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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23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23화

23화. 황비홍을 만나다

 

부르르.

우수수.

풍운각 전체가 무너지기라도 할 듯이 부르르 떨렸다. 일곱 개의 권영이 적중한 벽면은 한 자 이상의 권영이 선명하게 새겨지며 주위가 허물어져 내렸다.

“대박!”

연무장은 기본적으로 내구성이 좋다고 알고 있었다. 안 그러면 무공연습을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무너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내구성은 좋았던 듯했다.

“아무래도 제대로 수련하려면 동굴로 다시 가야 되겠네?”

그곳에 무공서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음마도 단순히 음행을 위해서만 동굴을 찾은 것은 아닌 듯했다.

띵!

화르륵.

지하수련관은 보수가 필요한 상태라 층층무적공이 적힌 책자를 불태우고 침실로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기척이 들리며 투견의 목소리가 들렸다.

“장주님! 별고 없으십니까? 풍운각이 흔들려 찾아 왔습니다.”

“마침 잘 왔어. 들어와.”

문이 열리며 투견이 들어와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아! 난 괜찮고 지하에 연무장이 있어 잠시 수련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 생각보다 약하게 지어져 수리가 필요할 것 같으니 처리해 줘. 설마 일 권을 견디지 못할 줄이야.........쯧!”

일부러 투견에게 망가진 지하 연무장을 보여주었다. 내가 이렇게 세니까 딴 마음 먹지 말라는 경고였다. 우린 아직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니까.

그때 영춘 아범을 비롯한 낭인무사들이 달려와 외쳤다.

“장주님!”

“장주님, 괜찮으십니까!”

“장주님, 별고 없으십니까!”

뒤 이어 몰려나온 하인들로 풍운각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웅성웅성.

시끌시끌.

마치 충성경쟁을 하는 똘마니들 같아 내심 실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침 잘 됐군. 영춘 아범은 하인들을 진정시켜 돌려보내고 다들 들어오게.”

“예, 알겠습니다. 장주님!”

하인들이 돌아가고 네 명의 낭인무사가 들어왔다.

“투견.”

“예, 장주님.”

“자네들에게 시킬 일이 있어.”

“분부하십시오, 장주님.”

“뇌옥을 지키는 것은 한 명이면 충분할 것이고, 장원의 일도 한 사람이 맡아서 하면 될 터, 두 사람은 낭인 무사들을 고용해줬으면 해.”

“낭,,.인 무사를 말입니까?”

고개를 갸웃하는 투견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지시했다.

“그래. 보수는 두 배를 준다고 하고 가능한 많이 고용해. 무공 수위는 높을수록 좋고. 일류고수는 세 배 이상 주도록 하지. 능력에 따라서는 더 줄 수도 있고.”

돈은 귀신도 부린다고 한다. 정말 보수를 제대로 지급할 생각은 없지만 베팅은 크게 해야 했다.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베팅을 하면 오히려 신뢰가 떨어져 두세 배가 적당했다.

투견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

“세 배나 말입니까? 죄송하지만 무슨 일을 시키려 하시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아마 투견은 내가 전쟁이라도 벌이는지 궁금한 모양이다.

“별 것 아냐. 장원을 좀 더 확장할 생각이야. 단순 경비나 쪽수 채우기라고 보면 될 거네. 할 수 있겠나?”

“그 정도 일로 두세 배를 지급한다면 어렵지 않게 모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나 생각하시는지?”

“최소한 100명 이상에 가능한 많이.”

“그렇게나 많이 필요하십니까?”

“아무렴. 명색이 천하제일장에 그 정도 인원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지목 받은 영춘 아범이 광오한 명칭에 놀라 되물었다.

“천하제일장이라고요?”

무림에서는 천하제일이란 말을 쉽게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천하제일은 타인이 인정했을 때 붙여주는 이름이었고.

하지만 난 빠른 시간 안에 무림에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 무림에서 명성이란 곧 힘을 상징하니까. 그 명성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알다시피 현 무림은 정사마가 균형을 이뤄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경 없는 신인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명성을 얻기는 어려운 일.

평지풍파가 일어야 하는데 일일이 다니며 분란을 조성할 순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분란이 벌어질 만한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되는 일.

천하제일이라는 명칭을 달고 나면 반드시 시비를 거는 놈들이 나타날 거다. 그때 거는 족족 때려잡으면 되는 거였다.

 

“아! 아직 얘기 하지 않았군. 영춘 아범은 당장 내일 현판을 바꾸게. 천하제일장으로. 풍운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음마가 사용하던 이름이라 찝찝해서 말이야.”

영춘 아범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하지만 장주님.”

“왜 문제가 있나?”

“안휘에서 천하제일을 자처하고 나서면 남궁세가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낭인의 수를 늘린다고 해도 남궁세가를 당할 수는 없습니다.”

“남궁세가라면 걱정 말게. 그들은 천추고 우린 천하니까. 그리고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있어. 자넨 걱정 말고 현판이나 바꿔.”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뒤 낭인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집을 얻었으니 생활비와 유지비도 필요했다. 음마는 그 모든 것을 주었고.

“흑구파는 누가 관리했나?”

“제가 관리했습니다. 장주님.”

투견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래? 흑구파가 운영하는 사업과 사업장에 대해 설명해 봐.”

“예, 장주님. 동쪽의 주루와 도박장, 홍등가가 흑구파의 구역입니다.”

내 듣기도 전에 주루와 홍등가는 꼭 있을 거라 예상했다. 음마가 하는 일인데 여자관련 사업이 빠질 리가 있겠냐?

“직영 영업장은?”

“만월루라는 주루와 홍등가의 객잔 두 곳, 도박장 세 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 내가 흑구를 만날 필요가 있을까?”

“말 잘 듣는 놈입니다.”

상납금이 잘 올라오고 있어 만날 필요까지는 없다는 뜻이다.

“그래? 그렇다면 투견이 계속 맡도록 해.”

“예, 장주님.”

“나중에 한번 둘러볼 테니 영업장이나 안내하게.”

“예, 장주!”

나중에 흑구는 만나볼 생각이다. 앞으로 놈은 평화로운 합비의 밤 세계에 풍운을 일으켜야 하니까.

투견의 말에 의하면 현재 합비는 네 세력이 사이좋게 구역을 나눠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중 하나인 흑구의 뒷배가 바뀌었다. 그리고 그 뒷배는 강호초출의 무명소졸이다. 원치는 않았지만 작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변화에 바로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 된다는 것을 잘 아는 놈들이 깡패들이다. 만만해진 흑구파를 놓고 서로 침을 질질 흘릴 거다. 흡수하면 합비 제일의 세력이 되니까.

세 세력은 싫든 좋든 흑구파 쟁탈전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면 내게 명분이 생기는 거다. 난 가만히 있었으니까.

뒷감당?

얘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되듯이 최악의 경우 남궁과 손을 잡고 황산파와 철혈방을 상대하면 된다. 그 정도 인연은 만들어 놨으니까.

‘인연에 돈까지 더 해진다면 거부할 수 없지. 암!’

 

@

 

다음날.

투견에게 이것저것 다시 한 번 지시하고 풍운장, 아니 이젠 천하제일장을 나섰다. 모름지기 사내라면 신용이 있어야 하는 법. 제 입으로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마차 신세를 진 안휘 표국을 찾아 갔다. 합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안휘 표국을 찾기는 쉬웠다.

“흐음! 여기군.”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라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가만히 서 있어봐야 상대해 주는 사람 없을 테니 상대할 사람을 불렀다.

“이리 오너라!”

지나던 일꾼 중의 하나가 우렁찬 내 목소리에 반응했다.

“어디서 오신 분이십니까?”

“임 표두는 계신가? 내 일전에 신세진 바가 있어 인사차 들렀네. 함산에서 신세진 한 대갑이라고 전하면 알걸세.”

“예,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다행히 표행을 나가지는 않은 듯했다. 일꾼의 말대로 잠시 기다리니 임 표두가 멀리서 달려왔다.

“한 대협, 오셨군요!”

저렇게 반갑게 맞아주는 덴 이유가 있다. 내가 남궁 화와 소림과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다리 건너서라도 남궁세가나 소림과 연을 만들어 두고 싶은 거다.

“하하! 오랜 만입니다, 임 표두님. 덕분에 무사히 일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 그거 잘 되었군요. 아!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안으로 드시지요. 표국주님께서도 뵙고 싶어 합니다.”

“그래요? 감사한 일이군요. 그렇지 않아도 임 표두님이 표행을 떠나셨으면 어쩌나 했습니다.”

“하하, 별 말씀을요. 자,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임 표두의 뒤를 따라 내청으로 들어갔다.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 표국주의 성품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일꾼들은 만족한다는 뜻이겠지. 그러나.......’

내가 아는 세상에선 직원이 만족하면 사업주는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 반대로 사업주가 만족하는 형태가 된다.

그리고 버선발로 달려 나오는 국주를 보니 내 짐작이 맞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무명소졸인 나를 이토록 반기는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뜻이니까.

표국주가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내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하하하! 어서 오십시오, 한 대협. 임 표두에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흠!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군.’

아무리 내가 남궁세가나 소림과 인연이 있다고 해도 직계 가족도 아닌데 표국주의 태도가 너무 과했다.

그렇지 않아도 안휘 표국과의 관계 설정이 고민이었는데 어쩌면 좋은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 무명소졸인 저를 이렇게 환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나 역시 과장된 표정으로 답례를 하고 표국주를 따라 대청으로 올라갔다.

탁자에 앉기 전에 정식으로 통성명은 해야 할 것 같아 포권을 하며 말했다.

“천하제일장의 장주인 한 대갑이라고 합니다.”

표국주가 마주 인사를 하지 못하고 의아한 표정으로 임 표두와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내가 사정을 설명했다.

“아! 얼마 전에 풍운장을 인수해서 천하제일장으로 개칭했습니다. 강호의 동도들이 광오 하다 손가락질할까 두렵습니다. 하하하!”

내가 먼저 설레발을 치자 표국주는 어색한 표정으로 마주 포권을 하며 함께 있는 인물들을 소개했다;

“그러셨군요. 전 안휘표국을 맡고 있는 황인걸입니다. 임 표두는 아실 테고 이들은 제 자식들입니다.”

“반갑습니다. 소국주인 황비홍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황소영이에요.”

‘헐! 황비홍이라고.’

물론 내가 아는 영화 속의 황비홍이 아닌 동명이인 일거다. 그래도 아는 이름이 나와 반갑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

아들은 내 또래로 나만큼 거구의 사내였고 딸은 20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상당한 미인이었다.

처음 만났는데 구구절절 표국의 사정을 털어 놓을 일은 없는 법. 나중을 기약하며 안면을 트는 것으로 만족하며 표국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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