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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51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1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51화

51화. 모솔은 절대 알 수 없는 여자마음

 

‘흐흐! 잘 됐어.’

마침 딱 져야할 타이밍이었는데 연대구품이라는 신법에 대한 호기심도 컸다.

만일 아홉 개 신형이 전부 같은 위력을 낼 수 있다면 가히 천하제일의 신법이 아니겠는가?

‘손오공이 괜히 강한 게 아니니까.’

막말로 소림방장 아홉 명과 붙어서 이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그런 신법이 있는데도 왜 혈왕한테 맞았을까?’

혈왕도 결국 다구리에 당해 죽었다. 그리고 그 다구리를 놓은 사람들이 소림방장을 비롯한 천외천의 인물들이었고.

만약 연대구품이라는 일인 다구리가 동등한 위력을 발휘한다면 혈왕이 무림공적이 되진 못했을 거다. 그 전에 죽었을 테니까.

아무튼 내 예상은 절대 동등한 위력은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력도 아홉 개로 나뉠 테니까. 하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몸으로 확인했던 거다.

결론은 내 예상이 맞았다. 대력금강장은 금빛 찬란한 뭔가 장엄한 분위기의 장법이다. 장엄, 숭고, 거룩 등등으로 상대의 전투의욕을 저하시켜 이익을 보는 얍삽한 장법이었다.

그러나 황금을 돈으로 보는 나 같은 놈에게는 금빛 찬란은 그저 금도금에 불과하다. 진짜 금도 아닌 것에 현혹될 이유가 없는 거다.

그리고 실제 맞아 보니 위력도 백보신권보다 못했다. 오죽하면 약간의 내상도 입지 않아 입안을 깨 물어 피를 내야했으니까.

‘아무튼 이놈들은 별별 기상천외한 방법을 다 생각해 낸다니까.’

일연스님이 곁으로 다가오며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아미타불! 한 장주, 용서하시게. 한 장주의 무공이 생각보다 뛰어나, 어쩔 수 없이 진신절기를 사용하게 되었네. 아미타불!”

칭찬해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네가 날고 기어도 소림한테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알량한 실력으로 까불지 말라는 뜻의 아미타불인 거다.

‘뭐, 그렇다고 해 두지.’

연기를 하려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법. 입안을 쪽쪽 빨아 피를 짜내어, 입 밖으로 밀어내며 힘겨운 모습으로 대답했다.

“쿨럭! 괘, 괜찮습니다. 대 소림사의 본산 절학을 견식 했는데 이 정도 내상쯤은 문제가 아닙니다. 과연 사람들이 소림을 천상천이라 부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일연스님은 흡족한 표정으로 주섬주섬 장삼을 뒤져 몇 알의 환단을 건넸다.

“소림의 내상약이네. 복용하면 가벼운 내상은 금방 치료될 것일세. 아미타불!”

솔직히 최소한 소환단 아니면 관심도 없지만 성의를 무시할 수 없는 일. 받아서 입에 털어 넣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소림의 신묘한 내상약까지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허허허! 아미타불!”

대만족의 아미타불이다.

그리고 난 바로 침실로 들어가 싸 메고 드러누웠다. 다음날 남궁세가로 떠나는 소림의 사형제들도 침상에서 배웅했고 말이다.

한 마디로 니들이 준 내상약은 턱도 없다고 시위하는 거다. 대환단을 얻기 위한 사전포석이었지만 그들은 흐뭇해서 돌아갔다.

그들의 의기양양한 뒷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흐흐! 노총각들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좋아하기는. 쯧쯧!’

제 남자 때린 놈을 생각처럼 반겨줄까?

 

@

 

일연스님 일행이 남궁으로 떠난 지도 삼 주가 흘렀다. 일연스님과의 비무는 낭인들에게 나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천외천인 대 소림의 십팔나한과 대등한 무공을 보인 장주에게 무한한 존경과 경외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한 거다.

물론 그 후에도 쉬지 않고 수련삼매경에 빠졌다. 특별히 할 일도 없었고, 무림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라도 숙련도를 높여야 했다.

이번 수련에는 상 장로의 도움은 큰 힘이 되었다. 혈왕의 무공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덕분에 고생하던 신법의 숙련도가 일취월장해 더 이상 약점이 되지 않았다.

앞으로 주 무공이 될 현천삼검도 꾸준히 익혀 구성의 경지까지 끌어 올렸다. 그렇다고 본 무공을 등한시 한 건 아니다.

첩첩무적권도 초식은 점점 숙련되어 갔다. 원래 몸으로 하는 일은 누구보다도 잘한다. 단지 아직은 공력의 부족으로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이제 올 때가 됐는데?”

무림대회가 열리는 무림맹은 감숙성 난주에 있다. 합비에서 출발해 서두른다고 해도 한 달은 걸리는 여정이다.

‘무림대회는 늦어도 반드시 소림에는 들려야 하는데.’

가는 길에 하남성 숭산 소림사에 들르지 않으면 소림이 삐친다. 물론 그게 아니어도 대환단 때문에 반드시 들릴 생각이었다.

소림사에서도 못 잡아도 삼사 일, 길게는 일주일은 머물러야 하니, 한 달 안에 출발하지 못하면 참가할 수 없다. 참가에 큰 의미를 두진 않지만 남궁세가와의 약속은 지켜야 했다.

더구나 왠지는 몰라도 남궁은 이번에 아예 집을 나와 천하제일장으로 거처를 옮길 계획이다. 결혼도 전에 딸내미를 보내는 이유가 궁금하기 보다는 얼마나 가지고 올 것인가 궁금했다.

내가 속물이라는 사실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아무튼 명색이 남궁세가주의 첫째 딸이다. 한국으로 치면 재벌가 첫째 딸 정도? 당연히 바리바리 싸들고 올 것이다.

혹시 남궁이 재물에 초연한 성격일 수도 있어 직접 많이 챙겨오라고 말도 해뒀다. 그 많은 짐들을 정리하고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자면 오늘, 내일인데?’

복권 1등에 당첨돼 당첨금 지급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하루를 보냈다.

‘쩝! 내일인가?’

막 포기하고 저녁이나 먹을 생각이었다.

“장주님!”

풍운각으로 영춘 아범이 달려 들어오며 날 불렀다. 영춘 아범은 내 명령으로 삼일 째 합비로 들어오는 길 어귀에 마중 나가있었다.

“왔냐?”

“예, 곧 장원에 도착하실 겁니다.”

“몇 대나 왔냐?”

짐마차 수를 묻는 거다.

“그게.......오십대 정도는 세었는데 너무 많아 그 뒤로는.”

“하하하! 됐다. 수고했다. 그까짓 마차 수가 무에 중요한 것이라고. 하인들을 불러 어두워지기 전에 짐을 전부 부리도록 해라.”

“예, 장주님.”

사실은 마차의 수가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수를 세어, 보고하라고 지시했던 것이고. 하지만 오십 대까지 세었다는 말에 대범한 척 하는 거다.

마음은 벌써 장원 앞에 가 있었지만 없어 보이니까 풍운각에서 기다릴 생각이다. 그것도 침실에 누워서. 공식적으로 난 아직 내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일각이 여삼추같은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기다리는 마차가 아니 남궁과 소림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가! 저희 왔어요.”

의기양양한 남궁의 목소리에 이어, 후다닥 침실로 달려온 소림이 그늘진 목소리로 물었다.

“가가! 아직도 불편하신가요?”

“아니, 주매의 얼굴을 보니 다 낳은 것 같은데? 끙차!”

침상에서 일어나려 하자 소림이 부축하며 말했다.

“힘 들면 일어나지 마세요.”

“아냐, 사형들도 같이 왔을 것 아냐? 나가서 인사는 드려야지.”

“흥! 사형들이라면 괜찮으니까 그냥 누워 계세요.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무슨 염치가 있어 인사를 받겠어요.”

소림이 말하는 꼴을 보아하니, 사형들은 이유도 모르는 체 어지간히 시달렸을 듯했다.

‘흐흐! 모솔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일이지.’

그들이 생각할 땐 소림의 위엄을 세웠을 뿐, 아무것도 잘 못한 일이 없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소림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는 거다. 소림에게는 자기 남자를 때린 나쁜 사형들이 된 거다.

“그래도 웃어른인데 그럴 수 있나? 인사는 해야지.”

인사보다는 마차의 행렬이 보고 싶었다. 소림의 부축을 받고 대청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이미 백검문의 남궁진이 와서, 제 집처럼 손님을 접대하고 있었다.

남궁진이 부축을 받고 나오는 날 보고 겸연쩍은 표정으로 안부 인사를 건넸다.

“형님! 차도가 있으신 겁니까?”

그동안 얼굴 한 번 안 내민 놈이, 세가 행렬이 온다는 소식에 한 걸음에 달려와서 이런다.

“그래, 마침 와 있었네. 진 아우가 나대신 짐 부리는 것 좀 지휘해 줘.”

“하하! 염려 마십시오. 이미 지시하고 오는 길입니다.”

조금 얄밉기는 해도 이런 애들하고 일하면 이래서 편하다.

남궁진을 지나쳐 차를 마시고 있는 남궁 노괴물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아마 이번에도 책임자로 온 듯했다.

“오셨습니까? 어르신.”

“내상을 입었다고 들었는데 괜찮으냐? 안색이 창백한 걸 보니 아직 불편 한가 본데 들어가 쉬어도 괜찮다.”

남궁 노괴물의 표정은 밝았다. 매일 방구석만 지키다가 밖으로 나와 신난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소림에 대한 견제를 잊지 않는 것을 보면 너구리가 따로 없었다.

“험험! 아미타불!”

일연스님이 면목 없다는 아미타불을 외우며 얼굴을 붉혔다. 아마 오는 내내 노괴물에게 나이 값도 못하는 땡중이라고 욕먹었을 거다.

너구리가 던진 공을 받아 십팔나한에게 포권하며 인사했다.

“스님들께서도 무탈하셨습니까?”

“험험! 아미타불!”

이제 그만하라는 아미타불을 들으며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남궁 노괴물이 십팔나한을 힐끗 쳐다보곤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허! 내상이 완치되지 않은 몸으로 무림대회에 참가할 수 있겠느냐? 무리해서 참가 하더라도 내상이 도지기라도 한다면 더 큰일이야.”

‘오호라!’

역시 노괴물이었다. 이 말은 곧 소림에서 부상을 입혔으니 완전히 치료해 놓으라는 말이다. 노괴물 역시 최소한 소환단 이상을 염두에 두고 밑밥을 까는 거다. 원래 인심은 남의 것으로 쓰는 거라 감사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넙죽 받을 수는 없는 일. 일단은 한 번 사양했다.

“아직 두 달 가량 시간이 남았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허! 그게 그런 것이 아니래도. 내 세가에서 제왕단을 가져오려 했느니라. 한데 이미 복용한 적이 있어 약효를 제대로 받을 수 없기에 빈손으로 올 수밖에 없었건만.......”

말끝을 흐리며 일연스님을 쳐다보는 노괴물이다.

‘흐흐흐! 설마요.’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 아마 제왕단을 줄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거다. 단지 일연스님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아미타불!”

미치고 팔짝 뛰겠다는 아미타불을 들으며 화제를 돌렸다. 일연스님을 아무리 압박해봐야 결정권자가 아니다. 소림이 방장한테 조를 때 옆에서 도와주는 정도가 최대였다.

“그런데 어르신, 저 많은 인원이 전부 함께 갑니까?”

언뜻 보아도 창궁검대만 백여 명은 보였다. 무림맹이 얼마나 넓은지는 몰라도 각 세력이 저만큼씩 끌고 온다면 넘쳐날 듯해서 묻는 말이다.

“아니, 저들은 곧 돌아가고, 호위로 열 명만 남을 거야. 이번 무림대회에는 사황련도 참가한다고 해서 맹에서 인솔자 두 명, 참가자 두 명, 호위 열 명으로 수를 제한했거든. 자칫하면 일어날 수 있는 분란의 소지를 줄이자는 생각인 게지.”

“아, 그렇군요.”

사황련이 참가한다는 것은 정말 뜻밖이었다. 무림공적하면 대부분 사파나 마교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순전히 내 선입견이었다.

무림공적은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천륜을 어기거나 그에 버금가는 죄를 지은 자를 뜻하는 거였다. 혈왕의 경우는 특수한 경우였고 말이다. 그건 아마도 지배세력의 위기의식을 느껴 배척한 것일 거다.

‘흐흐! 아무튼 전부 백 오십대란 말이지.’

다시 한 번 마차수를 확인하고 침실로 들어갔다.

 

@

 

다그닥다그닥.

무림맹으로 향하는 마차 안이다.

삼일 간 남궁의 짐을 풀고 정리한 후, 서둘러 무림맹을 향해 출발했다. 장원의 일은 모두 상 장로에게 일임했다. 무림공적인 그가 무림맹에 가기는 껄끄러운 일이니까 말이다.

마차에는 소림과 남궁, 노괴물이 나와 함께 타고 있다. 노괴물이 출발에 앞서 부상을 입은 나를 배려해 마차를 준비했다.

‘저도 말 타기는 힘들었을 테지.’

노괴물쯤 되면 내가 꾀병을 부리는 정도는 눈치 챘을 거다. 그런데도 마차를 준비한 것은 일연스님을 압박하는 동시에 저도 편하게 가고 싶어서였다.

숭산까지는 동행하고 남궁세가는 무림맹으로 나와 소림과 사형들은 소림사에 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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