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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속의 엑스트라 141화

무료소설 무림 속의 엑스트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9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림 속의 엑스트라 141화

141화. 마극삼비 (2)

 

 

 

무림맹의 깊숙한 곳에는 무림맹주가 기거하는 장소가 있다.

이곳은 맹주가 사무를 보고 잠을 자는 등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외부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곳 지하에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무림맹주 전용 연공실이다.

건물 지하 깊숙한 곳,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안전한 곳에 연공실이 만들어져 있었다. 두꺼운 석판으로 벽면이 구성되어 외부에서의 침입이 사실상 어려운, 극히 안전한 장소다.

지금 그곳에 모두 세 사람이 모여 있었다.

현 무림맹주인 의천진인은 눈앞에서 연공에 몰두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따스한 눈빛을 보냈다. 젊은이의 이름은 장후성. 현 무림에서 정파 최고의 후기지수다.

의천진인은 화산파 장문인인 화산신검 진운학과 함께 초조한 눈빛으로 장후성을 살폈다.

“어떻습니까? 성공할 것 같소?”

“후성이의 자질은 독보적입니다. 당연히 성공할 겁니다.”

화산신검의 목소리는 나직했으나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고오오오-

장후성의 주위로 천천히 기류가 맴돌았다.

운공은 점점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정파 무림의 미래가 걸려 있었다.

지금 장후성은 정파를 위해 무당이 내놓은 태극신단과 화산 최고의 영약이라는 매화청유를 섭취한 상태였다. 두 영약 모두 도가 계열의 무가지보로 서로 잘 융합되는 특성을 보였다.

평범한 자질이었다면 그 효험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겠지만 장후성은 달랐다.

또, 바로 옆에서 운기를 도와 영약의 효율성을 올려 주는 두 기인이 있기에 장후성은 이전 대비 최소한 두 배 이상의 내공을 얻게 될 예정이었다.

실제로 의천진인과 화산신검이 장후성의 옆에 붙어 명문혈로 진기를 불어넣으면서 운기조식을 도왔다.

이제 장후성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마지막 순간이 왔다.

점차 하얀 기류가 옅어지고 장후성의 호흡이 안정되자 두 사람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로써 절대 고수가 탄생했소. 아마 이 아이의 능력은 우리 두 사람을 능가할 거요.”

현 무림 최강고수라면 누구나 무림맹주인 의천진인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의천진인과 화산신검은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십 년 전이었다면 의천진인은 자신이 천하제일인이라고 자부했을 것이다.

허나 지금은 노쇠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예전만 못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은 구파 장문인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무림맹 최고의 고수라면 용봉대 대주인 풍사검객을 비롯한 각 대주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의 무공은 마교와 비교해서 현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만박노사의 의견이었다.

정파의 위기이자 중원 무림의 위기. 지금 이곳에서 장후성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이유였다.

“모두 맹주님 덕분입니다.”

화산신검은 화산파에서 절대 고수가 탄생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쁨을 삼키던 그는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마교에는 이런 고수가 교주를 제외하고도 셋이나 있다고 합니다. 바로 교주의 제자인 소교주들이지요. 우리도 더 길러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은 태극신단이 없소. 소림에서 대환단을 제공한다면 또 모르겠으나…… 화산에서도 매화청유가 더는 없다고 하지 않았소?”

“그렇습니다. 지난 백 년간 한 방울씩 모았던 매화청유니까요. 그럼 용봉대에서 키울 기재는 끝난 겁니까?”

의천진인은 책사가 보고했던 용봉대 평가를 떠올렸다.

비무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이 장후성이었고,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용봉대 최강고수였다. 화산에서 영약을 제공한 이유도 있었지만 어쨌든 장후성을 선택한 점에 이의를 제기할 자는 없다.

장후성을 제외한다면…….

그는 최근 올라왔던 보고서에서 두 이름을 떠올렸다.

백단영. 최근에 큰 무공 성취를 이루었고 그 자질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했던가. 장후성이 아니었다면 아마 그녀가 이러한 혜택을 받았을 것이다.

“아까운 아이가 있으나 이미 지나간 일이오.”

“남궁이화입니까?”

용봉대에서 장후성과 함께 항상 이름이 오르내리던 기재였으니, 화산신검은 당연히 그녀라고 생각했다.

의천진인이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대신에 그는 다른 말을 했다.

“용봉대원을 제대로 키워야 마교와 상대가 될 거요. 맹의 자금을 사용해서 백년설삼을 구해봅시다. 만년설삼은 못 먹이더라도 백년설삼을 각자 한 뿌리씩 제공해서 조금이라도 내공을 키워줍시다. 그들만이 우리의 희망이니까 말이오.”

두 사람의 대화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장후성이 깨어나면 가르쳐 줄 절세신공으로. 무당과 화산에서 명맥이 이어지고 있으나, 자질 때문에 제대로 만개하지 못한 초절정 무공을 장후성에게만은 아낌없이 열어줄 작정이었다.

 

***

 

마극삼비의 무공은 보법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였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마극삼비는 무흔과 백단영을 포위하고 일제히 공격을 개시했다. 셋의 보법은 그야말로 놀라워서 두 사람은 팔방에서 공격이 들어오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무흔은 묵천신검을 쥐고 거침없이 상대를 향해 휘둘렀으나 허공만 갈랐다.

절정 보법을 사용하는 마극삼비의 신형이 흐릿해지며 존재가 사라졌다. 말 그대로 극에 이른 보법이었다.

무흔은 이미 북령 덕분에 비슷한 상황을 겪어보았기에 그나마 당황하지 않았다. 반면 백단영은 적응에 무척 애를 먹었다.

마극삼비의 실력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들의 보법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존재가 보이지 않던 보법이 극에 이르자 마치 분신술을 사용하는 것처럼 그들의 신형이 무려 네 개로 분리됐다. 실상은 하나이지만 너무 빠르기에 상대는 마치 네 사람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무흔과 백단영은 무려 십이 명의 최강고수에 둘러싸인 착각에 휩싸였다.

“흐흐! 놀랍긴 하다만 우리를 상대하긴 이르다!”

마극삼비의 일인인 풍(風)의 조롱이 무흔의 귀를 간지럽혔다. 풍은 마극삼비 중에서도 보법에 가장 능한 자였다.

쾅!

풍이 가볍게 뻗은 주먹이 무흔의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무흔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벌써 몇 차례나 녀석의 주먹을 맞았는지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볍고 빠른 만큼 묵직한 위력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작은 타격도 계속 맞으면 피해가 커진다.

백단영 역시 비슷한 위험에 빠져있었다.

그녀의 정면에서 마치 네 명인 듯 어른거리는 자는 마극삼비 중 우(雨)였다. 그는 순간순간 장력으로 백단영을 억눌렀다.

그의 장력은 마치 비처럼 상대방에게 스며들어 강력한 압력을 행사했다. 자연스럽게 백단영은 숨이 막힐 듯한 하중에 갇혀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아졌다. 그녀의 연검 속도가 우의 장력에 턱턱 방해받았다.

“으윽!”

이런 가운데 순식간에 들어오는 강력한 일장이 가하는 타격은 실로 엄청났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남은 한 사람, 바로 뇌(雷)였다.

무흔과 백단영이 한 명씩 전담한 상태에서 뇌는 사실상 자유로웠다. 그는 두 사람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

쐐액-

뇌는 지법을 주로 사용했다.

그가 뿌린 일지는 마치 하늘의 번개와 같은 파괴력을 동반했다. 문제는 그의 빠른 보법 때문에 마치 네 군데에서 동시에 지력이 휘몰아치는 효과가 발생했다.

무흔은 적의 속셈을 명확히 파악했다. 무흔천상보로도 상대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라 그의 중후한 검법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발상의 전환이 절실했다.

“대단하군.”

무흔은 쓴웃음을 지으며 잔백수라십이검을 뿌렸다.

날카로운 쾌검이 전면을 가로로 가르며 눈앞에 어른거리는 잔영을 한꺼번에 쓸었다. 겉보기와 달리 피해가 없는 잔영은 금방 다시 생겨났다.

“대체 무슨 보법이냐?”

무흔의 다그침에 마극삼비가 가소로운 듯 응수했다.

“마마환영비.”

“제기랄!”

무흔은 마교의 서고에서 마마환영비란 비급을 보았던 기억이 났다. 물론 시간이 없어 읽어보지 못했다. 만일 읽어봤다면 지금 이들의 보법을 쉽게 파훼할 수 있었을 것을.

아쉬워해 봐야 이미 지나간 시간. 지금 당장에는 해결책이 없었다.

재빨리 풍을 향해 검초를 퍼부으면서 무흔은 비천삼검을 떠올렸다. 중후한 힘이 핵심인 비천삼검 초식은 설사 이 식인 쾌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풍을 따라잡을 수 없다. 마교인과 싸울 때 번번이 목숨을 구해줬던 비천삼검이 지금 상황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무흔은 자신과 등을 맞대고 상대의 공세를 버티고 있는 백단영에게 물었다.

“견딜 만해요?”

“아직은. 하지만 이런 식으로 흐르면 불리해.”

무흔이 이미 여러 곳에 상처를 입은 것처럼 그녀 역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오히려 단순한 장력이나 권법, 또는 검법 대결이었다면 훨씬 쉬웠을 것이다. 검이 무력화되니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마극삼비가 연합하여 포위한 후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공세를 집중시키는 방식은 대단히 위력적이었다.

무흔은 풍을 향해 검초를 뿌렸으나 허탕을 쳤고, 옆에 있던 뇌의 공격에 빈틈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아흑!”

순간 백단영의 신음이 들렸다. 우의 공격에 제대로 한 방 맞은 모양이었다. 휘청거리는 그녀를 보호하고자 무흔은 검망을 확대하며 상대의 접근을 막았다.

자연스럽게 생겨난 빈틈을 풍이 파고들었다.

쾅-

간신히 검기로 상대의 장력을 깨트리는 순간 이번에는 우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적들의 패턴이 변했다. 순간 엄청난 압력이 어깨를 짓눌렀다. 몸을 회전하던 무흔의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느려지고 뇌의 일지가 눈앞에 번뜩였다.

번쩍!

임기응변으로 휘두른 검신에 강력한 일지가 적중하며 금속성이 울렸다. 뇌가 뿌리는 일지는 호신강기를 무력화시킬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그 순간 풍이 백단영을 공격했다. 백단영은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풍의 권격에 가슴에 타격을 입고 다시 휘청거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위험이 가중됐다.

무흔은 이들의 연합공격을 깨트릴 방법을 머릿속에서 짜내야 했다. 정상적인 무공으로는 쉽지 않다. 이들의 무공이 워낙 변칙적이고 빠르기 때문이다.

문득 떠오르는 타개법! 무흔이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마교의 무공이었다. 현재 그가 극한까지 익힌 무공은 바로 천마패와 천마류. 천마패는 사마극의 무공이기에 마극삼비도 익숙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흔은 천마류를 끌어올렸다.

천단비화신공을 바탕으로 그의 몸에서 뿜어나온 천마류는 매우 특이한 기운이었다. 천단비화신공의 근본인 적색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부드러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으응? 그게 뭐지?”

우가 날린 일장이 천마류와 섞이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뇌의 일지가 천마류를 파고들었으나 바로 위력을 잃고 무력화됐다. 풍이 지른 일권은 무흔을 가격하지 못하고 빗겨 나갔다.

미처 천마류의 위력을 알지 못했던 무흔은 그 기묘한 효능에 깜짝 놀랐다. 주위의 흐름을 지배하고 그 흐름을 바꾸는 천마류는 마극삼비의 무공에 상극처럼 위력을 발휘했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특이한 현상에 감탄하고만 있을 무흔과 백단영이 아니었다.

무흔은 내력을 끌어올리며 더욱 강력한 천마류를 뿜어냈다. 몸을 짓누르던 압력이 사라진 순간에 백단영은 천상비연검법을 전력을 다해 펼쳤다.

슈아악!

연검에서 치솟은 검강이 수십 조각으로 나누어지며 팔방을 점령했다. 마극삼비의 보법은 팔방으로 뻗은 검강에 걸려들어 완전히 무력화됐다.

강력한 연검의 공격에 마극삼비는 전력을 다해 맞섰다. 문제는 천마류. 그들의 통렬한 반격은 천마류에 의해 깨져나갔다.

순식간에 검강이 그들의 신형을 벴다.

콰아앙-

폭죽이 터지듯 강기의 파편이 하늘로 피어올랐다. 여러 기운이 뒤엉키며 소용돌이를 이뤘고, 바닥에 쌓였던 눈이 눈보라를 일으키며 시야를 가렸다. 천단비화신공으로 피어난 천마류의 붉은 기운이 장내를 지배했다.

마극삼비는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

“흐음?”

멀리 떨어져서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던 사마극의 안색이 변하더니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제 내가 들어갈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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