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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전설 5화

무료소설 신룡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3,25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룡전설 5화

신룡전설 1권 - 5화

 

 

 

 

 

물속 깊숙이 빨려 들어가듯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은 그.

 

가슴의 상처에서 뿜어져 나오던 피도 물속 깊숙이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어느새 멈춰져 있었다.

 

가슴이 터질 듯이 숨이 막혔지만 숨을 쉴 수 없었다.

 

어째서 자신의 가슴이 검에 꿰뚫려야 했는지 궁금하기보다는 당장 이 꽉! 막힌 숨을 뱉어내고, 신선한 공기를 양껏 들이켜고 싶을 뿐이다.

 

깊숙이, 아주 깊숙이 가라앉던 그의 몸을 무언가가 감싸 안기 시작했다.

 

스르르륵.

 

방금 전까지 그와 사투를 벌였던 괴물 문어였다.

 

이제는 다리가 8개밖에 남지 않은 괴물 문어지만 그 위용은 여전히 건재했다.

 

-데려와라.

 

물속에 엄청난 진동파가 생겨났다.

 

괴물 문어는 그를 데리고 더욱더 아래로 내려갔다.

 

도대체… 그 끝은 어디일까?

 

 

 

 

 

第三章.용을 만나다!

 

 

 

 

 

어둠. 아니, 빛. 아니, 어둠! 아니, 빛!!

 

어둠 속에 빛이 있었고, 빛 속에 다시 어둠이 있었다.

 

“끄응…….”

 

작은 신음과 함께 파란 눈동자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어……?”

 

눈에 아른거리는 것들은 분명히 1년에 한 번 보기 힘들 정도로 희귀한 물고기였다.

 

붉은 눈동자와 온몸이 타오르는 듯한 붉은빛의 물고기와 파란 눈동자, 온몸이 얼어붙어 있는 듯한 파란 빛의 물고기는 분명 그것들이었다.

 

 

 

 

 

‘역대 조부님들께서도 잡지 못한 놈들이다! 너는 저놈들을 반드시 잡아서 이 연못 물고기들의 씨를 말려야 한다! 저놈들은 분명히… 분명히… 수놈이다!’

 

 

 

 

 

“수놈!!”

 

그는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그리곤 온몸이 타오르는 듯한 붉은빛의 물고기와 온몸이 얼어붙어 있는 듯한 파란빛의 물고기를 향해서 뛰어갔다. 아니, 뛰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어라? 왜 이러지?”

 

힘껏 다리에 힘을 줘서 달려보아도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둥그런 뭔가에 감싸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놀랍게도 이곳은… 물속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클클클…….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는 갑작스런 진동파에 얼굴을 찌푸렸다.

 

어둠이 빛났다. 빛이 어둠을 감쌌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새카맣게 빛나는 눈동자로 자신을 가소롭다는 듯 바라보는 한 마리의 거대한… 용(龍)을!

 

가문 대대로 내려온, 반드시 이뤄야 할 숙원(宿願)!

 

 

 

 

 

용(龍)을 잡아라!

 

 

 

 

 

“와아~ 용이다!”

 

-…….

 

천진난만하게 환한 웃음을 그려내는 그의 모습에 용은… 할 말이 없었다.

 

 

 

 

 

용의 피!

 

용혈(龍血)은 정말로 만병통치약일까?

 

용혈에 대한 소문은 무성했다.

 

무인이 용혈을 한 방울이라도 먹게 되면 천년 내공을 얻게 된다는 말도 있고, 일반인이 용혈을 먹게 되면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말도 있었다.

 

물론 용의 내단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지만, 인간으로서 어찌 용을 잡아 그 내단을 취할 수 있겠는가?

 

해서, 사람들은 용의 피 한 방울만이라도 얻게 되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기 지극한 효심으로 용혈을 구하기 위해 달려든 어부가 있다. 어부는 용혈을 구하기 위해서 용이 잠들어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곳에서 진심으로 간절히 기도했지만 결국 용혈을 구하지 못했고, 결국 병든 노모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부는 용서할 수 없었다.

 

용혈을 구하지 못해 병든 노모를 보내야만 했던 자신과 고작 피 몇 방울 나눠주는 것을 아까워해 자신의 간절한 바람을 거절한 좀스런 용을 용서할 수 없었다.

 

어부는 결국 용혈이 아닌, 용을 잡기 위해 인생을 바쳤다. 자신이 잡지 못하자 아들에게, 아들은 또 다시 그의 아들에게… 그렇게 어부의 집안엔 하나의 숙원이 생겨나고 말았다.

 

반드시 용을 잡아야 하는 숙원!

 

그렇게 어부의 집안은 용을 잡기 위해 온갖 짓을 다했지만 쉽사리 용을 잡을 수 없었다. 아니, 용의 꼬리조차 볼 수 없었다.

 

용이 숨어 있는 물속은 너무 깊었고, 용의 하수인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괴상한 괴물들이 자리를 떡! 지키고 있었기에 어부의 집안은 용이 아닌 그의 하수인들과 치열하게 싸워야만 했다.

 

황금잉어, 거대 거북, 붉은 바다뱀, 이제는 다리가 27개나 되는 괴물 문어.

 

어부의 집안은 우선 용을 끌어내기 위해서 용의 먹이인 물고기를 모두 잡아 없애기로 작정했다. 확실히 용이 사는 곳이라서 그런지 물고기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길이가 1장에 이르는 물고기는 피라미에 불과했고, 최대 7장에 이르는 물고기까지 있을 정도니 확실히 이 물속 깊은 곳엔 용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

 

그리고 처음엔 용의 피를 얻기 위해서, 이후 용을 잡기 위해서 인생을 바친 어부 가문의 18대 자손이 뜻하지 않은 인간의 배신으로 죽음의 위기에 빠졌다.

 

그리고 그 죽음의 위기로 인해 그는 눈앞에서 용을 보게 되었다.

 

 

 

 

 

“와아~ 엄청 크네!”

 

-…….

 

“물고기랑은 다르게 비늘이 엄청 반짝이네?”

 

-…….

 

“저런 발톱에 맞으면 그대로 죽겠지?”

 

-…….

 

그는 용을 구석구석 살펴보며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아버지의 말대로 용을 잡기 위해서 연못을 지키고, 물고기와 괴물 문어와 싸움을 했지만 정말로 이렇게 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막상 진짜로 용을 만나보니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덩치가 훨씬 컸으며, 어떤 면에서는 무섭기도 했지만 무섭다는 감정보다는 신기하다는 감정이 더 컸기에 주눅 들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빨도…….”

 

-그만!

 

“욱!”

 

고막이 아니라 정신을 뒤흔드는 진동파에, 그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끌끌끌…….

 

용은 자신의 고함에 입을 꾹! 다물고 고통스러워하는 그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긴 저런 나약한 인간이 자신의 앞에서 까불어봐야 얼마나 까불 수 있겠는가?

 

-네놈 집안이 하는 짓은 내가 다 보고 있었다. 아주 가관이더군! 끌끌끌……. 감히 인간 주제에 날 잡겠다고? 내가 앞에 있으니 어디 잡아보아라!

 

출렁! 출렁!

 

용의 외침에 따라 물속이 사정없이 뒤흔들렸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누가 못 잡을 줄 알고!”

 

그가 호기롭게 외치며 눈을 빛내자 그의 전신에서 붉고 푸른 기류가 폭풍처럼 일어났다. 이와 같은 행동은 그의 집안 선조들이 영물의 내단을 끊임없이 섭취하면서 그 기운을 폭발적으로 발산할 수 있도록 찾아낸 유일한 방법이다.

 

무림인들처럼 영물들의 내단을 내공으로 다스려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단 본연의 힘을 몸속에 지니고 있다가 전신에 힘을 주며 내단의 힘을 끌어올리는 아주… 아주… 미련한 방법이자, 효율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방법이다.

 

만약 이런 식으로 내단의 힘을 한 번씩 배출시키지 않았다면 무작위로 복용한 내단들로 인해서 진즉에 몸이 터져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끌끌끌…….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용은 웃었다.

 

용이 웃던지 말던지 그는 용을 향해서 달려갔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해대자 우선 자신을 감싸고 있는 투명한 막을 부셔버리기 위해서 주먹과 발을 무차별적으로 날렸다.

 

퉁. 퉁. 퉁. 퉁.

 

붉은 기류가 넘실거리는 주먹과 푸른 기류가 뿜어져 나오는 발길질은 지금까지 어떠한 물고기도 견뎌내지 못했다. 심지어는 괴물 문어까지도 이 공격들에는 고통스러워했다.

 

그런데……!

 

투명한 막은 조금도 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먹과 발이 반발력으로 인해 튕겨져 나오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 이……!”

 

퉁. 퉁. 퉁. 퉁.

 

끊임없이 주먹과 발을 날리던 그는 이내 분한 얼굴로 ‘씩씩!’ 거리더니 용을 정면으로 똑바로 노려보며 소리쳤다.

 

“비겁한 용!”

 

-끌끌끌…….

 

“겁쟁이 용! 멍청이 용! 바보 용! 치사한 용!”

 

온갖 말을 뱉어냈지만 용은 여전히 가소롭다는 듯 웃기만 했다. 그러다 용의 눈에서 푸른 광채가 번뜩였다.

 

번- 쩍!!

 

“덤벼! 이 바보… 꼬륵! 컥컥!”

 

용의 눈에서 푸른 광채가 번뜩임과 동시에 그를 감싸고 있던 투명한 막이 사라졌고, 용을 향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던 그는 한꺼번에 밀려드는 물 때문에 양손으로 목을 부여잡으며 허우적거렸다.

 

헤엄이라면 웬만한 물고기보다도 잘하는 그였지만 물이 한꺼번에 코와 입으로 밀려들자 그렇게 잘하던 헤엄 실력도 죽은 듯 사라져버렸다.

 

코와 입으로 물거품을 뿜어내며 터질 듯이 붉어진 그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던 용의 눈에서 다시 한 번 푸른 광채가 번뜩였다.

 

“쿨럭! 쿨럭! 쿨럭!”

 

크게 기침을 하며 물을 뱉어내는 그는 여전히 벌겋게 변한 얼굴로 용을 노려봤다.

 

“이 겁쟁이 용이 비겁하게!!”

 

그의 외침에 용이 코웃음을 쳤다.

 

“다시 덤벼! 후우우우우웁!”

 

말과 함께 크게 숨을 들이키는 그의 모습을 용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자 그가 투명한 막을 연신 손으로 가리켜댔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지를 알면서도 용은 가만히 있었다.

 

“파아아아아앗-! 컥컥! 꼬르륵!”

 

그가 숨을 뱉어내기가 무섭게 용이 투명한 막을 없애버렸고, 또다시 그는 코와 입으로 물을 잔뜩 먹고 말았다.

 

용이 투명한 막을 다시 만들어주자 좀 전과 마찬가지로 그는 기침을 해대며 물을 뱉어내고는 용을 향해서 비겁하다느니, 치사하다느니, 정정당당하게 덤비라느니 온갖 말을 쏟아냈지만 용은 여전히 재미있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바보 같은 용! 빨리 덤벼! 덤비란 말이야!!”

 

-어리석은 것.

 

말과 함께 용이 처음으로 움직였다.

 

단순히 꼬리를 가볍게 휘두른 것뿐이지만 그 파괴력은 엄청났다.

 

콰아아아아앙-!!

 

“……!!”

 

밑바닥을 깊숙이 파고든 용의 꼬리에 그는 입을 쩍! 벌리고 용을 바라봤다. 그제야 지금 자신의 힘으로는 용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래도 덤비겠느냐?

 

용의 물음에 그는 용이 휘두른 꼬리 한 방에 깊숙이 파인 바닥을 보다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장부라면 어떠한 힘든 일이 있어도 한 번 품은 뜻을 꺾진 말아야 한다! 남의 도움을 빌려서도 안 되며, 두렵다고 도망을 가서도 안 된다! 장부라면! 사내라면! 죽음을 두려워한다 해서 뜻을 꺾진 말아야 한다!’라고 했어! 나는 장부며, 사내야! 용을 꼭 잡을 거야!!”

 

고집스런 그의 모습에 용은 뜻 모를 웃음을 흘렸다.

 

그러는 사이, 다리가 8개밖에 남지 않은 괴물 문어가 용의 곁으로 다가와선 넙죽 엎드렸다.

 

용은 문어를 가만히 바라보다 말했다.

 

-인간의 욕심이란……. 놈을 쫓아내라.

 

용의 말이 끝나자 문어는 알겠다는 듯 연신 거대한 대갈통을 움직여 대답하곤 위로 헤엄을 쳐 사라졌다.

 

‘괴물 문어가 용한테 꼼짝도 못하네……?’

 

항상 자신과 대등하게 싸웠던 문어가 용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며 굽실거리자 더욱더 용이 대단하게 보였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설 그가 아니었다.

 

-인간이란 참 어리석은 존재지. 어쩌면 그 욕심이 인간을 어리석게 만드는 것일지도…….

 

“……?”

 

알아들어 먹지도 못할 말을 하는 용을 그는 멍하니 바라봤다.

 

-네놈의 집안은 고집스럽게도 어리석으면서도 순수함을 지니고 있었기에 내가 그저 가만히 두고 보았던 것이다. 만약 네놈의 집안이 다른 뜻을 품었다면, 결코 가만히 두고만 보지 않았을 것이다.

 

“……?”

 

그는 여전히 무슨 소리를 해대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용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런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용은 ‘끌끌끌’ 거리며 웃었고,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용이 뜻밖의 말을 꺼냈다.

 

-용을 잡고 싶나?

 

용의 물음에 그는 곧바로 씩씩하게 답했다.

 

“응!”

 

-끌끌끌…….

 

용을 앞에 두고 용을 잡겠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의 모습에 용은 괘씸하다기보다는 재미있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네놈이 힘으로 날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

 

그는 좀 전과는 다르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용이 말을 이었다.

 

-내 부탁을 들어준다면 네가 용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마.

 

“어?”

 

-끌끌끌……. 어떠냐?

 

용의 물음에 그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리해서 용과 인간의 괴이한 거래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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