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7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8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7화
7화. 아찔한 동거(1)
나까지 입을 다물자 한 동안 공동 안은 침묵의 세계가 되었다. 전혀 급할 게 없는 나다. 똥줄 타는 애들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저........”
“저.......”
역시 침묵의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궁과 소림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움찔하며 다시 입을 닫는다.
소림의 이름을 자상한 목소리로 불렀다.
“혜승이부터 말해 봐.”
“사부님께 도움을 청해 주시면........”
“아니면 저희 아버님에게라도.”
남궁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만있어 보자. 여기가 함산이라고 했지?그럼 소림과 남궁세가 둘 중 어디가 더 가까워?”
남궁이 내가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한결 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착각은 자유니까 말리지는 않을 생각이다.
“함산은 합비 근처에 있는 산이에요. 안휘성安徽省 내라 저희 세가가 더 가까 워요.”
함산은 안휘성의 중간쯤에 있다고 한다. 안휘성이 중국의 13성 중에 가장 작은 편인데도 한국 보다 면적이 넓은 가보다.
“그래? 그럼 얼마나 걸리는데?”
“사, 삼사일이면 갈 수 있어요.”
하루 100킬로 급속행군으로 간다고 해도 300킬로다. 물론 나라면 백호기를 때문에 하루 200킬로는 갈 수 있을 거다. 근데 그런 말은 절대 하지 않을 거다.
천정을 한 번 쳐다보고 고민하는 척 물어봤다.
“무공이 없는 일반인 기준으로 말 한 거야?”
“무, 무공이 없다면 조금 더 걸릴 거예요.”
“조금 더가 얼만데?”
“그, 그래도 일주일은 안 걸릴 거예요.”
남궁이 버벅 거리는 걸 보면 일주일도 더 걸리는 모양이다. 애가 사기의 기본도 안 되어 있다.
난 한 숨을 푹 내쉬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일주일이라.......휴우! 그럼 안 되겠네.”
“왜, 왜요?”
안 되겠다는 소리에 남궁이 화들짝 놀라 눈을 번쩍 뜨고 물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는 쪽 팔림을 이길 만큼 당황한 거다.
내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말했다.
“얘들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남궁은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무슨?”
“참 나! 나 다리 부러졌잖아. 이런 다리로는 당장 이곳을 벗어나기도 힘들다고. 그리고 다치지 않았어도 내가 길을 모르니까 넉넉히 일주일은 잡아야 할 테고, 왕복하려면 보름은 걸리는데 니들은 꼼짝도 못한다며? 보름동안 뭘 먹고, 화장실은 또 어떻게 할 건데?”
얘들은 내가 없으면 당장 물도 못 마신다. 확실치는 않지만 사람이 물 없이 일주일이 한계라고 들은 것 같다. 무공을 익혔다고 해도 열흘 정도가 한계가 아닐까?
만일 식구들을 데려 왔는데, 얘들은 송장이 되어있다면 난 헛수고뿐만이 아니라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렵다. 소림과 남궁세가에서 날 죽이려 할 테니까.
물론 얘들이 정말로 견딜 수 있다고 해도 내가 절대 안할 거다. 일단 난 얘들을 쉽게 구해줄 생각은 전혀 없다.
생각해 보라.
달랑 불알 두 쪽 차고 이곳에 떨어진 나다. 무림에서 기반을 잡으려면 얘들 배경이 절대 필요했다. 그렇다고 내가 뭔가를 해서 일부러 만든 상황도 아니었다.
음마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은 형국이다. 난 그저 가만히만 있어도 알아서 쌀이 익어 밥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괜히 내 손으로 재 뿌릴 일 있나.’
결정적으로 솔직히 발 아프고 귀찮게 왕복 600킬로를 걸을 생각은 1도 없었다.
내 의중을 조금도 짐작하지 못하는 남궁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우, 우린 괜찮아요. 참을 수 있어요.”
그래.
말은 다 그렇게 하지만 절대 못 참는다. 생리현상이 말처럼 참을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인간이 아니니까. 시체 아니면 신神이다.
그리고 얘들아. 난 시체도 신도 아닌 살아있는 너희들이 필요하단다.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억지 쓰지 말고 다른 방법이나 생각해봐. 그동안 난 빠져 나갈 곳을 찾아볼게.”
“아! 정말 참을 수 있는데........”
“까불지 말고!”
애들에게 으름장을 놓고 앉은 채로 엉덩이를 질질 끌며 실내를 탐험했다.
다섯 개의 항아리 중에 두 개는, 풀 같은 것을 콩알만 하게 뭉친 것들로 가득했다. 나머지 세 항아리에는 물이 들었다.
콩알만 한 것을 몇 개 집어 들고 물었다.
“이게 뭔지 아는 사람?”
“그건 벽곡단이에요.”
소림의 대답에 한 알을 입에 넣고 씹어봤다. 쌉싸름한 풀냄새가 나면서 맛은 더럽게 없었다. 이런 걸 며칠은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아늑해졌다.
그래도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소한 당장 굶어 죽을 걱정은 없다는 희망을 줘야 하니까.
“아하!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벽곡단이구나. 물도 세 항아리나 있어 당장 굶어죽을 일은 없겠네.”
아는 척을 한 번 해주고 아까 연기가 빠져 나간 곳으로 이동했다.
질질질.
‘역시!’
언뜻 보면 몰라도 자세히 살펴보니 문 형태의 윤곽선이 보였다. 돌 벽을 살펴보니 성인의 어깨높이 정도에 튀어나온 돌이 보였다. 아마 이 돌문을 여는 장치일 거다.
‘당장 열 필요는 없겠지.’
아직 애들과 대화를 통해 끈끈한 정을 쌓아야 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급한 건 없지만 이 세상 돌아가는 것은 알고 싶었다.
그런 쪽은 소림성녀 보다는 남궁이 더 잘 알 것 같았다. 소림보다 얘가 더 당차고 상황판단이 빨라 보였다.
여자랑 대화를 할 땐 이름을 불러 주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다정한 목소리로. 내 경우엔 느끼해 지는 것이 문제지만.
“화야,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은 어때?”
“예? 예. 그것보다 은공께선 정말 무공을 익히지 않았나요?”
쯧! 싸가지 하고는.
누가 갑인지 모르고 공손한 대답은커녕 반문을 하다니. 차차 질리도록 알게 될 테니 지금은 다정하게.
“응. 정말이야.”
“그럼 어떻게 흡정음마를. 아니 어떻게 저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도 무사할 수가 있는 거죠?”
남궁은 이젠 부끄러운 단계는 지났는지 눈을 똑바로 뜨고 시선을 마주하고 물었다. 소림은 아직도 꼭 감고 있는데 말이다.
솔직히 이미 볼 것 다 봤고 지금도 상체는 훤히 보이는데 제 눈만 감으면 뭐 할까? 소림은 꿩 대가리임에 틀림없다.
정작 눈을 감으려면 내가 감아야지. 확실히 내가 사람하난 잘 봤다.
그래서 친절하게 대답해 줬다.
“내가 원래 통뼈야. 통뼈 몰라? 태어날 때부터 몸뚱이 하난 튼튼했어.”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럴 수가.”
“응, 근데 그럴 수 있어. 그건 그렇고 정말 다른 방법이 없는 거야?”
아직 내가 바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 유도 질문을 던진 거다. 이미 세수경이란 내공심법을 챙겼지만 내겐 너무 먼 당신이다.
그리고 혹시 또 아냐?
남궁 거나, 소림의 또 다른 내공심법이라도 배울 수 있을지. 더구나 스승이 옆에서 가르친다면 더 쉽고 빨리 배울 것이다.
“휴우! 점혈된 것은 다른 사람이 돕지 않으면 풀 수가 없어요.”
“왜 소설에 보면 스스로도 풀 수 있다고 하던데 아니야?”
“저희도 해 봤는데 음마의 내공이 워낙 강해 저희들만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해요. 세가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아버지나 장로 할아버지 정도는 되어야 해혈解穴이 가능할 거예요.”
“으음, 그렇단 말이지. 허어! 니들이 못 풀면 어쩌나? 나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고.”
“........”
애들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지 대답이 없었다. 아무래도 얘들 입에서 원하는 소릴 듣기는 요원할 것 같아 슬쩍 미끼를 던졌다.
“내가 너희한테 무공을 배우면 안 될까?”
“어휴! 지금부터 배워 어느 세월에 흡정음마가 잡은 혈도를 풀겠어요. 절대 불가능해요.”
하! 얘가 또 사람 무시한다. 그렇다고 발끈해선 원하는 걸 얻을 수 없다.
“아까 영약 먹었는데도? 소환단 한 알, 제왕단 두 알.”
“휴우! 무공을 배운 사람이 흡수했다면 모를까 무공을 모르는 사람은 제대로 흡수 할 수도 없어요.”
남궁이 원래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앤가 싶을 정도였다. 세상에는 상식 밖의 일이 언제든지 일어나는데 말이다. 내가 이곳에 존재하는 자체가 상식 밖의 일이고.
사실대로 말해줄 수 없어 답답하지만 애들은 더 할 것이라고 위안을 삼으며 말했다.
“그래? 아님 말고. 그럼 난 이곳저곳 살펴볼 테니 너희들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
쉽게 내공심법이 나오지 않을 분위기라 일단 물러섰다. 그렇다고 포기한 건 절대 아니다. 단지 애들이 아직 배가 불러서 그런 거니까.
얘들이 정말 배고프고, 목마르고, 똥 마려우면 말 안 해도 다 나올 거다. 진짜 급하면 되던 안 되든 뭐든지 시도해 보는 것이 인간이니까.
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튼 시간은 내 편이고, 아쉬운 건 쟤들이니까 괜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질질질.
아까 발견한 돌문으로 기어가 벽을 집고 낑낑대며 일어섰다. 그리고 튀어나온 돌을 눌렀다.
철컥.
그그긍.
역시 돌로 만들어진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더니 같은 장치가 보였다. 문을 닫으며 안에 대고 소리쳤다.
“밖을 좀 둘러 볼 테니 잘들 생각하고 있어!”
“으, 은공!”
문이 완전히 닫혔다. 애들은 움직이지 못하니 문을 열 수 없다. 그동안 눈치 보느라 불편했는데 다리 상태를 확인해 보려 한다.
슬쩍 일어나 검으로 만든 부목을 제거했다. 앉았다 일어났다 해보니 통증은 없었다. 벌써 뼈가 붙은 모양이다.
‘확실히 약 빨은 잘 받아.’
그런데 돌문 밖은 깜깜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띵!
찰칵.
라이터를 켜 불을 밝혀 살펴보니 기다란 동굴이었다. 길은 외길이고 자연 동굴이 아닌 인위적인 요소가 물씬 보이는 동굴이었다.
‘그렇다면 여기 어딘가에?’
혹시 흡정음마가 비급이라도 숨겨 놓지 않았나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걸었다. 왜 흡정마공이나 방중술 비급 같은 거 말이다. 말했듯이 다 배워두면 쓸 곳이 있는 법이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하다 못 해 쓰레기도 없었으니까.
길 따라 십여 장을 걸었을 때 마침내 동굴의 끝이 보였다. 역시 돌로 막혀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아까와 같은 돌문이 있었다.
‘흠! 과연 이 동굴은 뭐하는 곳이었을까?’
벽곡단이나 물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흡정음마의 은신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흡정음마는 어떠한 연고로 절세 비급을 얻어 은밀히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아니면 은신처를 찾다가 우연히 질풍권왕의 동굴을 발견했고, 비급을 익히기 위해 눌러 앉았다. 제 버릇 개 못주니까 가끔 여인들을 납치 한 것이고.
이상이 내가 생각하는 스토리다.
아무튼 60년이나 숨어 지낸 곳이다. 만일 입구라고 해도 밖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곳일 거다. 그렇다면 문을 열어도 좋았다.
꾹.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여는 돌을 눌렀다.
그그긍.
휘잉-
눈부신 태양 빛과 함께 세찬 칼바람이 불어왔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떠 시각을 적응시켰다.
“이런!”
문 밖은 깎아지른 만장절애萬丈絶崖였고 맞은편은 기암괴석의 봉우리 밖에 없었다. 밑을 내려다보니 까마득했다.
진짜 만장은 아니고 천장千丈 정도?
로프나 계단도 없는데 뭐 하러 여기다 문을 만들어 놨는지 내 상식으론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긴!
처음 떨어질 때 주변 상황을 생각하면 무리도 아니었다. 기암괴석 봉우리를 피해 떨어졌으니까. 당연히 주변은 봉우리일 수밖에.
내가 뚫고 들어 온 천장을 통해 빠져 나갈 수밖에 없을 듯했다. 물론 백장 정도의 높이에서 뛴다고 해도 죽진 않겠지만 또 부러지긴 싫었다. 구태여 지금 나갈 필요도 없고.
더 이상은 볼 것도 없고 살필 것도 없었다. 탐험은 그만 접고 다시 애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