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50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1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50화
50화. 이 양반들 뒤끝이 살아있네(2)
우두둑우두둑.
일연스님의 뼈마디 푸는 소리가 유난히 요란했다. 슬쩍 날 쳐다보며 윗입술을 혀로 핥을 때는 웃음을 참느라 애먹었다.
‘흐흐! 어린애도 아니고........그렇게 내가 얄미울 까?’
아마 그럴 거다. 가끔 나도 내가 얄미울 때가 있으니까.
우두둑.
목을 좌우로 흔들며 연무장으로 올라갔다. 박투술이라면 몸으로 부딪히는 것. 몸 푸는데 내공은 쓰지 않을 테니 무조건 내가 이긴다.
‘흐흐! 기초체력과 동체시력은 내가 훨씬 위일걸?’
상대의 신법이나 보법에 애를 먹은 이유도 내공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순수한 육체의 힘 만이라면 절대 내 눈을 피하지 못한다.
연무장으로 오르는 날 보며 일연스님이 말했다.
“누가 한 장주와 손을 섞어 보겠나?”
일정스님이 냉큼 나서며 대답했다.
“사형, 제가 해보겠습니다. 아미타불!”
일정스님은 다른 사형제들 보다 체구도 크고, 묵언수행을 삼년이나 해야 할 만큼 다혈질이었다. 나도 처음부터 내 상대로 예상했다.
‘흐흐! 그럴 줄 알았지.’
일정스님이 내 앞으로 와 합장하며 말했다.
“한 장주, 소승이 상대하겠습니다. 먼저 공격하시지요. 아미타불!”
‘쩝! 지금 바로 선방을 날렸어야 하는 건데.......아까워도 할 수 없지.’
보는 눈이 있어 기습공격을 포기하고 포권 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일정스님. 그럼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그대로 앞으로 달려 나가며 일정스님의 안면을 노리고 가볍게 주먹을 뻗었다. 먼저 원투 스트레이트로 간을 보려는 생각이었다.
초식도 없고 허수도 없는 간결하게 일직선의 공격이다. 하지만 공간을 격하며 뻗어가는 속도는 상상 이상이었을 거다.
팟! 팟!
“헉!”
예상치 못한 빠르기는 반격을 포기하고 방어만을 강요하게 했다. 일정스님은 당황한 표정으로 황급히 손을 들어 막았다. 원투 스트레이트는 그대로 방어 위를 때렸다.
빡! 빡!
“으음......”
묵직한 충격에 뒤로 한 걸음 물러나는 일정스님이었다. 내공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육체의 능력은 내가 훨씬 위일 것이다.
난 반격의 기회를 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일정스님이 기技와 술術을 발휘하기 전에 승기를 잡아야 했다. 길거리 실용무술이 그렇고, 기회를 잡았을 때 끝을 보는 것이 내 스타일이니까.
몸 안으로 파고들며 양 훅을 날렸다.
부웅!
붕!
연이은 공격에 일정스님은 당혹한 얼굴로 황급히 손을 들어 안면을 방어했다.
퍽. 퍽.
묵직한 양 훅은 그대로 가드 위를 두드렸고, 여력을 전부 해소하지 못한 일정스님은 일순 균형을 잃으며 휘청거렸다.
‘찬스!’
연이은 안면 공격에 일정스님의 시선은 온통 내 손에 쏠려있었다.
슈욱!
왼발을 축으로 삼고 일정스님의 장딴지에 오른발 로우 킥을 성공시켰다.
빠악!
“큭!”
감촉으로 아주 찰 지게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 힘주어 버티는 바람에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
절룩절룩.
절룩이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일정스님. 사실 이번 로우 킥으로 승부는 갈렸다.
신체를 지지하고 균형을 유지해주는 하체에 부상을 당했으니까 말이다. 싸움이든 운동이든 하체가 무너져선 이길 수 없는 거다.
공격을 멈추고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런! 스님, 괜찮습니까?”
“괘, 괜찮소. 아미타불!”
자세를 바로 하며 불호를 외웠지만 누가 봐도 괜찮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머지 사형제들의 안색이 변했다. 처음에는 당황과 경악에서 차츰 불변한 기색으로.
‘아차차!’
이놈의 호승심이 또 생각 없이 일을 저질렀다. 비록 이곳이 내 장원이라지만 상대는 대 소림사의 십팔나한이다.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는데 아무리 몸 풀기라도 이렇게 쉽게 이겨서는 안 되는 거였다.
그렇다고 섣부른 변명은 오히려 자존심을 건드려 일을 키우는 법. 일단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야 했다.
‘알아서 그만둬주면 좋으련만........그럴 리 없겠지?’
다른 사제들이 일정스님의 부상을 치료하자, 일연스님이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앞으로 나섰다.
“한 장주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구려. 이제 대충 몸은 푼 것 같으니 소승과 간단히 손을 맞춰 봅시다. 아미타불!”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강요의 아미타불이다. 일연스님이 직접 나서 대 소림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보였다.
소림의 절학은 나오지도 않았고, 순수한 신체능력의 대결이었음에도 말이다. 소림은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엘리트 의식의 발로일거다.
‘그래. 차라리 잘 됐어.’
대충하는 비무가 아닌 진심을 다한 소림의 절기를 구경할 기회였다. 그 만큼 상대하기 어렵겠지만 얻는 것도 많을 것이다.
챙!
장검을 뽑아 들어 포권 했다. 첩첩무적권은 최소 일 갑자 이상의 내공을 사용해야 했다. 생사대결이 아닌 비무에서 사용하기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 보다는 수련중인 현천삼검을 시험해 보기로 한 거다. 소림사의 체면도 살려줘야 했고 말이다.
“감사합니다. 그럼 염치불구하고 한 수 지도받겠습니다.”
일연스님도 공력을 끌어 올리며 말했다.
“아미타불! 비록 수련이라고 해도 실전과 같아야 하는 법. 한 장주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요. 소승이 먼저 삼 초를 양보할 테니 마음껏 공격해 보시오.”
교육이라는 이름의 구타를 실시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나 또한 과거 부하들에게 즐겨 써먹던 방법이었고.
‘쩝! 확실히 열 받았군. 열 받았어.’
말을 마친 일연스님의 기세가 무섭게 변했다. 그러나 기세를 감당 못할 나도 아니었고 아직도 방심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물론 그만큼 소림의 절학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자부심과 실력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였다.
나 또한 전 무림을 씹어 먹은 혈왕의 무공을 얻어 자부심 하나는 이미 무적이었다. 오히려 내 쪽의 자부심이 더 높다는 말이다.
‘헐! 이 스님 보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바로 조금 전 선공을 양보한 일정스님이 반격 한 번 못해보고 당했다. 빤히 지켜보고도 저런 소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생각은 잠시.
이젠 검으로 말할 때였다. 일 갑자의 공력으로 남궁괴물이 해석한 현천삼검의 일 초식, 쾌검을 시전 했다.
쌔액.
푸른 검기가 일렁이는 장검은 공간을 격하며 일연스님의 미간을 노려 뻗어갔다.
스르륵.
팟!
검이 미간을 찌르려는 순간 일연스님의 신형이 약간 흔들리는 듯 보였다.
‘헛!’
동시에 쾌검은 빈 허공을 찔렀다. 그 순간 귀로 상 장로의 전음이 들려왔다.
-장주, 소림의 절기인 금강부동신법일세.
금강부동신법은 연대구품蓮臺九品과 함께 소림의 성명절기 중의 하나다. 처음부터 성명절기를 선보인 것이다.
‘내 검법의 위력이 상상 이상으로 강했든지, 그만큼 내가 얄밉다는 뜻이겠지?’
아마 후자일 거다. 일연스님은 가볍게 쾌검을 피하며 말했다.
“아미타불! 일 초!”
일연스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처음의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서 있었다. 더 이상 신법에 희롱당하지 않기 위해서 남은 두 번의 공격기회를 잘 살려야 했다.
‘어디? 한 번 더!’
쌔액!
다시 같은 초식으로 미간을 노리며 일연스님의 움직임에 시력을 집중했다.
‘역시!’
검이 미간에 닿으려는 순간, 일연스님의 신형이 뒤로 한 걸음 미끄러지듯이 물러섰다. 검은 다시 허공을 찔렀고, 검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느새 일연스님이 자리했다.
‘그런데 관절이 움직이지 않아!?’
블링크라는 단거리순간이동 마법을 연달아 펼친 듯했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착시 현상을 일으킨 거다.
이번엔 상 장로가 해석한 현천삼검의 이 초식 환幻을 시전 해 공격했다.
파바밧!
허공에 십여 개의 검극이 일연스님의 전신대혈을 노리고 쏘아져 나갔다.
일연스님은 이번엔 제 자리에서 검로를 향해 연거푸 장력을 쏘아내었다.
팡! 팡 파방. 파바바바방.
쏘아낸 장력은 빈틈없이 일연스님의 앞을 가로막았다. 내가 발출한 검기는 장막으로 빨려 들어가며 사라지고 말았다.
‘으음!’
허무해 하는 내 귀로 다시 상 장로의 전음이 들려왔다.
-나한십팔장일세.
‘이름 말고 파해 방법을 말하라고!’
이름이야 아무려면 어떤가? 중요한 건 깰 수 있는 방법인데 말이다.
아무튼 별다른 성과 없이 양보한 삼 초식이 지났다. 이젠 날 패고 싶어 하는 일연스님의 무지막지한 공격이 시작될 거다.
아니나 다를까 삼 초식이 지나자마자 ‘넌 이제 죽었어!’의 아미타불이 터져 나왔다.
“조심하시게, 아미타불!”
일연스님이 날 향해 씩 웃으며 주먹을 쭉 내밀었다.
꽝!
슈욱.
귀를 찢는 파공성과 함께 바위만한 주먹이 덮쳐왔다.
그리고 귀를 파고드는 상 장로의 전음.
-장주! 소림의 절학이라는 백보신권일세.
‘그러니까 이름 말고!’
짜증을 내며 검막을 펼쳐 백보신권을 막았다.
콰광!
백보신권은 검막에 부딪히며 사라졌지만 충격은 남아 한 걸음 뒤로 물러나야 했다. 큰 충격은 받지 않았지만 반격할 여유가 없었다.
일연스님이 발출한 제 이, 제 삼의 백보신권이 바로 지척까지 날아오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슈욱!
‘제길! 첩첩무적권으로 맞서?’
검막으로 막아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연스님은 가만히 서서 백보신권만 쏘아 내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죽자고 달려 들 수도 없는 일.’
첩첩무적권은 위력이 강한 만큼 부담도 크다. 만일 일연스님에게 큰 부상이라도 입히게 되면 좌소림우남궁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끝까지 현천삼검으로 가자!’
장렬히 져주기로 마음먹은 거다. 상 장로가 해석한 현천삼검의 마지막 초식 중重을 펼쳐 백보신권을 막아갔다.
퍽! 퍽!
다행히 두 번의 연이은 공격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일연스님도 놀고 있지는 않았다. 어디까지 막아내나 보자는 식으로 연이어 백보신권을 발출하고 있었다.
“합!”
탓!
기합과 함께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면 현천삼검 육 초식을 전부 쏟아냈었다. 남궁노괴의 쾌, 변에 이어 상 장로의 섬, 환, 중을 차례로 펼치고 마지막으로 신검합일로 쏘아져나갔다.
파바바밧!
검기가 난무하며 백보신권의 권격을 차례로 해소하며, 거대한 검이 몸을 싣고 쏘아져 나갔다. 주변의 공기기 회오리치며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듯했다.
고오오!
오히려 반격을 당하자 일연스님이 입술을 꽉 깨물고 땅을 차고 허공으로 솟구쳤다.
두둥실.
팟! 팟! 팟!
허공에서 가부좌를 틀고 합장한 일연스님의 신형이 하나, 둘 늘어나며 날 포위했다. 그리곤 합장한 채 손을 쭉 뻗었다.
우우웅!
고오오!
주변 공기가 변하며 거센 압력이 짓누르는 가운데 아홉 줄기의 금빛 장력이 사방에서 날 노리고 쏘아져 왔다.
‘왔다! 대환단!’
내 눈엔 마치 대환단이 날아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 내상을 입고 말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그래야 연약한 소림의 연심을 자극해 대환단을 가져올 테니.
가뜩이나 남궁은 집에서 이것저것 챙겨올 텐데 소림은 나한테 준 게 하나밖에 없다. 그리고 그건 남궁도 줬다. 소림이 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미 확인했다.
그런데 제 사형들에게 내상을 입었다? 이건 소환단으로 끝날 각이 절대 아니다. 소림이 방장스님의 턱수염을 잡아 뽑아서라도 대환단을 받아낼 거다. 딴 길로 가려하면 내가 옆에서 살짝 도와주면 된다.
한창 대환단의 꿈을 꾸는데 상 장로의 전음이 날 방해했다.
-대력금강장! 한 장주, 연대구품에 대력금강장이네! 어서 첩첩무적권을 쓰게!
‘아! 쫌!’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대환단이 걸려있고, 한편으로는 현천삼검으로 맞서 보겠다는 오기도 생겼다.
‘연대구품이라는 일인 다구리의 위력도 보고 싶고 말이야. 무엇보다 지금이 내상을 입을 시기라고!’
순간 아홉 가닥의 장력이 날 덮쳤다.
번쩍.
순간 백호기가 전신을 감싸며 사이비 호신강기로 변했다.
꽈광!
“악!”
일단 충격에 대비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대로 추락했다. 추락하는 동안 입안을 깨물어 피를 머금었다.
털썩.
땅바닥에 몸이 닿는 순간 입술사이로 머금은 피를 밀어냈다.
주르륵.
“으음!”
충격을 받았다는 듯이 비틀 거리며 힘겹게 일어났다.
“장주님!”
흑견을 비롯한 영춘 아범이 소리치며 달려왔다. 그런데 상 장로의 표정이 미묘했다. 입 꼬리를 씰룩거리며 억지로 웃음을 참는 듯했다. 그리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다.
‘쩝! 걸렸군!’
첩첩무적권의 위력을 잘 알고 있는 상 장로를 속이긴 어려웠다. 그래도 자부심 쩌는 사형제들은 성공적으로 속인 듯했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
4콤보의 맛이 어떠냐? 의 불호가 연이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