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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검신이었다 39화

무료소설 회귀했더니 검신이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회귀했더니 검신이었다 39화

종잇장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폭혈단.

그로 인해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분명 자신보다 아래였던 상대가 몇 배는 더 강해져 있었다.

무기창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것인가?

환술?

꿈?

아니, 상대는 지금 환술이나 꿈으로도 못 꿀 힘을 보이고 있었다.

당최 설명이 안 되었다.

교도들이야 이미 다 나자빠져 있었다. 그나마 숨이 붙어 있던 놈들도 상대의 ‘기압’ 하나에 곧장 숨이 끊어졌다.

무기창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그는 우선 검을 떨어뜨렸다. 다시 주울 생각은 전혀 못했다. 주저앉아 바닥만 기고 있었다.

교도들과 다른 점은, 그저 죽지 않고 살아 있단 점이었다.

 

‘마, 말도 안 돼.’

 

가슴이 답답했다. 숨도 쉬기 어려웠다. 이런 기압은 난생처음이었다.

혈교 교주 혈추귀(血追鬼) 적라성?

그도 이만큼은 못 될 것이다.

눈앞의 상대는 그야말로 괴물과도 같았다.

 

‘저, 저놈도 폭혈단을 씹었나?’

 

순수한 무위는 상대가 더 높았으니 그도 폭혈단을 씹었다면 밀리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무기창은 고개를 저었다.

 

‘포, 폭혈단을 씹어도 저렇게는 안 돼.’

 

폭혈단에도 한계가 있다.

내공이 일정량에 다다르면 다섯 개를 씹든 열 개를 씹든 결과는 마찬가지.

그런데 상대의 내공은…….

혼란에 빠진 무기창과 달리 그 장본인은 머리를 굴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갑작스런 유림의 검의 발동.

그리고 찾아온 그 0.1퍼센트의 내공.

물론 좋은 일이었으나 무신으로서는 당혹스러웠다. 아무런 징조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예상해보자면 ‘위기’ 정도였는데, 그마저도 명확한 해답이 되지는 않았다.

 

‘위기가 유림의 검의 계승을 가동시켰다면 그때도 가동됐어야 했어.’

 

백산왕을 찾다가 절벽에서 떨어졌던 날.

천라신경이 있어 절대 죽지는 않았겠으나 상황 자체만 놓고 보면 분명 그때가 더 위기였다.

어깻죽지만 베인 지금보다는.

 

‘아니지. 여차했으면 목이 잘렸을 수도 있으니 지금이 더 위기인가.’

 

무신이 고개를 저었다.

 

‘목이 잘렸을 리는 없어. 내공은 달릴지 몰라도 보신경은 내가 저놈보다 몇 배는 더 위. 도망만 쳤어도 충분했다고.’

 

그렇다면 결국 답은…….

 

‘모르겠다.’

 

무신은 복잡한 머리를 흔들며 비로소 무기창을 쳐다보았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결판이 나 있었다.

뒤로 자빠진 채 사색에 젖은 얼굴.

낯짝만 보면 이미 뒤진 놈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는 찬찬히 무기창에게 다가갔다.

쓰라린 어깻죽지를 생각하면 당장 쳐 죽이고 싶었으나 그의 검은 웬일인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가동됐다는 건 곧 꺼진다는 의미. 사라질 힘이라면 충분히 즐겨야겠지.’

 

게다가 얼마만의 힘이던가.

망령의 숲에서 나온 후 무려 1년만이었다.

3천 갑자도 넘는 당시에 비해 지금은 겨우 몇 갑자로 형편없었으나…….

이곳은 강호.

몇 갑자면 저까짓 혈교놈 한 마리 죽이는 데는 충분하다.

아니, 천하도 호령할 수 있는 힘이다.

무신은 헤실헤실 웃으며 무기창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우선 받은 것부터 똑같이 돌려주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무기창이 어깻죽지를 부여잡고 고통에 울부짖었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다급히 검을 쥐려 했으나 무신의 검이 이미 그 아래 허벅다리를 찌르고 있었다.

아주 가볍게.

그런데 그냥 간만 본다는 게 그만 뼈까지 꿰뚫고 말았다. 현재에 적응하다 보니 겨우 몇 갑자도 익숙지가 않은 것이다.

무신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0.1퍼센트가 이 정도인데 그 이상은 어떨까.

아닌 말이 아니라 0이 없어져도 저기 저 산맥 하나쯤은 통째로 날아갈 것이다.

 

‘정말 어마어마한 힘이야.’

 

만약 100퍼센트가 모두 개방된다면?

괴물 수준이 아니었다.

진짜 ‘신(神)’이 강림하는 셈이니까.

 

‘나중에는 가능할지도 몰라.’

 

계승이란 이어받는 것.

어떤 식으로든 이어받기만 한다면 100퍼센트라고 못 이룰 바 있겠는가.

그리고 문득, 그날 유림의 마지막 말이 스쳐 지나갔다.

 

“또 보자꾸나.”/(이탤릭)

 

그녀는 그 말을 꼭 지켰다.

지켜지기까지 길게는 몇만 년의 텀이 존재했으나 그녀의 탓은 아니었다.

다음 경지로 넘어가지 못한 무신의 잘못이었다.

 

‘유림은 상승 경지를 이뤄야만 나타났으니까.’

 

그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

아직도 여전히 그 고귀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을… 물론 외모 때문에 그녀가 그리운 것은 아니었다.

대련만 거의 십만 년.

정이 안 들려야 안 들 수가 없었다.

다만 그녀는 무신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당연한 일이었다. 회귀로 인해 그녀의 기억 속에서 그는 ‘없는 존재’와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만 회상에서 벗어나 무기창을 내려다보았다. 정신을 안 잃고 있는 게 다행일 정도로 피떡이 돼 있었다.

 

“하, 한 가지만 묻자.”

“죽은 놈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 놈 소원 못 들어줄 것도 없지. 말해봐라.”

 

이죽거리는 무신의 말투에도 무기창은 이맛살조차 찌푸리지 못했다. 자신의 목숨이 무신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피가 철철 쏟아지는 어깻죽지와 다리.

무기창이 고통에 헐떡이며 물었다.

 

“어, 어떻게 강해진 거지? 그렇게 순식간에?”

 

못 설명해 줄 것도 없었다.

어차피…….

안 믿을 테니까.

예상대로 무기창이 설명을 듣자마자 헛웃음을 터뜨렸다.

 

“신이었는데 힘을 잃어버렸다가 그 힘을 잠깐 되찾았다고? 지금 그 말을 나 보고 믿으란 말이냐?”

“해줘도 지랄이구나, 네놈은.”

 

수틀리게 했으니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하렷다.

무신은 무기창의 나머지 팔 한쪽을 벴다.

콰직!

벴다기보다는 터뜨렸다는 게 더 옳았다. 뼈가 살가죽과 함께 으깨지며 허공에서 춤사위를 벌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고통에 울부짖던 무기창이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넙죽 엎드렸다.

먹이를 갈구하는 개새끼.

목숨을 갈구하는 인간의 모습은 그것과 하등 다를 것이 없었다.

 

“사, 살려주십시오! 뭐든 하겠습니다!”

 

꼭 이런 식이었다. 그렇게나 기고만장하던 놈도 죽을 때만 되면 설설 기었다.

무신은 쭈그려 앉아 무기창과 눈을 마주했다. 흔들리는 동공을 보노라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뭐든 하겠다고?”

“예!”

“뭘 할 수 있지?”

 

다급하게 머리를 굴리는 무기창을 보며 무신이 피식 웃었다.

 

“없는 것 같은데?”

“아,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든…….”

 

회귀 전 혈교에게 당한 수모와 고역만 해도 수십 가지.

애초에 들을 가치가 없었다.

무신은 몸을 일으켜 무기창의 머리통에 그대로 검을 꽂았다. 그 단단한 두개골도 몇 갑자의 내공 앞에선 종잇장에 지나지 않았다.

뇌수가 허공에 튀었다. 피와 한데 섞이니 그 색이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무신은 손등으로 얼굴을 벅벅 닦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큼한 피비린내가 지천에 진동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칠십 여구의 시체.

어떤 의미에선 장관이었다.

 

***

 

산동 제일의 가문이라 불리우는 악가.

그 자존심을 내던지면서까지 무림맹으로 향했던 가주 악성권은 지금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다.

 

“미안하네만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네.”/(이탤릭)

 

혈교를 처단하기 위해 무림맹에 구원을 요청했으나 철저히 외면당한 게 그 이유였다.

악성권은 바득바득 이를 갈았다.

 

‘개 같은 놈들.’

 

이해는 갔다. 괜히 혈교를 건드렸다가 자칫 정파와 사파의 싸움으로 번지면 복잡한 일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남궁세가나 사천당문이 부탁했다면 분명 들어줬겠지.’

 

괜한 열등감 따위가 아니었다. 일전에 남궁세가의 요청에 무림맹이 하오문을 건드린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정파에서 개방과도 같은 그곳을.

 

‘그래놓고 뭐? 하오문은 혈교와 달라? 시팔! 대체 뭐가 다르단 거야?’

 

사파는 다 같은 사파일 뿐이었다.

차라리 마교를 들먹거렸으면 ‘아! 그렇군요!’ 하고 어떻게든 받아들이려고는 했을 것이다.

 

‘내 선에서 끝낼 수밖에.’

 

산동으로 돌아가는 길.

악성권은 그렇게 다짐했다. 혈교, 개중에서도 칠십혈천대에게 당한 치욕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생각만 하면 분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칠십혈천대를 이길 가능성?

어려울지언정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악가의 창객들을 무시하지 말라.’

 

게다가 악성권 본인이 창강, 거기다 곧 깨달음의 경지도 앞두고 있는 고수였다.

누가 됐든 능히 무찌를 수…….

막 산동의 서쪽 평야에 당도한 악성권이 고개를 갸웃했다.

먼발치서 몰려오는 피비린내.

코가 시큰한 게 한두 구 시체의 것이 아니었다.

 

‘뭐야?’

 

산동의 중심은 악가가 꽉 쥐고 있다. 어지간해서는 이 부근에서 싸움이 날 이유가 없다.

도적 떼?

악가의 무사들이 그들을 처리한 것만 수십 번도 더 넘는다. 미치지 않고서야 염병을 떨진 않을 것이다.

악성권은 바짝 고삐를 당겨 이내 피비린내의 원흉들에게 당도했다.

볼썽사납게 너부러져 있는 수십 구의 시체들.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혈교.

 

시체들의 옷에 그곳의 문양이 박혀 있었다. 더 가까이 가 볼 것도 없었다.

확실하다.

치욕을 준 곳의 상징을 어찌 못 알아보겠는가.

그런데.

 

“저, 저것들 칠십혈천대 아닙니까?”

 

소속 무사가 그렇게 말하기 전에 악성권도 이미 눈을 동그랗게 뜨며 보고 있었다.

칠십혈천대.

악가를 지옥으로 몰고 갔던 그들이 바로 시체의 주인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잊을 수 없는 얼굴이 있었다.

 

“무, 무기창이야!”

“대,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악성권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자가 정수리가 꿰뚫린 채 죽어 있었다. 팔다리 잘린 것이야 머리통 상황에 비하면 외려 가벼워 보였다.

악성권은 한참 무기창의 시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정수리가 꿰뚫린 채 죽을 정도라면 그냥 적수가 못 됐던 거야. 상대에게.’

 

개인적 원한을 빼고 오로지 무인으로서만 보면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인정할 수 있는 자였다.

흑염사 무기창은.

그런 자가 어떻게 저런 꼴이 났을까.

악성권이 뭐에 홀린 듯 중얼거렸다.

 

“칠십혈천대와 무기창을 죽이고 산동으로 갔다…….”

 

피에 젖은 발자국이 분명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

악성권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쫓아!”

 

잡아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었다.

악가의 철천지원수를 잡아준 그 은인‘들’을 만나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악성권은 뒤늦게 알아챘다.

산동을 향하는 핏자국이 달랑 하나였다.

 

‘혼자 무기창과 칠십혈천대를 저렇게 만들었다고?’

 

***

 

창의 명지 산동.

그 탓에 검 하나만 들고 다녀도 어느 정도 눈길을 사는 게 바로 그곳이었다. 그런데 검으로도 모자라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자가 있다면 어떠할까.

여러모로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저, 저 사람 좀 봐!”

“이봐요! 괜찮아요?”

 

무신이었다.

무기창과 칠십혈천대를 처리하고 산동으로 돌아온 그를 행인들이 제대로 오해하고 있었다.

그는 싱긋 웃으며 자신의 무사를 알렸다.

그러나 바라보는 입장에선 ‘극심한 상처를 입어 정신이 헤까닥 나갔구나’로 밖에는 해석이 안 되었다.

급기야 마침 거리를 지나던 의원이 부랴부랴 뛰어들었다.

 

“이, 일단 누워보시오!”

 

아무리 손을 내저어도 소용이 없었다. 의원을 비롯한 행인들이 죄다 달려들어 무신을 강제로 자리에 눕혔다.

물론 무력을 쓰면 수십 명도 날릴 수 있는 무신이었으나 선의로 다가온 이들에게 어찌 그러겠는가.

다행스럽게도 사단은 금방 끝났다.

의원의 관자놀이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린 게 시작이었다.

 

“이, 이거 이상하구먼.”

“왜 그러십니까, 의원님?”

“머, 멀쩡해도 너무 멀쩡하오.”

 

무기창에게 베였던 어깻죽지야 금창약을 발라 진즉에 나아 있었다.

그 밖에 다른 곳?

애초에 다치질 않았다. 계승 시스템 가동으로 인해 승부가 싱겁게 끝났기 때문이었다.

의원이 머쓱하게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게 됐구먼.”

“아닙니다. 오해하실 만하셨지요.”

 

탈탈 옷을 털고 일어나는 무신에게 영문을 모르겠단 수십 쌍의 시선이 꽂혔다. 개중에는 ‘저 검객, 악철도를 잡았던 바로 그 검객이잖아?’ 하는 중얼거림도 있었다.

무신은 개의치 않고 제 갈 길을 이어갔다.

객잔.

어제의 그 점소이가 있는 곳이었다.

 

“무, 무사님!”

 

한창 취객들을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던 그녀가 무신의 행색에 놀라 들고 있던 술병을 깨뜨렸다.

제법 큰 실수를 저질렀으나 누구 하나 그녀를 쳐다보지도 나무라지도 않았다.

죄다 무신에게 정신이 팔린 탓이었다.

 

“방 하나만 내줘.”

“바, 방이 문제가 아니라… 괜찮으신 거예요?”

 

점소이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아니, 외려 의원보다도 더했다. 무신의 몸을 살피며 ‘이 상태로 여길 오시면 어떡해요! 당장 의원 가요! 얼른요!’ 하고는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아까도 없었던 것이 지금은 생겼겠는가.

핏자국은커녕 상처 하나 없는 몸.

그녀가 ‘어라?’하며 눈을 끔뻑거렸다.

지켜보던 손님들이야 이미 얼이 빠져 있었다.

무신이 말했다.

 

“찝찝해 죽겠으니까 얼른 방이나 내.”

“…네!”

 

무신은 ‘씻으시는 대로 저녁도 내드릴게요!’ 하며 열쇠를 건네주는 점소이를 뒤로하고 방에 들어섰다. 옷을 죄 벗고 탕에 들어가니 그제야 살 것 같았다. 온몸에 배여 있던 피비린내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그는 물에 젖은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기며 생각했다.

 

‘힘이 사라졌어.’

 

무기창을 죽인 직후의 일이었다. 온몸에 감돌던 그 몇 갑자의 내공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 사라졌다.

정확히는, 가동이 끝났다.

 

‘뭘까.’

 

다시금 고민해 보았으나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기야 이렇게 쉽게 풀릴 의문이었다면 이미 진즉부터 유림의 검을 개방했을 것이다.

0.1퍼센트가 아닌 100퍼센트를.

무신은 머리부터 발까지 온몸을 탕에 밀어 넣었다. 그냥 피로나 풀어야 할 듯싶었다.

 

***

 

다음 날.

운기조식을 끝내고 객잔을 나선 무신의 앞에 수십 명의 무사들이 운집해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산동의 대들보’가 서 있었다.

무신이 나타나기 무섭게 그가 허리를 구십 도 가까이 숙이며 물었다.

 

“최 대협 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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