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72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3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72화
72화. 광견이의 첫사랑(1)
금련이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는지 한 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놈들이 어떻게 마교를 움직일까?”
“그것보다 사황련 단속이 더 급하지 않을까?”
“그렇겠지. 우리 정보각에도 이미 손길이 미쳤을 테니까. 어쩐지 이번.......휴우! 아니다.”
당연한 일이다. 제갈세가라면 정보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을 터. 사황련에도 이미 간자가 심어져 있다고 봐야 했다.
금련은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모양이었지만 차마 털어놓지는 못하겠나보다. 제 식구 욕하기는 어려운 일이니까.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넌 빨리 련으로 돌아가 방조자를 걸러내는 것이 좋겠다. 가는 길에 신룡이도 데려가고.”
“그래야 할 것 같네. 네가 여기 있으면 영영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럼 심문을 서둘러 줄 수 있는 거지?”
그거야 내가 원하는 바라 미룰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래 당장 시작할게. 먼저 반혼인을 살펴보고. 알겠지만 나 혼자 들어간다.”
사황련이 걱정된 금련은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으니까 아무튼 서둘러 주기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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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명의 포로 중에 ‘제’ 자를 말하고 죽은 놈이 전부 여섯이었다. 그리고 비천에 죽은 놈이 셋. 나머지는 일인전승이나 이름 없는 문파출신이었다.
반혼인의 경우 내공만 뽑고 뇌에 박힌 세침을 제거하진 않았다. 대충 한 명당 십년 정도의 내공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계산상으론 백년이 늘었지만 실제로는 팔십년 정도의 내공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탈혼광마의 이십년과 합쳐 일거에 백 년의 내공이 증가해 사 갑자에 이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젠 첩첩무적권의 최후초식도 가볍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거다.
포로 심문이 끝나자 광견이는 떠나는 금련이와 천룡을 위해 조촐한 술자리를 열었다. 거나하게 취해 술자리가 끝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탁.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오며 챙겼던 술병을 꺼내 탁자에 올려놓았다. 취기가 오르자 그동안 함께 자던 남궁이 없는 빈자리가 더 컸던 것이다.
‘덜 취해서 그렇지.’
쪼르륵.
꿀꺽.
창밖으로 보이는 희미한 만월 속에 해맑은 소림의 얼굴이 비쳤다.
‘소림은 잘 있으려나?’
소림과는 무림맹에서 헤어져 아직 보지 못했다. 호랑이굴에 그녀 혼자 있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되었다.
‘무광 스님이 곁에 있으니 별 일 없겠지.’
난 그렇게 자상한 놈은 못 되나 보다. 다시 빈 잔에 술을 채웠다.
쪼르륵.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광견이의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렸다.
“자, 자냐?”
“아니, 들어와.”
스르륵.
문이 열리고 광견이가 들어왔다.
푸확!
문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마침 머금고 있던 술을 뿜었다.
“컥! 너 무슨 일 있냐? 그 꼴은 뭔데?”
“뭐, 뭐긴! 자려다 나와서 그렇지.”
항상 궁장도 아닌 무복만 입고 다닌 광견이다.
‘분홍색 하늘하늘 나삼이라니! 그런데 보기는 좋은 걸!’
말했듯이 광견이는 입만 열지 않으면 얼굴깡패다. 분위기가 여신 쪽이 아니어서 그렇지 미모만큼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취향이 별난 놈은 더 좋아할 수도.’
아무튼 그런 애가 나삼을 입고 내 앞에 서 있는 거다. 물론 속이 전부 드러나지는 않아도 내 상상력으론 충분히 가능한 차림이다.
더구나 물오른 삼십대의 농염함에 완숙미를 더해, 이십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입을 열지 않았을 경우다.
‘얘가 정말 내 매력에 맛탱이가 갔나?’
이건 도끼병이 아니라 합리적인 의문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늦은 시간에 일부러 한 손에 술병을 들고 나삼으로 내 방엔 오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뭐, 나쁘지는 않으니까.’
가뜩이나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하고 있는 광견이다. 새빨개진 얼굴을 보아하니 지체했다간 폭발할 것 같았다.
눈으로 빈 의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너도 술이 모자랐냐?”
“으, 응.”
“잘 됐네. 앉아서 같이 한 잔 하자.”
“그럴까?”
좋단다. 헤실헤실 웃으며 맞은 편 자리에 앉는 광견이다.
쪼르륵.
민망하지 않게 술을 한 잔 따라주며 말했다.
“마셔라.”
“응. 너도.”
짠.
꿀꺽. 꿀꺽.
“한 잔 더?”
“응.”
쪼르륵.
짠.
꿀꺽. 꿀꺽.
말없이 건배하며 서너 잔을 마셨다. 어색한 분위기가 답답했는지 광견이 입을 열었다.
“정말 사황련에도 첩자가 있을까?”
‘이 상황에 갑자기?’
제 딴에는 무리 없은 주제라고 생각했겠지만 오밤중에 나삼입고 남녀가 마주앉아 나눌 얘기는 아니었다.
슬슬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어 갈까 궁금해서 받아줬다.
“있을 거야. 앞으로 정보각주가 얼마나 잘해 주냐가 문제지.”
“비천에는 반혼인이 얼마나 있는 걸까?”
“글쎄, 상당히 많지 않을까?”
“그 많은 염초와 유황으로 무얼 하려던 걸까?”
두서없고 맥락 없는 질문에 실소가 새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으며 대답했다.
“글쎄.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그렇게 한동안 의미 없는 대화를 이어가다가 드디어 본론을 꺼내는 광견이었다.
“금련이 예쁜지?”
덕분에 또 뿜을 뻔 했다. 오밤중에 남자 혼자 있는 방에 들어와 제 친구가 예쁘냐고 물으니까 말이다.
얘가 오늘 정말 왜 이러나 싶어 못 들은 척 되 물었다.
“응?”
“금련이는 전대 오봉중의 하나고, 머리도 좋아 너랑 얘기도 잘 통하잖아.”
“그런데?”
“혹시 마음에 들면 연결해 줄까 해서.”
이건 거짓말이고 절대 마음에도 없는 말이다. 이런 유도심문에 속아 ‘응.’ 그랬다간 금련이도 날아가고 광견이도 놓친다.
정답은.
“니가 더 예뻐.”
“정말? 정말 그렇게 생각해?”
“너도 알잖아. 네가 더 예쁜 거.”
짝!
광견이 느닷없이 등짝에 스매싱을 날리며 말했다.
“호호호! 새끼. 그래도 사람 보는 눈은 있네.”
기분이 좋아졌는지 바로 본색을 드러내는 광견이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어휴! 말하는 품새 하고는. 니가 그러니까 아직 시집을 못 가는 거야. 어디 오라버니한테 새끼야. 새끼가.”
“호호! 그렇게 나한테 오라버니가 소리 듣고 싶었어? 정 그렇다면 못해줄 것도 없지. 오라버니라고 불러 줄까? 오라버니~”
고양이 눈을 뜨고 입술에 침까지 바르며 말하는 광견이다. 오늘 아주 작심을 하고 찾아온 것 같았다.
‘쩝! 얘가 너무 대놓고 들이대니까 어째.......’
무서워졌다. 이래서 여자에겐 적당한 내숭이 필요한 걸지도. 대부분의 남자는 정복하고 싶지, 지배당하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나 역시 그렇고.
그렇다고 내가 차려진 밥상을 걷어 찰 만큼 냉정한 놈은 절대 아니다. 주도권을 뺏어 오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스윽.
자리에서 일어나 광견이 곁으로 옮겨 앉았다. 거의 살이 닿을 만 한 거리가 되자 광견의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호흡도 거칠어져 과연 무공을 익힌 앨까 싶을 정도였다.
“왜, 왜, 이래?”
다시 말까지 더듬거리는 광견이다. 느끼한 시선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너 아직 연애 한번 못해봤지?”
“으, 응?”
“남자랑 이렇게 가까이 앉아 있는 것도 처음 아냐?”
“뭐, 뭐래? 내가 나이가 몇 인데?”
후욱.
귀에 뜨거운 바람을 불며 물었다.
“나 좋아하냐?”
“흐엑!”
광견이는 뜨거운 숨결이 귀를 간질이자 사시나무 떨듯이 바르르 떨며 몸을 움츠렸다. 푹 숙여진 고개에 귓불까지 빨개진 광견이었다.
‘흐흐흐! 처음 맞구먼. 뭘.’
대답은커녕 내가 무슨 질문을 했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이럴 때 대답을 기다리는 병신 같은 짓을 할 놈은 없을 거다. 지금부턴 말보다는 행동이 필요할 때다.
스윽. 척.
재빨리 양손신공을 펼쳤다. 왼손으로 광견이의 어깨를 감싸 안고 오른손은 갸름한 턱을 들어 올렸다.
이글이글.
당연히 불타는 시선으로 막연한 불안감에 흔들리는 광견이의 눈을 지그시 응시하며 속으로 수를 세었다.
‘하나, 둘, 셋! 레드 썬!’
잠 들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눈꺼풀이 닫히기를 기다린 거다.
스르륵.
드디어 광견이의 눈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를 안고 감겼다.
쪽!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는 법. 그렇다고 서둘러 괜한 참사를 불러일으켜서는 안 된다.
쪽! 쪽! 쪽!
기다란 속눈썹위에 다시 한 번 입맞춤. 그리고 대리석처럼 매끄럽고 단아한 이마, 보기 좋게 솟아오른 콧등에도 한번.
광견이는 뜨거운 입술이 닿을 때마다 불에 데기라도 한 듯 움찔 거렸다.
‘반응 좋은데? 흐흐!’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광견이를 슬쩍 쳐다보고 본격적인 공략에 들어갔다.
쪽.
다시 가볍게 입맞춤하고 굳게 다문 입술을 공략했다. 그런데 광견이는 집요한 공략에도 입을 열어주지 않았다.
‘설마 진짜로 처음이야?’
아마도 방법을 몰라서 입을 열어주지 않는듯했다. 나이 서른이 넘어 진한 입맞춤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흐흐! 그렇다면?’
그동안 놀고 있던 오른손이 활약할 시간이었다. 어깨를 감싸않은 왼손에 힘을 주어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젖가슴을 감싸 쥐었다.
덥석.
뭉클!
‘대박! 아니 수박!’
하지만 오른손 가득 들어온 젖가슴이 감촉을 느낄 새도 없었다.
“학!”
달뜬 비명과 함께 벌어진 광견이의 입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츄릅!
“으음.”
미끈한 혀가 밀고 들어오자 광견이는 달뜬 신음과 함께 치켜뜬 눈을 다시 감았다. 그리곤 길고 가느다란 양 팔을 들어 목을 감아왔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는 본능이다.
추릅추릅.
진한 입맞춤으로 삼십년간 쌓인 광견이의 욕망에 불이 붙었다. 입속에서는 치열한 밀당이 이어지며 숨은 가파졌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오른손에 이어 왼손은 등의 매끄러운 곡선을 더듬어 내려가고 있었다.
‘이 자세로는 안 되겠는데?’
앉아서 할 수 있는 애무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결국은 이동해야 했고.
‘처음인데 편한 곳에서 경험하게 해 줘야지.’
살짝 눈을 떠 침상과의 거리를 살폈다. 다섯 걸음 정도면 충분했다. 그 정도면 정신 못 차리는 사이 옮길 수 있었다.
스윽.
입맞춤을 이어가는 상태로 양팔을 겨드랑이 사이로 넣어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었다.
번쩍.
“어맛!”
쪽. 추릅.
잠시 떨어진 입맞춤을 얼른 다시 하며 침상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함께 침상 위로 쓰러졌다.
출렁!
다시 양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하나 둘 꺼풀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광견이는 아직도 눈을 꼭 감은 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알고 있으려나?’
아무려면 어떤가? 달은 밝고, 술은 얼큰했고, 눈앞에는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는 미녀가 있었다.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사박사박.
‘응? 발자국 소리!’
쓸데없이 좋은 청력이 문제였다. 내 방을 향하는 조심스런 발자국 소리를 흘리지 못했던 거다.
‘설마?’
풍운각에서의 악몽이 뇌리를 스쳤다. 이번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애써 무시하고 하던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그런데.
이상한 능력을 많이 갖춘 동물이 여자란 동물이다. 발자국소리에 신경이 쓰여 아무래도 손에 열기가 식었나 보다. 그걸 감지한 광견이가 제 정신으로 돌아 온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