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이계사냥기 199화 | 판타지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아레나, 이계사냥기 199화

무료소설 아레나, 이계사냥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8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레나, 이계사냥기 199화

 

정신을 차려 보니 텅 빈 하얀 공간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멍하니 주위를 둘러봐야 했다. 다행히 반가운 얼굴이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
“깨어나셨습니까.”
차지혜는 정말 가까이에 있었다. 내가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었거든.
“지혜 씨?”
“이제 다 끝났습니다.”
차지혜는 그렇게 말하며 다정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마법처럼, 그녀의 온기가 이마를 매만지니 안심이 들었다.
그와 함께 의식을 잃기 전의 상황이 떠올랐다.
‘그래, 카자드!’
그랬다.
난 카자드를 끌어안고 융합된 카사의 힘으로 함께 불타올랐다.
불사신에 가까운 내구력과 재생력을 가진 카자드의 육체를 태우기가 쉽지 않았다.
흑마력으로 저항하는 카자드를 해치우기 위해 나는 실프를 소환해제 시킨 채, 모든 힘을 그를 불태우는 데 집중했다.
어마어마하게 긴 싸움이었다. 카사가 소환해제 될 때까지 계속 타올랐으니까.
그런데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다.
“싸움은 어떻게 됐어요?”
“우리가 이겼습니다. 카자드는 죽었습니다.”
“그럼 전 왜 정신을 잃었죠?”
“카자드의 영혼이 육체를 빠져나갈 때 그 영향을 받아 현호 씨의 영혼도 불안정한 상황이었습니다.”
“엥?”
그게 뭔 소리지?
“카자드가 워낙에 많은 영혼력을 가지고 있어서 주변의 다른 생명체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전…….”
“시험의 문이 나타나자마자 현호 씨와 함께 통과했습니다.”
시험의 문을 통과하니 모든 게 회복된 셈이군.
가만, 그렇다면……!
“우, 우리 시험 클리어한 거예요?”
“물론입니다.”
“그럼 이제 더 이상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두 번 다시 아레나에 가지 않아도…….”
거기까지 말하고 나니, 퍼뜩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었다.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어?!”
“왜 그러십니까?”
“그, 그럼 전 누구하고도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거잖아요! 엘프들도, 내 영지 사람들도, 독수리들도……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데!!”
그러자 차지혜는 날 잡아당겨 다시 무릎을 베고 눕게 했다. 그리고는 차분하게 말한다.
“그걸로 된 겁니다.”
다시 내 머리를 매만져 주니, 터질 것처럼 뛰던 가슴이 다시 진정된다.
“두 번 다시 갈 수 없는 곳입니다. 그냥 모두 꿈이었던 것처럼, 모든 기억을 그곳에 남겨놓고, 잊어버리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너무 슬프잖아요.”
아레나에서 있었던 모든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혜수, 이준호, 강천성…….
죽은 그들이 잠든 그 숲에도 이제 두 번 다시 갈 수 없었다.
“제가 잊을 수 있을까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잊을 수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다시 떠올리더라도, 모두 꿈이었던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꿈…….”
나는 너무나 허망한 나머지, 풀썩 웃고 말았다.
“정말 지독하게 생생한 꿈이었네요.”
“동감입니다.”
그런데 그때,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야, 많이 아쉽나 봐요?”
퍼덕퍼덕―
닭처럼 날개를 요란하게 퍼덕거리며, 아기 천사가 다가왔다.
나는 즉시 코앞까지 다가오려는 아기 천사를 제지했다.
“멈춰. 부담스러우니까 더 가까이 오지 마.”
“네네.”
어디다 대고 그 작고 볼품없는 번데기를 눈앞에 들이미는 거야. 덕분에 내 마음을 아련하게 만들던 수많은 회한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하여간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자식이다.
“정말로 해냈네요? 꼼짝 없이 죽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당연하지. 여기까지 와서 허무하게 죽을까 보냐?”
“아무튼, 정말로 축하드려요.”
웬일인지 아기 천사 자식은 내게 웃어 보였다. 평소의 그 재수 없는 웃음이 아니었다.
“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 거야?”
“그렇지 않아도 그걸 발표하려고 댁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고요. 뭐, 벼락으로 짜릿하게 깨워줄 수도 있었지만 참았죠. 천사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생길 것 같아서요.”
“이미 너 때문에 충분히 안 좋아졌거든?”
“칭찬으로 듣죠. 자자, 그럼 발표할 테니 다들 이리 모여보세요! 여긴 시장 바닥 아니니까 다들 주둥이는 꾹 다물기!”
뭐래는 거야? 여긴 지금 나와 차지혜 둘밖에 없는…….
‘어?!’
나는 화들짝 놀랐다.
어느새 우리의 주위에 시험자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족히 천 명은 될 것 같았다.
“엇?!”
“어, 언제!”
시험자들도 서로를 보며 화들짝 놀라는 분위기였다.
번데기 아기 천사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천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시끄럽다고요. 한 번만 더 떠들면 벼락을 맞게 될 겁니다!”
아기 천사가 아니꼬운 어조로 모두를 협박했다.
시험자들의 표정도 안 좋아졌다.
“저 새끼 지금 뭐래?”
“방금 우리 협박한 거야?”
“내가 누구 때문에 여태껏 싸웠는데!”
아기 천사는 전혀 기죽지 않고 어깨를 으쓱했다.
“이젠 제 일도 끝났고 댁들과도 다시는 볼 일이 없어서 걸릴 게 없거든요. 아주 신나게 벼락 맞게 해줄 테니 각오들 하시는 게 좋을 걸요?”
“재, 재수 없는 자식.”
“아니꼬운 놈.”
“싸가지가 제 놈 거시기만큼이나 없군.”
시험자들의 험담을 자장가처럼 기분 좋게 듣는 아기 천사였다.
어찌 되었든 협박이 먹혔는지 천여 명이나 모인 시험자들이 조용해졌다.
“자, 발표합니다! 시험은 끝났어요. 이제 더 이상 시험을 볼 일도, 아레나에 갈 일도 없을 거예요.”
모두의 얼굴에 기쁨이 어렸다.
아기 천사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모두가 궁금해하는 점이 있지요? 바로 보유한 스킬과 아이템은 어떻게 되느냐는 점 말이죠. 시험이 끝났으니 스킬과 아이템도 전부 사라지는 거냐고 묻고 싶은 분이 많을 거예요.”
시험자들은 잔뜩 긴장한 채 이어질 아기 천사의 말을 기다렸다.
아기 천사가 말했다.
“전부 사라집니다.”
“아아!”
“씨발!”
“전부?!”
시험자들의 탄식.
그런데 아기 천사가 계속 말했다.
“자자, 조용조용. 천사 말은 끝까지 듣는 거예요, 미천한 인간 놈들아.”
“저 새끼 방금 뭐랬어?!”
“다신 볼 사이 아니라고 막말을 하네?”
“싸가지 없는 놈!”
“뭐 저딴 천사가 다 있어!”
파지직! 파직! 파지지지직!
“끄악!”
“으악, 씨발!”
“지, 진짜 벼락을 떨어뜨렸어, 저 자식!”
“저 새끼가 카자드보다 더 나쁘잖아!”
아기 천사는 정말로 벼락을 무차별로 떨어뜨려서 시험자들을 진압했다.
비로소 조용해지자 아기 천사는 입을 열었다.
“마지막 시험을 클리어했는데 보상은 없고 잔뜩 잃기만 하면 많이 아쉽겠죠?”
“…….”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다들 석판을 확인해 보세요.”
시험자들이 저마다 석판을 소환했다.
나 또한 석판을 소환해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성명(Name): 김현호
-클래스(Class): -
-카르마(Karma): +81,000
-시험(Mission): 마지막 카르마 보상을 받으세요.
-제한 시간(Time limit): 10일.
-제한 시간이 지나면 잔여 카르마와 석판이 영원히 사라집니다.

‘8만을 넘겼군.’
타락한 시험자를 많이 저격한 덕분이었다. 카자드를 상대로 마무리한 것도 나고 말이다.
‘근데 스킬도 아이템도 전부 사라진다는데 이제 이 카르마가 무슨 소용이지?’
아마 다들 비슷한 의문을 품고 있을 터였다.
아기 천사가 말했다.
“시험자의 신분에서 벗어나면 스킬과 아이템이 전부 사라져요. 하지만 그 잔여 카르마로 스킬과 아이템을 다시 습득한다면, 그건 사라지지 않고 죽을 때까지 여러분의 것이 됩니다.”
“뭐?!”
“그러니까 이번에 받은 카르마만큼만 보유할 수 있다는 뜻이지?”
“제길! 난 요번에 제대로 활약을 못했는데!”
“망했어! 이번 시험에서는 3천밖에 못 받았단 말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안전한 곳에 숨어 있는 게 아니었는데.”
시험자들의 탄식과 아우성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그럼 난 어떻게 되는 거냐―!!”
유독 한 남자가 고함을 질렀다. 아기 천사를 비롯해 모두의 시선이 그 남자에게로 향했다.
‘헐.’
나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바로 리창위였다! 저놈도 살아남았구나. 질긴 놈.
“물론 마이너스 카르마를 지니신 시험자에 대해서도 따로 보상이 주어집니다.”
“보상?”
“아, 대가라고 해야 하나요?”
아기 천사가 히죽 웃었다. 리창위는 잔뜩 긴장했다. 저놈이 저렇게 겁먹은 모습은 처음 본다.
“앞으로 남은 수명 동안 인생을 살면서 마이너스 카르마만큼의 불이익을 겪으실 겁니다.”
“그, 그게 무슨 뜻이야?”
리창위는 물론이고 수많은 시험자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타락한 시험자들도 움찔했다.
아기 천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뭐긴 뭐예요. 마이너스 카르마만큼 불행할 거란 소리죠. 누적된 마이너스 카르마만큼의 불행을 다 겪지 못하면, 불행은 다음 생으로, 또 다음 생으로 이어질 겁니다. 대가를 전부 받을 때까지요.”
“그, 그런……!”
리창위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저희 천사들은 딱히 착한 일 해라, 나쁜 짓 하지 마라, 라고 말하지는 않았죠.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옳은지 저희는 가르지 않으니까요.”
“이제 난 어떻게……!”
“다만 누누이 말했죠? 뭐든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을 거라고요. 그러게 좀 착하게 살지 그러셨어요? 쯧쯧.”
아기 천사는 혀를 차며 핀잔을 했다.
“아아, 아…… 아아아악! 안 돼―!!”
리창위는 절규했다.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시험자들도 보였다. 리창위와 마찬가지로 타락한 시험자들이리라.
정말 나쁜 짓을 많이 한 놈이긴 한데, 저 꼴을 보니 조금 불쌍해졌다. 앞으로 살면서 무슨 꼴을 겪을지 내가 다 오싹해질 지경이었다.
파앗!
시험의 문들이 사방에 생겨났다.
아기 천사는 씨익 웃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시험자들이 하나둘 시험의 문을 통과해 현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험의 문이 상당히 많아서 그 많던 시험자가 쭉쭉 빠져나갔다.
차지혜와 나는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기다렸다.
그런데 그때, 아기 천사에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시험자 김현호, 댁도 얼른 안 가고 뭐하세요?”
“보면 모르냐? 순서 기다리고 있지.”
“저랑 작별하는 게 아쉬워서 못 떠나는 게 아니고요?”
“확 그냥!”
난 펀치를 날렸고, 아기 천사는 가볍게 피했다.
아기 천사는 키득거렸다.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이제 녀석의 아니꼬움이 싫지 않았다.
“나중에 죽어서 저승에 오시면 다시 뵐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보고 싶다고 너무 일찍 오진 마세요.”
“절대 안 죽는다. 불노장생할 거야.”
“뭐, 언데드만 되지 않으신다면야 저희가 딱히 제지할 일은 없죠. 오래 살아서 벽에 똥칠하세요.”
“……잘 있어라.”
난 차지혜와 손을 잡고 시험의 문을 향해 걸었다.
그런데 그때, 등 뒤에서 아기 천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상은 만족스러우신가요?”
만족스럽냐고?
나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응, 최고의 보상을 받았지.”
나는 차지혜를 끌어안고 불쑥 키스를 했다. 갑작스런 입맞춤이었지만 그녀는 놀라지 않고 받아들였다.
돌아가면 우린 이제 결혼식이다.
드디어 부부가 된단 말이지!

 

Epilogue.

 

현실로 돌아온 뒤, 불과 며칠 간 수많은 일이 있었다.
일단 세상이 바뀌었다.
마정과 마정응용기술이 공개된 것이다.
이미 정재계의 웬만한 핵심 인사들은 다 아는 일이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충격이 컸던 모양인지 말이 많았다.
특정 돌연변이 동물의 몸에서 추출되는 에너지원이라고 발표가 되었는데, 이는 순식간에 모두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 마정을 지닌 동물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는데, 한국은 나와 정부, 진성그룹이 합작한 목장이 있으니 미래 경제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 문제 때문에 나는 살짝 난처한 지경을 겪어야 했다. 딱히 초대할 사람도 없고 해서 작고 조용하게 치르려 했던 결혼식에 엄청난 인파가 바글바글 찾아온 것이다!
오딘과 마리를 비롯한 노르딕 시험단 사람들.
데이나 리트린 등을 비롯하여 작전에 참여했던 시험자들.
참고로 작전에 참여한 33인은 결정적 활약으로 가장 높은 카르마를 받았기에 지금도 여전히 최상위권의 시험자들로 남았다. 이 순위는 이제 앞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을 터였다.
어쨌든 시험자들까지는 좋다 이거다.
그런데 박진성 회장과 청와대의 비서실장은 물론이고, 왜 초대도 안 한 세계 각국의 정재계 거물들이 내 결혼식을 찾아오느냔 말이다!
물론 이해는 간다.
난 최종 시험에서 데이나보다도 많은 카르마를 받은, 현존하는 최고의 시험자이니까.
뿐만 아니라 목장에서 기르는 내 소유의 젖소들은 마정을 생산하는 유전(油田) 같은 예쁜 녀석들이었다.
차후 내 예쁜 젖소들이 새끼를 많이 낳으면 암수 한 쌍만 달라고 애걸할 국가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었다.
덕분에 후딱 끝내려 했던 결혼식이 며칠씩 이어지는 성대한 파티가 되었다.
결혼식 예약했던 호텔의 경영자가 박진성 회장의 딸이라서 쉽게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차지혜와 함께 후딱 신혼여행을 떠나버리고 싶었는데, 정부 관계자들이 국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면서 애걸하는 바람에 이렇게 되어버렸다.
국제적 거물들로 가득 차 버린 결혼 연회에서 가여운 전 닭강정 가게 사장님, 우리 엄마는 잔뜩 겁먹어버렸지만.
대신 누나는 늘 그렇듯 얼음장 같은 포커페이스로 거물들을 잘 상대했고, 아예 머리에 개념이 없는 여동생 현지는 그중 젊고 잘생긴 외국 남자를 찾아 이리저리 찝쩍대며 물 만난 물고기가 되었다.
아무튼 그 바람에 나는 갑작스럽게 전 세계 언론의 주목까지 받으며 마정 사업과 관련된 신비 인물이 되어버렸다.
정부가 내 신상 정보를 보호해 주었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나를 무슨 재벌 가문의 3세쯤으로 여기는 모양이었다.
뭐, 아무렴 어떠랴.
이제 다 잘됐는데.
어찌 되었든 이제 남은 내 삶은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평화만이 가득할 것이다.

***

우리는 전용기를 타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참고로 이 전용기는 당연히 가장 만만한 재벌 할아버지, 박진성 회장에게 빌린 것이었다.
“아직도 카르마 보상을 다 못 받으신 겁니까?”
옆자리에서 차지혜가 물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참고로 그녀는 카르마 보상으로 오러 컨트롤 중급 1레벨과 체력보정 마스터를 찍음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마누라가 되었다.
내가 최종 시험에서 획득한 카르마는 무려 81,000!
일단은 정령술부터 상급 1레벨까지 올려서 36,500카르마를 소모했다.
비록 시험은 끝났지만 현실세계가 마냥 평화로운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마정 사업과 관련하여 중요한 인물이 된 탓에, 더더욱 나 자신을 지킬 힘이 필요했다.
그리고 사실 내 귀염둥이 실프, 카사 등과 헤어지고 싶지가 않았다.
또한 마정 사업을 위하여 보조스킬 동물조련과 특수스킬 성장촉진을 각각 5,500카르마씩 투자해 마스터했다.
그러고 나니 남은 카르마는 33,900카르마였다.
“흐음, 뭐가 좋을까요?”
“삶의 행복을 위해 쓰시는 게 좋겠습니다.”
차지혜가 나직이 말했다.
“행복이라…….”
“건강하게 잘 살면 행복한 것 아닙니까.”
“그건 그렇겠네요.”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스킬을 습득하기 시작했다.
“일단 나와 가족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생명의 불꽃(합성스킬): 생명의 불꽃을 불어넣어 생명력을 북돋습니다. 하루 2회만 사용 가능합니다.
*중급 1레벨: 원기회복, 노화방지, 질병 및 저주 치료에 효과.

“그리고 내 건강을 위해서.”

-체력보정(보조스킬): 체력을 비약적으로 강화합니다.
*중급 5레벨: 엘프의 한계 수준의 체력을 얻습니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만, 뭐 생활의 편의를 위한 스킬들도 습득하자.”

-가공간(합성스킬):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물건을 수납합니다. ‘넣어’, ‘꺼내’ 명령어로 수납이 가능합니다.
*마스터: 1,000×1,000×1,000㎝, 전자기기와 생명체의 수납 및 반입이 가능해집니다.

-운동신경(합성스킬): 몸을 움직이는 요령이 향상됩니다.
*마스터: 몸을 쓰는 모든 일의 달인이 됩니다.

이러고 나니 딱 1만 카르마가 남았다. 이걸로 뭘 할까 생각하다가 나는 아주 좋은 스킬이 떠올랐다.
“길잡이를 마스터까지 습득하겠다!”

-길잡이(보조스킬): 특정 장소, 사람, 물건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육감을 얻습니다.
*마스터: 직접 보지 않은 장소, 사람, 물건의 위치를 상세히 알 수 있습니다. (-5,500)
-마스터까지 올리는 데 5,500카르마가 소모됩니다.

-잔여 카르마: +4,500

“길잡이를 올리셨습니까?”
차지혜가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네. 나중에 마누라가 나 싫다고 도망가면 추격하려고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훗날 집 나간 아이를 찾을 땐 유용해 보입니다.”
“……벌써부터 그런 암울한 미래는 상정하지 말자고요.”
“현호 씨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또 한마디도 안 져주죠? 말투는 여전히 군바리 말투에…… 쳇.”
“죄, 죄송합니다.”
내가 삐친 체 하자 차지혜는 몹시 당황했다. 음, 여전히 놀리는 재미가 쏠쏠하군.
나는 남은 카르마를 중급 1레벨까지 올렸던 생명의 불꽃을 마스터까지 찍는 데 투자했다.
거기에 3,600카르마가 더 들었고, 이제 900카르마밖에 남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100카르마짜리 아이템백 9개를 사버렸다. 이제 지구에서 다시는 구할 수 없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든 카르마를 소진했을 때였다.
불쑥 내 눈앞에 석판이 나타났다.

-성명(Name): 김현호
-클래스(Class): -
-카르마(Karma): -
-시험(Mission): 마지막 카르마 보상을 받으세요. (달성)
-제한 시간(Time limit): 4일 12시간 12분.

“달성했다고 나오네요.”

석판의 글씨가 꿈틀거리며 변했다.

-카르마를 모두 소진하셨습니다. 시험을 종료하실 수 있습니다.
-시험이 종료되면 다시는 석판을 소환할 수 없으며, 카르마 보상도 받을 수 없습니다. 아이템을 카르마로 환불받는 일 또한 불가능합니다.
-시험을 종료하시겠습니까?

나는 미소를 지었다.
“종료한다.”

-시험을 종료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시 뵙게 될 그날까지 안녕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속작 ‘마왕의 게임’으로 뵙겠습니다.>

판타지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558 아레나, 이계사냥기 992
열람중 아레나, 이계사냥기 985
2556 아레나, 이계사냥기 891
2555 아레나, 이계사냥기 956
2554 아레나, 이계사냥기 1006
2553 아레나, 이계사냥기 923
2552 아레나, 이계사냥기 1010
2551 아레나, 이계사냥기 921
2550 아레나, 이계사냥기 882
2549 아레나, 이계사냥기 971
2548 아레나, 이계사냥기 945
2547 아레나, 이계사냥기 898
2546 아레나, 이계사냥기 973
2545 아레나, 이계사냥기 899
2544 아레나, 이계사냥기 1066
2543 아레나, 이계사냥기 798
2542 아레나, 이계사냥기 1050
2541 아레나, 이계사냥기 962
2540 아레나, 이계사냥기 942
2539 아레나, 이계사냥기 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