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전설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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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3,08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룡전설 30화
신룡전설 2권 - 5화
수많은 무림인들이 복건성 복주로 모여들었다.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도황의 전인이 누군지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기회가 된다면 1천 년 전 무림 최강의 도법이라고 불렸던 오도무적도를 견식하기 위해서!
“도황의 전인이 황룡전장 밖으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객잔의 한쪽에서 등 뒤로 제법 커다란 귀두도를 메고 있는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의 말에 맞은편에 앉은 애꾸눈의 사내가 대답했다.
“그렇다고 하더군!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일성검문과의 일 이후로는 황룡전장에서 뭘 하는지 밖으로는 머리카락 한 올도 비추지 않는다고 하더군!”
“젠장! 도황의 전인이 얼마나 대단한 자인지 구경이라도 좀 하려고 했더니!”
남자는 거칠게 외치며 술잔에 가득 담겨 있던 술을 입 안으로 털어 넣었다. 그러자 그의 맞은편에 앉은 사내가 말했다.
“일성검문 무인의 증언에 따르면 도황의 전인은 엄청난 고수라고 하네. 일성검문에서 자랑하는 일성풍운검진을 사실상 단! 하나의 초식으로 와해시켰다고 하니 정말로 도황의 전인이 맞기는 맞는 모양이야.”
“흥! 일성풍운검진? 그따위 것은 나도 얼마든지 박살낼 수 있지!”
남자는 호기롭게 외치며 자신의 가슴을 탕탕! 쳤다. 만약 일성검문의 무인이 들었다면 대번에 칼부림이 일어날 만한 일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객잔 안엔 모두 외지에서 몰려든 무림인들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도황의 전인이 엄청나게 아름다운 미남자라고 하던데?”
“나도 그 이야기는 들었지.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눈동자까지도 파란색이라면서? 혹시 서역인 아닐까?”
남자의 물음에 사내가 고개를 저었다.
“서역인은 아니라고 하더군. 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특이한 내공심법을 익혀서 그리 변했다고 하기도 하고…….”
“하긴 충분히 그럴 만한 일이지. 그래도 명색이 도황의 전인인데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려서야. 쳇!”
눈동자 색은 몰라도 머리카락 색 정도는 얼마든지 변하는 것이 가능했기에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도를 사용하는 사내가 아름답다는 미사여구를 붙일 정도라는 사실에 남자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도대체 황룡전장에서 무슨 짓을 하기에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거지?”
남자가 투덜거리는 사이, 객잔으로 한 청년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헉! 헉! 헉…….”
격하게 숨을 뱉어내던 청년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한 탁자에 모여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20대 초반의 사내들에게로 달려갔다.
“왔어?”
한 사내가 손을 들며 말했다.
“빨리 가자!”
다짜고짜 내뱉는 청년의 말에, 손을 들었던 사내와 그 주변에 있던 사내들이 대꾸했다.
“무슨 소리야?”
“어딜 가자는 거야?”
“빨리 가야 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차근차근 말하라고.”
사내들이 얼굴을 살짝 찌푸리자, 청년이 언성을 높였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도대체 무슨 일인데?”
한 사내가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청년이 답답하다는 듯이 커다랗게 외쳤다.
“지금 귀마도(鬼魔刀) 홍륜이 황룡전장으로 찾아가 도황의 전인과 비무를 하고 싶다고 행패를 부리고 있다고!”
청년의 외침에 사내들이 동시에 외쳤다.
“귀마도 홍륜!!”
시끌벅적했던 객잔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드, 들었나?”
“귀마도 홍륜이라고 했지?”
“내 귀가 멀지 않았다면 나 역시 그리 들었네.”
객잔에 자리를 잡고 앉은 이들은 저마다 서로를 바라보며 소곤거렸다. 그러는 사이, 청년과 일행인 사내들이 다시 한 번 물었다.
“방금 귀마도 홍륜이라고 했어?”
“그래! 귀마도 홍륜!!”
벌떡!
청년의 외침에 사내들은 서로의 얼굴을 한 차례 바라보곤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청년과 함께 객잔을 급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귀마도 홍륜이라니…….”
한 장한이 무겁게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보기에도 질려버릴 것만 같은 거대한 대감도를 장난감 다루듯이 들곤 객잔을 빠져나갔다.
“우리도 어서 가보세!”
“이러고 있을 수 없지!”
“드디어 도황의 전인을 보게 되는 건가!”
“어서 가자!”
장한을 시작으로 객잔에 자리를 잡고 있던 무림인들은 어느 한 사람도 빠짐이 없이 앞 다투어 객잔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쉴 시간이 없군.”
엉망이 되어버린 객잔을 바라보며 점소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第四章. 도황 구양무휘의 전인!(4)
황룡전장 앞.
전장을 찾아온 사람들로 인해서 그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황룡전장의 바로 앞 정문과의 일정 거리를 두고 사람들이 반원을 그리듯이 물러나 있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황룡전장의 정문을 두드리는 한 남자 때문이었다.
날카로운 눈매는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하였고, 꽤나 신경질적으로 생긴 그의 전체적인 얼굴 모습은 누구라도 가까이 접근하길 거부할 생김새였다. 또한 그의 허리춤에 매어져 있는 한 자루의 환도와 전신에서 풍기는 강맹한 기세는 아주 자연스럽게 타인들의 접근을 막아내고 있었다.
쾅쾅쾅!
“도황의 전인이라는 놈이 누구냐?! 당장 나와라!!”
남자는 벌써 일각째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귀마도 홍륜.
그는 복건성에선 제법 크게 알려진 고수로서,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인물이었다. 정(正)보다는 사(邪)에 가까운 인물이었기에 그는 자신의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서라도 베어버리는 잔혹한 심성으로 협명(俠名)보다는 악명(惡名)을 더욱 떨치고 있었다.
악명을 떨치는 만큼 복잡하고 깊은 은원관계를 맺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귀마도 홍륜이 이렇게 버젓이 살아 있다는 것은 그를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그가 대단한 고수라는 사실이었다.
쾅쾅쾅쾅!!
“열을 헤아릴 동안 나오지 않는다면 문을 부숴버리겠다!”
귀마도 홍륜의 일갈에 뒤쪽에서 구경하던 무인들이 소곤거렸다.
“드디어 귀마도의 인내가 한계를 드러낸 모양이군!”
“그래도 도황의 전인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가 크긴 큰 모양이군! 인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귀마도가 무려 일각 동안 문이나 두드려대고 있었으니.”
“하하하! 아무리 귀마도라고 하더라도 ‘도황’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겠지!”
“쯧쯧쯧! 자네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곁에서 무인들의 이야기를 듣던 중년인이 혀를 차며 은근슬쩍 끼어들었다. 그 역시도 무림인인지 허리에는 한 자루의 박도가 걸려 있었다.
“그게 무슨 소리요?”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한 무인이 눈가를 좁히며 대꾸했다. 만약 그럴듯한 답변을 하지 못할 시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은근한 협박임에도 불구하고 중년인은 여전히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귀마도가 단순히 ‘도황’이라는 이름 때문에 저러고 있었다고 생각하나?”
“……?”
무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두 눈을 껌뻑거렸다.
“그럼 또 다른 이유라도 있단 말이오?”
한 무인의 물음에 중년인은 ‘쯧쯧쯧!’거리며 혀부터 찼다. 그리곤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무인들을 번갈아봤다.
그의 그런 행동에 한 무인이 얼굴을 은근히 붉히며 등 뒤에 매어놓은 도를 꺼내들려고 했지만, 중년인의 말에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귀마도뿐만이 아니라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에 제법 칼질 좀 한다하는 무인들이 지금까지 침묵을 하고 있었던 이유는 황룡전장에 도황의 전인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도황의 전인이 황룡전장에 있기 때문이라네!”
중년인은 이제 알아들었냐는 듯 무인들을 바라봤지만, 무인들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오히려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이 크게 반박했다.
“그게 무슨 소리요?”
“도황의 전인이 황룡전장에 있기 때문에 참고 있었다니? 그리고 황룡전장에 도황의 전인이 있다는 것과는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이오?”
무인들의 말에 중년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
“이런 답답한 사람들을 봤나! 황룡전장이 어딘지 몰라서 그런 답답한 말들을 하는 건가?”
“……?”
무인들은 또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두 눈을 껌뻑거렸다.
그런 무인들의 모습에 중년인은 졌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황룡전장의 장주가 누구던가? 바로 환영마신 학천우의 금지옥엽인 학여민이네! 여기 모인 무림인들이 일성검문의 말만을 믿고 도황의 전인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신의 일인인 환영마신 학천우를 두려워하기에 황룡전장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 것이라네!”
“아!!”
동시에 탄성을 터트리는 무인들을 보며 중년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런 식견으로 이 험한 무림을 어찌 살아갈는지……. 쯧쯧쯧!”
“…….”
“…….”
중년인의 말에 무인들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얼굴만을 붉혔다.
그들이 그런 말을 하는 사이, 귀마도는 어느새 ‘여덟’을 외치고 있었다. 그는 정말로 ‘열’을 외치면 문을 부숴버릴 듯이 어느새 허리에 매어져 있던 환도를 뽑아들었다.
사람들은 과연 머리카락조차도 볼 수 없었던 도황의 전인이 모습을 드러낼 것인지, 귀마도의 도가 황룡전장의 정문을 박살내버릴 것인지에 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아홉!”
이제 ‘열’을 외치기만 하면 귀마도는 보는 사람들 때문이라도 황룡전장의 문을 부숴야만 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귀마도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열! 오냐! 내가 직접 들어가 주마!!”
쇄액!
귀마도가 도를 휘둘렀다. 단숨에 황룡전장의 정문을 부숴버릴 것만 같은 위력이 내포된 일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