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6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5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6화
16화. 소림의 반격
누가 그러더라. 천상의 소리는 여자가 목욕하는 소리를 뜻하는 거라고.
쏴아.
촤르륵.
남궁의 강력한 요구로 등을 돌리고 앉아 물소리만 들어야 했다. 비록 똥 냄새를 지우기 위한 목욕이지만 진짜 천상의 소리더라. 반 밖에 남지 않은 항아리의 물이 야속할 정도였다.
‘어떤 면에선 직접 보는 것보다 자극이 강한데?’
인간에겐 상상이란 훌륭한 기능이 있었다. 더욱이 볼 곳, 못 볼 곳 다 본 몸이라 세세한 상상까지 가능함에야.
‘쩝!’
입맛만 다시고 있는데 그때까지 가만있던 소림이 입을 열었다.
“상, 가가哥哥, 다리 상태는 어떤가요?”
“뭐 나았다고는 해도 아직은 불편하지.”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하다 ‘가가’라고 부른 것이 기억나 뜨악해 소림을 쳐다봤다. 혹시 그 전에 하다만 말은 상공이 아닐까 짐작해 보며.
‘저도 상공은 너무 멀리 나갔다고 생각한 거겠지. 흐흐흐!’
양 손으로 젖가슴을 가리고 비스듬히 다리를 꼬아 앉은 소림이 내 시선을 피하고 있다. 제가 말해놓고도 창피한 거다.
뚝.
대담무쌍한 소림의 발언에 남궁도 놀라 씻던 물소리가 멈췄다.
나도 무협소설이나 영화를 봐서 가가라는 말은 안다. 한국으로 치면 오빠, 그것도 친오빠가 아니면 연인을 뜻하는 호칭이다. 우리처럼 개나 소나 부르는 오빠가 아니라는 말이다.
‘와! 소림, 얘, 다시 봐야겠네. 아주 센데.’
소림같이 예쁜 여자가 이렇게 나오는 데 화답이 없으면 개새끼다. 물론 난 개새끼가 아니라 은근하고 자상한 목소리로 화답해 줬다.
“흠흠! 주매가 이렇게 신경 써주니 이미 나은 것이나 다름없소.”
흐흐! 어떠냐? 내 느끼한 무협지 어법이.
아무튼 내 말에 용기를 얻은 소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오나 이곳을 벗어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무리를 하면 더 악화될 수도 있고.”
‘어쭈!’
슬며시 얼굴 붉히며 상황극까지 하는데 아주 요조숙녀가 따로 없었다.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맞춰주지.’
일단 점혈이라는 급한 불은 껐으니까 서두를 필요도 없었다. 사지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애들을 내가 어떻게 했다고 보긴 어려우니까. 최소한 얘네 부모들에게 맞아 죽을 염려는 덜은 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당장 강호로 뛰어들기엔 내가 가진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실질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한 고찰도 필요했고.
‘하루 이틀 이곳에 더 머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얘들이야 당장이라도 이곳을 벗어나고 싶겠지만 난 아니다.
그리고 이미 나를 허락한 얘들도 의복만 해결되면 하루 이틀은 문제없을 거다.
잔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목욕을 마친 남궁이 소림에게 말했다.
“주 언니, 가가는 우리가 모시고 가면 되지 않겠어요?”
‘허! 얘들 좀 보소.’
여태 은공이라 부르던 남궁도 즉시 가가로 태세전환이다. 아마 소림에게 선수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멀쩡히 걷는 것을 보고도 모시고 간단다. 인간 한 대갑을 놓고 오봉 중의 두 명이 다투는 상황이다.
‘흐흐흐! 입 꾹 다물고 즐기자.’
괜히 산통 깰 필요는 없으니까.
소림이 남궁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화매는 소가주의 시신을 수습해야 할 테니 가가는 내가 모실게.”
이럴 수가!
소림은 내가 생각한 것처럼 맹한 애는 아니었나보다. 빠질 때는 몰라도 치고 들어갈 때만큼은 본능적으로 아는 듯하다. 과연 무공천재답다.
“휴우! 그래야겠죠. 주 언니, 가가를 잘 부탁해요.”
“걱정 마, 화매.”
지들끼리 알아서 소림의 판정승으로 서열정리까지 끝냈다.
난 헤벌쭉 웃으며 내심 만세를 불렀다.
얼라리야! 여복이네! 여복이야!
너무 표 나게 좋아하는 것 같아 헛기침을 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흠흠! 이곳을 벗어나려면 먼저 의복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야. 아무래도 이곳 지리를 잘 아는 화매가 수고 좀 해 줘.”
“알겠어요. 제가 다녀올게요.”
남궁이 고개를 끄덕이자 젖가슴도 따라 흔들렸다. 꿀꺽 군침을 다시며 말했다.
“그럼 화매가 주매의 옷도 입고 다녀와.”
옷을 구하려면 일단 밖으로 나가야하는데 아랫도리만 가린 차림으로 내 보낼 순 없었다.
그리고 소림의 옷을 남궁에게 주면 소림은 다시 완전한 알몸이 된다는 말이다. 이곳에 옷이라곤 전부 내 상의와 셔츠밖에 없으니까.
남궁이 난처한 표정으로 소림을 보며 말했다.
“그럼 주 언니는........”
“화매, 난 괜찮아. 사실 그 방법밖에 없잖아.”
“휴! 어쩔 수 없지요. 얼른 다녀올 테니 가가는 잠시 밖에 나가 수련이라도 하고 계세요. 부르기 전에 절대 들어오면 안돼요!”
이크! 잘나가나 싶었는데 욕심이 과했다. 결국 불똥이 나한테 튄 거다.
나가고 싶지 않아도 남궁이 고리눈을 뜨고 말해 승낙해야 했다. 아무래도 남궁은 알몸의 소림과 내가 단 둘이 있는 것이 싫은 것 같았다.
“쩝, 그러자 뭐. 조심해서 다녀와.”
아쉬움을 뚝뚝 떨어뜨리며 동공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말과 달리 난 나름대로 할 일이 있었다. 소림과 남궁이야 다 익은 감이라 떨어지길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까.
“먼저 자아성찰이 필요하지, 자아성찰.”
그렇다.
험난한 강호로 뛰어들기 전에 내가 가진 무기와 이점을 확인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무림출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당연히 무공이다. 다음으로 배경과 똘마니들. 흔히 말하는 세력이란 거 말이다.
돈?
돈은 마지막 정도다.
다행히도 이 세상은 힘이 곧 권력이고 돈이기 때문이다. 그런 세상에서 돈을 마련하는 방법을 난 이미 천 가지도 넘게 알고 있었다.
‘흐음! 무공과 배경, 돈이란 말이지.’
다음으로 원만한 무림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내가 가진 자산資産과 이점을 생각해봤다.
생각하고 말고 할 필요도 없이 가장 큰 자산은 백호기였다.
백호기를 이용하면 범인凡人의 열 배 이상의 신체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
‘아! 사라진 투시능력이 안타깝네.......’
하지만 아직 내겐 사 단계에 이른 백호안과 백호후白虎吼가 있고 육감六感이 열려 위기경보 능력을 가졌다.
백호안은 상대의 이지를 제압하고 백치까지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무림 용어로 말하자면 살기殺氣나 섭혼안攝魂眼 쯤 될 거다.
백호후는 사자후나 피어 정도 될 거다. 이것 역시 상대의 넋을 빼 놓는 효과가 있다.
육감은 행운과 위기경보의 두 가지다.
행운이야 무림이동 즉시 소림과 남궁을 알몸으로 만난 상황으로 충분히 설명이 될 거다.
위기경보는 말 그대로 위험에 대한 조기 경보 능력이다. 이건 백호가 알려준다.
이 외에도 백호기와 교감을 이뤄 수발이 자유로워졌다. 백호기를 때에 따라선 몸에 둘러 호신강기護身剛氣로, 무기에 둘러 강기 공격이 가능할 거다. 검에 두르면 검강劍剛이고, 권에 두르면 권강拳剛이 되는 거다.
이 정도면 신법과 쓸 만 한 무공 한 자락만 익히면 웬만큼은 통할 거다. 뭐 내 운빨로 기연하나 더 얻으면 절대고수도 가능할 테고.
‘이 정도 능력이면 충분한 거 아냐?.......어?! 그런데 내 능력들이 무림인을 상대로도 통할까?’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여태 일반인을 상대로 총칼에나 맞섰지 무림고수의 검기나 검강에 맞아보질 않았다. 자료가 전혀 없어 분석 자체가 불가능했다.
‘아참! 애들이 있지.’
자료가 없으면 확보하면 된다. 원래 절정고수인 소림과 내 덕에 절정에 오른 남궁이 바로 곁에 있었다. 자료는 걔들을 통해 직접 실험하면 될 일이다.
‘좋아! 능력은 실험을 통해 점검하면 될 거고 다음은 내가 가진 자산인가?’
아직은 소림과 남궁 둘 뿐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소림과 남궁이다. 웬만한 문파 열 개 보다 둘이 훨씬 나았다.
문제는 얘들을 어떻게 활용할 건가인데, 뭐 쌀이 익어 밥이 된 상황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다.
벌써 날 보고 가가라고 하지 않느냐? 가가라고. 그럼 다 된 거다.
이제 금전적인 부분이 남았는데, 역시 초기투자자본이 문제였다. 세상은 돈 놓고 돈 먹기니까 초기자본이 많으면 많을수록 실패확률이 적어진다.
금괴 두 덩이와 음마가 주고 간 천하전장의 비밀금고.
현재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다.
음마의 비밀금고에 기대가 크지만 아직은 계산에 넣을 수 없다는 점이 함정이다.
“쩝! 일단 자본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네.”
당장 처가댁인 소림과 남궁에 손을 벌려선 안 된다. 걔들한텐 내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나서 벌려야 큰 걸 얻을 수 있다. 그러니 당장은 패스.
결국 먼저 자본금을 벌어야 한다는 뜻이다.
“뺏거나 털거나 빌려야 하겠네?”
왜 생각이 다 그런 식이냐고?
태생이 그래서 그렇다. 그리고 사실 세상 모든 부자들의 부류가 이 세 가지에 다 들어있다.
힘과 권력을 이용해 남의 것을 빼앗거나, 도둑질을 하거나 빌린다는 명목으로 사기를 치는 놈.
단지 규모가 달라 대통령이고, 재벌이고 하는 거지, 사실은 다 깡패고 도둑놈이고 사기꾼이다. 그래서 부자는 낙타 바늘구멍이다.
아무튼 초기투자 자본을 마련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을 듯하다. 다 잘하는 거니까 선호도와 상황에 따라 수단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아!
방금 생각났는데 또 하나 중요한 자산이 있었다.
바로 생사현관 타통업業.
극심한 고통과 높은 실패확률을 자랑하는 생사현관의 타통.
많은 무림 동도들이 이것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동도들에게 백호기를 이용해 타통 해 주고 소정의 수고비를 받아봐라. 전 무림동도가 돈을 싸들고 나를 칭송하며 찾아올 거다.
한 마디로 부와 명예를 한 손에 쥘 수 있는 신의 한 수........
“어라? 간단히 생각할 일이 아닌데?”
자칫하면 돈과 칭송 대신에 칼과 창을 들고 쫓아올지도 모르겠다.
절정고수는 바로 문파의 힘을 결정짓는 잣대.
나로 인해 힘의 균형이 깨지면 대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특히 혼란은 기득권이란 거대 세력들이 극도로 싫어하는 일이다. 그들은 절정고수의 희소가치를 위해 나를 제거하려 할 것이 확실했다.
더구나 내가 만들어준 절정고수가 적이 될 수도 있다. 적에 센 놈이 많은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
확실히 문제가 많은 사업이었다.
‘이건 위험하네.’
그렇다고 무조건 되는 장사라 아주 포기하진 않을 거다. 조금만 잔대가리를 돌리면 내게 위험도 되지 않고, 오히려 득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바꿀 수 있을 테니까.
‘돈 많은 처가댁에 팔고 내 똘마니를 만들 때 쓰면 되지. 흐흐흐!’
봐라, 벌써 방법을 찾아냈지.
알다시피 팽팽 도는 잔대가리 또한 내 훌륭한 자산이고 능력이다.
“그래! 먼저 애들한테 백호기가 통하나 실험해 보고 음마의 비밀금고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하하하! 무림아 기다려라! 오빠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