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독존기 169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2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169화
북경여정 (4)
척!
많은 병사들 가운데 젊은 장수 3명이 유유자적하며 나타났다. 얼굴에 자신감과 오만함이 가득했다.
용호는 불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상대는 군대의 장수였다. 건드려봤자 좋은 꼴 보기 힘들었다. 그냥 물러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용호가 물러나려고 하자 병사들이 그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가로막았다.
“왜 이러시는 겁니까?”
“백주 대낮에 사람들을 위협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죽이려고 하다니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뭔 소리야?’
용호는 답답했다. 아직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처럼 쏘아붙이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희가 언제 그랬다는 겁니까!”
“닥쳐라! 네놈들의 악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용호는 너무 억울했다. 갑자기 나타나서 무작정 잡아가려고 하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상황인가!
천악과 여인들이 창가로 바깥 상황을 지켜보았다.
“저게 뭐 하는 거야?”
금은혜의 말에 다른 여인들도 공감했다. 주먹패가 나타난 것은 아까 낮의 일을 복수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겠지만 갑자기 병사들이 나타난 것은 이해하지 못했다. 나타나서 낯간지러운 말을 서슴없이 하며 우쭐대는 것이 마치 광대 같았다.
더군다나 지켜보는 자신들을 향해 젊은 장수들이 눈짓을 보내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까지 하고 있었다.
“저놈들 또라이 아냐!”
“소설을 너무 많이 본 거 같은데.”
영웅들의 소설 줄거리는 대부분 비슷하다. 그들은 불의를 용서하지 않으며 물러서지 않는다. 당당히 나타나서 악인을 물리치고 미인들을 차지하는 것 말이다.
공청기와 한성원, 연공탁이 이놈들의 악행을 나열하고 병사들로 하여금 제압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주먹패들이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수적인 열세가 너무 많이 났다. 더군다나 함부로 덤벼들었다가 더욱더 불이익을 당할 수 있었다.
용호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항해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자 바로 도망치라고 명령을 내렸다.
“모두 도망쳐!”
사방으로 도망치면 어떻게 해서든지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병사들은 두 겹, 세 겹으로 진을 치고 있었다.
결국 모두 잡히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제압을 하고 난 후 세 장수들은 수하들을 시켜 인근 관하로 압송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세 장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소현에 들어오면서 관찰을 하고 있다가 결정적일 때 나타난 그들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천악의 여인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동네 건달 놈들이 설친 것이 다행이었다. 이제 멋있게 객잔으로 들어가서 인사를 건네면 되는 것이다.
공청기와 한성원, 연공탁이 객잔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우상처럼 바라보았다. 일반 소현 백성들이라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들에게 용호파는 사라져야 할 놈들이었다. 그런 놈들을 처리해 주었으니 영웅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들은 객잔 안에 들어가서 천악이 식사하는 곳으로 다가왔다.
마차에서 봤을 때는 한 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네 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네 여인이 모두 자신들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흠, 넘어왔군!’
‘넘어오지 않고 배길 수 없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아이들과 더불어서 이상한 놈이 하나 있는 것이 걸렸다. 하지만 저런 놈은 그저 조금만 겁을 주면 알아서 꼬리를 말 것이라고 보았다.
공청기가 천악의 식탁에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곤경에 처할 뻔했는데 때마침 저희들이 나타나서 다행입니다.”
남궁태희, 금은혜, 제갈지, 운정은 뉘집 개가 짖냐는 듯 황당해했다. 갑자기 나타나서 구세주 역할을 했다고 말을 하니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들의 당황스러운 표정을 본 공청기와 한성원, 연공탁은 조금 전 일로 긴장해서 그렇다고 보았다.
“저희가 여기 앉아도 되겠습니까!”
세 녀석들은 당연히 앉으라고 권유할 줄 알았다.
“꺼져.”
세 녀석들이 장수라는 것을 안 금은혜가 입을 열었다. 아름다운 여인의 입에서 나온 소리에 세 녀석들은 잘못 들었는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 다시 한 번 말해 주시겠습니까!”
“유치한 소설을 잘도 쓰더니 귀까지 먹었나. 꺼지란 말 안 들려!”
금은혜의 독설에 청년 장수들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구해주었더니 이런 배은망덕한 말을 하다니 어이없는 상황으로 여겼다.
이런 말을 들을 줄 상상도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화가 나는 공청기와 연공탁, 한성원이었다.
“우리가 누군 줄 알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이냐!”
“어서 사과하는 게 좋을 거다.”
“만약 우리의 말을 잘 따른다면 좀 전의 무례를 용서해주마!”
음흉한 본능을 드러내는 녀석들이었다.
여인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했다. 어쩐지 너무 빨리 나타나서 주먹패를 처리하는 것을 보니 상황이 뻔히 보였다. 바보가 아닌 이상 구별하지 못하면 그게 더 병신이었다.
금은혜는 어이없는 한편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놈들을 혼내주기로 마음먹었다.
“이게 우리를 바보로 알아!”
천악이 나서기 전에 처리하려는 금은혜였다. 이놈들이 비록 병신에 바보들이지만 대명 제국의 장수였다. 죽여버리면 상당히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컸다. 더군다나 대명 제국군의 명예를 더럽히는 놈들이었다. 만약 천악과 껄끄러운 관계가 될 경우 상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금은혜가 일어서려고 하자 천악이 손을 잡았다.
“왜요?”
“네가 나설 필요 없다. 신일, 충호, 전칠, 처리해라.”
“예, 장주님!”
슈슉!
식사를 하던 신일, 충호, 전칠이 화살처럼 튕겨져 나갔다. 아이들의 빠른 속도를 공청기, 한성원, 연공탁이 막아낼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퍼퍽! 뿌드드득!
대명 제국의 장수를 건드리면서도 망설이지 않는 아이들이었다. 천악의 말이라면 황제에게도 덤빌 수 있었다.
크아아악!
“우…리가 누군 줄 알고!”
퍼퍼퍽! 퍼퍼퍼퍼퍽!
객잔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주먹패를 처리한 유치한 영웅들이 아이들에게 뒈지게 맞고 있었다. 논리적으로 상황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객잔이 소란스러운 가운데, 정문에서 한 청년이 들어왔다. 그도 맞고 있는 장수들처럼 장군복을 입고 있었다.
천천히 걸어서 맞고 있는 장수들을 지나쳐서 금은혜에게 다가갔다.
금은혜는 너도냐 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웬걸! 청년이 갑자기 부복을 하더니 예의를 올리는 것이 아닌가!
“백호장, 서현승이 금은혜 아가씨를 뵈옵니다.”
“넌 뭐야?”
금은혜가 기억하는 녀석이 아니었다. 그래서 자세히 보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리송했다.
“도지휘사 서경북의 아들, 서현승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기억이 났다. 예전에 자신을 보고 지금 맞고 있는 녀석들과 똑같은 짓을 하다가 삼영살에게 뒈지게 맞은 녀석이었다. 그런데 이제 정신을 많이 차린 모양이었다.
“너, 제법 정신이 든 모양이네.”
“아직 부족합니다. 그날 아가씨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직까지도 개망나니짓을 했을 겁니다. 많은 깨우침을 주신 아가씨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예전에 서현승은 아버지에게 엄청나게 맞았다.
구문제독의 딸인 금룡화를 추행하려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가문을 망치려는 자식이라며 서경북이 죽이려고까지 했다. 그날 어머니인 온설향이 눈물로 애원하지 않았다면 서현승이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군에 지원한 거냐?”
“그렇습니다. 그리고 전방으로 갈 생각입니다.”
“그래, 하지만 저놈들은 그렇게 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가씨를 조금 팔아도 되겠습니까!”
서현승의 말뜻을 금세 알아챈 금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이름을 대고 저놈들과 같이 가겠다는 말이었다. 그 정도 부탁은 들어줘도 괜찮았다.
아이들의 구타는 점점 더 강해졌다. 천악의 말대로 발본색원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조금 더 했다가는 불구가 되거나 죽을 것 같았다.
“그만, 돌아와라.”
천악이 명령을 내리자 그제야 멈추고 자리에 돌아와서 식사를 마저 하는 아이들이었다.
천악도 장수를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어찌 되었던 장수를 죽이면 명 제국군과 싸워야 할지 모른다. 다 죽여도 상관은 없지만 상당히 귀찮은 일이 될 것이다. 다행히 금은혜가 알아서 처리하고 있으니 그냥 놔두었다.
서현승이 수하들을 시켜 쓰러진 공청기, 한성원, 연공탁을 데리고 나갔다. 상당히 시끄러운 상황이 지나갔다.
금은혜가 다시 식사하자고 했다.
“식사하죠!”
“그러지. 하지만 방금 난 약간의 고민을 했다.”
“고민이요?”
“손을 쓸까 말까. 나는 일단 손을 쓰면 확실하게 끝을 낸다. 그건 너도 알고 있겠지.”
“물…론이에요!”
금은혜를 비롯한 모든 여인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천악이 좀 전에 결정을 내렸다면 명 제국이 무너졌을 것이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수를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서현승에 의해 실려 돌아온 공청기, 한성원, 연공탁이 한참 만에 깨어나서 이를 갈고 있었다.
“이년들 그냥 두지 않는다.”
“내 반드시 복수할 거야!”
“그년들을 정액받이 창녀로 만들지 않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서현승은 그들이 아직도 반성하지 못한 것을 알고 고개를 흔들었다. 맞으면 정신을 차리는 사람은 자신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말을 해주어야 했다.
“너희들 지금 누굴 건드린 줄 아냐?”
“그게 무슨 말입니까?”
“네가 그년이라고 말한 분이 구문제독의 금지옥엽인 금은혜 아가씨인 것을 알고 그런 소리를 내뱉은 거지.”
서현승의 말에 그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딸꾹!
그들도 알고 있었다. 구문제독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말이다. 구문제독을 건드리고 살아남은 가문이 없었다. 그저 멸문만이 있을 뿐이었다.
“정…말입니까?”
자신들이 한 짓이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깨달은 녀석들은 벌벌 떨었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자신들뿐 아니라 가문까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아가씨께서 너희들에게 살아날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예? 그게 정말입니까?”
“어떤 것이라도 따르겠습니다!”
“너희들이 전방에서 공을 세운다면 한 번 생각해 보겠다고 하셨다. 만약 꾀를 부리거나 후방에서 지금과 같이 생활을 하면 절대로 그냥 두지 않겠다고 하셨다. 반드시 구문제독께 말씀드려 가문을 뿌리째 뽑아버리겠다고 하셨다.”
얼이 빠져 있는 세 녀석이었다.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다. 전쟁에서 공을 세우지 못하면 가문이 멸문된다. 아무리 망나니지만 가문에 죄를 지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전방에서 공을 세우도록 노력해야 했다.
명 제국으로서는 네 명의 새로운 장수를 얻는 일이 되었다. 그들 모두 필사적이었다. 사람은 필사적일 때 미지의 힘을 발휘한다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