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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200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7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200화

잠시간의 휴전(休戰) (4)

 

 

계절이 점점 추워진다.

 

기온이 떨어지고, 황량하고 건조한 바람이 사람의 마음마저 서늘하게 만드는 겨울이 시작되었다.

 

천악이 구문제독부에 머문 시간이 제법 되었다.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그동안 귀찮은 일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일 없이 보내고 있었다. 천악은 구문제독의 상황과는 다르게 느긋했다.

 

천악이 풍운장원으로 돌아간다는 뜻을 전하자 구문제독이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하였다. 천악도 가기 전에 할 말이 있는 상황이라 거절하지 않았다.

 

금권성의 서재에 천악이 찾아왔다.

 

구문제독의 서재답게 넓은 장소에 많은 책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다 보기도 힘들 정도로 많았다.

 

금권성은 서재 안에 마련된 탁자에 앉아서 책을 한 권 읽고 있었다.

 

 

 

〈손자병법(孫子兵法)-용간편(用間篇〉

 

 

 

고대병법서 중에서 가장 뛰어난 13개의 계책을 적어놓은 책을 일컫는다. 그 활용 범위가 아직까지 이용될 정도로 전략, 전술, 병법에 관한 모든 것을 적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군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봐야 하는 병법서이기도 하다. 손자병법은 시계편(始計篇), 작전편(作戰篇), 모공편(謀攻篇), 군형편(軍形篇), 병세편(兵勢篇), 허실편(虛實篇), 군쟁편(軍爭篇), 구변편(九變篇), 행군편(行軍篇), 지형편(地形篇), 구지편(九地篇), 화공편(火攻篇),용간편(用間篇)의 총 13개의 계책으로 되어 있으면 각 편마다 예를 들어 설명하여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금권성은 용간편을 펼쳐보고 있었다.

 

용간편은 정보전과 더불어서 간자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서술해 놓았다.

 

“여기로 와서 앉게.”

 

천악이 금권성의 옆 의자에 앉았다. 금권성을 차를 권했다. 구하기 힘든 차 중의 하나인 백호은침이 은은한 향을 내며 찻잔에 따라졌다.

 

“마시게.”

 

“감사합니다.”

 

“내가 읽고 있는 게 뭔지 아나?”

 

“손자병법 아닙니까?”

 

“그렇지. 누구나 아는 귀계를 적어 놓았다고 하지만 막상 실전에서 제대로 하는 인물은 극히 드물지.”

 

“당연한 겁니다. 책 속에 적어 놓은 것을 현실에 적용하려면 정확한 판단력과 더불어서 경험이 필요합니다.”

 

금권성은 천악의 말에 의외의 표정을 지었다. 책과는 상관없이 살아 왔을 것 같은데, 제법 글깨나 읽은 것같이 대답을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실제와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맞아. 경험이 필요하지. 나도 꽤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알 수가 없는 것 같아.”

 

이번에 구문제독에 엄청난 타격을 입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사람 때문이었다.

 

이달은 그가 신뢰하는 몇 안 되는 인물 중에 하나였고, 실력과 인품 또한 뛰어났다. 그런데 막상 이달이 자신을 배신하고 구문제독부에 피해를 준 것이다. 그로 인해 입은 피해가 막중했다.

 

금권성이 이번에 깨달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사람 보는 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서 정보력의 부재를 느꼈다. 황궁에서 벌어지는 일 대부분을 안다고 자신했는데 이번 황궁에서 벌어지는 반란의 기미를 전혀 알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일은 방심에 의해서 벌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조금만 조심하고,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손자병법의 용간편을 읽고 있었던 것도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되새겨 보려고 한 것이다.

 

“이번에 자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네. 말을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었네.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네!”

 

“괜찮습니다. 제독부 내에서 편하게 보냈습니다.”

 

구문제독부 내에서 황제와 태자가 약간 거슬리기는 했지만 구문제독에 대해서는 불만은 없었다.

 

“사실 황제 폐하께서 자네를 보고 싶어 하신다네.”

 

이 말을 하기 위해서 천악을 따로 부른 것이다. 황제와의 만남이 시작부터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황제는 대명제국의 주인이자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인물이다. 황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천악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황궁에서 벌어진 일을 해결하고, 구문제독부까지 구한 대명제국의 영웅이었다.

 

“자네가 은혜에게 대가를 바란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습니다. 충분한 대가를 돈으로 지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황제 폐하 앞에서 돈을 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자네밖에 없을 것이네.”

 

천악의 성정은 처음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타인의 말에 의해 움직일 위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원하는 돈은 어떻게 해서든 줄 수 있네. 다만 황제 폐하의 심기를 너무 어지럽히지 않았으면 하네. 자네가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아네. 하지만 한 나라의 황제는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네.”

 

황제의 체면을 생각해서 어느 정도 지고 들어가 주었으면 하는 말이었다.

 

황제와 말다툼을 해서 이기려고 하는 것 자체가 불경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황제 앞에서 주눅이 들거나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천악은 아니었다. 천악의 가공할 신위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했다. 힘으로 막아낼 수 있다면 이런 말 따위는 하지 않았을지 몰랐다.

 

도망친 동창과 금위군 중에서 천악의 광폭한 신위에 겁을 먹고 정신이 나간 이도 있었다. 그들의 증언한 말의 반만 맞아도 천악은 괴물이라고 단정할 수 있었다.

 

금은혜가 천악과 친분을 쌓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체면을 세워달라는 말입니까?”

 

“솔직히 그러네. 입에 발린 말이라도 해주기를 바라지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폐하의 말에 항변하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네. 솔직히 이건 부탁이네.”

 

금권성이 다소 사정을 하듯이 말을 했다. 신하 된 도리로 황제가 누군가에게 모욕당하는 것을 기분 좋아할 신하가 있을 리 만무했다. 금권성은 철혈의 지배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철의 정신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지만, 황제에 대한 충성은 어느 누구 못지않았다.

 

천악은 생각을 해 보았다.

 

황제와 마찰이 계속 되어봤자 귀찮기만 할 뿐이다. 그가 하는 행위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금권성의 부탁 정도는 들어주어도 무방했다.

 

“정도만 벗어나지 않으면 좋습니다.

 

“고맙네.”

 

“할 말은 다한 겁니까?”

 

“한 가지 더 있네. 이것은 딸 가진 부모로서의 말이네, 자네는 내 딸을 어떻게 생각하나?”

 

금은혜는 천악을 사랑한다고 말을 하지만 정작 천악의 마음은 알 수가 없었다. 금권성이 보기에 천악은 감정의 표현이 거의 없는 인물이었다. 감정이 거의 죽어 있는 상태라는 말이었다. 그런 자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관심이 가는 여인 중에 한 명입니다.”

 

“관심이라? 그것도 여러 명 중에 한 명이란 말인가!”

 

금권성은 조금 기분이 나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 그저 그런 여인 중에 한 명이라면 화가 날 만했다.

 

“이제까지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지만 은혜가 타인에게 간다면 기분이 나쁠 것 같습니다.”

 

절절히 사랑한다는 말을 죽어도 하지 않는 천악이었다. 그 정도로 심각한 감정을 드러낸 적도 없었다.

 

금권성은 천악이 은혜에게 관심을 보낸다는 것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더 이상 밀어붙여 봤자 남녀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었다.

 

천악에게는 이 정도도 상당한 변화였다.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막지 않는다고 했지만 주변에 있는 남궁태희, 금은혜, 제갈지, 운정이 타인에게 관심을 보낸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떠난다면 보내준다. 굳이 잡지 않는다고 하지만 감정을 드러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변화였다.

 

구문제독은 천악과의 대화를 나누고, 황제가 머무르는 곳으로 향했다. 구문제독은 황제에게 자신의 방을 내주었다.

 

천악이 황제에게 인사를 올리고 말없이 기다렸다. 황제와는 두 번째 만남이라 그다지 할 말은 없었다.

 

선덕제는 천악을 유심히 보았다. 사람의 성격은 관상에서 드러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천악의 표정은 차가웠다. 아니 표정 자체가 없다고 봐야 했다. 선덕제는 이처럼 감정이 죽어 있는 인물은 거의 처음이었다.

 

“나와 태자, 그리고 황실을 구해줘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네.”

 

처음 만남이 좋지 못했다고 하지만 은혜를 잊을 정도로 몰인정한 선덕제는 아니었다. 그는 후덕한 정치를 펼친 황제였다. 신하를 존중하고, 황위를 굳건히 유지하게 위해 노력했다.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자네 같은 인물이 황실을 보호해 준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든든할 것이네.”

 

황제는 은근히 천악이 황실을 위해 일했으면 하는 뜻을 내비쳤다. 천악이 지켜주기만 한다면 황실에서 벌어지는 위험을 모두 차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반면에 천악은 전혀 그를 뜻이 없어 보였다.

 

“저는 이대로가 좋습니다.”

 

고민 한 번 해보지 않고 거절해 버린 천악이었다. 황제 입장에서 상당히 불쾌한 일이었다. 구문제독도 약간 찔끔해하는 듯했다. 사전에 미리 말을 했기에 이 정도라는 듯이 천악이 구문제독을 바라보았다.

 

“그래, 원하는 것이 있는가?”

 

“구문제독께서 약속을 해주셨고, 할 일을 한 것뿐이니 원하는 것은 없습니다.”

 

미리 구문제독에게 언질을 받았다. 돈에 관한 일은 언급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돈은 자신이 마련해서 어떻게 해서든 전해준다고 하였다.

 

“알겠네. 자네를 한 번은 봐야 할 것 같아서 부른 것뿐이네. 그럼 이제 가보게.”

 

고개를 한 번 숙인 천악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갔다. 그 뒤로 남겨진 선덕제와 구문제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우!

 

“단칼에 거절하는군.”

 

“원래 그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가 강제력을 행사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그럼, 상당한 피해를 보실 겁니다.”

 

“그렇겠지.”

 

선덕제는 천악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다만 신출귀몰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순식간에 이동시키고, 날아가는 능력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었다. 탐이 나지만 반감을 사게 되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보내주었다.

 

“제국을 위해 잠시 보류해 두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언제든 힘이 될 날이 올 겁니다.”

 

“그럼 다행이겠지.”

 

 

 

천악은 황제와 구문제독을 만나고 난 후, 바로 풍운장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를 했다. 이미 마차 안에는 필요한 것들을 채워 놓은 상태라 바로 출발하는 데 문제는 없었다.

 

천악이 나오자 남궁태희, 금은혜, 제갈지, 운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폐하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관리가 되라고 하던데.”

 

다들 관심이 있는 내용이었다. 천악이 관리가 되면 과연 대명제국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을까!

 

사실 회의적이었다. 독선적인 성격을 가진 천악이 주변과 잘 어우러질 것이라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오히려 모난 돌이 정들을 박살낼지 모른다.

 

“그래서요?”

 

“싫다고 했다.”

 

후우우!

 

여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황제가 괜한 일을 벌이면 정말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가자.”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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