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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135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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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135화

천라지망(天羅地網) (2)

 

 

주르르륵!

 

곽천진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나왔다. 한서불침지체(寒暑不侵之體)의 경지에 이른 곽천진이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는 어이없다는 듯이 궁휼을 보았다. 거지 주제에 실력이 초일류였다. 거지가 구걸은 안 하고, 바둑만 둔 것 같았다.

 

“허허, 이거 바둑 두는 사람 어디 갔나!”

 

당지독은 옆에서 구경하면서 궁휼을 응원했다. 이대로 조금만 더 지나면 천마의 패배였다.

 

곽천진은 한 수를 어디에다 둘지 집중하며 살폈다.

 

“한 점, 두 점! 둘 자리가 없구나!”

 

공간과 공간 사이를 점령한 궁휼의 바둑알은 곽천진의 바둑알이 가는 방향을 모두 막아서고 있었다. 자칫 외통수를 두게 되면 바로 끝이었다.

 

‘거지놈에게 지기는 왠지 모르게 싫단 말이야.’

 

단순한 내기였다. 별것 아닌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이기다가 거지에게 지는 상황이 오니 내키지 않았다.

 

망설임이 계속되었다. 그 앞에서 궁휼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제까지 진 것을 모두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팽팽한 것처럼 보이지만 궁휼의 계획된 바둑이었다. 궁휼의 실력은 국수(國手)라고 해도 쉽사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기인(奇人)의 경지에 들어 있었다.

 

곽천진의 수법이 모두 보이고 있으니, 숨통을 철저히 끊어주었을 뿐이었다.

 

시간이 없었다.

 

“빨리 두시오, 곽 선배!”

 

“누가 안 둔다고 했나? 조금만 기다리게!”

 

천마가 집중해서 허점을 찾으려고 할 때 천악이 천천히 걸어왔다. 천악은 그 둘이 무엇을 하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천마와 같이 움직여야 할 때가 다가왔기 때문에 말을 하려고 온 것이다.

 

천악이 천마를 불렀다.

 

“곽 어르신, 이제 가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벌떡! 탓!

 

“정말인가?”

 

천마가 의외로 놀란 듯이 물어보고 있었다. 사실, 천마에게는 이미 말을 했기에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이토록 놀라면서 일어날 필요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일어나면서 바둑판을 건드린 것이 아닌가!

 

한 수면 끝나는 승부가 된 바둑판이 완전 개판이 되어버렸다. 천마의 앞에 앉아 있던 궁휼의 인상이 구겨졌다.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일부러 한 행동이었다.

 

“곽 선배, 지금 일부러 그런 겁니까?”

 

“허허, 생사람 잡는 소리를! 나도 모르게 놀라서 일어나다가 벌어진 일일세. 내가 왜 그런 더러운 짓을 하겠나.”

 

천마는 짐짓 능청스런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러면서 무언의 압박까지 하고 있었다.

 

당지독이 참지 못하고 말을 했다.

 

“내가 봐도 일부러 그런 것 같은데, 곽 선배! 너무 치사한 것 아닙니까!”

 

당지독이 용기를 내자 궁휼까지 천마를 향해 추궁하는 눈빛을 보냈다.

 

“무슨 소리! 난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는 사람이야. 그리고 바둑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나 먼저 일어남세.”

 

곽천진이 천악의 옆으로 다가와서 어서 가자고 했다.

 

“어서 가세, 바쁘지 않나!”

 

“그러지요.”

 

남겨진 당지독과 궁휼이 이를 갈고 있을 뿐이었다.

 

‘제기랄!’

 

‘하필이면 지금 오고 지랄이야!’

 

그렇다고 중요한 일이 있다는데, 거기서 바둑 때문에 질질 끌 수도 없는 일이었다. 천마가 마교 내부의 중요한 일이라고 이미 말을 해 주었기에 더 이상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천악은 곽천진에게 내일 마교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에 따른 준비를 할 필요가 있기에 부른 것이다.

 

“우선, 얼굴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마교 쪽에서 아는 사람이 있으면 골치 아플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거라면 문제없네.”

 

천마는 역용술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역체변용술(易體變容術) 중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환마의 독문역용술인 환마신술(幻魔神術)을 완벽하게 익히고 있었다. 고수에게 역용술은 그다지 어려운 기술이 아니었다. 육체를 내공의 힘으로 바꾸는 것이기에, 기의 변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고수는 웬만해서 다 할 수 있었다.

 

역용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신이 완벽해야 하는 것이고, 내공의 소모가 적을수록 뛰어난 역용술이라고 할 수 있다.

 

천마가 변신을 하려는 순간에 천악이 제지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폴리모프(변신).

 

9서클의 폴리모프 마법이 천마의 몸에 시전되자 모습이 완벽하게 바뀌었다. 겉으로 보이는 나이는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외형이 전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대단한 술법이군.”

 

“이 술법의 좋은 점은, 내공의 소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역용술이라고 해도 내공의 소모는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군.”

 

“내일 떠날 때, 필요한 것을 챙기십시오. 저도 준비를 하고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그러세.”

 

 

 

천악은 이번 여정에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것은 천마와 천악 둘이서 해결해야 할 일이었다.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가기에는 번거롭고,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홀가분하게 여행하기는 천악도 오랜만이었다. 그동안 여인들과 다닌 것이 지겨운 것은 아니지만 홀가분하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천악은 방으로 들어가서 생각을 정리했다.

 

천마와 함께 마교에 가더라도 당분간은 존재를 드러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모든 일을 실행하기 전에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 일을 행함에 있어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천악이 생각이 잠겨 있을 때, 금은혜가 들어왔다. 그녀가 온 이유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무슨 일이지?”

 

“전에 제 아버지가 한번 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 말을 전하려고 왔어요. 사실 홍수피해를 극복하는 데 군 오라버니의 도움이 컸잖아요. 그래서 아버지가 보고 싶어하세요. 같이 가실 수 있나요?”

 

“지금 당장 갈 수는 없다. 일단 갈 곳이 있어서 말이지.”

 

“예? 이번에 또 어디 가세요? 그럼 저도 같이 갈게요!”

 

금은혜는 여행이라면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천악의 대답은 아니었다.

 

“이번에 갈 곳은 네가 갈 수 없는 곳이다.”

 

“그래도 가고 싶은데.”

 

“마교에 가고 싶으면 가도 좋겠지.”

 

헛!

 

금은혜가 헛바람을 일으켰다. 마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피를 마시는 집단이었다. 그런 곳을 여행하겠다고 가면 그게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천악이 있기에 안전에 대한 걱정은 없더라도 위험한 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마교에 천마와 같이 가는 일이었다. 어떤 혈로가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금은혜도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가고 싶나.”

 

“아니요, 저는 할 일이 있어서요. 어서 다녀오세요! 헤헤!”

 

“갔다 와서 황궁에 한번 가보도록 하지.”

 

“정말이요? 고마워요!”

 

천악이 나중에라도 같이 가 준다는 말에 금은혜가 반색했다.

 

 

 

다음 날, 천악과 천마가 풍운장원을 나서는데 그를 마중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당지독, 궁휼, 추상락, 삼영살, 남궁태희, 금은혜, 제갈지, 운정, 대정선자, 고 총관 이하 풍운장원의 식솔들이 모두 나왔다.

 

천악이라는 존재에 의해서 모이게 된 사람들이었다. 정파를 대표하는 개방, 사천당가, 남궁세가, 제갈세가, 아미파, 관을 대표하는 구문제독부. 어디 하나 부족하지 않은 집단이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합심해서 단일 무력단체를 만들면, 대륙에서 가장 강한 문파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 중심에 천악이 서 있었다. 천악 혼자서도 강하지만 이들이 모두 천악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하면, 세상 전체가 천악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마땅했다. 만약 천악이 야심을 가지고 세상을 지배하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천악은 그들의 면모를 바라보았다. 특히 남궁태희, 금은혜, 제갈지를 살펴보았다. 사내라면 여인들에게 시선을 가는 것이 당연했다. 천악은 사내의 본능에 대해서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녀들에게 특별한 감정이 생긴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감정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을 수 없더라도 그녀들이 다른 사람들보다는 천악의 마음에 가까이 닿아 있었다.

 

“이번 여정이 위험해서 너희들을 데려가지 못하는구나. 하지만 다음에는 같이 가도록 하자.”

 

천악이 먼저 다가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천악이 이렇게 말을 하자 그동안 서운했던 감정들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녀들도 사람이었다. 목석같은 천악의 행동을 보면서 안타깝고, 아쉬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이처럼 와 닿는다면 다른 어떤 말보다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을 같이 한 여인들만이 그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훈훈한 분위기였다. 그 분위기를 한 번에 깨뜨리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당지독과 궁휼이었다.

 

“이놈아, 우리는 보이지도 않느냐! 어른이 어린놈을 마중하는데, 쳐다보지 않다니 너무하는구나!”

 

당지독은 자신의 손녀와 연결이 되지 않아 심술이 났고, 궁휼은 천악의 행동 하나하나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심술이 섞인 말을 했다.

 

“장원을 잘 부탁합니다.”

 

“만날 그런 식으로 부탁만 하는 것이냐!”

 

“장원 내에서 공짜로 머물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시는 군요. 지난번 여행을 갔다 온 후 극락매화주가 50병이나 부족하더군요.”

 

움찔!

 

당지독과 궁휼이 동시에 몸을 떨었다.

 

극락매화주의 술병이 상당히 많아서 확인하지 않는 이상 모를 줄 알았다. 그런데 천악이 정확하게 지적하자 찔린 마음에 몸을 떨었다.

 

금은혜가 옆에서 거들어 주었다.

 

“극락매화주 한 병에 금자로 15냥이니까, 50병이면 750냥은 족히 되겠네요! 더군다나 공짜로 장원에서 생활하고, 식비까지 더하면 액수가 장난 아닐 것 같네요! 호호호!”

 

상당한 액수였다. 술값으로 그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을 리 만무했다. 특히 당지독이나 궁휼 같은 사람은 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필요할 때 얻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변한 당지독과 궁휼이었다.

 

천악은 극락매화주나 기타 비용에 대해서 묻는 것이 아니었다. 장원을 지키는 데에 한몫한 사람들이기에 그 정도는 사용해도 상관없었다. 다만 그 이상의 요구를 한다면 들어줄 수 없다. 일을 행함에 있어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지불하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었다.

 

“고 총관, 공사대금에 대해서는 알아서 잘 관리하고, 추상락은 아이들 교육에 최선을 다해라. 마지막으로 삼영살은 장원을 잘 지키고, 사람들을 보호해라. 각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물론입니다. 장주님!”

 

후!

 

천악이 웃음을 지었다.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말에 그들 모두는 소름이 돋았다.

 

“내가 돌아온 후에 지금보다 발전된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상상에 맡기겠다.”

 

천악의 조건이었다.

 

각자 맡은 일을 확실하게 하고, 책임을 지라는 말이었다. 맡겨진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는 쓸모없는 놈이었다. 천악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리를 주었다. 그렇기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간주했다. 노력하지 않는 자는 장원에 필요 없었다.

 

“자, 가시죠.”

 

“알았네.”

 

곽천진은 천악의 분위기가 어떤지 금세 파악했다. 자기에게 필요한 자에게는 원 없이 베풀지만 필요 없는 자에게는 가차 없다는 것을 말이다.

 

천악과 천마가 길을 떠나고 나자 남겨진 자들도 하나둘씩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위해서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당지독이 들어가려 할 때, 궁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일 있는 것 아니냐? 곽 선배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 같던데.”

 

“걱정 있으면 네가 어떻게 할 건데?”

 

“천마가 걱정하는 일이 쉬운 일이겠냐?”

 

궁휼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당지독에게 따졌다. 마교에서 벌어지는 일은, 그냥 모른 척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자칫 마교에 내분이 벌어지고, 그 일로 중원 진출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은 끔찍하다 못해 무서운 일이었다.

 

당지독은 궁휼이 걱정하는 게 무엇인지 알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너는 지금까지 뭘 본 거냐? 천악이 놈이 어떤 놈인데 그런 일이 벌어지냐? 괜한 걱정은 하지 않는 게 건강에 좋아.”

 

“그렇기는 하지만.”

 

당지독은 전혀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보았다. 군천악은 인간의 잣대로 재면 골치 아픈 존재였다. 그러한 존재가 가는데, 무슨 걱정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천악을 상대하는 놈들이 걱정이었다. 정도를 모르는 천악이 일단 손을 쓰면 그 뒤 벌어지는 일은 참혹한 수준을 한참이나 넘는다.

 

‘걱정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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