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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속의 엑스트라 161화

무료소설 무림 속의 엑스트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3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림 속의 엑스트라 161화

161화. 신흥방 (1)

 

 

 

콰앙-

무흔과 청노의 손바닥이 서로 마주치자 두 사람의 신형이 튕겨 나갔다.

무시무시한 위력에 청노는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상대를 노려보았다.

“시펄, 네놈은 누구냐?”

“무극서생. 네놈은?”

“청노. 마교 서열 이십육 위다.”

“저놈들은?”

무흔의 질문은 앞서 떠난 백노와 흑노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크하하, 우리 셋을 합쳐 귀곡삼노라 하지. 귀곡삼노의 합공은 서열 십 위권 이내도 버티기 힘들 만큼 위력적이다!”

어마어마한 놈들이었다.

서열 이십육 위라는 것도, 그 합공이 더 위력적이란 사실도 놀라웠다. 만일 저들 셋이 연합하여 백단영과 남궁이화를 덮쳤다면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소속과 서열을 밝히는 것을 보니 여기서 끝내겠다는 뜻인가 보군.”

“흐흐, 당연하다.”

“그게 네놈의 실수다! 네놈이 마교 소속인 것을 안 이상 보낼 줄 수 없지.”

무흔이 손을 뻗었다.

멀찌감치 뒤쪽에서 발만 구르던 설화의 손에서 묵천신검이 두둥실 떠올라 무흔에게 날아왔다.

챙-

묵천신검이 햇살을 받아 찬란한 빛을 발했다.

무흔을 안중에 두지 않은 듯 청노는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런 놈을 내버려 둘 수 있나. 무흔은 발을 박차고 번개처럼 상대를 향해 쏘아나갔다.

강력한 검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노는 손바닥을 뒤집으며 응징해 들어왔다.

파바바박-

검기를 뚫고 무흔의 곁으로 접근한 청노의 손바닥이 잔영을 만들며 수십 개로 갈라졌다. 그리고 수십 개의 그림자로 분한 청노의 손바닥은 무흔의 요혈을 공격했다.

제법 하긴 한다만, 무흔은 잔백수라십이검을 이용해서 상대의 공격을 봉쇄함과 동시에 노출된 상대의 사혈을 찌르는 역습을 시도했다.

허나 공격이 의외로 쉽게 막히면서 눈앞에 상대의 수영이 어른거렸다. 역시 만만치 않다.

“크하하, 이 개잡종 놈이!”

“입이 거칠군! 입으로 서열을 쌓았나?”

무흔은 무흔십팔보를 이용해 상대의 공격을 흘린 다음 측면으로 돌아갔다. 회심의 일격이 청노의 어깨를 향해 내리쳤다.

쾅-

놀랍게도 그의 일격이 청노의 반격에 검로를 잃고 흔들렸다. 청노의 무공은 예상 밖이었다. 공격을 회수한 무흔은 보법을 이용해 거리를 벌렸다. 그의 신형이 연기처럼 사라지며 청노의 뒤쪽에서 나타났다.

슈아악!

다시 묵천신검이 불을 뿜었다.

강력한 검격이 청노의 허리를 가르기 위해 수평으로 빛살처럼 퍼졌다.

콰앙-

청노의 일장이 또다시 묵천신검을 방해했다. 장력에 흐트러진 검기가 엉뚱하게 주위의 전각을 부쉈다.

콰르르르-

정원을 둘러싸고 세워진 침소가 두부처럼 잘리며 무너졌다.

어차피 이곳 다정루를 박살 낼 생각이었던 무흔은 신경 쓰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청노를 향해 거대한 벼락이 떨어지듯 검격이 쏟아졌다.

어마어마한 위력에 혼비백산한 청노가 전력을 다해 장력을 뿜어냈고, 양쪽에서 뿌린 기운이 부딪치며 주변 공기가 격한 용트림을 일으켰다.

무흔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전각이 하나씩 통째로 무너졌다.

흥미롭게도 이런 현상은 이쪽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본관 쪽 건물 측벽이 통째로 터져나가면서 거대한 소음을 일으켰다. 백단영 쪽에서 싸움이 발생한 여파일 것이다.

“이 미친놈이!”

청노는 상대가 싸움보다 건물을 파괴하는 일에 더 주력하는 듯하여 자존심이 상했다. 게다가 본관 쪽에서도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음을 인지하고는 이를 갈았다.

눈앞에서 죽립을 쓰고 덤벼드는 놈은 아마 본관에 나타났다는 여인들과 관련이 있음이 분명했다. 청노는 계략에 빠졌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상대를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상대의 무공이 자신보다 절대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반전시킬 방법은 무엇일까.

머리를 굴린 청노는 이 싸움의 핵심을 눈치챘다. 상대는 그들 귀곡삼노를 떼놓고 싸움을 시작했다. 귀곡삼노가 연합하면 그 위력이 급상승하니까.

“영리한 놈!”

청노는 내력을 일으켜 죽립인을 향해 강력한 일장을 후려쳤다.

죽립인의 검에 장력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나갔다.

그 순간 청노는 반대로 몸을 틀어 본관으로 몸을 날렸다. 무조건 동료와 연합해야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음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상대의 장력을 깨트리던 무흔은 청노에게 허를 찔렸음을 깨달았다. 본관 쪽에서도 싸움이 발발한 것을 본 청노가 그쪽으로 도망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무흔은 죽립을 푹 눌러 쓰고는 청노를 쫓아 본관 쪽으로 달려갔다.

 

***

 

본관 이 층에서 벌어진 전투는 주변 집기를 강타하고 있었다.

백노의 검과 흑노의 철퇴가 백단영과 남궁이화의 검과 뒤엉키며 그 여파를 폭발시켰다. 본관을 메웠던 손님은 이미 도망쳤고, 주변에는 멀리 떨어져서 싸움을 지켜보는 사람들만 빙 둘러 서 있었다.

남궁이화는 백노와 검초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아직 완전하지 않은 비천삼검이었으나 그녀는 백노를 압도했다. 그녀는 예전 같으면 몇 수만에 패했을 상대를 오히려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꼈다. 실전에 처음으로 적용해본 비천삼검이었음에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위력이었다.

감탄했던 무극서생의 최후의 일격을 그녀도 재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반면 백단영은 다소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상대인 흑노의 무기는 쇠사슬에 매달린 철퇴는 낭창낭창 휘어지는 연검과는 그야말로 상극에 가까운 무기였다. 휘어진 연검은 쇠사슬에 걸리면서 바로 힘을 잃었고, 그녀는 연신 후퇴해야만 했다.

연검으로 쇠사슬에 우위를 점하려면 속도의 장점을 살려야 함에도 그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쇠사슬을 처음 접한 탓이 컸다. 다만 그녀는 무흔천상보를 더했기에 위기에는 빠지지 않았으나, 상대를 압박하지도 못했다.

백단영과 남궁이화가 어지럽게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청노가 뛰어들었다.

청노를 본 흑노와 백노가 격정적으로 환호했다. 이제야 귀곡삼노의 연합으로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순식간에 진형이 잡히고 귀곡삼노는 백단영과 남궁이화를 품자 형태로 포위했다.

“이년들인가?”

청노의 거친 말투에 백노가 낄낄대며 대답했다.

“천하절색이야. 아쉽게도 둘 뿐이라 자네는 좀 기다려야 순번이 돌아갈 것 같네.”

“여기 대여해주면 비싸게 받을 것 같은데?”

귀곡삼노가 걸쭉한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기운을 서로 모았다.

산악 같은 압력이 중간으로 몰리면서 백단영과 남궁이화를 억압했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환경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 다급하게 외쳤다.

“진법을 깨야 해!”

남궁이화가 먼저 치고 나갔다.

파아악-

그녀의 검이 주위에서 억누르던 기운을 잘라냈다.

귀곡삼노가 두 사람을 가운데 두고 빙글빙글 회전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중앙으로 찍어누르는 압력이 가중됐다.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그 압력을 이겨내면서 검을 움직여야 했기에 자연스럽게 행동이 느려졌다.

귀곡삼노는 장점이 발휘되기 시작하자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각자의 무기로 공격을 집중했다. 백노의 검이 남궁이화를 찔렀고, 흑노의 쇠사슬이 백단영의 움직임을 제한했다. 청노의 장력은 푸른 기운을 넘실거리며 두 사람 모두를 공략했다.

연합공격이 통한다고 확신한 귀곡삼노는 더욱 신바람을 날렸다.

그때 무흔도 격전장에 도착했다.

그는 한눈에 판세를 읽었다.

역시 아직 무리이려나. 백단영과 남궁이화 개개인의 무공은 상대보다 우위에 있으나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합공을 펼친 경험이 없었다. 세 사람의 무공이 약점을 상쇄하여 증폭된 위력을 발휘하는 귀곡삼노와 달리 그녀들이 연합하자 오히려 공격력이 축소됐다.

이런 점을 본인들도 깨닫고 있으나, 금방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당황한 상태였다. 덕분에 그녀들에게 상당한 위기가 닥치고 있었다.

곧바로 귀곡삼노를 향해 검격을 날리려던 무흔은 작전을 바꿨다.

아직 큰 위기 상황이 아닌 데다, 그녀들이 이런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게 된다면 한층 성장하리란 점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향후 마교를 상대할 용봉대의 핵심이기에 이 둘의 연합은 무척 중요했다.

그 대신 무흔은 주위로 눈길을 돌렸다.

신흥방에서 엄청나게 몰려오고 있었다. 설사 백단영과 남궁이화가 귀곡삼노를 해치우더라도 내력 소모가 크다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 그대로 내버려 둘 생각은 없었다.

절정의 무흔천상보가 펼쳐지고 흔적을 찾기 어려운 무흔의 신형이 주위를 지배했다.

서걱-

서걱-

마치 무를 썰 듯 묵천신검이 신흥방 무인의 손목과 발목을 자르기 시작했다.

신흥방 무인의 무공은 무흔과 엄청난 격차가 있었기에 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목숨을 빼앗지 않은 것은 무흔의 배려였다.

물론 우두머리는 내버려 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책임을 져야 하니까.

무흔의 검이 다정루 호위무사 대장인 고판걸의 가슴을 벴다. 고판걸은 중앙에서 벌어진 격투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졸지에 가슴이 갈라졌다. 쏟아지는 피 분수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에게 삶은 저 세상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호위무사의 포위망이 무너지자 신흥방 방주로 보이는 자가 슬그머니 뒷걸음질 쳤다.

번쩍!

이를 본 무흔이 순식간에 그의 앞에 나타나 손을 뻗었다.

“컥!”

무흔의 손이 우두머리의 목을 움켜쥐었다. 숨이 막힌 녀석이 컥컥거리며 저항했다.

제압된 우두머리가 무흔의 손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넌 누구냐?”

“부, 부방주다.”

아쉽게도 그는 신흥방 방주가 아니었다.

“남궁세가를 노렸나?”

무시무시한 다그침이 무흔에게서 새어 나왔다.

부방주는 그제야 이 사건의 전말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갑자기 등장한 남궁이화와 초강고수들은 신흥방이 계획했던 남궁세가 습격 작전과 무관하지 않았다.

“크으윽!”

부방주는 제대로 답변할 수 없었다.

목을 움켜쥔 무흔의 손이 더욱 강하게 옥죄어왔기 때문이다.

“그렇든 아니든 너의 운명은 이것으로 종말을 맞으리니.”

무흔은 잔인한 미소를 보내며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었다.

이내 부방주의 고개가 꺾이며 입술 사이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부방주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자, 호위무사들은 감히 무흔에게 덤빌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무흔의 무위가 너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흔의 시선이 닿자 호위무사들은 겁에 질려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그때 행수기녀인 다홍이 무흔의 눈에 띄었다. 다정루가 기루일지언정 신흥방과 함께 이 음모의 핵심이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

앞에 내려선 무흔을 피해 다홍이 겁에 질려 뒤로 물러났다. 무흔은 무공을 모르는 사람을 죽일 만큼 잔인하지 않다.

그가 손을 뻗자 다홍이 저절로 끌려왔다.

무흔은 다홍의 손을 움켜쥐고 물었다.

“다정루의 주인이 누구냐?”

겁에 질린 다홍은 대답하지 못했다.

무흔은 그녀의 목을 움켜쥐고 다시 흔들었다. 그러자 다홍이 정신없이 대답했다.

다정루는 신흥방과 지역 유지 몇이 각각 절반씩 지분을 갖고 있었다. 다홍의 말에 따르면 원래 지역 유지 모임이 모든 지분을 갖고 있었으나 신흥방이 협박하여 절반을 빼앗았다고 했다.

예상했던 바다. 그 지분을 넘겨받을 결심을 굳힌 무흔은 시선을 백단영에게로 돌렸다.

콰아앙-

그때 하늘에서 벼락이 치는 듯 강력한 일격이 가해졌다.

비천삼검!

무흔은 남궁이화가 전력을 다해 쏟아낸 비천삼검의 삼 식을 눈으로 확인했다.

과연 그 위력이 대단했다.

한 방에 주위를 초토화하고 상대를 무참하게 척살하는 위력은 가히 명불허전이었다.

그는 자신이 이 검법을 펼쳤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하던 감격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 장면을 보고 나니 비천삼검을 보고 가슴이 설렜을 남궁이화가 이해됐다.

남궁이화 앞에서 무력을 뽐내던 백노의 육신은 고깃덩어리로 바뀌어 두 쪽으로 나누어졌다.

비천삼검의 여파로 백단영에게도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그녀를 옭아매던 쇠사슬이 비천삼검의 폭풍우에 휘말려 휘청거리는 순간, 백단영의 연검이 파고들었으니까.

미처 방어할 수 없었던 흑노의 가슴팍에 연검이 그물망처럼 할퀴고 지나갔다. 육편과 피가 뒤섞여 허공을 비산했다.

백노와 흑노의 목숨이 사라지는 순간 청노의 운명도 마지막을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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