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독존기 42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2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42화
발상의 전환 (1)
금천상가는 시범적으로 사용하던 냉동수레의 효능에 생각보다 더한 효과를 보고 있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싱싱한 과일과 시원한 얼음의 유통이 가능하게 되어서 다른 상회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금천상가의 냉동수레가 나타남으로 인해 각 성에 존재하는 객잔과 기루 등에 불티나게 물건들이 유통되었다. 그들에게 신선한 과일과 생선 등은 별미였다. 찾는 사람이 불어나고 입소문이 퍼지자 물량이 딸릴 정도로 금천상가의 냉동수레에 대한 소문은 중원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금은혜는 지금 금천상가의 회의에서 상석에 앉아 있었다. 임시적으로 안휘성 내에 수뇌부회의가 개최가 되었다. 그 회의엔 총관인 주유성을 비롯해서 각 지부장들이 참석을 했다.
이번에 냉동수레의 유통을 제안한 금은혜는 유통 혁명을 일으킨 상재를 보여주어서 상가 내에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총관 주유성은 구문제독의 전언을 가지고 왔다.
“가주께서 흡족해 하셨습니다. 이번처럼 해주신다면 이제 상가를 물려주셔도 되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입에 발린 말 듣고 싶지 않아요. 그것 때문에 온 것은 아니겠지요?”
“소가주께서 구하셨다는 말에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그건 나중에 총관하고만 말할 거니까 지금 말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금천상가의 회의가 합비에서 열린 것은 금은혜의 권유 때문이었다.
상가의 합비 지부장인 임극환과 유화가 금은혜를 보좌하였다.
“모두 모였으니 회의 시작하죠.”
냉동수레의 유통이 너무 많아져서 더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여름이 지나면 조금 뜸해지겠지만 겨울이라고 해서 냉동수레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었다. 수레의 수량을 대대적으로 늘려놓으면 앞으로 지속적인 이윤을 얻는 데 한몫할 것이 분명했다.
“모두 알겠지만 냉동 스크롤은 절대 비밀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지부 내에서도 냉동수레의 비밀을 아는 자는 단 세 명뿐입니다.”
세상에 절대 비밀이란 없었다. 그것도 금천상가에서 양을 늘리면 늘릴수록 비밀을 아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경쟁 상회에서 그 비밀을 캐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다.
“구룡상회에서 접근을 해오고 있습니다.”
“구룡상회의 그 능구렁이 같은 영감이 냄새를 맡은 것 같습니다.”
구룡상회는 금천상가와 더불어 대륙 오대상회 중 하나였다. 구룡상회의 회주인 구천상은 보통 능구렁이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돈 냄새를 맡는 데 귀신이었다. 일단 맡으면 진드기처럼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질긴 늙은이였다.
금은혜도 구룡상회의 회주를 알고 있었다. 금은혜는 대외적으로 활동할 때 항상 면사를 쓰고 이름까지도 천혜은으로 불렸다. 한 번 보고 난 후 학을 뗄 정도로 집요한 늙은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금은혜였다.
“당분간 보안에 신경 쓰고 유통망을 확고하게 구축하세요.”
“물론입니다. 이미 입단속을 시켜놓은 상태입니다. 그들도 이익이 생기는 데 비밀을 발설하지는 않을 겁니다.”
상가의 일은 상행위만 고민할 순 없었다. 상가들 간의 치열한 암투 또한 만만치 않았다. 암묵적으로 그들 간에는 서로의 구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고, 한 상가가 강해지면 다른 상가들이 힘을 합쳐 방해를 하기도 했다.
금은혜는 그게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륙 오대상회의 공존을 위해서는 시간이 지난 후 비밀을 어느 정도 공유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런데 비밀이라고 해봤자 군천악이 가지고 있는 게 전부였던 것이다.
그에 대해서 세상에 알려지면 큰일이었다. 그래서 다른 것은 둘째치고 천악에 대한 것은 절대 밝힐 수 없는 불문율이 된 것이다.
‘천악 오라버니만은 안 돼.’
회의는 한 시진 정도 더 진행이 되고 난 후 끝이 났다. 다른 이들이 각 지부로 돌아간 후 총관 주유성과 금은혜가 따로 만났다.
금은혜는 천악에게 받은 빙정을 보여주었다.
빙정을 감싸고 있는 것은 자단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안에 보존 마법까지 걸려 있었다. 천악이 빙정의 기운이 외부로 나오지 않도록 한 조치였다. 빙정의 냉기는 보통사람이 만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빙정이에요. 자그마치 만 냥이나 주고 산 거니까 조심해서 가지고 가세요.”
“물론입니다. 이 일은 비밀이니 아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제독께서 빙정을 어떻게 얻었는지 말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샀어요.”
“누군지 말해 주시겠습니까?”
“말해 줄 수 없어요. 관심 끄세요.”
“그럼 그렇게 알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수상하군요.”
“뭐가 수상하다는 거예요?”
금은혜는 조금 당황했지만 금세 평정심을 되찾았다.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조심해서 가세요.”
* * *
풍운장원에 대장간이 완성되고 천악은 펌프를 만들기 위해 대장간에서 쇳물을 녹였다. 그동안 사천성의 사천 당가에서 당한철이 풍운장원으로 오게 되었다. 천악은 당한철과 함께 대장간의 운용을 위해 용광로를 만들었다.
당한철은 상당히 뛰어난 장인이었다. 천악이 한 번 설계도를 보여주자 그 즉시 어떤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지 알아채고 움직였다.
당한철에게 이번 풍운장원의 방문은 휴식이나 마찬가지였다. 당가 내에서 지겹도록 암기를 제작하느라 쉴 시간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풍운장원은 달랐다. 적당히 쉬엄쉬엄 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암기가 아닌 새로운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장인으로서의 기대감이 충족됐다.
당한철은 펌프의 설계도를 보면서 만들게 되는 물건의 형태를 알게 됐지만 사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장주님, 여기 ‘펌프의 날을 돌린다.’고 했는데, 날을 돌리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 원리는 어떻게 됩니까?”
천악은 펌프의 동력원이 마정석이라는 것을 설명할 수 없었다. 마정석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마법의 원리와 마정석이라는 광석에 대해서 설명해야 한다. 그건 설명한다고 해서 이 시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아직은 그냥 만드는 데 집중해. 나중에 설명해 주지.”
“알겠습니다.”
당한철은 이미 당지독에게 교육을 받은 상태였다. 천악을 함부로 대하지 말고 항상 어른 모시듯이 하라고 말이다. 당한철의 평소 성격도 남을 아래로 깔아뭉개는 오만방자한 성격이 아니라서 그 말을 실천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화로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대장간의 문은 다 닫혀 있었다. 그 가운데 천악과 당한철이 쇠를 녹이기 위해 대기했다.
펌프의 날은 압력에 버틸 수 있도록 묵철을 사용해야 했다. 묵철은 검은빛의 황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르는 것이 값이 되는 귀한 철이었다. 당가의 암기 중에서도 구환살(九幻殺)과 추혼비접(追魂飛蝶)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소량만 사용했을 정도였다. 그보다 더 귀한 철인 만년한철이라는 철광석이 있기는 하지만 만년한철로 이루어지는 병기는 강호의 십대신기(十大神器)로 통할 정도로 대단했다.
당한철은 상당한 양의 묵철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이 정도의 묵철을 사용해 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엄청나군요. 이 많은 묵철이 어디서 난 겁니까?”
“샀다.”
천악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묵철은 돈을 주고 산다고 해서 쉽게 구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정도의 묵철이면 값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비쌌다. 상상을 초월하는 거부가 아니면 꿈도 못 꿔볼 양이었다.
“쇳물을 녹일 틀은 다 만들어놓은 거겠지.”
“물론입니다. 이미 틀을 만들었습니다.”
펌프의 날은 하나로 만들어서 이어붙이면 되지만 펌프의 외관은 틀을 만들어놓고 녹인 쇳물을 넣어서 만들어야 했다.
당한철은 천악이 귀하게 자라 제련기술에 무지할 줄 알았건만 기본적인 것은 다 아는 상태였다. 아마 조금만 더 능숙해지면 금세 장인의 반열에 들 것 같았다.
더군다나 새로운 물품을 만드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하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수만 번의 실패가 필요하고 그걸 인내할 정신력이 필요하다. 좌절하지 않고 정진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천악은 이미 장인이라고 볼 수 있었다.
천악은 당한철이 펌프 날을 만들고 두드리는 장면을 보고 따라했다. 단단한 철을 두드림과 늘림을 반복적으로 한 후 능숙하게 식히는 것과 그 순간의 타이밍을 기억해야 했다.
펌프를 만드는 시간은 사흘 정도가 걸렸다. 완성이 되자 천악은 형태와 구성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 정도면 됐어.’
이제 중요한 것은 내부에 마정석을 설치하고 펌프의 동력으로 이용하는 일만 남았다.
중원에서 마정석은 야명주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중원에선 야명주를 단순히 빛이 나는 보석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광석이 빛을 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는 오랜 기간 자연적으로 쌓여서 형성이 된 것이다.
중원에서도 야명주의 가치는 상당히 비싸고 귀했다. 자칫 야명주가 펌프에 들어 있다는 것이 알려지는 날에는 그 즉시 사방에서 펌프를 도둑질하려고 날뛰게 될지 몰랐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마정석에 환상 마법을 걸어 보통의 광석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당한철은 그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마정석의 색깔은 보통의 광석과 비슷하고 소량이었기에 펌프의 안 깊은 곳에 살짝 꽂아놓으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마법진을 그려 넣은 펌프의 내부를 작동시키자 달려 있던 펌프의 날이 돌기 시작했다.
천악은 마법진의 한 축을 스위치처럼 만들어서 단추를 누르면 작동하도록 만들어놨기에 마력 소모가 생각보다 적었다.
위이이이이잉!
“저, 저…럴 수가! 엄청난 암기다!”
펌프가 돌아가는 그 광풍 같은 속도에 당한철은 기겁을 했다. 엄청난 회전력과 묵철의 강력한 날이 합쳐졌으니 그 날에 당하면 바로 잘릴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날이 도는 거야?”
천악이 비법이라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지켜보면 자신의 눈썰미로 금세 파악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당한철은 천악이 어떤 방법으로 펌프 날을 돌렸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저걸 실전에 응용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당한철의 이러한 생각은 후일 섬풍무적륜(閃風無敵輪)이라는 제일의 암기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천악은 스위치를 세 가지로 나누었다. 미속(微速), 중속(中速), 강속(强速)으로 나누어서 수압의 세기를 조절할 생각을 하였다.
천악은 당한철에게 비밀엄수를 명했기에 그도 감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무, 묵철을 일그러뜨리다니!”
천악이 순수한 힘으로 묵철 한 덩어리를 손으로 일그러뜨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 당한철은 너무 놀라서 말도 제대로 못 했다.
묵철의 강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군다나 덩어리로 있는 것은 그것이 돌이라도 그렇게 만들기 힘들었다. 하물며 묵철은 내공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조금의 흔적도 남길 수 없었다.
“그럼 시험 삼아 사용해 보아야겠지?”
풍운장원으로 들어오는 개울물이 있고, 그 중간 지점에 호수와 비슷하게 연못을 만들어놓았다. 물은 흘러 장원 밖으로 나가게 되어 있었다. 장원의 크기가 있으니 물길을 끌어다 쓰는 건 그 시대에 흔한 일이었다.
천악은 연못의 한쪽으로 펌프를 가져왔다. 가져온 펌프를 설치하고 펌프의 주위를 나무상자로 감쌌다.
쿡!
펌프의 단추를 누르자 펌프의 날이 돌아가면서 호수의 물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이제 배수로를 연결했으니 파이프 대신에 사용된 대나무통을 연결했다.
이 시대에 플라스틱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천악이 플라스틱 만드는 법도 모를뿐더러 환경호르몬을 분비하는 물질을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대나무와 대나무 사이는 동물의 가죽으로 감쌌으니 물이 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이 나오고 멈추는 장치인 수도꼭지와 비슷한 것도 여러 개 만들었다. 수압을 강하게 하는 것보다는 약하게 해서 무리가 가지 않도록 했다. 수도꼭지 대신에 나무로 통을 만들고 여닫이 형식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천악은 예정보다 열흘이 더 걸려 완성을 시킨 펌프에 보람을 느꼈다. 제일 먼저 대장간으로 수로시설을 연결시켰고, 그 뒤로 부엌에 연결을 했다. 아직 장원은 완성이 된 것이 아니었기에 새로운 건물을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 건물을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
대장간은 개인용도로 사용을 하고 한 개씩 집을 허물어서 새로운 건물을 만들 계획이었다.
도면을 만들어야 하니 밤에 고민 좀 해보면 될 것 같았다. 어차피 현대의 주상복합빌라를 계획하였기에 별다른 어려운 점은 없을 듯했다.
‘5층 건물 정도로 만들고 옥상에는 유리창을 만들어서 정원을 만들어야겠다.’
식물원처럼 옥상에서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서 휴식처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나 가볼까?”
추상락이 훈련을 시키는 것과 수행결과를 보고 기 집중마법진을 설치해야 했다. 그동안 펌프를 만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장간에서 살았기에 지금부터는 아이들에게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천악이었다.
* * *
당한철은 당지독의 부름에 별채로 왔다.
“태상가주님을 뵙습니다!”
정중하게 예를 다했다. 사천 당가에서 당지독은 하늘보다 더 높았다. 특히 방계인 자신이 올려다볼 수 없는 지고한 위치였다.
“너무 예를 차릴 필욘 없다.”
처음 당지독을 보고는 모습이 많이 바뀌어서 아닌 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당지독 본인인 것을 확인하자 당한철은 더욱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반로환동(返老還童)하셨구나!’
반로환동이라고 해서 아주 어려지는 것이 아니었다. 나이가 있으니 노화가 거꾸로 이어지는 것일 뿐이다. 결국 나중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이가 들게 된다.
“녀석이 뭘 만들더냐?”
“정말 기상천외가 뭔지 확실히 보았습니다.”
물을 끌어올리는 장치였으니 당한철의 놀람은 당연했다. 물을 길러 갈 필요가 없게 만들었으니 정말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일부러 높은 곳을 만들고 낮은 곳으로 보내서 물이 흐르게 만드는 것은 전에도 가능했지만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을 보낼 수 있는 장치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물의 압력을 발생시키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걸 유지하는 장치를 만든다는 것조차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따라서 다르게 생각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당지독은 직접 물을 길러 갈 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지위였고, 무공이나 독공, 암기술 이외에는 신경 써본 적이 없으니 그 일이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당한철은 당지독의 말을 들으면서 서운하기는 했지만 대꾸하진 않았다. 자신이 말을 한다고 귀 기울여 들을 사람도 아니며 적극적으로 설득하기에는 자신과 비교해서 위치가 너무 높았다.
“그것보다, 묘정이 그 아이는 어떻게 지내냐?”
“그게… 두문불출합니다.”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건가? 그 아이하고 같이 오라고 했는데 왜 같이 오지 않은 거냐?”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그저 아가씨가 며칠 더 있다가 오겠다고 하셔서 제가 먼저 왔습니다.”
“흠…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지. 앞으로 그놈이 뭘 만들든 성심을 다해 돕도록 해라.”
“물론입니다, 태상가주님!”
당한철은 반드시 천악의 수법을 배워서 암기를 만드는 데 응용하리라 다짐했다.
사실 당한철은 펌프의 날에 대한 것은 당지독에게 말하지 않았다. 암기의 제작은 자신 고유의 비법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장인으로서의 고집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