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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168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2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168화

북경여정 (3)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는 달라진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내색하지 않는다. 다만 속으로 흐뭇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개망나니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빠릿빠릿한 눈동자로 아버지를 대하고 있는 아들이었다.

 

“네 결심이 진정이냐?”

 

“그렇습니다. 그동안 아버지의 뜻과는 정반대로 행동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그런 과거를 지우고 아버지의 명예를 드높이겠습니다.”

 

아들은 지금 전쟁에 참여하겠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예전의 아들이라면 감히 이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자신의 안위와 향락만을 위해 애를 쓰는 아들이었다면 더 이상 돌보지 않았을 것이다.

 

“전쟁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잔혹하고 냉정한 곳이다. 안이한 마음가짐으로 가면 죽음이 네 곁에 있을 것이다.”

 

“죽음은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아버지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네 마음을 알겠다. 그만 가보아라.”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면서 네 어미에게 들러보아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버님!”

 

 

 

안휘성을 지나 산동성으로 들어가는 소현(蕭縣)으로 가는 길이다.

 

두 대의 마차가 한적하게 움직였다.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와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곳곳에 병사들이 모집되어 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병사들이 움직일수록 사람들의 인심이 흔들리는 것은 인지상정이었다.

 

마차 안에서 창문을 열어 주변을 돌아본 운정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전쟁은 이긴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었다. 전쟁 자체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겼다고 해서 과연 괜찮을까! 그럴 리 없었다. 전쟁을 이긴다는 것은 그저 높은 사람들에게만 전리품을 남기는 일이 될 뿐이었다.

 

불교의 교리를 알고 있는 운정은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다.

 

창문 밖 풍경으로 병사들이 줄지어서 움직였다. 최소 1만은 되어 보였다. 병사들은 한가득 실은 수레를 300여 대나 끌고 가고 있었다.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는 부대인 것 같았다.

 

병참부대를 이끌고 있는 장수들이 맨 앞에서 말을 타고 움직였다. 그들은 상당히 젊은 장수들이었다.

 

젊은 장수들에게는 권태로움과 짜증이 섞여 있었다. 나오고 싶지 않은데 나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아! 짜증난다.”

 

“그러게 말이야, 내가 왜 여기 나와야 하는 거야!”

 

“몰라. 아버지가 나가라잖아. 안 나가면 가문에서 파버리겠다는데 어쩌겠냐!”

 

그들은 귀족 가문의 자식들로, 전쟁에 투입되는 중이었다. 항상 호위호식하며 살아가던 그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았다. 그래도 병참부대는 후방지원이라고 했으니 직접 피를 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작은 공을 세워 가면 그만이었다.

 

그들은 공청기와 한성원, 연공탁이었다. 도지휘사사(都指揮使司)의 지휘동지(指揮同知)와 도지휘첨사 (都指揮僉司)의 아들들이었다.

 

공청기와 한성원이 뒤를 돌아봤다. 후방에서 병사들과 같이 움직이고 있는 젊은 장수가 보였다.

 

“저놈이 안 간다고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그렇기는 하지만 어쩌겠냐!”

 

“응?”

 

세 명 중 두 명이 뒤를 돌아봤는데 나머지 한 명이 다른 곳을 보았다. 그곳은 고급마차 두 대가 움직이는 곳이었다.

 

마차의 창문으로 한 명의 여인이 보였다. 그 여인은 너무 아름다웠다. 자신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짜증나는 가운데 한 줄기 빛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연공탁이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자 공청기와 한성원이 왜 그러냐고 했다.

 

“너 왜 그래?”

 

“저기 봐라!”

 

연공탁이 가리키는 장소를 공청기와 한성원이 보았다. 그곳에는 한 떨기 수선화와 같은 청초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이 있었다.

 

“와! 저런 미인이 있다니!”

 

“내 생애 저런 여인은 처음인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리 만무했다. 평소 행실이 별로 좋지 않은 녀석들이었다.

 

“전쟁에 참여하면 한동안 계집도 못 보는데 우리 잠깐 쉬었다 갈까?”

 

“그러지 뭐!”

 

“소현에서 잠시 주둔하자.”

 

마차가 가는 길도 소현이었다. 주색잡기에 능한 녀석들이라고 해도 병사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일을 벌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나중에 이런 일이 알려지면 큰일이었다. 생각 없이 행동을 해도 분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현은 하북성과 산동성, 안휘성, 강소성이 모두 통과하는 교차점이었다. 작은 도시지만 상가가 들어서기 알맞은 곳이어서 각 성의 지방 특산물이 한곳에 모이는 장(場)이 잘 들어선다.

 

소현에 들어선 천악이 잠시 쉬어 가기 위해 마차에서 내렸다. 천악이 마차에서 내리자 그 뒤로 네 명의 여인들이 뒤를 따랐다.

 

“작은 도시에 사람이 많군.”

 

“열흘에 한 번씩 장이 서는 날인 것 같네요.”

 

“시장이 선다는 건가?”

 

“소현은 작지만 장이 빈번하게 많이 서는 곳이에요.”

 

상업이 성행하는 곳을 알고 있는 것이 상인의 기본적인 상식이었다. 이곳에도 금천상가의 분타가 있기에 소현에 대한 대략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부터 물건을 파는 상점과 더불어서 각 지방의 특산물이 모이기에 그 수가 상당히 많았다.

 

천악이 장터로 들어가자 여인들도 뒤를 따랐다. 천악은 아이들에게도 장터를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삼영살은 마차를 지키는 일을 했다.

 

천악을 따르는 여인들이 너무 아름다웠는지,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와!”

 

“선녀다!”

 

감탄사가 연방 터져 나왔다. 그리고 천악을 향한 부러운 시선이 가득했다. 저런 여인들이 따르는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천악을 알아본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

 

사람들이 많고 장이 서는 곳이지만 장을 지배하는 놈들이 있기 마련이었다. 장터를 돌아다니면서 한두 푼씩 빼앗는 뒷골목 패거리들이 그들이었다.

 

“오!”

 

패거리들이 아름다운 여인들을 보고 그냥 지나갈 리 만무했다.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다른 곳에는 시선이 가지 않게 하는 매력을 가진 여인들이었다.

 

철두와 상두는 사람들을 제치고 여인들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했다.

 

천악은 자신의 앞으로 험상궂은 얼굴을 한 지저분한 놈들이 오는 것을 보고 아이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처리해.”

 

귀찮은 날파리를 일일이 상대하는 것도 짜증나는 일이었다. 원래라면 삼영살이 알아서 미리 처리하겠지만 아이들은 아직 행동이 느렸다.

 

하지만 천악의 말을 듣자 즉시 움직였다.

 

세 개의 빠른 신형이 철두와 상두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이거, 아름… 커억!”

 

말도 하기 전에 신일의 주먹이 철두의 복부에 틀어박혔다. 그 옆으로 상두는 이미 바닥에 뒹굴어서 얼굴과 몸에 수많은 발자국이 생기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퍼퍼퍼퍼퍼퍼퍽!

 

한 점의 망설임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주먹이 뭐가 아프겠냐 하지만 상두와 철두는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아팠다.

 

“크아아아악! 아아아아악! 그만!”

 

찰나의 순간에 남겨진 것은 만신창이가 된 상두와 철두였다. 장터에 모인 사람들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저토록 살벌한 아이들은 처음이었다. 사람을 개 패듯이 패고 난 후에도 표정 변화가 전혀 없었다. 마치 이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보였다.

 

남궁태희, 금은혜, 제갈지, 운정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얌전한 아이들인 줄 알았건만 작은 천악을 보는 것 같았다.

 

천악은 번거로운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이 생각나 장터를 둘러보려는 계획을 수정해서 객잔으로 가기로 했다.

 

“근처에 알고 있는 객잔이 있나?”

 

“저도 그것까지는 잘 몰라요.”

 

“그럼 가까운 곳으로 가지.”

 

금은혜가 알고 있는 객잔이 있다면 그곳으로 가려고 했지만 없다니, 근처에서 가장 좋은 객잔으로 가기로 했다.

 

 

 

-용호파(龍虎派)

 

소현 일대를 주름잡는 주먹패들의 모임이다. 장터에 터를 잡고, 행인들에게 자릿세를 받고, 거드름을 피우는 것이 기본 소양인 양 행동하는 것이 이들의 특성이었다. 다들 한주먹 한다는 놈들이 모여 있었고 그 수만 해도 100명이 넘었다. 일대의 여러 주먹패들을 통합하고 이름을 지은 것이 용호파였다.

 

용처럼 강맹하고 범처럼 사납다는 뜻으로 지은 것이다. 그들을 이끄는 인물이 소현철권 용호였다. 물론 무공을 전문적으로 익힌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삼류무인들 따위에게는 절대로 그냥 물러서지 않는 사냥개 같은 놈이었다.

 

용호파의 두목 용호가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이거 어이가 없어서, 어린놈들에게 뒈지게 맞았다며!”

 

벌! 벌! 벌!

 

상두와 철두가 만신창이인 상태로 벌벌 떨고 있었다. 용호가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지 알고 있는 그들로서는 고개조차 들 수 없었다. 또한 거짓을 고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시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개처럼 맞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저, 보통 놈들이 아니었습니다. 무공을 익힌… 커억!”

 

퍼퍼퍼퍽!

 

순식간에 용호의 발길질이 상두와 철두의 아가리를 후려쳐 버렸다. 내공이 실리지 않는 발차기지만 무섭도록 빠르고 강력했다. 일반적인 주먹패들의 솜씨치고는 상당한 실력이었다.

 

“지랄하고 있어. 애새끼에게 맞고 어디서 변명이야! 애들 모두 모으라고 해!”

 

용호의 눈에 범같이 무서운 살기가 감돌았다.

 

소현 일대에서 개망신을 당했으니 용호파의 위명에 먹칠을 한 것이다. 망신을 당했으면 다시 갚아주어야 하는 것이 뒷골목의 철칙이었다. 그냥 넘어가면 용호파를 우습게 여기게 된다.

 

천악은 근처에 보이는 두 개의 객잔 중에 하나로 들어갔다.

 

양쪽을 비교해서 제법 괜찮은 곳을 잡았다. 태평성대를 바라는 뜻에서 태평객잔이라고 이름을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정면으로 보이는 모습 자체는 평온했다.

 

천악과 여인들이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천악은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보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았다. 다만 귀찮게 한다면 그에 대한 값을 치러주면 그만이었다.

 

천악의 식사는 여전히 진수성찬이었다.

 

객잔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좋은 장소를 지정해서 모든 요리를 풀코스로 가져오라고 했다.

 

태평객잔의 주인이 직접 나와서 천악의 주문을 받았다. 태평객잔은 이 근처 객잔 중에서도 상급에 속하는 객잔이었다. 저가의 요리에서부터 고가의 요리까지 모든 요리가 구비되어 있었다. 그 모든 요리를 다 시키면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천악은 그런 사정을 알기에 미리 가격을 책정해서 돈을 지불해 버렸다.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 있는 것 자체가 짜증나는 일이었다.

 

돈을 지불했으니 대접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인지상정이었다.

 

천악은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한 가지를 당부했다.

 

“손을 쓸 때는 확실하고 깔끔하게 처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뒤탈이 없거든.”

 

“명심하겠습니다, 장주님!”

 

“방해하는 자를 무조건 죽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내가 명령한다면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너희들을 고용한 이유다.”

 

고작 10살이 넘은 아이들에게 이런 살벌한 말을 하다니 듣고 있는 여자들 모두 입이 쩌억 벌어졌다. 타당성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천진난만하게 자라나는 아이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저, 군 공자님, 사람이 살아가면서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실수로 무조건 처리한다면 세상에 남아나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운정은 조금이라도 천악이 선정을 베풀기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이었다. 하지만 천악은 그런 운정의 말을 부정해 버렸다.

 

“실수라는 말로 용서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것입니다. 만약 그 실수로 사람이 죽는다면 그것을 용서하겠습니까? 상황에 따라서 실수는 용납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정한 원칙을 바꿀 생각이 없습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어색해졌다.

 

천악에게 말을 해봤자 먹힐 리 없었다. 이미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천악이었다. 다른 이의 의견이 들어가려면 자신의 타당성을 무너뜨릴 정도로 강력해야 한다. 하지만 운정의 말은 그저 보편적인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한 말에 흔들리는 천악이 아니었다.

 

우르르르!

 

태평객잔을 향해 모여드는 주먹패들이 있었다. 바로 용호파였다. 용호파의 두목인 용호가 수하들을 모두 데리고 객잔을 에워싸고 있었다.

 

용호가 객잔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아까 낮에 우리 애들 건드린 놈들은 빨리 나와라! 아니면 객잔을 불질러 버리겠다!”

 

우렁찬 목소리가 객잔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사나운 용호의 목소리에 살기가 실려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우르르르르르르르르!

 

용호파의 주변으로 또 다른 무리가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일사불란하게 용호파를 에워싸면서 병기를 들이대고 있었다.

 

상황이 아주 이상하게 되어갔다.

 

사납던 용호는 뒤를 돌아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사실 법보다 가까운 것이 주먹이었다. 그런데 주먹을 내지르기도 전에 법이 나타났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사건이 벌어지고 나중에 나타나는 포졸은 있어도 이미 나타나서 방해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거 뭐야?’

 

난데없이 나타난 병사들이었다. 그 수만 해도 족히 200명은 되어 보였다. 더군다나 병기를 들고 있는 병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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