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4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1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4화
4화. 기연奇緣 파티(1)
깨달음과 동시 촤르르 잔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먼저 부들 부들의 상태를 살펴봤다. 내 말에 대답도 없이 두 눈을 꼭 감은 채 용을 쓰고 있었다. 시뻘건 얼굴로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것으로 보아........
음! 뭔가 획책하고 있다는 느낌이 팍 왔다.
푹!
“꺼억!”
장검으로 심장을 아니 심장이 있는 부분을 쑤시고 물었다.
“영감! 젊은 놈이 칼 들고 이렇게 미안하다고 사과 하면 괜찮다거나, 신경 쓰지 말라고나 해야 할 것 아냐? 그렇게 인상 쓰고 입 다물고 있으면 꼭 화난 것처럼 보이잖아. 설마 진짜 화난 거야?”
“이, 이 노........끄악!”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닌 듯해, 조금 더 심장 쪽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아, 됐고. 그냥 이 상황에 대해서 설명이나 해 봐. 뭐 하던 중이었어?”
늙은이가 부들 부들에서 바들 바들로 바뀌며 게도 아닌데 입에 거품을 물었다.
그것도 잠시.
푸학!
분수처럼 입으로 피를 뿜었다. 묻을까봐 얼른 피했다.
“에이! 더러워!”
피를 토하고 난 늙은이는 얼굴이 제 색으로 돌아오며 한결 편해 보였다. 아마 지금이라면 성실히 질의응답에 임할 듯 했다.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시선을 마주치며 눈에 힘을 빡 하고 줬다.
“어흥!”
다시 말하지만 백호안은 무음無音에 무색무미무취無色無味無臭다. 소리는 내 입으로 내는 효과음일 뿐이다.
아무튼 늙은이는 고수라는 무림의 속설을 믿는 나는 조금 무리해서 백호안 4단계를 시전 했다. 원래 4단계는 백치로 만들지만 무공을 익힌 놈들에겐 혹시 모르니까.
뭐 곧 뒈질 놈이라 어떻게 되는 상관없었고.
아무튼 백호안을 마주한 늙은이의 눈알이 홱 뒤집혔다.
‘역시! 통하네!’
풀리면 백치가 되겠지만 당분간은 진실만을 말할 거다. 오래가지 않을 테니 빨리 물어야 했다.
“영감, 이름은?”
“야, 양 승대.”
“혹시 별호 같은 거 있어? 있으면 말해봐.”
“흡정음마吸精陰魔 양승대가 본좌다.”
세상에 본좌라니!
닭살이 돋고 어이가 없어 검 집으로 대갈통을 한 대 쳤다.
빡!
“지랄! 딱 들어보니까 강간마네, 강간마. 그런 새끼가 어디서 본좌를 찾아, 본좌를. 나도 쪽 팔려서 그런 말은 못 하는데. 암튼 나쁜 새끼들이 꼭 용기는 있어요, 무모한 용기가.”
뭐 놈의 별호를 듣는 순간 내 판단이 전부 맞았다는 걸 확인했다. 이제 더 마음 편히 놈을 잡으면 된다.
아차! 방심하면 안 되지!
“지금 네 상태가 어때? 많이 심각한 거지? 응? 곧 죽는 거 맞지?”
아니라면 질의응답 시간은 깨끗이 포기할 생각으로 칼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
“휴우! 운기 중에 네놈에게 방해받아 주화입마에 빠졌다. 간신히 뒤틀린 혈맥을 다스리고 있는데 네 놈이 다시 칼질을 하는 바람에.......으드득. 네 놈을 반드시 찢어발기고 싶지만.......회광반조廻光返照 상태다.”
회광반조는 나도 안다. 죽기 전에 잠시 정신이 멀쩡한 상태다. 그리고 회광반조 = 사망의 공식은 불변이다. 정말 안심해도 된다는 말이다.
아무튼 음마는 곧 죽는다면서 할 말은 다 한다. 뭐 죽을 놈이니까 할 말을 하는 거겠지만.
그래도 마음 약한 내게 상처 주는 말을 해봐야 제 손해다. 난 손목만 약간 틀면 되니까.
빙글.
“끄아악!”
“네 생각은 필요 없고 묻는 말에나 대답해. 쟤들은 뭐냐?”
“소림과 남궁세가 애들이다. 어린 것들이 겁도 없이 덤비기에 잡아 놨다.”
“잡아만? 설마 벌써 응응 한 건 아니겠지? 아니지?”
아마 내 눈이 살기로 번뜩였을 거다. 벌써 일을 치렀다면 이 새끼는 나한테 열 번 죽을 거다.
“으드득! 네, 네 놈 때문에........끄아악!”
“이 갈아 봐야 네 이빨만 망가져. 그리고 늙은 새끼가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었나? 왜 이렇게 입이 더러워?”
내 입이 더 더럽다고?
내가 살던 환경에선 표준어라 할 수 없다. 전생에선 야쿠자에, 현생에선 강력계 형사로 지낸 내가 이계로 넘어 왔다고 달라지겠냐? 많은 걸 바라지 마라.
아무튼 내 여자들은 아니, 내 이쁜이들은 아직 무사한 모양이다. 앞으로 더 험난하고 수치스러운 일이 기다리고 있지만.
푸확!
꼬르륵.
제길! 잠시 딴 생각에 팔려 있는 동안 음마의 숨이 넘어갔다. 울화가 극심했는지 다시 피를 한바가지는 토하고 뒈졌다. 아직 물을 것도 챙길 것도 많은데 말이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내가 미안해서 다짜고짜 늙은이를 잡은 것은 절대 아니다. 내 육감이 말하고, 주변 상황이 놈이 나쁜 놈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생각해봐라.
젊고 예쁜 알몸의 여자 두 명과 늙은이의 조합이 어울린다고 생각 하냐?
뭐? 늙은이가 돈이 많고 변태 플레이 중일수도 있다고?
뭐 그래, 여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플레이 중의 하나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럼, 미라처럼 삐쩍 말라 죽은 시체는?
또 나를 향한 두 여인의 뜨거운 시선과 음마가 뒈지자 내뱉는 안도의 한숨은?
그건 변명의 여지가 없을 거다.
들었듯이 늙은이가 일남 이녀를 납치해 남자는 죽이고 여자 둘에게 그렇고 그런 짓을 하려는 중인 것이다. 난 그걸 날카로운 추리로 파악한 것이고.
이제와 말하지만 난 대인배에, 노인을 공경하고, 여인을 아끼는 민중의 지팡이였다. 그리고 법 보다는 주먹을 신봉하는 진정한 짭새였고.
그리고 알다시피 황소반장 시절 내게 걸린 강간범은 예외 없이 장기腸器는 수출하고, 껍데기는 동해 바다에 수장시켰다.
사람은 똑 같은데 세월이 다르고, 세상이 다르다고 그 기준이 바뀔까? 절대 안 바뀐다.
비록 난 휘어질지언정 부러지는 놈은 아니지만 이런 고집은 또 있다.
아무튼 아쉽지만 죽일 놈은 죽었다. 그리고 내 앞에는 이상적인 상황이 펼쳐져 있다.
더구나 내가 의도하고 수를 쓰지 않은 상황이란 점이 중요한 거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해도 난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떡을 입에 넣어주고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데도 못 삼키면 차라리 불알 두 쪽 다 떼야지.’
비상한 내 잔대가리는 찰나의 순간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선택 결정했다.
‘챙길 것은 먼저 챙기자.’
질질질.
다리를 끌며 책상으로 이동했다. 일단 책상위에 놓인 것들을 확인할 거다.
여자들?
보기 좋은데 좀 더 놔둬도 된다. 그리고 만일 무림이라면 쟤들이 어떤 애들인 줄 알고 풀어줄까?
얘들이 소림이고 남궁이니까?
부처를 모신다는 미명하에 사람 패고, 룸살롱에서 아가씨 불러 술 마시고, 패싸움 하는 게 내가 본 중들의 세계다.
그리고 명문 정파라고 다 좋은 애들이라면 그 많은 무협소설은 탄생하지 않았을 거다. 내가 읽은 무협지에선 대부분 명문대파 놈들이 흑막이고 비선이었다. 그런데 얘들을 어떻게 믿고 풀어줄까.
무림을 무협지로 배운 나다. 당연히 내 지식의 바탕은 무협지고 그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틀렸어도 할 수 없고.
그리고 벗고 있고, 묶여 있다고, 억울하고 불쌍한 건 아니다.
더구나 쟤들은 무림의 여자다. 막말로 내가 알몸을 본 것으로 시비 걸어 죽이러 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것도 내가 본 무협지에 다 쓰여 있었다.
아직 백호기가 무림에서 얼마나 효용이 있을까 알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괜한 모험을 할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또 원래 무림에서는 여자와 어린애, 노인을 조심하라고 했다. 노인은 진짜 강하니까 당연히 조심해야 하고, 어린애와 여자는 방심하기 쉽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난 절대 방심하지 않는다.’
일단 보기도 좋고, 당하기도 싫으니까 그대로 놔둘 생각이다. 쟤들 문제는 내 몸이 멀쩡한 뒤에 생각해도 되는 거다. 그런 고로 지금은 쿨 하게 패스.
세 개의 목함 중에 하나는 소림소환단, 다른 두 개는 같은 제품으로 천추제일세가千秋第一世家 제왕단帝王丹이라고 쓰여 있다.
힐끗 여자들을 쳐다보았다. 누운 상태에선 머리 위쪽에 있는 책상 쪽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여자들은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파르르 떨리는 기다란 속눈썹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음마의 말대로라면 하나는 소림일 테고 천추제일세가는 남궁세가라는 말이겠지. 결국 둘 중의 하나는 소림, 하나는 남궁세가의 중요인물이라는 건가? 아니면 둘 다 한 집이거나?’
남궁세가의 대표무공은 제왕검형帝王劍形이라고 본 듯하다. 그 이름을 딴 제왕단이라면 남궁세가 영단일 것이다.
아니라도 일단 평범한 약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런 걸 들고 다닐 정도면 중요인물인 것이고.
‘그래도 역시 소환단이지.’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고, 아무리 영단이라도 알지 못하는 약은 함부로 먹으면 탈난다. 당연히 내 간택을 받은 것은 소환단이었다.
달칵.
소환단이라고 쓰여 있는 목함을 열자 향긋한 향기가 퍼져 나와 동굴을 가득 채웠다. 역시 냄새부터 영단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데 아닌가?’
냄새가 좋다고 맛도 좋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번쩍!
읍!읍!읍!
소환단을 삼키려는데 오른쪽에 누운 여자가 감았던 눈을 치켜뜨고, 뭔가를 맹렬하게 어필하고 있었다.
아마 자기가 주인 이라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내겐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다.
“조용히 안 해! 내가 빨리 나아야지 니들도 풀어 줄 거 아냐. 나 그냥 갈까?”
“.........”
바로 조용해졌다. 근데 얼굴이 붉어진다. 분해서 인지, 쪽팔려서 인지 모르겠지만.
남의 일에 자꾸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무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