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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164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3,10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164화

제3장 듀론 공작 (1)

 

에이프런 백작이 전면에 나섰다. 그러자 귀족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에이프런 백작을 지지했다. 마이스터 왕자를 지지하는 세력과의 차이가 너무 컸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힘과 힘의 대결이 성립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이프런 백작은 소니아 왕국을 위해서 중대한 결정을 했다. 이대로는 개혁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전의 왕을 물러나게 하고, 새로운 왕으로서 등극을 알린 것이다.

물론 반발하는 세력은 있었다. 에이프런은 반발 세력에게 인정을 베풀지 않았다. 어차피 후일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세력이 될 수 있었다.

왕자와 왕족을 변방으로 유배를 보내고, 그를 따르는 귀족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했다. 에이프런 백작의 단호한 결정에 귀족들은 숨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세가 기울어버렸기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소니아 왕국 최초로 여인이 권좌에 올라서게 되었다. 에이프런 카이겔 1세의 탄생이었다.

에이프런은 여왕이 되면서 절대왕권을 구축했다. 귀족들 전부가 왕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충성하도록 강압적인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귀족들의 불만이 만만치는 않았었다. 그들의 힘이 예전에 비해 축소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에이프런의 힘은 역대 왕 중에서 가장 강력했다. 귀족들이 힘을 모은다고 해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결국에는 에이프런의 결정에 복종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에이프런은 능력은 있으나 배경이 없어 정계에 진출하지 못한 인재들을 찾았고,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는 아카데미건설을 추진했다. 에이프런이 아카데미에서 느낀 것은 인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육성된다는 것을 배웠다. 타고난 능력이 뛰어나도 주변의 배경이 따라주지 못하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에이프런이 왕국의 정권을 재구축하고, 소니아 왕국의 새로운 미래상을 제안하기 위해서 머리를 싸매고 있는 반면에 무진은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무진이 있는 방은 외부와 단절이 되어 있는 곳이다. 카이겔 백작가의 시크릿 룸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정해진 인물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갔군.”

무진은 누군가를 느끼고 있었다. 낌새를 죽이고 왕궁을 조사하고 있는 자가 사라졌다는 것을 파악했다. 기사와 마법사가 이중삼중으로 경계를 하고, 마법진이 발동하는 장소에 무리 없이 드나든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무진이 직접 나선다면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하수인에 불과했다. 놈은 조사를 하는 것 외에는 실력을 드러내지 않았다.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놈은 아직 진실을 알지 못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 무진은 상대를 알고 있는 반면에 적은 아직 무진을 모른다.

“기대가 되는군.”

오러 마스터를 초월한 자를 수하로 부릴 수 있는 자라면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일 것이다. 또한 그는 사피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냥저냥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은 무진도 알고 있었다. 혈육의 죽음을 외면할지 아니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찾아올지 기대가 되었다.

무진이 예상하기로는 단독으로 움직일 것이다. 절대적인 실력을 가진 자는 그 무엇도 꺼리지 않는다. 혼자여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절대자만이 가지고 있는 자존심과 같았다.

무진의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

곧이어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방 안으로 들어온 이는 천살마제 천득구였다.

“주군, 오랜만입니다.”

“쓸데없는 말을 하러 온 건가.”

“물론 아닙니다.”

천득구는 무진의 명령을 받고 파이어 용병대와 아쿠아 용병대에 대해서 조사를 했다. 두 용병단은 대륙 5대 용병단 중 서열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용병대로 왕국조차 함부로 건드리기 껄끄러운 집단이었다.

“말해 봐.”

“주군의 예상대로 놈들은 대륙십강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왜 용병 따위를 하지.”

“저도 용병인데요!”

“그래서.”

“그냥 알아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알아야 하나.”

“그렇다는 겁니다!”

대륙십강이라면 왕에 범접하는 지위와 권력을 가질 수 있다. 대륙에서 첫 손가락 안에 드는 용병단이라고 해도 어차피 용병이다. 용병과 왕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했다.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용병 전체를 통합하여 나라를 세웠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실력으로 따지면 파이어 용병대와 아쿠아 용병대는 그리 큰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서로의 전력이 비슷하다 보니 흡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차라리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불필요한 손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을 한 모양입니다. 개와 고양이처럼 서로를 향해 이빨을 들이대는 앙숙이지만 지금까지 교착상태를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앙숙이라.”

앙숙.

서로를 호적수로 느낄 때 존재하는 느낌이다. 한쪽이 압도적이라면 앙숙의 관계는 형성되기 어렵다. 어느 한쪽으로 승부가 기울지 않을 때만 앙숙의 관계가 형성된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간질은 통하지 않을 겁니다.”

“왜 그렇지?”

“앙숙이긴 해도 혈육의 정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둘이 형제라는 소린가?”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입니다. 남녀가 다르고, 모습이 달라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저도 간신히 알아낸 고급정보입니다.”

“아는 자는 알고 있는 정보로군.”

뜨끔!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한 무진의 언변에 천득구는 예리한 비수에 찔리는 기분을 맛보았다.

‘역시 주군 앞에서 되는 대로 지껄이면 안 되는구나!’

사실 파이어 용병대장과 아쿠아 용병대장의 관계는 핵심수뇌부만 아는 정보다. 대외적으로 알려져서 좋은 일이 아니기에 숨기고 있던 정보이므로 천득구의 대답이 틀린 것이 아니지만 무진은 그 정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다른 용병대는 통합했나?”

“아직 다 포섭하지 못했습니다.”

“어디지?”

“라피도 용병대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끝내.”

“곧 끝날 겁니다.”

천득구는 파이어 용병대와 아쿠아 용병대가 모르게 나머지 대륙 5대 용병대에 속하는 라피도 용병대와 페이튼 용병대를 통합하고 있었다.

3개의 용병대를 하나로 모으면 파이어 용병대와 아쿠아 용병대 중 1개 정도는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 된다. 반대로 말하면 규모나 실력에서 파이어 용병대와 아쿠아 용병대가 다른 용병대보다 훨씬 강하다는 뜻이 된다. 그렇기에 힘을 합해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서열 10위 내에 속하는 용병대와 단독으로 행동하는 실력 있는 용병들을 모집해서 수를 채우는 것이다.

수를 채우는 방식은 각기 다른 용병대에서 모집해서 하나로 집결하는 방법을 택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파이어 용병대와 아쿠아 용병대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밀영대의 성취는?”

“개개인이 오러 마스터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겁니다.”

“아직 멀었군.”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 중원에서 밀영대는 무진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따라서 그에 비견되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제 그만 가봐.”

“예.”

무진은 질적인 힘과 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아직 무진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혼자의 힘으로 적을 모두 상대할 수 있다 자신하기 힘들었다. 지금까지 상대한 적들 중에서도 가장 강했던 적이 사피로였다. 그런 사피로조차 대륙십강 안에 들지는 못한다. 대륙십강의 진정한 힘을 알기 전까지는 전력을 드러내지 않을 생각이다.

만약 대륙십강이 셋 이상 합공을 하면 무진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일단은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먼저였다. 물론 일대일의 대결이 된다면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수련을 해야겠군.”

뮤켄 대륙에 넘어오면서 마법수련을 하기는 했어도 무력을 점검한 지는 한참이나 되었다. 잠자고 있던 전투본능을 이끌어낸 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투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순수한 무력의 증진이 필요한 시기였다.

 

“카이겔 백작가가 관련이 있다는 건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유는?”

“사피로 공자의 이동 동선과 에이프런 여왕의 행보 때문입니다.”

마르치니 후작을 후원하기 위해서 움직였던 사피로였다. 사피로가 사라짐으로써 가장 큰 이득을 얻은 것은 에이프런 여왕이었다. 그녀는 현재 권좌를 얻어 여왕이 되었다. 정황을 따져보면 에이프런 여왕이 깊게 관련이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사피로의 무력 때문이다. 에이프런 여왕과 그녀를 수호하는 페가수스 기사단으로는 사피로를 막을 수 없다.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는 초인을 막기 위해서는 그에 범접하는 존재가 있어야 한다. 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대륙십강이라는 소리가 된다.

“대륙십강 중에 1명이 움직일 가능성은?”

“파악된 정보로는 없습니다.”

“네가 확신하지 못할 정도란 말이지.”

“송구합니다!”

듀론 공작은 미하엘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공작가 내에서 정보의 취급과 분석에서는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존재가 미하엘이다. 그가 찾아내지 못했다면 다른 이가 간다고 해도 확신하기 힘들다.

그러나.

아들의 일이다.

확신이 중요하지 않다.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되었다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겠다.”

“하지만 다른 공작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미하엘은 꺼림칙했다. 이번 일 전부가 다 의문덩어리였다. 이대로 주군을 보내는 것이 편치 않았다. 그러나 결정을 내린 듀론 공작은 절대 번복하지 않는다. 아마 소니아 왕궁을 대륙에서 사라지게 만들지도 모른다.

 

무진은 왕궁을 떠나 카이겔 백작가에 도착해 있었다. 대외적으로 무진은 백작의 작위를 얻었다. 일부 귀족들이 고위귀족의 작위를 얻은 무진을 시기하기도 했지만 여왕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을 알기에 침묵으로 일관해야 했다. 무진은 카이겔 백작가를 임시적으로 다스리는 직무대행을 맡게 되었다.

카이겔 백작가로 돌아온 무진은 백작가 주변의 한적한 산에 올라서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본격적인 수련을 위한 준비였다.

카오스의 신기 4개를 모았다. 그로 인해 혼돈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이제까지 사용할 수 없었던 혼돈력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진은 혼돈력과 공력의 조화를 명상을 통해서 연구했다. 머릿속에 가상의 공간을 형성하여 실제와 차이가 없는 영역을 구축한다.

그 안에서 생각을 가상의 현실로 구현해 낸다. 일정 수준에 달한 무인은 수련보다 명상을 통한 가상수련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무진은 가상의 공간을 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무진은 공력과 혼돈력의 배분을 조절했다. 전체를 10으로 놓는다면 공력을 8, 혼돈력을 2로 놓았다. 힘의 파괴력은 혼돈력이 훨씬 더 강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라혼원심공으로 운용되는 무진의 공력은 일반적인 공력과 비교해서 차원이 달랐다. 그런 무진의 공력과 질적인 차이가 난다는 것 자체가 상식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조율을 끝낸 무진은 가상의 공간에서 전력을 뿜어내었다. 가상의 공간은 끝이 없는 대지의 공간이다. 아무리 나아가도 끝이 없기에 공허하기만 한 공간이었다.

허무의 가상공간이 흔들리고 있었다. 혼돈력과 공력이 무력으로 토해지자 대기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힘의 파장이 천지사방을 뒤흔들었다. 실제로 그 힘의 일부라도 발휘했다가는 산 전체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꿈틀!

미간이 꿈틀거렸다.

하루 동안 조율을 한 무진은 시간이 지날 때마다 혼돈력의 범위를 늘려갔다. 그럴 때마다 강력한 충격이 내부를 진탕시켰다. 무진의 전신이 흔들리면서 대기가 물결이 되어 파장을 일으켰다. 파장은 저 멀리 수평선 끝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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