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73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5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73화
73화. 광견이의 첫사랑(2)
그리고 광견이 역시 발자국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무공을 배웠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어머!”
미련을 버릴 수 없는 난 일어서려는 광견이의 입술에 손을 대고 속삭였다.
“쉿! 누군지 몰라도 조용히 있으면 돌아갈 거야.”
광견이도 별 말없이 조심스럽게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문을 쳐다봤다.
사박사박.
우뚝.
역시 내 방 문 앞에서 발걸음소리가 멈췄다.
똑똑.
“한 장주, 자?”
금련이였다.
“........”
우리는 동시에 호흡을 멈추고 문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벌써 자나? 응? 방안에 기척이 없네? 밖에 나갔나?”
사박사박.
방에서 대답이 없자 금련이가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돌렸다. 우리는 충분히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참았던 숨을 쉬었다.
“휴우!”
“후우!”
서로 눈이 마주치자 실소가 흘러나왔다.
피식!
그 모습이 더 우스워 마주보며 대소를 터뜨렸다.
“호호호!”
“하하! 이것 멋쩍구먼!”
다행히 어색함은 없었다. 이때다 싶어 다시 그윽한 눈길을 보내며 꺼진 불을 살리려했다.
“옥군이.”
쪽!
하지만 광견이는 가볍게 입맞춤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안돼요. 금련이는 다시 올 거예요. 아니면 날 찾던가.”
광견이의 어투가 바뀌었지만 몸이 단 나는 아직 눈치 채지 못했다.
“설마! 찾다가 없으면 포기하고 자겠지. 그러지 말고 우리 하던 거 마저 하자.”
“오라버니가 금련이를 몰라서 하는 소리에요. 앞으로도 시간은 많으니까 다음에 마저 해요. 금련이가 찾기 전에 얼른 방에 돌아가야겠어요.”
“너 지금 나한테 오라버니라고 했어?”
믿기지 않는 다는 얼굴로 묻자 광견이는 짜랑한 교소를 남기고 방을 나섰다.
“호호! 사람들 있을 때는 안 그럴 거예요.”
광견이가 나간 방문을 멍하니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허허! 이것 참! 아무리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하지만........쩝!”
달아오른 몸을 식히려 다시 탁자에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그런데 금련이는 왜 찾아 온 거지? 혹시 걔도 날?’
아마 도끼병이 맞을 거다. 광견이와는 꽤 많은 사건을 겪어 감정적인 교류가 있었다. 하지만 금련이와는 그런 점이 하나도 없었다. 더군다나 아직 신뢰조차 쌓이지 않은 상대였다.
‘그래도 내가 워낙 잘나기는 잘 났지. 금련이도 사내 얼굴보고 잡아먹을 나이는 지났고.’
이 시대의 여자 나이 삼십이면 이미 중년이다. 이것저것 따질 나이는 절대 아니었다.
한창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데 다시 인기척이 들렸다. 두 여자의 발자국소리는 광견이과 금련이가 틀림없었다.
‘얘들은 잠도 없나?’
나도 쉽게 잠이 올 것 같진 않아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번에도 방문 앞에서 금련이가 물었다.
“한 장주, 자?”
“아니, 무슨 일인데?”
빤히 알면서 튕겨보는 거다. 남자도 튕겨야 비싸 보이니까.
“임 방주와 같이 술이나 한 잔 하려고. 괜찮으면 같이 하자?”
“들어와.”
스르륵.
방문이 열리고 두 여자가 들어오자 성숙한 여체에서 나오는 육향이 확 풍겨왔다.
‘이것들이 오밤중에 무슨 짓들을 하고 온 거야?’
더구나 우습게도 오밤중에 둘 다 궁장을 입고 있었다. 조금 전에 나삼을 입었던 광견이마저도 어느새 궁장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니들 어디 나가냐?”
“이 밤중에 어딜? 그냥 술이나 한 잔 하자니까?”
금련이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되물었다. 하긴 얘들이 그런 고급스런 농담을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됐고. 앉아라.”
쪼르륵.
둘의 잔에 술을 따르며 물었다.
“왜, 무림의 안녕과 평화 걱정으로 잠이 안 오냐?”
피식.
금련이가 실소를 흘리며 대답했다.
“무림 평화는 개뿔! 무림이 평화로우면 어디 그게 무림이니?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거야.”
“그건 그러네. 그럼 왜?”
“낼 련으로 돌아갈 생각하니 앞이 깜깜해서 그런다. 왜?”
“하긴, 반혼인과 포로를 호송하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 조심해라.”
“사실 그것보다는 련에 가서가 더 골치 아파.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어.”
“그럴 때는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돼. 친구한테 칼침 맞는 게 젤 아픈 법이니까.”
주변사람만 믿을 만 하다면 뭐든 해 볼만 하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뭘 해도 안 되는 법이다.
금련이 한숨을 내 쉬더니 애처로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얘도 자기 무기가 뭔지 확실히 아는 애였다.
“휴우! 그래서 말인데 네 심문방법 좀 배울 수 있을까?”
“나도 그러고 싶은데 타고난 능력 같은 거라 배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야.”
“쳇! 쩨쩨한 자식!”
찰싹!
금련이는 돌연 홀짝홀짝 술잔만 비우고 있는 광견이의 등을 치며 말했다.
“아니 이년은 왜 말도 안하고 술만 처먹고 있어? 왜 내가 니 서방 유혹이라도 할 까봐 그래?”
“컥! 쿨럭!”
“콜록콜록!”
광견과 난 동시에 술이 목에 걸려 기침을 했다. 둘이 대놓고 자수를 한 거나 다름없었다.
금련이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광견이를 쳐다보며 물었다.
“아이구! 잘 한다. 이래봬도 내가 사황련의 정보각주야. 그 정도 눈치도 없을 줄 알았어? 아까 나 여기 왔을 때 니들 둘이 뭐하고 있었어?”
마지막은 확인사살을 위한 찔러보기다. 내가 뭐라고 변명도 하기 전에 광견이가 뻘건 얼굴로 더듬거렸다.
“얘, 얘는 하기는 뭘 했다고........”
‘어휴! 아예 대 놓고 응응응 했다고 떠들고 다녀라.’
아니나 다를까 금련이는 손뼉을 치며 호들갑을 떨었다.
짝!
“어머! 얘 좀 봐! 정말 했네? 했어!”
뭐 다 까발려 진 마당에 탓을 해서 무엇 하랴. 둘 다 성인이고 서른도 넘은 처녀총각이다. 죄지은 것도 아니라 태연하게 나갔다.
“어허! 처녀가 못하는 말이 없네. 늦게라도 시집가려면 말 좀 가려서 해라. 진짜 누가 옥군이 친구 아니랄까봐 말버릇까지 그 모양이냐?”
“뭐? 옥군이? 하아! 정말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딱 이년이 그러네.”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옥군이가 절대 얌전한 고양이는 아니지. 너도 마찬가지고.”
“아무튼 너 옥군이한테 잘 해야 해. 젊은 애들 데리고 산다고 옥군이 괄시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아니 사황련을 총 동원해서라도 절대 그냥두지 않겠어. 알았지?”
“예, 예. 어련하시겠습니까.”
그날 밤 난 두 여자의 주사를 온 몸으로 받아야 했다. 술에 취한 금련이와 광견이는 서로 부둥켜 않고,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 엉엉 울고 난리를 부렸다.
나보고 도둑놈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왜 자기가 아니고 광견이냐고 질척거리는 바람에 난처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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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금련이와 사공천은 반혼인과 포로를 데리고 사황련으로 출발했다. 금련이는 전날의 추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척 하면서도 광견의 손을 꼭 잡아주고 떠났다.
그들을 배웅하고 바로 하후영영을 불러 물었다. 얘 때문에 고생했으니까 이젠 일을 시켜야 할 때였다.
“하후 소저는 벽력문의 진전을 어느 정도 이었습니까?”
이미 사전에 광견이와 금련에게 교육을 받아 순순히 대답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다행히 진전을 이을 수는 있었어요.”
“그럼, 한 가지만 부탁합시다.”
“제가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돕겠어요.”
“마침 철혈장과 본장이 놈들의 습격으로 보수를 해야 합니다. 보수할 때 소저께서........”
함정을 설치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가능하지만 상당한 양의 염초와 유황이 필요해요.”
“그건 걱정 마십시오.”
영영이에게 염초와 유황을 탈취한 것을 알려주자 놀라 물었다.
“그만한 양이라면 성도 무너뜨릴 수 있어요. 도대체 어디에 쓰려고 했던 걸까요?”
“글쎄요, 하지만 분명히 좋은 곳에 쓰려하진 않았을 겁니다. 하후 소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임 방주에게 말씀하시면 준비해 놓을 테니 잘 좀 부탁합니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임 방주, 난 장원에 좀 가보고 올게.”
“알았어. 빨리 와.”
한 번 둑이 무너진 광견이는 이제 여자가 되어가려나 보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빨리 눈치 챈 사람은 철혈사신이었다. 철혈사신은 광견이를 변화시킨 나를 무슨 귀신 쳐다보듯 하고 있었다.
그런 철혈사신에게 씨익 웃어주고 장원으로 돌아왔다. 상 장로에게 꼭 묻고 싶은 말이 있었다.
“상 장로, 무적권왕께서 제갈 세가를 유독 심하게 다뤘다고 하던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소?”
상 장로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입을 열었다.
“특별한 이유랄 것 까지는 없었습니다. 그저 잔대가리 굴리는 놈들은 귀찮다고 하시면서 먼저 뿌리를 뽑자고 하셨지요.”
무적권왕이 그냥 무대포는 아니었든 모양이다. 나도 똑 같은 생각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셨소? 상대하기 어려웠을 텐데 말이오.”
“간단했습니다. 권왕께서는 잔머리 쓰는 놈에겐 주먹이 약이라고 하셨습니다. 한마디 말도 섞지 않고 쳐들어가 다 때려 부셨으니까 말입니다.”
“아하! 그렇군요.”
원래 사기도 말을 섞어야 칠 수도 있고 당하게 되는 거다. 상대방 말을 싹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절대 사기는 당하지 않는다. 권왕도 그 방법을 쓴 모양이다.
‘흐흐! 제법이야. 성격도 맘에 들고.’
상 장로와 대화를 나누며 막힌 속이 뻥 뚫린 느낌이었다. 제갈 세가를 상대할 방법을 찾았으니까 말이다.
‘흐흐! 정문으로 못 들어 갈 것 같으면 복면을 하고 찾아가야지.’
일단은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를 찾아 볼 생각이다. 그러면 졸개들을 이끌고 당당하게 쳐들어가 박살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즐기는 방법은 아니지.’
당당한 것도 좋지만 참견도 많고 시선도 의식해야 한다. 이리저리 이해관계가 상충해 확실하게 징계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난 밤에 복면 쓰고 담 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면 눈치 보지 않고 확실한 징계가 가능하니까.
더구나 지금은 놈들은 드러나 있고, 난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훨씬 더 유리한 입장이었다. 그대서 빠른 시간 안에 작업을 들어갈 생각이다. 적은 제갈 세가뿐만이 아니니까.
‘그러려면 그전에 흘린 애들을 많이 주워야 할 텐데......’
한 손이 열 손 당하지 못한다. 복수심에 불타는 애들은 살살 달래서 내 편을 만들어야 했다.
‘그건 그렇고 지금부터 뭘 하고 지내지?’
나 역시 내 집은 소중하니까 당장은 비우고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최소한 한 번은 더 막아내고 움직여야지.’
틀림없이 비천은 다시 철혈장을 공격할 것이다. 그걸 막아내고 함정을 설치한 후에야 안심하고 밖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무공이나 익히고 있어야 하나?’
새로 얻은 내공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또 첩첩무적권의 최후초식도 연마해야 했고.
‘그래, 도대체 강기무공이 어떤 위력인지는 알아야 골라서 쓰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는 없다. 앞으로는 선제공격이 주를 이룰 텐데 적절한 공력의 배분도 중요했다.
‘그러다 화경에 오르면 더 좋은 일이고.’
공력은 충분한데 난 깨달음이 없었다. 그래서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니까 말이다.
또 희망을 갖는 데 돈은 필요 없다. 입 밖으로 꺼내지만 않는다면 욕할 사람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