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서생 161화 | 판타지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마법서생 161화

무료소설 마법서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0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법서생 161화

 

161화

 

 

 

 

 

 

 

“앞과 뒤가 빠져 있는 것이거든. 익히려 했다가는 병신 돼.”

 

“예?”

 

그거였나? 미진함의 정체가?

 

“원래 본 가의 선조가 이백 년 전에 발견한 거야. 그 양반은 뭣도 모르고 저걸 익히려 했지. 그러다 온몸의 경맥이 뒤틀려서 결국 죽었어. 그 후로도 몇 사람이 몰래 저걸 익히려 했는데, 대부분이 죽거나 병신이 됐지. 이제는 누구도 저 그림에 신경을 쓰지 않아.”

 

정광이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물었다.

 

“그러니까, 익히지도 못하는 저걸 보여주려고 오자 하신 겁니까?”

 

“어.”

 

남궁환은 정광이 뒤로 자빠질 정도로 짧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기대감 가득한 눈으로 진용을 쳐다보았다. 

 

“자네가 볼 때 저게 완성될 수 있다고 보나?”

 

“글쎄요. 수십 년이나 연구한 노선배님도 모르는데, 하물며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냥 느낌만 말해봐. 내 검의 울음소리를 정면으로 받아낸 자네라면 뭔가 느끼는 게 있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 그만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아서 데려왔다는 말?

 

정말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남궁환의 행동이 순수해 보이기도 했다.

 

그때 문득 운가장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자신 역시 유태청의 몇 마디 말에 가로막혔던 벽이 허물어지지 않았던가.

 

어쩌면 지금의 상황도 그때와 그리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낌이라…….’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남궁환이 눈도 깜박이지 않고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말을 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이라도 쳐다보겠다는 듯.

 

‘어휴, 정말 못 말릴 분이네.’

 

진용은 속으로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직한 목소리가 천벽애를 울렸다.

 

“전에 저와 함께 계신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억지로 맞추려 하면 더 틀어져 버린다. 본래의 것이 아니라면 더 그러할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새롭게 정립해라. 그것이 돌아가는 길 같아도 완성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리고 제 할아버지는 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동화됨보다 조화됨을 중요시해라. 변화를 무서워하지 마라’라고 말이지요.”

 

“왠지 멋진 말 같군.”

 

“그래서 말씀인데, 꼭 저대로 익힐 필요가 있을까요?”

 

“멋있잖아.”

 

듣는 사람을 휘청거리게 하는 통렬한 일격이었다.

 

“더 멋있게 만들 수도 있잖습니까?”

 

그래도 진용은 흔들리지 않고 받아쳤다. 세르탄이 ‘과연 시르!’ 하며 감탄할 정도였다.

 

남궁환의 눈빛이 번뜩였다. 더 멋있게라고?

 

“어떻게?”

 

“그거야 노선배님께서 잘 아실 것 아닙니까?”

 

“난 골치 아픈 것은 싫어. 아! 조금 전에 자네가 한 말을 누가 했다고?”

 

“제가 잘 아는 분이 하신 말씀입니다.”

 

“설마 죽은 사람은 아니겠지?”

 

“아직 정정하십니다.”

 

“어디 사는 줄 알아?”

 

“그거야 물론…….”

 

“그럼 그 사람을 찾아가서 물어보자구.”

 

“예?”

 

“어차피 세가의 사람들은 날 싫어해. 밥 주는 것도 아까워하지. 그러니 내가 떠난다고 하면 좋아할 거야.”

 

황당한 말이었다. 과장된 말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완전히 거짓은 아닌 듯했다. 

 

사실이라면 도대체 남궁세가의 사람들이 제정신인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였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진용이 남궁환에게 말했다.

 

“그분이 정정하시기는 하지만, 무공을 잃어서 누가 지켜줘야 합니다. 의원이 삼 년밖에 못 사신다고 하더군요. 노선배님께서 그분과 함께 저 검무를 연구하시는 동안이라도 그분을 지켜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엉? 그거야 쉽지. 가세!”

 

좌우간 못 말릴 노인네다. 번갯불에 콩만 튀기는 게 아니라 밥까지 지어먹을 양반이다.

 

그렇다고 남궁환의 말에 그대로 따라줄 수는 없었다. 자신이 남궁환과 함께 갔다는 사실을 이미 남궁창평과 남궁후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냥 갔다가는 나중에 엉뚱한 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다.

 

고진용이라는 젊은 놈이 미친 노인을 꾀어 데려갔다!

 

객잔에서 본대로라면 그 두 사람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었다.

 

“일단 세가에다 노선배님이 저와 함께 간다는 것을 말하고 가지요.”

 

“왜?”

 

“그래야 안 쫓아오지요.”

 

“그래? 그럼 그러지 뭐.”

 

이럴 때는 단순한 성격이 도움이 되었다.

 

‘후, 내가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군.’

 

 

 

 

 

3

 

 

 

 

 

불이 환히 밝혀진 남궁세가는 경비가 삼엄하기 그지없었다. 예전의 자만에 빠져 있던 남궁세가가 아니었다.

 

진용이 정광과 함께 남궁환을 따라 정문으로 걸어가자 경비를 서고 있던 무사들이 재빨리 다가왔다. 그들 중 수장으로 보이는 무사가 한 걸음 앞서 나오더니 정중하면서도 날 선 목소리로 물었다.

 

“누군데 이 밤에 본 가를 찾아오신 것이오?”

 

평상시라면 충분히 동감이 가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소위 남궁세가의 경비라는 작자가 세가의 어른인 남궁환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것이다.

 

남궁환의 신세타령이 절절히 가슴에 와 닿았다.

 

밥 주는 것도 아까워한다고 했던가?

 

“나는 고진용이라 합니다. 가주를 뵈었으면 합니다.”

 

하는 수 없이 진용이 대답했다.

 

경비무사가 진용의 위아래를 빠르게 훑어보고는 남궁환과 정광을 돌아다보았다.

 

“가주께서는 주무시고 계시오. 내일 찾아오시지요.”

 

“그냥 가자니까. 창성이도 잔다잖아.”

 

남궁환이 괜한 짓거리 한다는 투로 말했다.

 

경비무사는 남궁환이 말하는 ‘창성’이 가주인 남궁창성임을 깨닫고 얼굴을 굳혔다.

 

“노인장은 뉘신데 감히 가주님의 함자를 함부로 부르는 것이오?”

 

“창성이? 내 조카야.”

 

경비무사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급격한 변화를 일으켰다.

 

“그럼 노인장이 본 가의 어른이시란 말이오?”

 

“어.”

 

남궁환의 대답이 즉시 튀어나왔다. 역시 통렬한 한마디였다. 

 

충격 때문인지, 아니면 헷갈려선지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이분께선 남궁 성에 환 자 이름을 쓰시는 어른이시오.”

 

별수없이 진용이 또 나섰다. 남궁환의 정체를 자신이 밝혀줘야 한다는 것이 어이없었지만, 상황이 상황인데 어쩌랴.

 

경비무사는 잠깐 생각하더니 남궁환의 이름을 기억해 냈는지 놀란 눈을 크게 떴다.

 

“노인장이 용소(龍沼)의 그 미친…….”

 

무심코 말하던 그는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남궁환이 친절하게 뒷말을 이어주었다.

 

“맞아. 내가 용소에 사는 그 치검(痴劍)이야.”

 

“죄, 죄송합니다, 어르신.”

 

“괜찮아. 다들 그렇게 부르는데 뭐. 근데, 들어가도 돼?”

 

“예? 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이봐! 어서 문을…….”

 

하지만 그가 명령을 마칠 틈도 없이 정문이 열리고 안에서 남궁창평이 걸어나왔다.

 

머리가 젖어 있다. 이슬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가?

 

“다녀오셨습니까, 숙부님.”

 

“아직 안 잤어? 그럼 내일 창성이가 깨거든 내 말 좀 전해줘.”

 

“무슨 말씀을……?”

 

“나 이 젊은 친구하고 누구 좀 만나러 가니까 걱정 말라고 해. 뭐, 걱정하지도 않겠지만.”

 

남궁창평이 진용을 응시했다. 그의 눈 깊은 곳에서 가느다란 떨림이 일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숙부에 대한 재발견. 아직 가주인 형님에게는 말도 전하지 못했다. 직접 당했으면서도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말한다 해도 믿어주기나 할지…….

 

그리고 눈앞의 이자, 숙부만큼이나 충격을 준 자.

 

정천맹주이신 큰형님을 잘 안다고?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확인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밤이 늦었으니 하루 쉬시고 내일 아침에 가십시오. 가주 형님께는 숙부님께서 직접 사정을 말씀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남궁환이 뚱한 표정을 지었다.

 

“창성이는 날 싫어하는데…….”

 

그러자 정광이 재빨리 나서서 남궁환을 설득했다.

 

“그렇게 하는 게 낫겠습니다, 어르신. 어차피 어디에서고 쉬었다 가야 할 거 아닙니까? 그냥 이곳에서 쉬고 내일 떠납시다요.”

 

남궁환이 힐끔 진용을 쳐다보았다. 진용도 솔직히 쉬고 싶은 마음이 없잖아 있었다.

 

“그렇게 하죠.”

 

“뭐, 그렇다면야…….”

 

제정신도 아닌 남궁환이 행여 답변을 번복할까 싶었는지 남궁창평이 뒤를 향해 빠르게 말했다.

 

“후아야, 이분들을 매원으로 안내해 드려라.”

 

문 안쪽에서 남궁후가 걸어나왔다.

 

굳은 표정이었다. 역시 젖은 머리였다. 그는 진용의 앞까지 다가오지도 않고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따라오시오.”

 

 

 

매원은 남궁세가의 깊숙한 곳에 있는 별원으로 평상시라면 손님에게 내어주는 곳이 아니다.

 

진용은 남궁후를 따라가며 매원의 정취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고 지나친 손님 접대가 아닌가 생각했다. 

 

보아하니 남궁창평은 자신에 대해 아직 보고를 올리지 않은 듯했다. 그렇다면 이렇듯 최상의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없다면 말이다.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건가?’

 

바로 그거였다. 확실한 것을 알기 전까지 붙잡아놓겠다는 생각. 그야말로 호랑이를 새끼줄로 묶어놓은 격이었지만, 남궁창평은 남궁세가의 힘을 믿고 있었다.

 

진용은 굳이 그의 잘못된 생각을 고쳐 줄 마음이 없었다. 그냥 조용히 밤만 지새고 떠날 생각이었다.

 

 

 

두 시진은 족히 지난 듯한데도, 아버지와 초연향에 대한 생각으로 제대로 잠이 오지 않는다.

 

누워서 뒤척거리느니 차라리 정원이나 산책할까?

 

하긴, 뒤엉킨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는 그것이 낫지 싶다.

 

진용은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창밖에선 어스름이 물러가고 있었다.

 

방을 나오자 시원한 공기가 가슴에 쌓인 답답함을 밀어낸다. 진용은 평온해진 마음으로 천천히 매원을 거닐었다.

 

정원에 가득한 매화나무에는 푸른 잎만 가득했다.

 

꽃이 피고 지고, 잎이 나오고, 열매가 열리고, 낙엽이 지고 겨울이 지나면 다시 꽃이 피고…….

 

한갓 나무도 제 할 일을 알아서 처리하는데, 어느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할지 갈등을 하는 자신이 한없이 미련하게만 느껴진다.

 

아버지도, 초연향도 행방을 알 수가 없다.

 

누구를 먼저 찾아다녀야 하지?

 

당연히 아버지가 먼저인 것은 분명한데, 그런데 마음은 하북으로 달려가고 있다.

 

불효자. 그게 지금의 자신이다.

 

‘고진용, 너는 진정 불효자인가?’

 

진용은 매화나무를 보며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시간이 멈춰 있는 것만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석상이 되어버린 진용의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정광은 아니다. 남궁환도 아니다.

 

누구지? 굳이 돌아보지는 않았다. 모든 게 귀찮았다. 하지만 뒤에서 나타난 자가 그냥 놔두지 않았다.

 

“웬 놈이냐?”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돌아보자 생긴 것도 목소리만큼이나 날카로운 인상을 지닌 자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대는 누군데 매원에 들어와 있는 것이냐?”

 

깔보는 눈빛, 거만한 자세. 첫인상이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는 자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저따위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그만한 지위에 있거나 본래가 그런 성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곳에서 하룻밤 신세지고 가려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럼.”

 

돌아서려는데 그가 또 톡 쏘듯이 말했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린가? 이곳은 본 가의 내원 중의 한 곳, 그대 같은 자가 머무를 곳이 아니다. 정체를 소상히 밝혀라!”

 

진용의 이마가 슬쩍 구겨졌다.

 

그대 같은 자? 마음도 심란한 판에 공연히 화가 났다. 괜히 남궁세가에 들어왔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당신이 누군데 내가 정체를 밝혀야 한다는 말이오?”

 

자연히 말이 곱게 나올 리가 없었다.

 

“뭐야? 나는 남궁원이라 한다. 네놈은 대체 누구냐!”

 

그가 잔뜩 인상을 쓰더니 진용의 앞으로 걸어왔다.

 

마치 자신 앞에서 건방 떤 것을 용서치 않겠다는 눈빛이다.

 

“왜 이리 시끄러운 건가, 고 공자?”

 

그때 벌컥 문을 연 정광이 졸린 눈을 반쯤 뜨고 물었다.

 

“별거 아닙니다. 이 집의 식구인가 본데, 제가 이곳에 머무는 것이 반갑지 않은 모양입니다.”

 

“엉? 그게 무슨 소린가? 이곳에서 하룻밤 지내고 가라 할 때는 언제고?”

 

“반기지 않으니 그만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정광이 망설이는 투로 말했다.

 

“밥은……?”

 

“나가서 사 먹죠 뭐.”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남궁원이 불쑥 나섰다. 자기를 무시하는 두 사람이 괘씸하다는 표정이다.

 

“저 거지 같은 도사는 또 뭐야?”

 

어기적거리던 정광의 동작이 석고상처럼 굳어버렸다.

 

불덩이 속에 발을 디딘 줄도 모르고 남궁원이 말을 이었다.

 

“언제부터 매원에 저런 거지 같은 작자들을 들인 거지?”

 

잔뜩 짜증난 목소리에 마치 더러운 것을 본 표정이다.

 

정광의 굳어 있던 고개가 천천히 그를 향해 돌아갔다.

 

“도우는 신발로 뺨 맞는 기분이 어떨 거라 생각하는가?”

 

“거지 같은 도사가 거지 같은 말만 골라서 하는군.”

 

말끝마다 거지, 거지.

 

정광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가 눈은 남궁원을 향한 채 진득한 목소리로 진용을 불렀다.

 

“고 공자.”

 

굳이 뒷말은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들었을 거라 생각했다. ‘저거 패도 돼?’ 그런 뜻이었으니까. 

판타지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3358 마법서생 1076
3357 마법서생 1024
3356 마법서생 1048
3355 마법서생 1015
3354 마법서생 1101
3353 마법서생 1098
3352 마법서생 1108
3351 마법서생 1068
3350 마법서생 1141
3349 마법서생 1113
3348 마법서생 1058
3347 마법서생 1140
3346 마법서생 978
3345 마법서생 1220
3344 마법서생 1078
3343 마법서생 1116
열람중 마법서생 1108
3341 마법서생 1166
3340 마법서생 1090
3339 마법서생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