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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180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3,30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180화

제1장 카무하트 (5)

 

크하하하하!

무진의 입에서 화통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끝없는 투쟁이야말로 무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다. 전력을 기울일 수 있다면 목숨을 잃어도 상관하지 않았다.

“좋구나! 원 없이 싸워보자!”

이토록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무진은 처음이었다. 위기상황에 몰려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평소의 무진과는 달랐다. 그렇지만 지금의 무진은 과거의 무진과는 비교도 안 되는 무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투기가 뻗어나가자 주변의 대기를 들끓게 만들었다. 불타오르는 대지는 금방이라도 연소해 버릴 것 같았다.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용암처럼 무진의 내부는 주체할 수 없는 황홀감을 맛보고 있었다. 치솟는 황홀감과 투쟁본능에 의해서 무진은 다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발산하는 무진의 투기는 대륙십강이라고 해도 막아낼 수 있다 장담하기 힘들었다.

반면에 카무하트는 투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지 가소로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아무리 발악해도 나를 이길 수는 없다!

카무하트는 신이다. 신의 능력은 인간이 잴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무진이 강하긴 해도 결국에는 인간이다. 인간이 신을 넘어선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만고불변의 진리 앞에 도전하는 것은 무모함 그 자체였다. 카무하트는 무진이 발악한다 여겼다.

쌔애애앵!

무진은 카무하트의 생각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불타오르는 투지를 터뜨릴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었다. 암투, 암수, 계략, 전략, 전술, 심리전 등은 지금 무진에게 필요 없었다. 지금 원하는 것은 오직 발산할 수 있는 무력뿐이다. 절대적인 무력을 바탕으로 적을 쓰러뜨리는 것만이 무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다.

대기가 뚫리면서 무진은 카무하트와의 거리를 좁혔다. 공간을 축약하는 것 따위는 비교할 수 없다. 공간과 공간의 거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움직였을 뿐인데도 대기가 파동을 일으켜 공간이 흔들려 버렸다. 뒤틀리는 공간 속에 무진의 무력이 거침없이 발산되었다.

출렁! 출렁!

믿지 못할 광경이다.

세상 전체가 흔들리고 있었다.

-수라탄강기(修羅彈剛氣)-총화(總和)-멸살포(滅殺砲).

무진의 두 주먹에서 뿜어져 나간 파천의 기운이 세상을 무너뜨렸다. 카무하트도 막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은지 방어를 했다.

-신의 방패.

푸아아아아아앙!

투아아아아아앙!

-수라탄강기(修羅彈剛氣)-연사(連射)-폭열파(爆熱破).

무진의 무지막지한 패도강권이 불을 뿜었다. 미친 듯이 요동치는 투쟁본능을 권에 실어 재현해 내었다. 주먹은 보이지도 않았다. 초현된 권격이 빛을 넘어섰다. 뿌리는 일권 일권에 실린 거대한 패력이 카무하트가 구현해 낸 방패를 두드렸다.

“의지가 섰다면 물러서지 않는다! 오라!”

신이라 하여 피한다면 무진이 아니다. 마지막을 불사지르듯이 모든 것을 토해내었다.

카무하트는 무진의 무력이 일순간 몇 배는 상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의 방패를 구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렇다 해도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카무하트도 물러서지 않았다. 절대적인 존재가 하찮은 인간에게 등을 보이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 방패를 거두고 무진의 권격을 정면으로 받아주었다.

카무하트가 선보이는 투술은 일정한 투로가 없다. 오직 기본이 최강의 위력을 선보였을 뿐이다. 가히 정점에 선 신의 투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파파파파팟!

순식간에 격과 격이 부딪치며 가공할 파괴력을 선보였다. 무진의 권격술 역시도 기본에 충실했다. 일체의 변화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직선의 궤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단조로운 듯한 권각술의 향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이 떠억 벌어지게 만들었다. 둘의 스피드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세상 끝에서 끝까지 모든 대지를 놓고 대결을 벌이는 것 같았다. 절벽의 끝에서 대결을 펼치다가 절벽이 폭삭 무너져 내리면 어느 순간 수천 미터는 떨어진 지점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무진과 카무하트의 대결로 인해 천지사방이 무너져 내리면서 공간의 균열까지 발생했다.

퍼퍼퍼퍼펑!

푸아아아아앙!

힘의 발산이 미치는 지점에 유성을 맞은 듯한 거대한 분화구가 생겨났다. 놀라운 것은 기력을 발산한 것이 아닌 풍압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주변에 있기만 해도 산산조각이 나버릴 수 있었다. 어느 누구도 이런 엄청난 대결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무진은 가지고 있던 힘을 초월한 힘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미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상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극에 이르도록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미칠 듯이 폭주하는 기운을 여지를 남겨놓지 않고 쏟아 부었다. 한계를 정해놓지도 않았을뿐더러 부서진다고 해도 개의치 않았다. 본신의 진기를 모두 쏟아 부어 전심전력을 기울였다.

무진은 수라탄강기의 연계 격살탄과 구룡섬을 동시에 사방으로 뿌려놓았다. 전진해 들어오는 카무하트를 막기 위한 수단이었다.

카무하트의 전신은 혼돈력을 강기로 구현해 낸 특이한 방어막이 감싸고 있었다. 혼돈력의 가공할 파괴력에 무진이 뿌려놓은 격살탄과 구룡섬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단 일격에 광대한 공간의 구멍이 뚫리면서 무진의 가슴이 비어버리게 되었다.

크윽!

빈틈은 없었다. 다만 카무하트는 없는 빈틈을 뚫고 무진에게 일격을 선사했을 뿐이다.

무진의 몸이 휘청거리면서 조난 당한 배처럼 흔들렸다. 내부를 뚫고 들어오는 혼돈력의 파괴성이 무진의 몸을 만신창이로 만들려고 했다.

무진은 수라탄강기를 운용하여 혼돈강기를 막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카무하트는 회복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

무진의 시야에 느릿느릿하게 다가오는 카무하트가 보였다. 느리게 보였지만 무진의 동작은 더 느렸다. 실제는 너무 빠르다 보니 무진의 시야에만 느리게 보였던 것이다.

퍼퍼퍼퍼퍼퍼펑!

허공에서 지상으로 내려가면서부터 카무하트의 연격이 시작되었다. 쉴 새 없는 연격에 무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전신을 두드리는 카무하트의 공격은 수라탄강기를 두부처럼 뭉개버렸다.

쿨럭!

주르르륵!

거칠게 토해낸 무진의 입가에 핏물이 터져 나왔다. 일방적으로 밀리는 가운데서도 무진을 포기하지 않았다.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 전력을 다해 주먹을 뻗었다. 부지불식간의 기습적인 권격이었다. 방심하고 있다면 의외의 기습에 낭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카무하트는 무진의 대응을 알아챘다는 듯이 오른팔을 잡고, 역으로 꺾었다.

우드드드득!

덜렁! 덜렁

“아…프군!”

무진은 고통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부러진 팔은 상관하지 않고 재차 휘둘렀다. 카무하트는 무진의 공격을 대수롭지 않게 막아내고 지상으로 내던져 버렸다. 균형을 잃은 무진의 몸은 속절없이 떨어져 내렸다.

푸아아아아아앙!

무진이 대지를 뚫자, 땅이 움푹 들어가면서 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밀려 나갔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뻥 뚫린 대지 위에 선 카무하트는 두 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손 위에 혼돈력이 사람 머리만 한 구슬로 뭉쳐졌다. 구슬의 주변으로 대기가 소용돌이치며, 뇌전이 쳤다. 구슬의 크기는 작았지만 그 안에 서린 혼돈력은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제 그만 사라져라!

슈우웅!

카무하트는 망설이지 않고 구슬을 대지에 던졌다. 떨어져 내려가는 구슬에 의해서 대기마저 빨려 들어갔다. 지상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인해 대지가 가라앉았다.

가공할 파괴력을 담은 혼돈력이 무진으로 인해 생겨난 분화구에 떨어져 내려갔다.

우우우우우우웅!

대지가 거칠게 요동을 치더니 마침내.

쿠우우우우웅! 투아아아아아아앙!

수만 년을 참아온 화산이 마지막을 위해 용트림을 하는 위력의 몇백 배는 능가했다. 자연의 거대한 힘조차 거스르는 미증유의 힘이 발산되며 대지를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려 버리고 있었다.

카무하트는 신의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었다.

세상의 종말을 고하는 위력 앞에서 무진이 살아 있을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카무하트는 모든 것을 종결지었다는 듯이 대지 위로 조용히 내려섰다.

-끝이군.

“누구 맘대로.”

휘익!

카무하트가 고개를 돌리자 무진이 서 있었다. 무진은 상처하나 입지 않은 채로 멀쩡했다. 부러진 팔도 찢겨진 옷도 원상태로 회복되어 있었다. 전투를 치르기 전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카무하트의 눈동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커졌다.

-어떻게 살아 있지?

“날 쉽게 죽일 수 있다고 봤나.”

무진은 여전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싸우면 싸울수록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봤자 다시 죽이면 되겠지!

“할 수 있다면 해봐라.”

카무하트는 걱정하지 않았다. 이미 전투력의 차이는 확연하게 증명이 되었다.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진을 패퇴시켰다. 다시 살아난 것이 의심스럽기는 하나 언제까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여기지는 않았다.

-죽여주마!

“와라!”

카무하트와 무진은 또다시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생과 사를 초월한 치열한 공방전을 쉬지 않고 쏟아내었다.

파파파파팟!

퍼퍼퍼퍼퍽!

물러서지 않는 무진의 투지는 대단했다. 하지만 카무하트의 능력은 무진의 능력을 훨씬 초월해 있었다. 두 번째 대결에서도 무진은 허점을 노출하며 당하고 말았다. 허리가 꺾이고, 사지가 모두 부러졌다. 전투력을 거의 상실해 버린 것이다.

“크윽! 강…하군!”

-인간이 신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나!

“웃기…지 마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 이제 그만 죽어줘야겠다!

카무하트는 무진의 전신을 갈가리 찢어버리기로 작정했다. 좀 전에는 무슨 수로 살아났는지 모르지만 이번에야말로 끝이었다.

카무하트의 손에 보는 것만으로도 베일 것 같은 날카로운 검이 생성되었다. 혼돈력으로 구현해 낸 무형의 검이었다. 검 안에 서린 예리함이 대기를 반으로 갈라버릴 것 같았다.

-끝이다!

사아악!

뎅강!

머리에서 다리까지 무진의 몸이 반으로 잘렸다. 무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카무하트를 보았다. 카무하트는 손속에 인정을 두지 않았다. 잘려진 무진의 몸을 또다시 조각 조각으로 만들어 버렸다. 수십 가닥으로 잘려버린 무진의 몸에 혼돈력을 기반으로 한 기공포를 발사하여 소멸시켰다.

푸아아아앙!

무진의 몸이 재조차 남지 않고 사라졌다.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주지 않았다. 카무하트는 그제야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인간치고는 제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두 번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

“무슨 소리지.”

응?

카무하트는 또다시 자신의 등 뒤로 등장한 무진을 보고 놀라서 뒷걸음을 치고 말았다. 분명히 좀 전에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어느 틈에 빠져나간 건지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죽지 않고 무진이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카무하트에게는 모욕이었다.

-감히! 나를 농락하는 것이냐!

“확실하게 죽였어야지.”

카무하트도 이곳이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무진은 정신과 영혼의 결합체다. 충격을 받고 부서져 버리면 영혼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정상이었다. 이제까지 카무하트가 차지한 인간의 영혼은 모두 그런 식으로 사라져 버렸었다.

그런데 무진은 달랐다. 카무하트의 의지력이 지배하는 공간을 빠져나간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카무하트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 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그가 모르는 것은 세상에 없어야 했다. 인간의 농간에 속고 있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어떤 수작을 부렸는지 몰라도 네놈을 죽임과 동시에 이 세상을 무너뜨려 주겠다!

카무하트는 무진의 세상이 무너져 버리면 더 이상 부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화가 나는 건 내가 더하다!”

카무하트에 분노에 못지 않게 무진도 분노하고 있었다.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패배를 경험했다. 무진의 일생에 처음으로 겪는 연속적인 패배였다. 전력을 다하고도 이기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수치심이 들었다. 이번에야말로 모든 전력을 쏟아 카무하트를 짓밟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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