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독존기 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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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4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27화
추상락, 임자 만나다 (2)
“커어어억!”
추상락은 가슴뼈와 턱뼈가 부서진 충격으로 인해 고통스러웠다.
저벅저벅!
고통으로 인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지만 악마 같은 천악의 발걸음 소리는 천둥처럼 크게 들렸다.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천악의 발걸음 소리가 뚜렷하게 들릴수록 추상락은 극도의 공포감을 맛보아야 했다. 인간의 발걸음이 이처럼 두렵게 느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질 순 없다.’
오기가 발동했지만 이미 늦었다. 먼저 공격을 했다면 그나마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공격이나 방어 한번 해보지 못하고 당하고 말았다.
추상락은 이제까지 무공을 수련하고, 무공만을 위해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항복하시오.”
무미건조한 천악의 말이었다.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추상락은 항복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난… 지지…….”
말을 다 하지도 못했다. 턱이 부서지고, 입 안이 모조리 다 터진 상태였다.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입을 벌리자 고여 있던 핏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지 않겠다는 오기가 발동한 것이지만 상대를 잘못 만났다. 천악은 그런다고 그만둘 위인이 아니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천악은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추상락의 몸을 사정없이 발로 밟았다.
파파파파파팍! 파파파팍!
몸을 이리저리 틀며 무자비한 발 공격을 피하려고 움직이는 추상락이었지만 그런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정파무림은 쓰러진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였고, 자신의 품위를 지키는 행위라고 생각을 하였다.
천악은 그런 행위를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쓰러진 상대가 다시 일어나서 암수를 날릴 수도 있는 것이 실전 아닌가. 실전에서 상대에게 틈을 주는 것만큼 미련한 행위는 없었다. 될 수 있으면 빠르고 신속하게 숨통을 끊어주는 것이 천악이 생각하는 배려였다.
“크아악! 그, 그만!”
추상락이 고통스러워하며 자신도 모르게 항복을 선언해 버렸다. 죽는 것보다 지금 맞는 것이 더 고통스러웠다.
죽도록 맞는다는 표현이 딱 적당했다. 추상락은 맞는다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럽다는 것을 오늘 처음 경험했다.
천악이 발길질을 멈추자 추상락은 의식을 잃었다. 더 버틸 의지력이 모두 바닥이 났다.
- 힐링(치료)! 리커버리(복구)!
힐링이 3서클의 마법이고 리커버리는 7서클의 마법이었다. 힐링으로 추상락의 몸에 난 외상과 피를 멈추게 하고, 리커버리로 부서진 가슴뼈와 턱뼈를 다시 회복시킨 것이다. 리커버리 마법의 위대한 점은 바로 근육의 손상과 다친 혈맥까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에 있었다.
추상락의 몸이 거짓말처럼 처음과 같아졌다.
천악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추상락의 단전에 손을 대고 내공을 살폈다. 내공의 기세는 강맹했지만 그 힘이 많이 빠져나간 상태였다.
우우웅!
기를 주입하자 추상락의 몸이 조금 진동했다.
불과 1각이 지나자 추상락의 몸이 전과 같은 완벽한 상태가 되었다. 그제야 천악은 추상락에게 기를 주입하기를 멈추었다.
차알싹!
천악이 추상락의 싸대기를 한 대 갈겼다.
“으악! 뭐야?”
갑작스러운 고통에 추상락이 벌떡 일어났다. 그는 천악을 보다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좀 전에 겪었던 끔찍한 기억이 그의 뇌리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헉, 이게 대체……!”
자신의 몸을 돌아보았다. 의복이 찢겨져 있었지만 몸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말도 제대로 나오고 있었다.
추상락은 턱과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그런데도 전혀 아무렇지 않았다. 또한 몸 안에 꿈틀대는 혼천강룡신공의 내공도 그대로였다. 마치 악몽을 꾼 것같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당신이 졌소.”
천악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추상락은 천악을 보았다. 좀 전의 일은 사실인 것 같았다. 아무리 비현실적이라고 해도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다 해도 이대로 아무것도 못 해보고 졌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으윽!”
“이제부터 당신은 5년 동안 내 전속 하인이 되어주어야겠소.”
“뭐, 뭐라고? 그런 말도 안 되는……!”
개방의 장로인 자신에게 하인이 되라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 말이 스승님인 개왕의 귀에 들어갔다가는 자신을 개방 호적에서 파버리겠다고 방방 뛸 것이 분명했다.
“말이 된다. 넌 분명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
이미 추상락이 하인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천악은 말도 짧게 했다. 하인에겐 반공대도 과분했다.
처음부터 천악은 추상락을 보고 하인으로 찜을 한 상태였다. 우직한 데다 한 번 마음먹으면 무슨 일이든지 하는 추상락의 성정을 파악하고 결정을 한 것이다.
부들부들!
이대로 하인이 되라니!
말이 안 되기는 했지만 이미 입 밖으로 나간 후였다. 자신이 뱉은 말이 설마 이런 식으로 되돌아올 줄은 몰랐다. 천악의 처음 인상이 너무 좋아서 함부로 약속한 것이 실수였다. 천하의 무걸개가 한 입으로 두말할 순 없었다. 그나마 시간이 5년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다행이었다.
“기회를 한 번 더 줄까?”
“정말이오?”
“한 번 더 덤벼보도록.”
천악은 한 번으로 추상락을 완전히 굴복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더 수고를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추상락은 전과 같이 속절없이 당하지는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더구나 청년의 하인이 되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도전을 했다. 좀 전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했으면서도 말이다.
“덤벼라.”
“후회할 것이오! 히얍!”
우렁찬 추상락의 기합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추상락은 재도전한 것을 평생을 두고 후회하게 되었다.
퍼퍼퍼퍽! 퍼퍼퍼퍽!
“크아아악!”
추상락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정말 죽도록 맞았다. 맞고 또 맞고, 더 맞았다. 그 정도를 맞고도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더군다나 이번엔 천악은 마법을 계속 사용했다. 리커버리와 힐링을 반복적으로 사용을 하며 추상락을 원래대로 회복시켜놓고는 다시 만신창이가 되도록 만들기를 반복했다.
열한 번이 반복되고 나서야 추상락은 자신이 악마에게 헛짓했음을 깨닫고 뼈저리게 후회했다.
기력이 다 빠진 추상락은 천악에게 한마디를 하고 기절했다.
“주인…님! 항복!”
마지막에 천악은 오히려 그를 회복시켜주지 않았다. 대신 뼈를 부수거나 내기를 상하게 하진 않았다.
“개방에 있었으면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거다.”
누가 건드리지 않으면 자신은 누구보다 조용히 생활한다. 그러나 일단 건드리면 절대 상대를 가만두지 않는다. 개방에서 자신을 귀찮게 했으니 이 정도 대가는 당연했다.
‘뼛속까지 우려주마.’
부르르르!
기절한 추상락이 몸을 떨었다.
사실 무걸개의 실력은 화경에 근접해 있었다. 실제로 남궁태희와 대결해도 절대 밀리지 않을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남궁태희와 금은혜는 마차 안에서 천악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 간에는 대화가 별로 없었다. 금은혜에게 남궁태희는 천악을 차지하는 데 방해물이었고, 남궁태희는 평소 남과 대화를 잘 안 하는 편이었다. 침묵 중에 소소한 대화가 오갔으나 모두 겉도는 내용뿐이었다.
‘왜 이렇게 늦게 오는 거지?’
그녀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천악이라면 아무리 개방의 장로라고 해도 금세 끝내고 내려와야 했다. 그런데 반 시진을 지나 거의 한 시진에 근접할 때까지 아무 소식이 없자 의아했다. 물론 천악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누가 뭐래도 절대강자(絶對强者)니까 말이다.
질질질……!
그런 생각을 할 때 천악이 무걸개 추상락의 뒷덜미를 잡은 채 질질 끌고 산을 내려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 장주님!”
진삼은 멀쩡하게 산을 올라갔던 추상락이 만신창이가 되어 기절한 채 끌려 내려오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거지였지만 덩치로 보면 장주인 천악보다도 더 컸기 때문에 천악이 잘못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금은혜와 남궁태희는 역시나 하는 표정이었다.
‘저럴 줄 알았지.’
개방 장로 추상락의 얼굴은 말이 아니었다. 어찌나 맞았는지 원래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고, 온몸은 시퍼런 멍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었다. 의식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고통이 엄청났을 것이다.
* * *
제검천하(制劍天下) 제검가(制劍家).
검으로 세상을 제압한다는 내용의 현판이 문파의 정문을 장식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남궁세가의 현판을 모방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이곳이 바로 안휘성 서열 2위 문파인 제검가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제검가는 2백 년 전에 탄생했다. 안휘성이 이미 남궁세가의 세상이 되어 있을 때였다. 그 당시 모든 문파들은 남궁세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제검가가 이만한 성세를 유지한 것은 그 당시에 탄생한 절대고수의 역할이 컸다. 바로 절정신검 형효명이 바로 제검가를 일으킨 인물이었다.
그는 당시 남궁세가의 가주 검왕과 더불어 안휘성의 양대 검객이었고, 강호이십대고수에 꼽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아무리 홀로 강하다고 해도 남궁세가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제검가를 일으키고 힘을 키웠지만 안휘성의 장악력은 여전히 남궁세가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제검각(制劍閣), 제검가의 가주가 수뇌부와 더불어 가문의 중차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며칠 동안 제검가의 가주 제천신검 형사명과 장로들이 회의를 하느라 밤을 새우고 있었다. 그들에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제검각의 가장 상석에 앉아 있는 제천신검 형사명은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장로들이 앉아서 형사명의 분노가 가라앉히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형사명이 분노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아들이 죽었으니 아비로서 분노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이 형사명이 주도한 일이었다는 데에 누구도 말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제검단의 단주이자 장로인 철영기는 가주의 분노에 가장 면목이 없었다. 제검단의 무인 세 명이 동행했는데도 불구하고 형무기가 죽은 것이다.
“죄송합니다, 가주님!”
형사명이 몸을 떨다 다시 평정을 유지하였다.
“됐다. 어차피 대의를 위해서 한 일이다. 어찌 보면 다행인지 모른다.”
장로들은 형사명의 독한 결정에 처음에는 말렸다. 하지만 그들도 이대로 계속 제검가가 안휘성의 2류 문파에 머물 순 없다는 형사명의 말에 수긍하게 되었다. 그의 결정은 바로 명분을 얻는 방법이었다.
형무기의 희생!
형사명의 계획은 치밀했다. 그는 남궁태희와 군천악이 이동하는 곳에 미리 아들 형무기가 자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짰다.
형사명은 아들을 너무 잘 알았다. 어린 시절 어미를 잃은 것이 불쌍해서 너무 오냐 오냐 키우다 보니 오늘에 와서 쓰레기가 되어버린 것을 말이다. 다행이라면 손자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기에 제검가의 대는 손자가 이을 것이다.
형무기는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쓴다. 더군다나 남궁태희의 아름다움은 안휘성 내 제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연히 형무기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제검가에 피해만을 주는 형무기라면 가문을 위해 희생을 하여 제검가를 안휘 제일세가로 끌어올리는 일에 일조한다면 그것이 더 의미 있겠다 생각하여 계획을 실행했다.
아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제검가도 명색이 정파에 속해 있었다. 아무런 명분 없이 남궁세가를 치는 것은 강호의 지탄을 받을 일이었다.
남궁태희나 군천악 둘 중 아무나 상관없었다. 어차피 군천악은 남궁세가와 연결이 된 상태이니 같이 결부시키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예상한 것과는 다른 일이 벌어졌다. 아들이 죽어버린 것이다.
형사명은 그저 조금 다치거나 무공을 사용하지 못하는 정도로 끝날 거라 생각했다. 남궁태희가 생각이 있다면 같은 정파문파인 제검가의 소공자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 오판이었다.
결과적으로 풍운마룡이 형무기를 죽였지만 그 원한은 고스란히 남궁세가가 지게 될 것이다. 제검가의 소공자를 죽였으니 그 명분은 충분하고도 남았다.
제검가가 남궁세가를 지금 이 시기에 노린 것은 바로 남궁혈사 때문이었다. 지금은 정체 모를 무인들에 의해 남궁세가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였다. 산공독으로 피해로부터 살아남은 것이 다행이었지만 남궁세가의 무력 중 삼분의 일이 사라진 것이 현실이었다.
제천신검 형사명은 야망이 큰 인물이었다. 아들조차 희생양으로 삼아 가문을 일으키려고 하는 인물이니 그 독심이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풍운마룡이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놈의 무력이 생각보다 대단했습니다.”
“감히 내 아들을 죽인 놈이다. 결코 살려둘 수는 없지. 강호 초출 주제에 너무 날뛰는구나. 놈에게 강호의 무서움을 보여줘야겠다. 철 대주!”
“예, 가주님!”
“놈은 어차피 신출내기다. 신출내기는 강호의 암수에 약하지. 삼영살에게 의뢰를 넣어라.”
“삼영살에게 말씀입니까?”
철 대주는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삼영살(三影殺)은 세 명의 살수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강호삼대살객(江湖三代殺客) 중 하나였다.
그들이 명성을 날린 것은 5년 전에 있었던 살수 의뢰 때문이었다. 즉, 당시에 명성을 날리고 있던 하남십대고수 중 한 명인 벽혈도 진성완을 죽인 사건으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당시 벽혈도 진성완의 실력은 초절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 한낱 자객이 펼친 일격의 암수에 목숨을 잃어버렸으니 그들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그 이후로도 그들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강호 초출 신출내기 고수들의 경우 경험이 너무 적었다. 강호는 항상 깨끗하게 정면으로 대결을 펼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뒤에서 암계를 부리고 암수를 써서 이기는 비겁한 방법을 다 사용한다. 무림은 결국 강하면서도 살아남은 자만이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것보다 숭의문(崇義門), 절영문(絶影門), 태천문(泰天門)과는 협상이 잘 됐겠지?”
“물론입니다. 그들도 남궁세가의 영향력 아래 오랜 기간 있었으니 오늘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렇겠지. 어차피 나중에는 치워버릴 것들이지만 지금은 필요하니 어쩔 수 없지.”
제검가는 이미 숭의문과 절영문, 태천문에 사자를 보내서 확답을 받아둔 상태였다. 남궁세가를 치고, 나중에 있을 이권을 나눌 것을 목적으로 협상을 벌였다. 물론 큰 희생을 치른 제검가가 좀더 큰 이익을 얻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했다. 강호무림에서 약자는 항상 도태되기 마련이었다.
남궁세가가 이번에 봉문하게 되면 무림맹에서 조사를 할 것이다. 그것 때문에 명분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들을 희생한 것이다. 이후에 무림맹에 이유를 설명하고 적극 지원한다고 하면 무림맹도 더는 간섭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무림맹의 입장에서도 힘이 쇠락한 남궁세가보다 제검가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이득일 테니 말이다.
“쇠궁(鐵弓)은 몇 대나 만들었지?”
“모두 백 대를 만들었습니다.”
“그 정도면 됐다. 어차피 쇠궁은 기습을 위한 것이니 말이야.”
쇠궁으로 고수들을 물리치기는 힘들더라도 일반 무인들 정도는 감당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혼란스러운 남궁세가를 치기 위한 계획은 차근차근 준비되어가고 있었다.
“보름 후에 남궁세가를 칠 것이다. 그 때까지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하도록.”
“예, 가주님!”
형사명의 눈에서 안광이 번쩍였다.
안휘성에서 고수 반열에 들었다고 해도 검왕은 십대고수였고 그의 조상인 절정신검 형효명은 이십대고수였다. 그것만 해도 대단했겠지만 제검가는 언제나 남궁세가의 위명 앞에 가려 있었다. 이제 더는 이인자의 자리는 싫었다.
현 시대에서 검왕이 강하다고 하지만 형사명 자신 역시 강했다. 또한 형사명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아무리 검왕이라고 해도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