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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118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0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118화

드러나는 금황전설 (1)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음습한 기운이 느껴졌다. 음습한 곳에는 벌레나 식물이 자라기 마련이다.

 

동굴 안은 어두워서 한치 앞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입구의 황금비동이라는 글과는 다르게 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앞에 검은 안개가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

 

-라이트!

 

라이트 마법을 시전하자 안개의 범위가 보였다.

 

검은 안개는 척 보기에도 독이었다. 독 안개가 형성되어 들어가는 자들의 발목을 잡으려고 했다.

 

“저것은 독염무(毒煙霧)예요. 성질을 보니 극독인 것 같네요.”

 

주변에 독충과 더불어서 독화가 사방에 피어 있었다.

 

오랜 시간 독기를 뿜어내었으니 그 독이 점점 더 강화되었을 것이다. 천 년 동안이나 피어오른 독이었다. 독의 성질이 지독할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천악은 독에 대해서 잘 모른다.

 

“피독주가 있으면 좋을 텐데.”

 

들어가기가 난처했다. 만독불침지체가 아니면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특히 제갈지나 금은혜, 운정은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번에도 천악은 여인들의 고심을 가차 없이 해소시켜 주었다.

 

-포이즌 브레이크(독의 정화)!

 

천악의 말이 끝나자마자 순백색의 기운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더니 검은 독연기로 가득한 동굴 안을 정화시키기 시작했다.

 

당지독의 삼환극독과 무형지독도 한번에 무너뜨린 마법이었다. 그런 마법 앞에 독염무 따위는 별것 아니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천악 앞에서는 하찮은 일이 되어버린다.

 

어두웠던 독염무가 모두 사라지고 나자 라이트의 불빛이 비쳤다.

 

독충과 독화들도 정화가 되자 스스로 재로 화했다. 독 성분이 사라지자 자양분과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저래도 되는 거야? 이거 언제까지 놀라고만 있을지 원.’

 

연광은 연신 놀라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수법을 쓰는지도 알 수 없었다. 희불승이라는 별호가 생기는 순간까지 놀란 적이라고는 한 번 정도밖에 없었는데, 천악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놀라는 일투성이였다.

 

“이제 됐군. 가자.”

 

너무 쉬워서 말도 하기 힘들었다. 징그러운 독충과 독화가 뿜어내는 독연기로 인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 쉬웠다.

 

천악이 다시 앞장을 섰다. 이제 이들 앞에 무엇이 나타난다 해도 상관없다는 것을 그녀들과 연광은 인식했다.

 

앞으로 이어진 동굴은 매우 깊어 보였다. 태실봉의 숨겨진 봉우리의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반증이었다.

 

천악의 발에 무언가 밟혔다.

 

두둑!

 

발에 밟힌 돌부리가 땅속으로 들어가자 갑작스럽게 화살이 전우좌우 사방에서 쏟아져 나왔다. 하나하나가 강철로 된 쇠 화살이었다.

 

전쟁에서 활이 효율적이고 무서운 이유는 방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빠르고 위력적인 화살은 순식간에 천악 일행을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이런! 위험해!”

 

-실드(방어)!

 

실드 마법이 펼쳐지자 천악의 주변에 청색 기운의 보호막이 쳐졌다.

 

타! 타탕! 타타탕!

 

수많은 쇠 화살이 실드에 부딪쳤지만 압도적인 마력이 뒷받침된 실드에는 어림도 없었다. 부딪치는 순간 역으로 튕겨나갔다.

 

화살이 모두 튕겨 나가자 정면으로 거대한 쇠도끼가 내려왔다.

 

부우웅!

 

빠르게 내려오는 쇠도끼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했으며 날카로웠다. 도끼의 날카로운 빛이 번쩍였다.

 

몸이 반 토막으로 잘려버리는 착각이 드는 아찔한 순간, 천악이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카아아앙!

 

거대하고 무거운 도끼였지만 천악의 힘 앞에서는 수수깡처럼 무용지물이었다. 도끼는 왔던 곳의 반대편으로 날아가 만들어진 기관진식을 사정없이 부숴버렸다.

 

쿠과과과과광!

 

굉음과 함께 먼지가 사방으로 퍼졌다.

 

그 상태에서 천악은 윈드(바람) 마법을 시전했다. 바람과 더불어 먼지가 날려가자 주변이 다시 환해졌다.

 

진법, 독염무, 이어지는 무수한 기관진식이었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는 무서운 장치들이었다. 금황이 만들어놓은 이곳은 보통 무인은 들어갈 수 없는 사지(死地)였다.

 

“가자.”

 

천악이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를 갔을까, 동굴 안쪽에서 빛이 스며들었다. 금색의 빛이 사람의 시야를 가릴 정도로 찬연했다.

 

일행들 모두 두근거렸다. 드디어 금황전설에 다가왔다. 고난과 역경은 이제 없었다.

 

금황은 여기까지 오는 이를 위해서 엄청난 고난과 역경을 준비했겠지만 천악은 그런 고난과 역경을 너무 쉽게 해결해 버렸다. 금황이 보았다면 만든 사람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한 번쯤 고생 좀 해달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 * *

 

진법을 헤치고 들어오는 서른 명의 인원과 수레가 있었다.

 

제일 앞에서 진을 파악하고 뚫어내는 귀뇌 백천의 능력에 뒤따라오는 화룡수 이진충은 놀라고 있었다.

 

“대단합니다.”

 

“별것 아니오.”

 

귀뇌는 말과는 다르게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아니면 이런 엄청난 진법을 통과할 수 없다는.

 

‘내가 아니면 불가능하지. 암, 암!’

 

귀뇌가 생각하기에도 천 년 전의 진법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진법이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될 것이오.”

 

“알겠습니다.”

 

귀뇌의 진두지휘 아래 일행은 진법을 무사히 통과했다.

 

그리고 나타난 거대한 철문 앞에서 한동안 그들은 말이 없었다. 만년한철로 이루어진 대단한 문이었다.

 

이진충은 적화룡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염화를 터뜨렸다. 그럼에도 만년한철은 녹아내리지 않았다.

 

“굉장하군.”

 

“이런 문을 부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오. 그러니 잠시 기다리시오.”

 

귀뇌가 문 옆에 만들어진 아홉 개의 돌부리를 정해진 순서에 따라 눌렀다. 눌러진 순서가 정확하게 기관장치에 맞물렸을 때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두르르릉!

 

이들은 만년한철로 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한참을 더 들어가자 독연기가 그들을 가로막았다.

 

독연기는 귀뇌로서도 무척 난처했다. 그래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진충을 데려온 것이다. 독의 상극은 불이라고 하지 않는가!

 

“부탁하오.”

 

“맡겨주시오.”

 

이진충은 몸 안에서 끓어오르는 내공을 외부로 발현시켰다.

 

불꽃은 색으로 온도를 알 수 있다. 타오르는 불길은 붉은색, 주변의 공기를 태우는 청색, 마음까지 태운다는 심화(心火)의 단계 백색으로 구분되어진다.

 

이진충의 손길에서 청색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불길은 앞의 독염무를 빠르게 증발시키기 시작했다.

 

츠츠츠측!

 

시커먼 연기가 증발되어 사라지자 귀뇌 일행은 조금씩 앞으로 전진했다.

 

귀뇌는 서른 명의 수하들에게 피독주를 나눠주었다. 어중간한 독이라면 금세 해독이 가능하기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았다.

 

“앞으로 전진한다.”

 

이진충의 내공은 상당했다. 장시간 적화룡공을 사용했음에도 지치지 않았다.

 

귀뇌는 새삼 감탄했다.

 

‘장로 서열 10위라는 데엔 다 이유가 있었구나.’

 

교의 장로들은 모두 굉장한 고수들이었다. 강호의 십대고수에 올려놓는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강자들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화룡수 이진충이었다.

 

 

 

독염무를 증발시키고 앞으로 나아가자 이제는 다시 평범한 동굴이 나왔다. 귀뇌는 앞으로 나가는 것을 조금 늦추고 수하 한 명을 먼저 앞으로 보냈다.

 

데리고 온 서른 명은 이진충의 수하들로서 하나같이 뛰어난 자들이었다. 절정지경에 달한 무인들이기에 위험에 대해서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앞으로 조심스럽게 가던 수하가 무언가를 밟았다.

 

파파파파팟!

 

순식간에 사방에서 쇠 화살이 날아왔다. 날아오는 반경과 각도가 너무 좁고 빨라서 어중간한 대처로는 막아내지 못할 정도였다.

 

절정의 무공을 자랑하던 수하 한 명이 고슴도치가 되는 데에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귀뇌가 서둘러서 방패를 사용할 것을 명령했다.

 

“방패진형을 갖춰.”

 

기관진식에 잘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활이었다. 그 중에서 검게 칠해진 쇠 활은 은밀하면서 무섭기까지 했다.

 

카카카캉!

 

방패를 잡고 있는 수하들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굉장한 위력에 충격을 고스란히 다 받고 있는 듯했다.

 

화살 세례가 모두 끝이 나자 방패를 치웠다.

 

잠깐의 순간이었다. 정면에서 거대한 쇠도끼가 빠르게 내리찍으며 다가왔다.

 

위이이잉!

 

묵직한 무게와 힘으로 인해 바람 소리마저 무겁게 느껴졌다.

 

그 순간에 정면에 있던 수하들 세 명이 쇠도끼의 위력 앞에 반으로 쪼개졌다. 도끼는 사람을 반으로 쪼개버린 순간에도 위력은 멈추지 않고 다른 먹이를 찾고 있었다.

 

그때에 이진충이 화룡장을 출수하여 쇠도끼를 튕겨냈다.

 

쿠우웅!

 

이진충은 튕겨낸 쇠도끼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손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보통이 아니었다. 묵직한 기운으로 인해 손이 다 얼얼했다. 이런 기관을 만들어놓은 금황에게 감탄하면서도 수하들이 죽은 것에 대해서는 화가 치밀었다.

 

“굉장한 기관이다.”

 

“그렇소이다. 천 년 전에 이런 기관을 만들어놓다니……. 우리니까 가능하지, 그동안 누구도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 당연한 것 같소.”

 

“그럴 것이오.”

 

귀뇌와 이진충 모두 그 생각에는 동의했다.

 

“앞쪽으로 빛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이제는 다 온 것 같소이다.”

 

전설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을 위안으로 삼는 일행이었다. 이후에 이 모든 것은 자신들과 교에 들어가게 된다.

 

“최고 장로께서 흡족해 하실 것이오.”

 

“자금을 구했으니 당연하오.”

 

* * *

 

별천지의 세상이었다. 만지는 것 하나하나가 모두 값비싼 금과 보석이었다. 거대한 광장을 연상케 하는 모든 것들이 다 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왜 금황전설이라고 이름 붙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황금이었다. 이 광경은 직접 보지 않은 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천악을 제외한 남궁태희, 금은혜, 제갈지, 운정, 연광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 모두 부유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돈이 없어 풍족한 생활을 하지 못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금 속에 파묻혀 살았던 과거의 인물에 대해 연신 감탄하고 있었다.

 

“대단하다!”

 

“이게 다 금이야?”

 

연광은 스님이지만 믿어지지 않아 이빨로 금을 깨물어 보는 짓을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

 

“윽! 진짜 금이네!”

 

이곳에 있는 금만 가지고 있다면 대대손손, 자자손손 탄탄대로로 사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연광은 중 주제에 자손을 생각하고 말았다. 누가 들으면 애를 낳을 생각하는 중으로 볼 것이다.

 

금은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는 마력이 있다. 그 마력에 빠져 사람들은 허우적거리게 되는데, 그것은 사람의 본성이기에 탓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제갈지는 흡족해 했다.

 

‘여기의 1할이라도 엄청나겠다.’

 

천악이 이 모든 것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1할을 얻는 것도 상당한 수확이었다. 돈에 대해서는 부족함 없지만 이건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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