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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속의 엑스트라 217화

무료소설 무림 속의 엑스트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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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무림 속의 엑스트라 217화

217화. 천마궁 (1)

 

 

 

마교 본산 중심부에 있는 천마궁에 군웅이 모였다.

은옥상은 핵심 부하를 이끌고 천마궁 앞에 도착했다. 핵심 부하라 해봐야 난세마동과 옥소마희에 그녀를 호위하는 남혼, 그리고 서열 오십 위 권 내에 있는 대여섯 명의 지지자뿐이었다.

그녀는 사마극과 단판 승부를 예상했기에 많은 인원을 데려오지 않았다. 이런 권력 다툼에 많은 수를 동원해서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현재 국면에서 자칫 마교의 쇠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천마궁 앞에는 사마극과 몇몇 인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사마극 또한 그녀와 비슷한 생각이었던 듯 지지자 수는 많지 않았다.

사마극은 은옥상의 호위 가운데 북령이 사라졌음을 확인했다.

“흐음, 북령을 기다리나? 아니면 무흔을 기다리나?”

바로 정곡을 찔린 은옥상은 사마극 뒤에 마극삼비 중 풍만 대기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오라버니는 우와 뇌를 기다리나 보죠?”

“난 북령이 우와 뇌를 뚫고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실 양쪽 모두 왜 자기네 편이 돌아오지 않는지 의문이었으나, 상대방 역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적잖게 안심했다.

사마극이 느릿하게 설득을 시작했다.

“알다시피 지금 이곳으로 용봉대가 들어오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이렇게 집안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좋지 않다.”

“알고 있는 분이 교주를 시해하셨을까.”

“말을 삼가라!”

은옥상의 빈정거림에 사마극의 뒤에 대기하던 적월마왕이 일갈했다.

그러나 은옥상의 빈정거림이 계속됐다.

“솔직히 무림맹 용봉대야 절대마령 하나만으로도 막을 수 있지 않나요? 막을 생각이 없는 거지.”

사마극 뒤의 지지자들이 부들부들 주먹을 떨었다.

사마극이 여유로운 손짓으로 부하들을 진정시킨 다음 은옥상을 노려보며 다시 말했다.

“어쨌든 우리가 계속 이렇게 대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혁무휘와 혼천마도를 제거한 너의 능력을 인정하여 네가 원하는 어떤 자리라도 줄 수 있다. 어떤가?”

“좋아, 난 교주 자리라면 충분해.”

“장난하나?”

둘 사이에 불꽃 튀는 눈싸움이 벌어졌다.

이 시점에서 타협하기에는 너무 많이 흘러왔다. 또 사마극과 은옥상 모두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쪽의 득세는 다른 쪽의 몰락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과 달리 사마극에게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 은옥상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절대마령은 어디에 있나?”

“굳이 핵심 전력의 위치를 알려줄 이유가 있을까?”

“광천마령과 뇌천마령이 사라졌다는 소문이 있더군. 과연 그 둘은 어디에 있을까?”

장내의 군웅들이 술렁였다.

절대마령이 마교의 전력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기 때문이다.

사마극 역시 두 절대마령의 행방을 모르는 데다, 그렇다고 절대마령이 없어졌다고 공표할 수도 없었다. 그는 은옥상이 절대마령을 물고 늘어지자 난감해졌다.

“그럼 지금 음천마령은 어디에 있지?”

사마극은 미소를 머금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음천마령은 그에게 최고의 패였으니까. 음천마령만 남아 있다면 어떤 경우라도 패권을 거머쥘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둘이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저쪽에서 밀려오는 군웅 소리가 들려왔다.

무림맹 용봉대가 마교 핵심인 이곳 천마궁 앞까지 몰려온 것이다.

물론 사마극이나 은옥상은 용봉대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장후성이 뛰어나지만 혼자일 뿐이니까.

몰려든 용봉대는 대치한 양쪽 세력을 발견하고 전진을 멈추었다. 상대하기에는 마교 전력이 너무 많고 강했다. 게다가 양쪽으로 서로 대립하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았다.

천마궁 앞에 몰려든 세 세력은 서로 눈치 보며 대립을 시작했다.

정작 사마극과 은옥상은 용봉대가 출현하면서 곤란해졌다. 적을 눈앞에 두고 삿대질할 수도 없었으니까.

여차하면 둘이서 승부를 볼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도 없게 됐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된 이유는 절대마령이 천애령을 막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두 절대마령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사마극은 꼬이는 국면에 분노를 터트리며 타개책을 고민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조용히 해결하기란 물 건너간 것인가.

지금 이곳에 모인 전력만으로 비교해보면 자신이 가장 우세했다. 은옥상과 용봉대가 연합한다면 모르지만 그럴 리야 절대 없으니.

그때 장후성이 앞으로 나섰다.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어디에 있지?”

사마극과 은옥상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장후성에게 집중됐다. 자연스럽게 잊고 있었던 무흔이 돌아왔다.

사마극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무흔을 어쩔 수 없이 떠올렸다.

무흔이 이곳에 잠입한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전후를 살펴보면 무흔이 절대마령 둘을 어떤 식으로든 해결한 것이 아닐까. 무흔과 백단영, 남궁이화가 지금 함께 어디에선가 일을 도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온갖 불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곳에 대치한 세 세력과 무흔이라는 변수까지 고려하면 천마궁 아래에 있는 지하 미로를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백 년 전에도 무림맹을 맞아 만혈대 지하 미로를 이용해서 무림맹 정예를 격파했었다.

지금도 지하 미로에 숨겨둔 음천마령을 이용한다면…….

그의 고민이 깊어지던 순간이었다.

 

***

 

강력한 장력에 충격을 받은 무흔은 수 장이나 밀려 나가 그대로 석벽에 처박혔다. 실로 놀라운 위력이었다. 장력에 두들겨 맞은 등과 석벽에 부딪힌 온몸의 부상이 심상치 않았다.

놀란 백단영이 무흔을 품에 안으며 무사함을 확인했다.

“괘, 괜찮아?”

“으허…… 대체 뭐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격받은 탓도 있긴 했으나 이번의 습격은 무흔이라 할지라도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위력이었다.

북령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절대마령!”

순간 모두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놀랍게도 그들의 앞을 두 눈에 푸른색의 귀기가 빛나는 절대마령이 막고 있었다. 중년 미부의 모습이었으니 음천마령이 확실했다.

크르르르-

그들을 확인한 음천마령이 지하 미로로 성큼 들어왔다.

남궁이화가 다급하게 음천마령에게 검을 날렸다.

깡!

그녀의 검이 튕겨 나왔다. 이미 천애령에서 절대마령을 상대해보았었기에 그녀는 자신의 공격이 큰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무흔을 위해 시간을 벌려는 의도였을 뿐이다.

“으윽.”

벌떡 일어나던 무흔은 통증을 느끼고 신음을 발했다. 역시 절대마령의 장력은 그 위력이 대단했다.

크르르르-

절대마령은 다른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흔을 향해 다시 장력을 뿌렸다.

복수심에 불탄 무흔은 내력을 끌어올려 장력에 맞섰다.

콰아앙-

양쪽의 장력이 서로 부딪치며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석벽을 때렸다. 지하 미로가 흔들리며 온갖 기관이 마구잡이로 발동하기 시작했다.

 

***

 

지하 미로에서 발생한 폭음이 한차례 천마궁을 뒤흔들었다.

순간 장내의 군웅들 사이에서 의문이 피어올랐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도 싸움이 벌어진 것인가? 마교의 중심인 천마궁 내에서?

폭음의 정체를 예상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의문이 짙어졌다.

정작 사마극은 다급해졌다. 저 폭음은 음천마령과 무흔이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했다. 물론 음천마령이 압도적일 것이 확실하지만 만일 무흔이 다른 두 절대마령을 해치운 것이 확실하다면 어떻게 될까.

음천마령마저 사라지면 백 년 동안 고대해 왔던 마교의 중원진출도 물거품이 된다.

“제길.”

사마극은 쓴웃음을 날렸다. 눈앞의 은옥상이나 용봉대보다 지하 미로에서 들려온 폭음이 더 신경 쓰였다. 빨리 자신이 음천마령에게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어차피 이들을 지하 미로에 끌어들여 제거할 생각도 했었으니 여기에서 잠시 물러나는 것은 작전상 후퇴일 뿐이다.

다시 연달아 폭음이 들려오자 그의 마음은 더욱 급해졌다.

은옥상이 사마극의 안색 변화를 바로 알아챘다.

“문제가 생겼나 보지? 천마궁 내에 뭔가 있나 본데?”

입술을 질끈 깨물던 사마극이 그녀를 노려보다가 몸을 휙 돌렸다.

“철수한다.”

사마극이 다급하게 천마궁 안으로 후퇴하자 영문을 모르는 그의 지지자들 역시 우르르 따라 들어갔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은옥상 쪽이었다.

은옥상은 천마궁 내부에 무흔이 있으리란 판단을 내렸다. 무흔에게 천마궁으로 간다는 전갈을 넣었으니 무흔이 천마궁에 먼저 잠입해서 전투를 벌이고 있음이 분명했다.

무흔이 왔다면 사마극과의 전투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우리도 들어간다.”

포효한 은옥상이 지지자를 이끌고 천마궁으로 진격했다.

갑자기 마교인들이 천마궁 내부로 사라지자 용봉대도 확신했다.

“천마궁 내부에 무엇인가 있나 보네요. 우리가 그것을 밝혀봅시다.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아 남궁이화와 백단영 또한 저 안에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들이 감금되어 있는지 어떻게 압니까? 사마극을 잡아야 확실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습니다.”

제갈수가 목소리를 높였다.

용봉대의 작전에서 제갈수의 영향력은 크다. 게다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정작 용봉대의 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 모두의 사기를 북돋웠다.

“좋아, 가자고.”

장후성이 옆에서 동의했다.

그들이 먼저 움직이자 용봉대 전체가 천마궁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풍사검객과 서옹 또한 이 기회가 나쁘지 않다고 봤다. 적어도 마교가 분열되어있는 상태라면 큰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성싶었다.

“와아! 가자!”

용봉대원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순식간에 군웅들이 사라지고 장내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바로 구진광과 모용예였다.

“당신은 왜 안 들어가죠?”

머뭇거리는 구진광에게 모용예가 질책했다.

구진광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상황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알 도리가 없었으니까. 천애령을 건너온 이후부터 사마극으로부터 받은 명령은 없었다. 모두 사마극이 바쁘다 보니 미처 명령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긴 하지만 구진광은 괜히 신경 쓰였다.

용봉대가 자신에게 해를 끼칠 일은 없고, 사마극 또한 첩자인 자신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눈치껏 행동하면 이 전투에서 그가 위험할 일은 없었다.

“드, 들어가야죠.”

그래도 탐탁지 않았던 구진광은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움직이며 대답했다.

모용예는 구진광의 내심을 꿰뚫어 보았다. 따지고 보면 그녀 역시 마찬가지 처지다. 장후성이 필요 이상으로 사마극을 압박하지만 않는다면 그녀와 장후성의 목숨은 안전하다.

그녀는 여전히 사마극의 절대 무력과 그 휘하의 절대마령을 믿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마교의 분란으로 밀리고 있지만 곧 본래의 위세를 찾을 것이라고.

“그럼 같이 가죠.”

모용예는 구진광을 재촉하듯 따라붙었다.

 

***

 

음천마령은 다른 절대마령과 달리 저돌적이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음천마령은 무흔만을 공격했다. 옆에서 돕는 백단영이나 남궁이화의 공격은 귀찮다는 듯 가볍게 처리하고는 무흔만을 죽자 살자 따라붙었다.

좁은 미로였기에 도망치기도 쉽지 않았다.

물론 천마궁으로 잠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한빙소로 되돌아가겠다면 어려울 것도 없지만, 은옥상이 천마궁으로 올 것을 아는 이상 물러날 생각도 없었다. 한편으로는 절대마령이 셋이 아닌 하나라면 힘으로 겨루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자존심 때문이기도 했다.

콰앙-

그의 묵천신검이 음천마령을 갈랐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기껏 겉옷이 약간 잘리고 충격에 몇 걸음 물러선 것이 전부인 음천마령은 재빨리 몸의 균형을 잡고 반격해왔다.

“정말 도검불침이네.”

외공을 극성으로 연마하면 금강불괴를 이룬다더니, 절대마령은 그런 금강불괴도 일찌감치 넘어섰다. 벌써 몇 번씩이나 경험하지만 음천마령의 강함에 혀를 내둘렀다.

음천마령에게 밀리다 보니 무흔은 홀로 다른 통로로 떨어져 나왔다. 치열한 전투가 이루어지다 보니 백단영과 남궁이화로부터 거리가 벌어졌다.

음천마령을 피해 미로에 숨었던 백단영과 남궁이화는 뒤쪽에서 무흔을 도왔다.

결과적으로 음천마령은 세 방향에서 공격을 받게 되었으나, 그 기세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멀리 미로 끝에 있던 북령이 큰소리로 외쳤다.

“소교주님이 미로로 들어왔어요. 다른 마교인도 함께요. 용봉대도 있는 것 같아요!”

무흔뿐만 아니라 백단영 등의 안색도 확 변했다. 혼전이 벌어질 조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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