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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222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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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222화

혈룡교와의 결전 (4)

 

 

혈룡교의 수장으로 나온 신수불패 독고패 장로 앞에 섰다. 그 뒤로 혈룡교의 남은 장로들이 모였다. 남궁세가에 보내진 장로들이 죽는 바람에 상당한 전력 손실을 본 상태지만 아직 여력은 충분했다.

 

독고패 장로가 단적평으로 가면서 무림맹의 무인들을 둘러보았다. 척 보아도 실력없는 오합지졸들이었다. 저따위 형편없는 실력으로 본교에 대항하는 것 자체가 우습기까지 했다.

 

“볼 것도 없다. 단번에 쓸어버려라!”

 

“예, 최고장로!”

 

독고패의 말에 혈룡교의 무인들이 진득한 살기를 뿜어내었다. 상대를 죽이겠다는 잔인한 기운이었다. 독고패는 무인들의 기세를 올리고 난 후 누군가를 찾았다. 이번에 무림맹을 무너뜨리고 난 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숙제가 있었다. 놈이 나타나지만 않았다면 혈룡교는 무난하게 무림 정복을 이루었을 것이다. 하지만 놈으로 인해 혈룡교의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놈만은 반드시 죽여야 했다.

 

‘군천악! 네놈만은 반드시 죽여주마!’

 

뿌드드득!

 

이를 가는 독고패였다.

 

동생까지 잃은 마당에 독고패의 분노는 이성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평소라면 정면 대결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풍운마신 군천악으로 인해 그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 있었다. 둘 중 누가 죽든 말든 신경 쓰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다.

 

서서히 양쪽의 무인들이 접근했다.

 

일시에 모여드는 무인들의 기세는 하늘마저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장관이었다. 붉은 갈대밭을 검은 머리카락으로 가득 채웠다.

 

무림맹에서는 현도진인과 당지독, 그리고 뒤에 검왕이 버티고 있었다. 그들이 무림맹을 이끄는 중심이었다. 또한 젊은 후기지수들이 의기를 높이 세우고 있었다. 특히 천악과 만난 후기지수들의 기운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무당일검 청풍, 벽력권룡 황보현성, 독봉 당묘정, 매화검수 이자청, 종남검귀 나민관 등등이었다. 기타의 인물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태극검성 현도진인은 자신을 몰아세운 혈룡교를 향해 전투 의지를 불태웠다. 다시는 낭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태극검성을 마주 대하며 신수불패 독고패가 자리했다. 거리는 십여 장이지만 대화가 가능했다.

 

“무림을 혼란하게 하고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인 네놈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흥!”

 

콧방귀를 뀌는 독고패였다.

 

“네놈들의 용서 따위는 필요없다. 어차피 네놈들은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한다. 내가 네놈들에게 시간을 준 것은 버러지 같은 놈들을 다 쓸어버리기 위해서였다!”

 

독고패 장로의 말에 무림맹의 무인들이 분노했다. 놈은 철저하게 무림을 우롱하고 있었다.

 

“풍운마신인지 뭔지, 어서 나서라! 나는 네놈을 만나야 한다!”

 

저따위 쓰레기들을 죽이는 것보다는 풍운마신이 더 중요했다. 독고패 장로는 태극검성은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현도진인의 이마에 힘줄이 뻗어 나왔다.

 

[침착해라. 명색이 맹주가 저따위 말에 정색하냐!]

 

당지독이 옆에서 하는 말이 더 얄밉기까지 했다. 하지만 당지독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흥분해서 좋은 쪽은 놈들이었다. 침착하게 상대하는 것이 중요했다.

 

“무인의 혼을 불태워 네놈들의 악행에 천벌을 내리겠다! 무인들이여, 의기를 가지고 적을 쓰러뜨려라!”

 

와아아아!

 

당지독은 괜찮은 말을 하는 현도진인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중요한 것은 단합해서 열심히 싸우자는 말이었다. 아주 간단한 말이지만 그 말을 하는 자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기세가 달라진다.

 

반면 독고패 장로는 비웃었다.

 

“꼴값을 하는군. 모두 쳐라! 한 놈도 살려 두지 마라!”

 

무림맹과 혈룡교가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했다. 서로의 간격이 사라졌을 때 병장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탕! 탕! 탕!

 

챙! 챙! 챙!

 

 

 

휘이이잉!

 

단적평의 상공 오십 장.

 

군천악이 허공을 밟고 서 있었다. 천악은 무림맹과 혈룡교가 싸우는 것을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도 천악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천악이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놈들의 대장이 나서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악은 놈들 중 가장 강한 놈을 보았다. 독기를 품고 있는 혈룡교의 독고패 장로였다.

 

‘약하군.’

 

황궁에서 죽인 천영만 해도 여기에 모인 녀석들을 모두 죽여버릴 정도였다. 천영보다 못한 놈이 혈룡교의 수장일 리 없지 않은가! 천악은 놈이 나타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미리 나설 경우 놈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했다.

 

천악은 단적평 전체를 탐색하여 혹시라도 놈이 숨어 있지 않은지 살펴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런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혈룡교의 무인들 대부분이 금제에 걸려 있었다. 천악이 풀지 못하는 금제와 더불어 청룡을 지배하는 놈이었다. 보통녀석이 아니었다. 천악은 놈이 나타날 때 나설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천악이 무림맹쪽의 뒤를 보았다.

 

‘마교에서 왔나 보군.’

 

마교의 무인들이 속속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들 모두 마교의 전형적인 전투 복장을 하고 있었다.

 

 

 

쿠과과광! 파팡!

 

천수암제 당지독의 삼양신장과 태극검성 현도진인의 태극무한검이 빛을 발했다. 무지막지한 기운이 형성되었다. 독고패 장로가 두 사람을 맞아 합공을 막아내고 있었다. 중원 강호를 놀라게 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럴 수가!’

 

‘이렇게 강하다니!’

 

당지독과 현도진인이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공격하고 있는 자신들이 뒤로 밀리고 있었다.

 

신수불패 독고패의 독문내공은 불마신공(不魔神功)이었다. 목이 잘리지 않는 이상 재생이 가능하고 온 전신이 무기나 마찬가지였다. 불마신공의 무서운 점은 부딪칠수록 상대에게 마기(魔氣)를 침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불마신공의 마기가 침투하게 될수록 상대는 점차 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신수불패라고 불리는 그의 독문장법이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불마신공의 기운이 담겨진 불패마장(不敗魔掌)이었다.

 

당지독과 현도진인은 합공을 처음부터 고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독고패가 생각보다 강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합공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상대할수록 경시할 수 없었다.

 

당지독이 무형독강을 형성시키고, 현도진인이 태극무한검의 오의를 시전했다. 비기와 비기가 서로 격돌하자 사방으로 충격파가 형성되었다.

 

파팡! 파아아앙! 쿠과과과과광!

 

장법과 장법, 검법이 부딪친 자리가 움푹 파였다. 반경 삼장 안이 초토화될 정도의 위력이었다. 오히려 독고패가 당지독과 현도진인을 몰아세우고 있었다. 기절초풍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들의 대결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혈룡교와 정면으로 부딪친 무림맹의 무인들이 속절없이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아직 혈룡교의 실력을 제대로 보지 않은 무인들은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병기가 움직이자 한 명이 쓰러졌고, 그 안에서 멍하니 있던 무인의 목이 잘려서 바닥에 뒹굴었다. 합공을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은 승부였다. 실력 차이가 압도적으로 나고 있었다. 개중에 고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혈룡교의 장로들이 한 명씩 막고 있어 희생자가 속출하는 것은 무림맹 쪽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검왕 남궁장천은 힘겹게 혈룡교의 장로를 맞아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허! 정말 괴물 같은 집단이 아닐 수 없구나!’

 

전에 만난 녀석들과 비교해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런 놈들이 혈룡교에는 수십 명이나 되어 보였다. 고수의 질적인 측면에서 무림맹이 상대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이놈은 왜 안 나타는 거야?’

 

상황이 점점 최악으로 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천악이 나타나지 않자 짜증이 치밀었다.

 

 

 

퍼어어엉!

 

독고패의 움직임은 바람처럼 빨랐다.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서 환영이 생기더니 어느새 당지독의 사각으로 움직였다. 독고패의 보법은 무풍보(無風步)였다.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이미 신형이 움직였다. 바람조차 그 움직임을 따르지 못한다고 하여 무풍보라고 불렸다. 당지독이 암룡혈보를 사용하여 독고패의 사정권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현도진인과 당지독이 일직선으로 교차되는 지점이라 현도진인이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것은 합공이 익숙지않은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어느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현도진인과 당지독이 합공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죽어랏!”

 

“닥쳐!”

 

서로의 장법이 공중에 폭사했다. 당지독은 삼양신장에 만류귀원신공을 모두 퍼부었다. 무섭도록 강력한 기운이 나선의 회오리를 일으켰다. 일반 무인은 장법의 기운에 빨려 들어갈 정도로 강력했다. 독고패 역시 불패마장을 날렸다. 우수(右手)로 불패마장을 당지독에게 날리고, 좌수(左手)로 현도진인을 향해 불패마장을 날렸다. 양쪽으로 날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장법의 경우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내공을 사용하더라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양쪽으로 사용하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독고패는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했다. 양쪽 모두 위력이 굉장했다. 양쪽의 위력이 같을수록 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면에서 독고패는 최고의 고수라고 할 수 있었다.

 

퍼어어어엉!

 

굉장한 소리가 났다. 장법이 터지자 당지독의 몸이 주춤거리며 뒤로 밀려났다. 현도진인도 태극무한검을 사용하여 막기는 했지만 뒤로 밀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공력에서 독고패가 한 수 앞서고 있었다.

 

울컥! 주르르르!

 

당지독의 입가에서 핏물이 흘렀다. 서로의 장법이 폭사하면서 충격을 받은 것은 당지독이었다. 독고패의 실력이 당지독보다 강하다는 증거였다.

 

독고패는 상대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위인이 아니었다. 빈틈이 보이는 즉시 살수(殺手)를 전개했다. 무섭도록 빠르게 접근하여 당지독의 사혈(死血)을 향해 공격을 가하였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순간에 빛이 번쩍였다.

 

사아아악! 휘이익!

 

무섭도록 빠른 검이 공격을 하자 독고패의 신형이 뒤로 움직였다. 보통의 참격이라면 막아낼 수 있겠지만 위력이 만만치 않았다.

 

“곽 선배!”

 

“뭘 멍청히 있어! 어서 놈을 죽여야지!”

 

현도진인의 검이 아니었다. 바로 지원군인 천마 곽천진이었다. 곽천진이 직접 천마신교의 무인들을 이끌고 지원을 왔다.

 

천마, 천수암제, 태극검성이 동시에 독고패 장로를 압박했다. 상황이 오히려 반전을 이루었다.

 

“빌어먹을 놈들!”

 

독고패 장로는 합격술을 발휘하는 놈들의 수법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십대고수 중에서도 상위고수에 속하는 놈들이었다. 상대하기에 벅찬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독고패 장로가 밀리는 듯하자 혈룡교의 장로 한 명이 합세를 했다. 소소혈검 전동조였다. 항상 웃고 있지만 잔인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검수였다. 그가 합세하자 상황이 다시 반전을 이루었다. 소소혈검은 최고장로 바로 아래 서열에 자리한 인물이었다. 그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제는 오히려 천마, 태극검성, 천수암제가 밀리고 있었다.

 

[그놈은 왜 안 나타나는 거야?]

 

[내가 알아!]

 

[그놈이 빨리 나타나야 끝나지!]

 

속이 타는 현도진인, 당지독, 곽천진이었다. 그들이 독고패와 전동조를 상대할 때도 계속 무인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혈룡교의 무인 한 명을 처리하는 데 스무 명이나 되는 무인들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일방적이었다.

 

 

 

상공에서 지루하게 지켜보던 천악은 혈룡교의 교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승부에 영향이 없기에 그런 것으로 판단했다. 상황을 보니 혈룡교의 압도적인 승리로 굳어가고 있었다. 실력 차이가 생각 이상으로 크니 혈룡교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결정을 내렸다.

 

“나타나지 않으면 나오게 해주지.”

 

굳이 지면으로 내려갈 필요성은 없었다. 이곳에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천악의 손에서 무지막지한 기운이 형성되었다. 상상할 수 없는 기운이 하나의 동그란 구체로 변했다. 그 크기가 점자 작아지더니 수백여 개의 작은 콩알 정도가 되었다. 콩알이라고 하지만 기의 압축된 형태였다. 일반적인 강기를 훨씬 초월한 기운이었다. 천악이 혈룡교의 무인들을 향해 콩알을 날렸다.

 

슈슈슈슈슈슝!

 

수백여 개가 빗살처럼 날아갔다. 너무 빨라서 무엇인지 구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천악은 혈룡교의 무인들을 향해 정확하게 날린 것이다. 난전이라고 하지만 천악의 눈에는 거북이처럼 느리게 보였다. 모든 기운을 파악한 상태니 기공탄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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