얻은 두 스킬의 레벨을 올려야 할 듯했다.
고심 끝에 나는 발톱강화를 중급 1레벨까지 올렸다.
-1400카르마로 발톱강화(합성스킬)를 중급 1레벨까지 올립니다.
-발톱강화(합성스킬): 발톱이 강화되어 단단하고 예리해집니다. 동물조련(보조스킬)으로 복종시킨 애완동물에게만 적용됩니다.
*중급 1레벨: 발톱이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집니다.
-잔여 카르마: +1,250
‘헐.’
초급에서 중급으로 업그레이드되자, 강철에서 다이아몬드로 설명이 바뀌었다.
내가 보유한 갈큇발 독수리 10마리가 모두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발톱을 갖게 된 것이었다.
“남은 카르마를 갈퀴바람의 레벨을 올리는 데 투자하겠다.”
석판에 대고 말하자 또다시 석판에서 번쩍 빛이 났다.
-1000카르마로 갈퀴바람(합성스킬)을 초급 5레벨까지 올립니다.
-갈퀴바람(합성스킬): 발톱으로 날카로운 바람을 일으켜 적을 공격합니다. 동물조련(보조스킬)으로 복종시킨 조류 애완동물에게만 적용됩니다.
*초급 5레벨: 쿨타임 1분
-잔여 카르마: +250
쿨타임이 60분에서 1분으로 단축되었다.
1분마다 한 번씩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스킬의 위력이 몇 배나 업그레이드된 셈이었다.
카르마를 알뜰하게 잘 쓴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
나의 독수리 10마리가 다이아몬드 같은 발톱을 갖게 되었고, 원거리 공격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정도면 탈것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엄청난 전력이었다.
앞으로도 발톱강화와 갈퀴바람 두 스킬을 마스터해 버리면, 웬만한 시험자와 싸워도 지지 않을지도 몰랐다.
‘동물조련을 마스터하면서 2마리를 더 복종시킬 수 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강한 맹수를 길들여 볼까?’
갈퀴바람은 조류 애완동물에게만 적용되는 스킬이다.
하지만 발톱강화는 아니었다. 내게 복종된 동물이면 어떤 종류든 상관없이 적용된다.
호랑이나 늑대 같은 동물도 상관없는 것이었다.
나는 차지혜에게 물어보았다.
“어떤 동물 좋아하세요?”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흐음, 고양이라……. 복종시켜서 쓸 만한 고양이가 있을지 모르겠네.”
“그 이야기였습니까? 그럼 고양이보다 더 전투에 도움 되는 맹수를…….”
“아뇨, 지혜 씨가 고양이를 좋아한다니 고양이를 복종시켜야죠.”
“아니, 그러니 제 말은…….”
“지혜 씨를 위해서 반드시 고양이로 고를게요.”
“좋아하는 걸 물었지 그런 쪽으로 물은 게 아니…….”
“무조건 고양이에요.”
나는 단호하게 말하고는 당황한 차지혜를 보며 즐거움을 느꼈다. 내가 요즘 이 맛에 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