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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서생 107화

무료소설 마법서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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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마법서생 107화

 

107화

 

 

 

 

 

 

 

첫 번째 공격자가 반으로 쪼개진 채 무너졌다.

 

그 위로 살을 저밀 듯 날카로운 수리표가 기묘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따다당!

 

진용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열십 자 형태의 수리표를 단 두 번의 손짓으로 모두 떨어뜨렸다. 

 

수리표를 날린 흑의인들이 그 뒤를 따라 아무런 표정도 없이 덮쳐 온다.

 

네 명의 흑의인, 사방을 점한 그들의 손에는 폭이 좁은 협봉검이 들려 있었다. 그들은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협봉검을 찔러왔다. 삶을 포기한 듯한 공격!

 

그들을 향해 진용의 양손이 움직였다.

 

한 손은 아래서 위로, 한 손은 위에서 아래로. 건곤이 비틀리며 대기가 뒤틀어졌다. 일순간!

 

콰아아아아!

 

흑의인들의 공격이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곳으로 몰렸다.

 

가공할 압력에 네 자루의 협봉검이 비틀리며 부러졌다.

 

우두둑!

 

수수깡 부러지는 소리를 동반한 채 그들의 손도 부러졌다.

 

처절하게 일그러진 얼굴들!

 

찰나, 진용의 신형이 그들 사이로 스며들었다.

 

푸르스름한 강기가 어린 진용의 손발이 풍차처럼 휘돌았다.

 

퍼버벅! 흑의인들이 비산하며 튕겨 나간다.

 

그들 중 제대로 땅에 내려선 자는 하나도 없었다.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채 팔다리가 부러지고 목이 꺾인 그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꿈틀거리는 그들의 입에선 선혈이 쏟아지고 있었다. 내부가 부서졌을 것이다. 마른 나뭇가지가 만근 바위에 짓눌려 으깨지듯.

 

냉정한 손속.

 

땅으로 내려선 진용은 빠르게 상황을 훑어보았다.

 

또다시 적들의 공격이 밀려온다. 자신을 향해서만이 아니다.

 

이미 유태청은 두 명의 흑의인을 더 죽이고, 이제는 회의인 셋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회의인들, 마침내 놈들이 나타났다. 천암산의 살귀들 중 신밀에서 살아 돌아간 놈들.

 

놈들 중에 한 놈이 눈에 들어온다.

 

엽시랑, 그다! 놈이 살광을 뿜어내며 히죽 웃는다.

 

‘상관욱은 어디에?’

 

그가 나타났다면 상관욱도 왔을 터, 그리고 그 노인도.

 

몸이 온전치 못한 유태청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그는 십절검존. 저들로서는 어쩌지 못할 절대고수다.

 

정광과 사도굉이 흑의인들과 드잡이질을 벌이고 있다. 쇠 신발을 손에 든 정광도 그렇지만 사도굉의 무공도 만만치 않다. 그리 우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다행히 아직 중앙 쪽은 놈들이 접근을 하지 않고 있다. 하긴 놈들의 주요 목표는 자신과 유태청. 아직은 다른 곳을 공격하느라 힘을 분산시킬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진용은 빠르게 상황을 분석하고 전신에 내력을 휘돌렸다.

 

‘그렇다면 기다리지 않는다! 내가 먼저 친다!’

 

그러한 생각에 화답하듯 흑의인들이 나무 위에서 쏟아졌다.

 

진용의 신형이 둥실 떠올랐다. 떠올랐다 싶은 순간 안개처럼 흩어졌다.

 

흩어진 진용의 그림자가 흑의인들 사이로 스며든 것은 눈 깜짝할 시간이었다. 동시에 건곤천단심법의 내력이 담긴 신수백타가 흑의인들 사이에서 펼쳐졌다.

 

찰나간에 십팔권 십이퇴가 펼쳐지자 반경 일 장이 거대한 구(球)처럼 진공상태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콰아앙!

 

진공상태의 구가 천지를 떨어 울리며 터져 나갔다.

 

결코 흑의인들로선 견딜 수 없는 위력이었다. 강기의 폭풍에 휩쓸린 흑의인들이 부서진 무기들과 함께 사방으로 날아갔다.

 

아름드리나무들의 허리가 으깨지고, 겨우내 매달려 있던 낙엽들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눈보라처럼 휘날렸다.

 

흑의인들을 날려 버린 진용은 곧바로 낙엽이 떨어지는 허공을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내민 두 손에서 기이한 회오리가 일더니, 파르스름한 빛을 내며 점점 더 그 크기를 키워간다.

 

회오리가 쟁반만 하게 커졌을 때다.

 

낙엽들 사이에서 암군이 둔형술을 풀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두 손에서 기척도 없는 장력이 진용을 향해 쏟아졌다.

 

암천무흔장이었다.

 

진용의 입가로 하얀 웃음이 번졌다. 전에 한 번 당했던 장력이다.

 

장력의 위력은 그때 그대로다. 그러나 자신은 그때의 자신이 아니다.

 

미세하게나마 기운이 느껴지는 암천무흔장은 두려울 것이 없다.

 

‘와라!’

 

진용은 다가오는 무형의 장력에 아랑곳하지 않고 휘도는 회오리에 공력을 불어넣었다.

 

신왕의 세 번째 무공에 뇌전의 능력이 가미된, 자신이 건곤뇌전폭(乾坤雷電爆)이라 이름 붙인 초식을 펼쳐 내기 위함이었다.

 

그가 두 손을 묘한 형태로 모았을 때다. 암천무흔장의 기운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한순간 쟁반만 한 모양을 한 채 휘돌던 회오리가 새파란 빛을 발하며 튀어나갔다.

 

암천무흔장의 기운과 건곤뇌전폭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그 직후, 쟁반만 한 강기의 회오리가 폭죽처럼 터지면서 전방을 휩쓸었다.

 

콰아아아!

 

휩쓸린 것은 무엇도 온전하지 못했다. 나뭇가지는 물론이고 아름드리 나무조차 구멍이 뻥 뚫려 버렸다.

 

그리고 덮쳐 오던 암군도 거센 충격에 날아오던 속도보다 더 빨리 뒤로 튕겨졌다.

 

진용은 부딪친 충격에 지상으로 내려서서 전방을 직시했다.

 

삼 장 밖에 내려선 빼빼 마른 노인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경악한 두 눈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가느다란 선혈이 그의 입가로 흘러내린다.

 

“네놈은……?”

 

부상은커녕 전보다 더 강해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이다. 하지만 진용은 그의 궁금증에 대해 대답할 생각이 없었다.

 

시간이 없다. 중앙으로 흑의인들이 짓쳐들고 있다.

 

상황을 가장 빠르게 마무리하는 방법은 단 하나!

 

일단 적의 수장을 꺾고 본다.

 

진용의 신형이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그를 향해 날아갔다.

 

이를 악 다문 암군의 신형이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땅을 찬 진용의 신형이 그를 따라 급속히 방향을 틀었다.

 

믿을 수 없는 움직임에 암군의 눈에 당황한 빛이 떠올랐다.

 

순식간에 거리가 일 장으로 좁혀졌다.

 

피할 수 없음을 느꼈는지 암군이 진용을 향해 두 팔을 휘둘렀다. 또다시 암천무흔장이었다.

 

순간, 진용의 두 손에서 새파란 뇌전이 줄기줄기 뻗치며 무형의 장력을 찢어발겼다.

 

쩌저적! 콰광!

 

물러나면 쫓고, 무형의 장력이 날아오면 찢어발겨 소멸시킨다. 순간적으로 세 번의 공방이 이루어졌다.

 

결국은 힘에서 밀린 암군이 뒤로 튕겨졌다. 그러자 튕겨진 암군을 향해 진용의 신형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두 사람의 간격이 순식간에 다섯 자 거리로 좁혀졌다.

 

이제는 장력을 쳐내기도 어정쩡한 상황. 진용의 커다란 두 손이 암군을 향해 뻗었다. 암군도 두 손을 갈고리처럼 구부려 진용의 두 손을 잡아갔다.

 

바라던 바였다!

 

진용의 두 손이 암군의 갈고리처럼 구부러진 손목을 움켜쥐었다. 서로가 손목을 움켜쥔 상태.

 

암군은 진용의 팔목을 부러뜨리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냈다.

 

하지만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자신의 내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부은 듯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잡힌 팔목은 산산이 부서지는 기분이다.

 

진용은 달려들던 기세 그대로 무저의 동굴처럼 가라앉은 눈으로 암군을 바라보며 손목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새파랗게 질린 암군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고, 찰나간에 두 사람의 발이 두어 번 엇갈렸다.

 

암군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쇠기둥을 잘못 걷어차 발목이 부러진 듯한 표정이다.

 

일순간 그의 아랫배로 진용의 오른발이 발목까지 박혀들었다.

 

퍼퍽!

 

암군의 입이 쩍 벌어졌다.

 

손목을 잡힌 상태인지라 피할 수조차 없었다. 이어서 왼발마저 가슴에 틀어박히자 쩍 벌어진 그의 입에서 선혈이 뿜어졌다.

 

하지만 진용의 움직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빙글, 진용의 신형이 비스듬한 각도로 휘돌았다.

 

우두둑! 암군의 두 팔이 비틀린 수숫대처럼 부러지고, 휘돌아 내려 찬 일퇴가 그의 백회에 내리꽂혔다. 번개가 작렬하듯이!

 

뻐억!

 

두개골에서 마른 박 쪼개지는 듯한 소리가 울리며 목이 몸통 속으로 박혀 들어갔다.

 

“꺼어어…….”

 

그걸로 끝이었다.

 

암군의 몸이 빈 포대자루처럼 무너져 내렸다.

 

지난 수십 년간 밤의 공포였던 무흔살마가 이름 모를 야산에서 그렇게 죽어갔다.

 

진용은 그를 일견도 하지 않고 붉어진 눈으로 중앙을 살폈다.

 

암군을 쓰러뜨리기는 했지만 자신 역시 상당한 내력이 소모되었다. 그러나 운기할 여유가 없었다. 자신이 암군을 치는 사이 중앙이 공격받고 있는 것이다.

 

공격의 중심은 상관욱. 기회를 엿보던 그가 마침내 튀어나왔다. 그는 비류명과 서문조양이 합공해야 겨우 막을 수 있는 자.

 

게다가 그자뿐이 아니다. 흑의인들 중 세 명이 중앙의 마법진을 공격하고 있다. 그들이 신경 쓰이는지 비류명과 서문조양의 공격이 흔들린다.

 

그나마 다행히도 마법진이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주고 있어 안심이다. 흑의인들이 날리는 암기를 튕겨내고 그들이 찌르는 도검을 옆으로 흘려낸다.

 

뜻밖의 상황에 당황하며 멈칫거리는 흑의인들.

 

진세 안의 운아영이 검을 빼 들고 허공에 헛손질하다 그들을 향해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 두충은 그런 운아영의 뒤에 바짝 붙은 채 보따리를 가슴에 끌어안고 있다. 한 손을 보따리 속에 집어넣고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진용은 땅을 박찼다. 목표는 흑의인들.

 

찰나간에 진용의 신형이 흑의들의 머리 삼 장 위에 도달했다. 두 손끝이 시퍼렇게 물들었다. 뇌전의 능력!

 

쩌저저적! 퍼버벅!

 

시퍼런 뇌전이 마법진을 공격하던 흑의인들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뇌전에 관통당한 세 명의 흑의인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튕겨졌다. 뻥 뚫린 그들의 가슴에서 핏물이 솟구친다.

 

그제야 비류명의 구유도와 서문조양의 장창이 상관욱을 상대로 날카로움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래도 상대가 상대인 만큼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다행인 점은 상관욱도 당황하고 있다는 것.

 

뇌전의 능력을 펼치고 내려선 진용은 유태청과 정광 쪽을 바라보았다.

 

유태청은 여유를 가지고 세 명의 살귀를 상대하고 있었다.

 

정광과 사도굉은 경쟁적으로 흑의인들을 몰아치고 있었는데, 이미 그들 주위로는 흑의인이 서넛 쓰러져 있었다.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진용은 그제야 급히 내력을 휘돌렸다. 치밀어 오르는 혈류는 목구멍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때 은은히 혈맥을 타고 흐르는 기운이 느껴졌다. 암군이 진용의 손목을 통해 쏟아 넣은 기운이었다. 빌어먹을 건곤흡정진혼결이 자동으로 발동해 빨아들여 버린 기운 말이다.

 

‘젠장! 쓸데없이 기운은 왜 밀어 넣어서…….’

 

뇌전의 능력을 펼치며 쏟아냈음에도 살기가 다 소멸되지 않은 듯하다.

 

진용은 건곤천단심법으로 살기를 억눌렀다. 그런데 누를수록 더 강하게 튕겨진다.

 

아무래도 다시 한번 쏟아내야 할 것 같다.

 

생각과 동시 진용의 신형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진용이 사라지자 상관욱이 제일 먼저 반응을 보였다.

 

본래 그는 전장으로 바로 뛰어들지 않고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중앙의 두 사람을 인질로 삼자.

 

시간은 진용이 암군과 대결을 벌이는 시간이면 족하리라 생각했다.

 

암군은 만붕성의 삼군 중 한 사람. 고수 중의 고수다. 더구나 진용은 암군에게 심각한 내상을 입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 설령 내상을 치료했다손 쳐도 진용이 암군을 쉽게 이기지는 못할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착각이었다.

 

암군이 십 초도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더구나 중앙은 기이한 기운이 퍼져서 접근할 수가 없었다.

 

‘제기랄! 역시 대맹주가 보낸 사람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어야 하거늘!’

 

상관욱은 진용이 보이지 않자 불안했다.

 

비류명의 도를 쳐내고 서문조양의 창을 휘감아 밀어내고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진용이 노린 대상은 그가 아니었다.

 

쩌정, 콰직!

 

도검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크억!”

 

“케엑!”

 

유태청을 공격하던 무영천귀 둘이 부서진 검과 함께 가슴이 완전히 함몰되어 튕겨졌다.

 

일수에 무영천귀 둘을 날려 버린 진용은 미리 생각이라도 해두었던 것처럼 혼자 남은 엽시랑을 향해 몸을 날렸다. 시퍼런 강기에 휩싸인 양발이 먼저 상대를 향했다.

 

상대의 검도 무시한 채, 폭풍 같은 기세로!

 

갑작스런 상황이었음에도 엽시랑은 짐승 같은 감각으로 몸을 뒤로 날렸다. 수하의 도검이 눈앞에서 부서진 것을 본 이상 검으로 마주칠 생각은 애당초 하지 않았다.

 

베지 못하면 죽는다!

 

휘잉! 진용의 무시무시한 발 그림자가 엽시랑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칼에 잘린 듯 흩날리는 머리카락. 발 그림자가 스쳐 간 여파만으로도 머리가 멍멍하다.

 

만일 제대로 맞았다면?

 

엽시랑의 창백한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무영천귀를 이끈 이후 처음으로 느끼는 두려움이었다.

 

그에게 진용은 괴물이었다. 자신들, 무영천귀와는 상대도 안 되는 진짜 괴물!

 

물러서자마자 재빨리 상관욱을 바라보았다. 그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눈이 마주치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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