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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속의 엑스트라 231화

무료소설 무림 속의 엑스트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2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림 속의 엑스트라 231화

231화. 지하 광장 (4)

 

 

 

지하 미로에 들어온 후 갑자기 미로가 움직이면서 용봉대는 뿔뿔이 흩어졌다.

다행히 용봉대의 중심이었던 장후성과 제갈수는 함께 움직이게 되었고, 두 사람은 금방 풍사검객과 서옹을 만났다.

그들은 마교와의 싸움보다 용봉대 대원을 찾는 것이 더 급했다. 대원이 다시 뭉칠 때까지 가능한 마교와의 싸움을 피했다.

기관진식에 나름 조예가 깊은 제갈수는 이곳 기관진식이 만혈대에서 경험했던 미로와 대단히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때부터 제갈수의 활약이 빛을 발했고, 용봉대는 비교적 안전하게 대원들을 곳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현공과 후연의 죽음은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이쪽이 미로의 중심 방향이란 말이지?”

장후성이 제갈수에게 의견을 구했다.

“이 미로가 만혈대 지하 미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제갈수의 대답에 장후성이 다시 물었다.

“사마극이나 은옥상도 중심에 있겠지?”

“기관에 다치지 않았다면 결국 그곳에 모이게 되어 있어.”

“그럼 백단영과 남궁이화도?”

“그 두 사람이 이곳에 들어왔다면. 그런데 그들이 기관에 익숙한가?”

제갈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백단영이 염려된 장후성의 걸음이 저절로 빨라졌다.

현재 그들 무리는 모두 십여 명. 처음 마교로 넘어올 때와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크게 다치거나 죽어서 지하 미로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도 있고, 일부는 미로의 격변으로 헤어진 탓이다.

용봉대 무리의 끝에서 양이설과 대호 또한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백단영과 남궁이화란 이름이 나오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이 이곳에 따라 들어온 가장 큰 이유는 무흔과 백단영 때문이었으니.

그들의 옆에는 모용예가 합류해서 뒤를 따르고 있었다.

모용예 시선은 끊임없이 장후성에게 머물렀다. 특히 백단영이란 이름이 나올 때는 싫은 기색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그들의 행진은 맞은편에서 오는 한 인물과 만나면서 변화를 일으켰다.

“구 소협! 살아있었네?”

무심코 들어선 새로운 통로에서 구진광이 발견됐다.

구진광이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간신히 살았어. 운이 좋았지. 너희는?”

“우리야 별일 없었지.”

구진광이 동료들과 떠들썩하게 인사를 나누며 무리에 합류했다.

구진광과 모용예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구진광이 먼저 짓궂은 웃음을 보냈다. 모용예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매서운 눈초리로 응답했다.

그 정도로 그치고 싶지 않았던 듯 구진광이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혹시 단리석운을 본 사람 있어?”

“단리 소협? 못 봤는데?”

옆에 있던 한 사람이 대답했다.

구진광은 천연덕스럽게 모용예를 쓱 훑었다. 역시 모용예의 안색이 확 변해서 부들부들 떨렸다.

구진광이 자신이 죽인 단리석운을 언급하자 모용예는 그가 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모용 소저는 봤어요?”

“네? 그, 글쎄요. 못 봤어요.”

천연덕스러운 구진광의 물음에 모용예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모용예의 반응에 구진광의 입가에 비웃음이 깔렸다. 옆으로 도망치려는 모용예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구진광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나중에 나 좀 보자, 응?”

마치 협박처럼 들려 모용예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그녀는 자칫 그 일이 장후성의 귀에 들어갈까 봐 전전긍긍했다.

그사이 전진을 계속한 용봉대는 마침내 미로 중앙의 광장에 도착했다.

“무흔이잖아?”

가장 앞에서 일행을 인도하던 장후성과 제갈수가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광장에는 마교인들이 쭉 둘러서 있었고, 그 중앙에서 무흔과 음천마령이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무흔의 무공이 저렇게 대단할 줄 몰랐던 용봉대원들은 입만 벌렸다.

그 와중에 급히 장내를 쭉 훑어본 장후성은 한쪽에서 무흔을 응원하고 있는 백단영과 남궁이화를 발견했다.

반가움에 장후성은 곧바로 그녀들에게 합류했다. 무흔과 음천마령의 싸움에 넋이 나간 마교인들은 그를 전혀 저지하지 않았다.

장후성의 움직임을 본 모용예는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백단영이 문제였다.

 

***

 

무흔은 바닥에 부딪히는 순간 재빨리 내력을 일으켜 충격을 최소화했다.

예전에 몇 번 비슷한 공격을 당해본 경험이 그나마 피해를 줄여주었다. 바닥을 몇 바퀴 굴러 충격을 줄이면서 반응을 살폈다.

비릿한 미소를 머금는 사마극과 염려의 눈길을 보내는 백단영까지.

재차 날아오는 음천마령의 장력에 무흔은 재빨리 몸을 도약했다.

크르르르-

다시 무흔을 향해 음천마령이 접근했다.

무흔은 바닥을 박차고 음천마령의 위로 신형을 날렸다. 동시에 음천마령의 강력한 장력이 그에게 날아왔다.

이미 몸을 허공에 날린 상황이었기에 정상적이라면 장력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오직 음천마령의 장력을 같은 장력으로 깨는 수밖에 없다.

이 순간 무흔의 놀라운 무공이 현실로 나타났다.

음천마령에게 쏘아져 가던 무흔의 신형이 직각으로 꺾이며 옆으로 이동했다. 음천마령의 장력은 헛된 곳을 때렸고, 옆으로 비킨 무흔은 곧바로 장력을 음천마령에게 퍼부었다.

콰앙-

무흔의 산악 같은 장력에 음천마령이 주르륵 밀리며 광장 석벽에 처박혔다. 무흔과 음천마령이 전투를 벌이기 시작한 이후 무흔이 올린 첫 번째 승기였다.

음천마령이 미처 몸의 균형을 잡기도 전에 무흔의 신형이 따라붙었다. 그 움직임 또한 군웅들의 눈을 튀어나오게 했다. 무흔이 허공에 뜬 채 방향을 바꾸어 음천마령에게로 폭사했기 때문이다.

“저게 무슨 무공이야?”

“허공에 뜬 채 방향을 바꿀 수 있나?”

“속도는 또 어떻고?”

상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무공에 마교 측과 용봉대 모두 경악했다.

“천상보인데.”

이 무공을 알고 있는 백단영만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옆에 있던 남궁이화가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뭐라고?”

“천상보. 여기 미로에 갇힌 다음에 새로 창안한 거야.”

남궁이화는 놀라움을 삼키지 못하고 입을 쩍 버렸다. 도대체 무흔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 그녀는 무슨 짓을 하더라도 천상보만은 반드시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옆에서 두 여인의 대화를 듣던 장후성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저 녀석 인간 맞아? 자하신공도 무흔이 개선했다고 했었나?”

이 시대 최고의 기재로 평가받았던 장후성은 무흔이야말로 자신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재란 사실을 깨달았다.

음천마령에게 순식간에 다가선 무흔은 곧바로 가슴에 주먹을 찔러 넣었다.

콰앙-

다시 한번 거대한 충격파가 석실을 때렸다.

정상이라면 음천마령은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 쓰러져야 했다. 그런데 음천마령은 조금도 타격을 받지 않고 멀쩡했다. 단지 기대어 있던 석벽이 깨져 우수수 돌덩이가 떨어져 내렸다.

오히려 음천마령은 코앞까지 다가온 무흔을 향해 손바닥을 뒤집었다.

푸슈슉-

음천마령의 장력이 오히려 무흔의 가슴을 강타했다.

충격을 받은 무흔은 실 끊어진 연처럼 광장 저편으로 날아가 석벽에 처박혔다.

쩌저적-

마찬가지로 무흔이 부딪힌 석벽 또한 거미줄이 쭉쭉 그려졌다.

“젠장, 방법이 없네.”

무흔은 쓴웃음을 머금으며 주먹으로 입가를 쓱 문질렀다. 이런! 주먹에 핏자국이 점점이 묻어났다. 그의 입술 사이로 옅은 피가 주르륵 흘렀다. 어째 음천마령은 피도 눈물도 없다. 부상을 당하지 않으니 피를 흘릴 일이 없으려나.

“아, 씨……. 피나잖아!”

분노를 터트린 무흔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이곳뿐만 아니라 현실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음천마령을 때려잡아야 한다.

크르르르-

음천마령이 기괴한 소음을 발하며 접근했다.

무흔은 다시 힘을 냈다.

그는 천상무흔보를 펼쳐 음천마령의 앞에 당도한 다음 천강십이수를 이용해서 사혈 십여 군데를 순식간에 가격했다. 수강이 뻗은 그의 우수가 최강의 위력을 발휘하며 사혈을 타격했으나 음천마령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괴물은 괴물이야!”

공격이 먹히지 않자 무흔은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자칫 음천마령에게 반격할 기회를 또 줬다가는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크하하, 무흔! 넌 이제 죽은 목숨이야!”

사마극이 잔인한 저주를 날렸다. 누가 보더라도 음천마령이 우세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무흔이 음천마령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으로 보였다.

휘이잉-

음천마령이 그를 잡으려고 손을 휘저었다. 강한 기운의 소용돌이가 음천마령의 손 움직임을 따라 발생했다.

무흔은 몸을 띄워 가볍게 공격을 피했다.

역시 천상보는 예상했던 대로 느린 음천마령을 상대하기에 최상의 무공이었다.

그는 음천마령의 머리 위로 몸을 띄우고 마치 계단을 걷듯 자유스럽게 허공을 움직였다. 그의 절정신공에 다시 사람들의 눈이 쏠렸다.

정작 무흔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음천마령의 정수리가 눈에 들어왔다.

“역시 아니겠지만…….”

전력으로 손을 떨치자 반탄력으로 무흔의 몸이 더욱 위로 솟구쳤다.

패천마혼비가 비처럼 뿌려졌다. 무형의 강기 파편 십여 개가 음천마령의 정수리에 두두둑 박혔다.

하지만 그뿐. 음천마령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위로 솟구친 무흔의 신형이 광장의 천장에 이르렀다. 그제야 무흔은 광장 천장을 처음으로 봤다. 놀랍게도 천장 곳곳에는 거대한 기관이 잠복해 있었다. 넓은 범위에 별별 기관이 숨겨져 있었고, 그 가운데 단연 압권은 족히 십만 근은 되어 보이는 거대한 석판이었다.

아마도 광장 구역을 분리하기 위해 매달려 있는 석판으로 보였다. 그 석판을 보는 순간 무흔은 작전이 떠올랐다.

스스- 스슥-

무흔은 천상보를 펼쳐 석판 아래로 이동했다. 음천마령이 그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아래에서 따라왔다. 자연스럽게 그 아래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옆으로 피했다.

목표지점까지 음천마령을 유인한 무흔은 여전히 허공에 뜬 상태에서 아래의 음천마령을 향해 강력한 일장을 퍼부었다.

당연하게도 음천마령의 반응이 따라왔다. 음천마령 또한 허공의 무흔을 향해 일장을 날렸다.

콰아아앙-

무흔이 장력에 전력을 다했기에 그 충격파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음천마령의 발목이 바닥판을 뚫고 아래로 파묻혔다. 동시에 무흔은 위로 튕겨 나가 천장에 매달린 석판에 몸을 들이박았다.

“크윽!”

간신히 몸을 회전하면서 충격을 줄인 무흔이 손을 휘저었다. 그가 이곳에 등장하면서 던졌던 묵천신검이 그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묵천신검을 쥔 무흔이 몸을 회전시켜 천장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번쩍-

하얀빛이 신검에서 쭉 뻗어 나갔다.

그 순간 군웅들은 천장이 하얀빛에 물드는 광경을 목격했다. 신검에서 뻗은 빛이 천장을 이룬 석판 내부로 흡수됐다.

엄밀하게는 하얀빛이 석판의 옆을 뚫고 들어가 석판을 천장을 매달고 있던 줄을 끊은 장면이었지만 아래에서는 그것까지 볼 수 없었다. 오직 허공에 떠 있는 무흔만이, 이 모든 일을 의도한 무흔만이 석판을 매단 줄이 끊어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동시에 무흔은 천상보를 이용해 다급하게 몸을 틀었다. 그의 신형이 순식간에 광장 다른 쪽으로 폭사했다.

쿠웅-

굉음과 함께 광장 천장 일부가 붕괴됐다.

십만 근의 석판이 아래로 하강했다. 그 아래쪽에는 여전히 바닥에 파묻힌 발을 빼내지 못한 음천마령이 있었다.

쿠아아앙-

거석이 떨어지고, 광장 전체가 울렁거렸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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