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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57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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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57화

57화. 백호대白虎隊가 어때서(2)

 

무림공적 척살단은 아무런 이변 없이 성황리에 마쳤다. 총 구십 명, 사십 세 미만의 단원이 선발되었다.

구십 명은 계획대로 천, 지, 인의 삼 단團으로 나누어 각 삼십 명씩 배정했다. 구파일방의 선발자는 천무단, 사황련은 지살단, 오대세가는 인의단으로 명명했다.

각 단은 효율적인 추살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다시 열 명씩의 세 개 대隊로 나누기로 했다.

내가 속한 인의단 역시 이틀 후, 첫 모임을 가지고 상견례와 함께 단주 및 삼개 대의 대주를 선출할 예정이다.

그 전에 난 매듭지을 일이 있어 남궁진을 앞세워 약속 장소로 가고 있었다.

“형님, 이쪽으로.”

“얼마나 모였을 것 같아?”

“전부 오지 않겠습니까?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어 기웃거리고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맞는 말이다. 많은 수의 탈락자가 구파나 세가에 인연을 만들기 위해 남아 있었다. 처음부터 그걸 노린 자들도 있었고.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지.’

있는 놈이 더 하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구파일방과 세가와 인연은 절대 공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놈들이 혹할 만한 것을 내놓지 않는 이상은 절대 불가능하지.’

하지만 기울어가는 문파에, 있는 놈이 혹할 만한 물건이 있을 턱이 없었다.

‘있기야 있겠지. 하지만 내 놓는다고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지.’

평범한 무공이나 수준이하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들이 혹할만한 가전 혹은 독문 무공만이 그나마 가능한 거다. 남궁세가의 서고에도 그렇게 얻은 무공들로 가득했다.

‘그에 비하면 난.’

물론 그들의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난 아직 여건이 안 된다. 그래서 조금 비효율적이고 시간이 걸리지만 키워서 잡아먹는 쪽을 택했다.

“형님, 이곳입니다.”

생각하는 동안 목적지에 도착했다.

무림제일루.

무림맹주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주루였다. 맹주란 놈이 이렇게 사리사욕을 챙기니 꼭두각시 노릇이나 하는 거다.

드르륵.

남궁진이 예약된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뒤 따라 들어가며 방안을 보니 아홉 명이 앉아 있었다.

‘한 놈은 안 왔군! 네 복 네가 걷어찬 거지. 쯧쯧!’

남궁진이 들어서자 아홉 명이 벌떡 일어나며 포권했다.

“백검문주를 뵙습니다.”

“백검문주를 뵈오이다.”

얘들이 모임의 주최자를 착각한 거다. 뭐 나이도 나보다 많고 백검문이 나름 알려졌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래서 남궁진을 시켜 자리를 만든 것이고.’

여기 모인 아홉 명도 혹시 남궁진을 통해 남궁세가와 인연을 만들 수 있을까 해서 온 거다.

“하하! 필부의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일단 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나눕시다.”

그걸 또 뻔뻔하게 받아주는 남궁진이다.

‘그래, 네가 안 그러면 남궁진이 아니지.’

뚜벅뚜벅.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비어있는 상석에 앉았다. 애들 눈이 휘둥그레져, 어떻게 된 일이냐며 남궁진을 쳐다봤다.

“이 자리는 제 형님이신 천하제일장의 장주이시며 강호에는 일권무적이라는 별호로 알려지신 한 대갑 대협이십니다.”

웬만한 사람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는 소개하지 못할 거다. 또 태연하게 그런 소개를 받을 사람도 없을 테고. 하지만 나와 남궁진은 원래가 그런 놈이다.

아니나 다를까 남궁진을 제외한 나머지는 뜨악한 표정으로 나와 남궁진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뭔가 남궁진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듯 한 시선으로.

난 그런 시선쯤은 깨끗이 무시하고, 대협의 풍모를 풀풀 풍기는 대소를 터뜨리며 겸양을 떨었다.

“하하하! 진 아우가 제 얼굴에 금칠을 하는 군요. 반갑습니다.”

겸양을 다시 더한 금칠로 받는 남궁진이다. 이놈은 벌써 단짠단짠을 아는 놈이다. 실로 시대를 앞서가는 딸랑이라고나 할까?

“이건 비밀이오만 형님께서는 단 일 수에 흡정음마를 처치하셨고, 얼마 전 소호혈사에서는 커다란 배를 일 권에 두 동강이 내시며, 위기에 처한 철장선녀 임 방주의 목숨을 구해주신 분이이소. 카! 그때 수백이 넘는 신비세력의 무리 사이로 뛰어 들어 종횡무진 하시던 형님의 모습은 그야말로 전신戰神이 따로 없었소.”

당시 있지도 않은 놈이 직접 본 듯이 얘기한다. 백 명도 수백으로 둔갑하고, 멀쩡한 광견이는 죽을 뻔했다. 마치 ‘금칠은 이렇게 하는 거다.’ 라고 보여주는 남궁진이다.

말했듯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놈이나 듣고 있는 놈은 우리 둘 밖에 없다. 다른 애들은 아직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어허! 진 아우, 그 일들은 아직 무림맹주와 장로들 밖에 모르는 사실인데 이런 자리에서 발설하면 어떡하나? 이번엔 아우가 경솔했네.”

“죄송합니다, 형님. 하지만 오늘 모신 분들은 모두 입이 무거운 분들이십니다. 심려하지 마십시오.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이런 상황에서 아니라고 할 놈은 아무도 없을 거다. 당연히 얘들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 물론이요.”

“그, 그런데 한 장주께서 흡정음마를 처치했다는 말이 사실이오? 흡정음마라면 초절정 이상일 텐데........?”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닌데 꼭 이런 놈이 있다. 또 이런 놈이 있으면 혹하는 놈도 있고.

“사실이시오?”

“하하하! 조금 전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아직 맹주와 몇몇 장로밖에 모르는 사실이라고. 하지만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실 이번 척살단을 선발하기 위한 무림대회도 그 때문에 개최된 겁니다.”

죽은 놈은 말을 못하니까 사실이라고 말한 거다. 어찌됐건 일격에 항거불능의 상태로 만들었으니 거짓말도 아니다.

“으음!”

“호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오는데 초를 치는 사람이 있었다. 유일한 홍일점인 하북반가河北潘家의 여가주였다.

이 집안 역시 혈왕지겁으로 가주와 오빠, 동생을 전부 잃었다. 지금의 가주는 여자의 몸으로 가문을 이어 십여 년을 지탱하고 있었다.

상당한 미인으로 유혹도 많았을 법 한데 꿋꿋이 버티는 억척 여장부였다. 그러나 이 철혈여장부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러 출전한 것이다.

반 가주는 사설을 집어치우고 빨리 본론이나 꺼내라고 말했다.

“좋아요. 다 좋은데 오늘 우릴 부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자는 남자보다 냉정하고 이성적이다. 이 여자가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촉이 왔다. 그렇다면 이 여자만 공략하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계산이 섰다.

‘좋아! 그렇다면 충격요법으로.’

충격요법은 쓸데없는 자존심과 오기를 부리는 남자를 상대로는 부적절한 방법이다. 그러나 냉정하고 이성적인 여성에게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오늘은 여러분께 한 가지 제안을 하려고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먼저 제 얘기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끝까지 들어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결코 여러분께 해가 될 제안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제안? 무슨 제안을 하겠다는 거죠?”

반 가주가 입을 열자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그럼 허락하신 것으로 알고 먼저 반 가주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뭐죠?”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같은 상황이니 솔직히 얘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반 가주가 좌중을 한 번 둘러보고 나서 물었다.

“말해 보세요.”

“지금 반 가주께서 가장 곤란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곤란하다니요? 저는 별로 곤란하지 않습니다만?”

여장부라도 남자들 앞에서 힘들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법. 묻기 보다는 내가 말해야 할 듯했다.

“알겠습니다. 제가 실수한 모양입니다. 그럼 달리 묻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금전적인 곤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곤란하다면 한 장주께서 지원이라도 해 주겠다는 말씀이시오?”

성질 급한 놈은 만도문의 소문주였다. 어깨를 으쓱하며 되물었다.

“제가 왜요?”

“그럼 지원할 것도 아니면서 질문하는 이유가 뭡니까? 조롱이라도 할 셈이요?”

“하하! 물론 지원할 생각이라 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지원으로는 크게 변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 여러분께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돈 얘기가 나오자 내색은 하지 않지만 모두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었다. 만도문 소문주가 말을 재촉했다.

“말장난은 그만하시고 할 말이 있으면 해 보시오.”

“하하! 알겠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여기 계신 분들의 근거지는 하북, 산서, 산동, 하남, 강소, 절강, 호북, 복건성이더군요.”

다시 반 가주가 물었다.

“그게 무슨 상관이죠?”

“저희 천하제일장은 안휘에 있고 말입니다.”

듣는 사람 답답하게 본론은 꺼내지 않고 빙빙 돌려 말했다. 이래야 집중력이 생긴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반발도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요?”

“저와 함께 사업을 하는 겁니다. 표국 사업을.”

말이 끝나자마자 반 가주가 미간을 찌푸리고 일어서며 말했다.

“사설이 하도 장황해 조금은 기대를 가졌건만.......실망이군요. 그만 가봐야겠어요.”

이해는 갔다. 대체로 무가는 표국이나 상인을 사도邪道로 보고 무시한다. 그래서 잘 나가는 무가치고 직접 표국을 운영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래도 돈 되는 것은 알아 방계나 속가를 통해 운영하는 곳은 있었다.

‘얘들도 아직 배가 덜 고팠군!’

정말 배가 고프면 사도건 마도건 가리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왜, 현대에서도 생계형 범죄자에게는 온정을 베풀지 않냐?

‘어휴! 이것들을 그냥!’

성질 같아선 배 쫄쫄 굶을 때까지 버려두고 싶었다. 하지만 당장 아쉬운 건 나였다. 지금은 교언영색으로 살살 달래고 꾀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

‘굴리는 건 그 다음에 실컷 해주면 되고.’

아무튼 지금 이대로 반 가주를 보내면 말짱 꽝이었다. 벌써 다른 놈들도 시뻘건 얼굴로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무림인에게는 백발백중인 전가의 보도를 꺼내 들었다.

“대가는 생사현관을 타통할 수 있는 영단입니다.”

멈칫!

반 가주는 걸음을 옮기려다 멈췄고, 다른 놈들은 반쯤 엉덩이를 들다 그대로 굳었다.

“물론 표국사업에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을 경우에만 제공할 것입니다.”

“이곳에 있는 사람만 해도 아홉 명이에요. 한 장주께서 그만한 영단을 가졌다는 것을 어떻게 믿죠?”

이런 질문을 한다는 자체가 반쯤은 넘어 왔다는 증거였다. 내가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희망과 염원이 담긴 질문이다.

“하하! 이럴 때 쓰라고 계약이란 것이 있는 것 아닙니까? 계약서에 수결하는 동시에 제공하겠습니다. 그 보증은 여기 진 아우가 할 것이고 말입니다. 안 그런가 진 아우?”

“하하하! 물론입니다. 당연히 첫 번째 수혜자인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역시 보답할 때 확실하게 해주는 놈이다. 반 가주가 놀란 표정으로 남궁진에게 물었다.

“그럼 백검문주께서도?”

“맞습니다. 저 역시 형님이 주신 영단의 덕으로 절정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웅성웅성.

남궁진의 말에 좌중이 잠시 소란스러웠다. 놀라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거다.

그 와중에도 반 가주는 차분한 어조로 질문했다.

“그래서 한 장주께서는 무얼 얻는 가요?”

“당연히 돈입니다. 각 성을 연계하는 중원최고의 표국이 될 테니까 말입니다. 물론 그 이익금은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이미 중원표국이나 천마표국이 있는데 가능할 까요?”

중원표국은 무림맹에 연을 대고 있고, 천마표국은 말 그대로 천마교에서 운영하는 표국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필요한 겁니다. 전 안휘성에서 이미 두 개의 표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원제일의 표국을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여러분께 손을 내밀 일도 없었겠지요.”

“으음.......!”

모두 솔깃한 표정이지만 먼저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내가 거품을 물고 가칭 연합표국의 청사진을 펼치는 동안에도 모두 한 귀로 들으며, 저마다의 생각에 잠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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