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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181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8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181화

북해풍운(北海風雲) (3)

 

 

으윽!

 

신음성을 내지르던 아버지가 정신을 잃고 고개가 젖혀졌다. 냉상아는 믿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반항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일방적으로 맞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북해무림에서 아버지를 이렇게 압도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인물은 없었다. 아니 세상천지에도 없을 것이다. 냉상아의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났다.

 

“한동안 잠잠할 겁니다.”

 

천악이 냉사진을 의식불명으로 만든 것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놈들은 궁주가 무사한 것을 보고, 다시 암계를 꾸밀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차라리 일망타진하려면 결정적일 때 나타나서 계획을 망치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되면 놈들도 최후의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증거가 필요했다. 냉사진의 몸에 남아 있는 열독은 보통 독이 아니었다. 이런 독을 장기간에 걸쳐 복용했을 가능성이 컸다. 아직 남아 있는 열독의 재료가 있을 수 있었다. 그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놈들의 목적을 분쇄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증거를 찾으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니, 천악이 직접 수고를 할 생각이었다.

 

매일 복용했다면 음식이나 찻속에 넣었을 것이다. 열독은 아무나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니, 그 성분을 제대로 아는 인물이 사용했을 것이다.

 

“궁주의 식사를 마련하는 주방이 어디입니까?”

 

“지금 그런 말이 나와요? 아버지가 잠시 착각했다고 이렇게 때리다니! 당신이 사람이에요!”

 

정신을 차린 지 얼마나 됐다고 사람을 이렇게 만들다니, 천악의 행동이 너무했다고 타박하고 있었다.

 

“몸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그것보다 주방이 어딘지 말해 주시지요.”

 

“좋아요. 말해 주죠! 어디 배터지게 드세요!”

 

자신의 말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안 냉상아는 화가 난 목소리로 설명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방을 찾는 천악의 행동에 어이없기까지 했다.

 

천악은 일일이 설명하는 대신에 먼저 움직였다. 공간을 무시하며 사라진 천악이었다. 남겨진 냉상아는 냉사진을 부축해서 궁주의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청색의 관복을 입은 청년이 서 있었다.

 

청년은 창백한 듯한 피부를 가지고 있지만 여성스러운 선이 잘 살아 있어, 흡사 여인의 뒤태를 보는 듯했다.

 

여성스럽지만 권태로움이 가득 묻어 있는 눈동자 사이로 한 명의 인영이 투영되었다. 그림자가 살아 꿈틀거리며 사람의 형상으로 바뀌어갔다.

 

“무슨 일이지?”

 

“금룡화가 돌아왔습니다.”

 

호호!

 

웃음소리가 교태롭지만 사내가 듣기에는 상당히 거북한 소리였다. 여인도 사내도 아닌 중간의 목소리였다.

 

청년은 만족스러웠다. 원래의 계획대로 실행을 하면 완벽하게 진행이 될 가능성이 컸다.

 

“태자 전하께서 좋아하시겠군.”

 

그림자는 말이 없었다. 명령을 내리면 따르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이 그의 임무이자 사명이었다.

 

“지금 즉시 태자궁에 이 사실을 알려라. 그리고 준비한 계획을 실행하도록.”

 

“존명!”

 

“가라!”

 

사삭!

 

그림자가 사라지고 나자 청년은 자리에 앉아 화분을 정리했다. 화분 안에서는 분목(盆木)이 자라나고 있었다. 이리저리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가지가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청년은 작은 단검을 들더니 뻗어나가는 가지를 차분하게 쳐내렸다. 가지를 치니 한 곳으로 뻗어나가는 줄기만 남았다.

 

“남아 있는 것은 이것 하나뿐이겠지.”

 

계획대로 이루어지면 원하던 대로 만들어질 것이다. 청년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크윽!

 

온몸이 욱씬거렸다. 시퍼런 멍이 이제는 많이 잦아들기는 했지만 전신이 찌릿찌릿했다. 간신히 깨어나 보니 익숙한 방에 누워 있었다. 침대의 옆으로 익히 알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냉사진은 침대 옆에서 걱정스레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는 냉무기와 냉상아를 볼 수 있었다.

 

냉무기와 냉상아는 냉사진이 일어나자 반기면서 기뻐했다.

 

“일어나셨습니까!”

 

“그렇구나!”

 

“이제는 괜찮으세요?”

 

“많이 좋아졌다.”

 

냉사진은 몸을 살펴보았다. 외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몸속은 멀쩡했다. 오히려 힘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냉사진은 아들과 딸이 걱정스레 바라보자 괜찮다고 말을 했다.

 

천악이 주먹을 내지르면서 추궁과혈을 한 결과이기도 했다. 굳어 있던 몸을 풀어주기 위해서 추궁과혈만큼 뛰어난 진기타법은 별로 없었다. 또한 사람이 말을 하면 알아들으라는 경고의 뜻을 주먹에 가득 담았다. 약간은 이기적인 추궁과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얼마나 지났느냐?”

 

“3일 정도 주무셨습니다.”

 

“3일이나!”

 

3일 동안이나 의식불명이 되다니 절대고수로서 상당히 민망한 일이었다. 천악이 딱 3일 동안 쉬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냉무기는 아버지가 깨어남으로써 다시 북해빙궁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것보다 그놈은 어디 있느냐?”

 

“그놈이라니요?”

 

“날 이렇게 만든 놈!”

 

“아! 그분은 지금 내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냉무기는 천악이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를 치료하고, 동생을 구해주었으니 은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북해빙궁에 온 최고의 귀빈이기에 극진하게 대접을 했다.

 

반면에 냉사진은 허탈한 심정이었다. 내심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괴물이 존재하고 있을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한 번이라도 반격을 해봤으면 이런 마음도 안 들었을 것이다. 어떻게 맞은 것인지도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일방적으로 맞다가 쓰러진 것이다. 누구한데 말을 하기도 쪽팔린 일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으신 겁니까?”

 

“아…니다. 잠시 그놈을 불러주겠느냐!”

 

냉사진은 아들에게 일방적으로 터졌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우상이고 싶어한다. 그것이 비천하던 귀하던 모두가 같은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알겠습니다.”

 

냉무기가 즉시 내원에서 한가하게 정원을 구경하고 있는 천악을 부르러 갔다. 다른 일이라면 수하를 시키겠지만 아버지가 직접 시킨 일이고, 생명의 은인이기에 직접 부르러 간 것이다.

 

천악이 냉무기를 따라 냉사진에게 왔다.

 

“너는 잠시 나가 있거라.”

 

냉무기를 잠시 보내고 천악을 보았다. 천악은 전과 전혀 달라지 않았다. 다만 천악을 보는 냉사진은 절로 위축이 되었다. 나이를 따져 봐도 상당히 젊은 청년이었다. 저만한 나이에 이런 실력을 가지다니,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네는 누군가?”

 

“군천악입니다.”

 

“그것 말고 자네의 신분 말일세!”

 

저런 굉장한 인물의 이야기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소문이라도 날만 하건만 생전처음 본 얼굴이었다. 사실 중원의 십대고수 중에서도 오천존 정도라면 이해가 가겠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풍운장원의 장주입니다.”

 

냉사진은 믿을 수가 없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상식이 없어도 믿기 힘든 상황이지만 현실은 천악이 강하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했다.

 

“전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그럼 무엇인가?”

 

북해빙궁의 무인들 모두 덤빈다고 해도 천악을 이길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저런 인물이 그저 아무 사심 없이 도움을 주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살아생전 흉한 꼴을 많이 보니 사람을 보면 의심부터 들었다.

 

“제가 궁주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보입니까. 저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굳이 타인의 도움이 없더라도 충분히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궁주님의 도와드리는 것은 제 일을 방해하는 세력이 궁주님을 주화입마에 빠지게 만든 세력과 같다는 것 때문입니다.”

 

표정없이 조리 있게 말을 이어나가는 군천악이었다. 상대방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여 흥분하는 것은 금물이었다. 천악이 지향하는 바가 아니었다.

 

의심을 하던 냉사진이 천악의 눈과 표정을 보았다. 그가 허튼소리를 하는 인물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 원하는 게 뭔가?”

 

“놈들을 일망타진하는 겁니다. 살아 있는 것이 지겨운 놈들이니 모두 소각시켜버리고 싶습니다.”

 

움찔!

 

태연하게 다 죽인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천악이 무섭기까지 한 냉사진이었다. 사람을 죽이는데 감정의 변화가 전혀 없었다.

 

북해빙궁을 세력 안에 두려는 존재가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러한 일을 계획하는 세력이라면 한두 명이 아닐 것이다. 그들을 모두 죽인다고 하는 말이었다. 무섭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궁 안에 그런 세력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궁주님이 생각하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이것을 보십시오.”

 

궁내에서 야심을 드러낸 존재는 한영검귀 최 장로뿐이었다. 그가 연관되지 않고서는 말이 되지 않았다.

 

천악이 소매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주머니를 살짝 펴서 보니 그 안에 검붉은 색의 가루가 들어 있었다. 색만 보면 황토를 말린 것처럼 보인다.

 

“이게 무엇인데, 나를 보여주는 것인가?”

 

“궁주님을 주화입마에 빠지게 만든 것입니다.”

 

“그럼, 이게 그 열기의 정체인가!”

 

검붉은 가루지만 열기를 발산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냥 만져보아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천악도 처음에는 이것이 그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못 알아낼 것은 없었다. 자신은 모른다고 해도 하독한 인물은 알 것이다. 그 방법을 알아내는 것은 야수안이 결정적이었다.

 

야수안을 통해 알아낸 것은 간단했다.

 

우선 물이 필요하고, 소금이 미량 필요했다. 천악이 소금을 섞은 물 한 방울을 탁자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검붉은 가루를 물방울에 집어넣었다. 극히 미량이었다. 양으로 따지면 모래 알갱이 하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발생한 일은 놀라웠다.

 

화악!

 

물방울이 금세 산화하면서 열기가 뻗어져나갔다. 순식간에 탁자가 완전히 연소되어 타버렸다.

 

“이럴 수가! 이게 도대체 뭔가?”

 

“열화신독이라고 하네요. 주방에 가서 족쳐보니 최 장로와 연관되어 있더군요.”

 

최진평이 자신에게 독을 집어넣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이제는 사실을 밝혔으니 놈을 잡아들이는 일만 남았다.

 

“장로들이 다 보는 앞에서 놈의 더러운 가면을 벗기겠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하지만 자네의 도움은 필요 없네. 내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정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냉사진은 천악에게 물었다. 이 얘기는 아무도 듣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자네, 꼭 나를 이 꼴로 만들었어야 했나?”

 

굳이 온몸을 만신창이로 만들어야 했는가에 대한 추궁이었다. 천악은 냉사진의 온몸을 두들겨주어 설득을 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말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며, 이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따라서 대부분 말을 하면 이해하고 판단을 내립니다. 한데, 무인은 행동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일단 말로써 들어처먹은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크음!

 

말을 해도 정나미 뚝 떨어지는 말이었다. 듣고 있던 냉사진이 헛기침을 했다. 결론은 말을 해도 듣지 않는 자신의 꽉 막힌 성격을 탓하라는 말이 아니겠는가!

 

도대체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사실을 있는 대로 말을 해버리니 반박하는 것 자체가 구차한 생각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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