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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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5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69화
69화. 낙엽 줍기
그렇다고 철혈장의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복면인은 백여 명에 불과했으나 동원된 실혼인의 수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실혼인을 열이나 동원했으니........쯧쯧!’
광견이는 금련이와 부하들과 지붕 위의 조종자를 공격하려 했지만, 네 명의 실혼인이 철통같이 보호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지상에서는 실혼인 여섯 구가 종횡무진으로 철혈장의 무사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벌써 많은 피해를 봤는지 쓰러진 사람은 모두 철혈장의 무사들이었다.
‘하나도 막아내기 어려운 놈들이니.’
남궁진과 백호대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들도 지붕 위를 공격하려하나 번번이 실혼인에 막히고 있었다.
‘실혼인에겐 백호후도 별 소용이 없으니.’
실로 찰나의 순간 눈빛이 변했지만 다시 돌아갔다. 정신이 없는 놈이니 백호안이나 백호후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내게도 방법은 있었다. 실혼인에게 통하지 않으면 피리 부는 애들에게 쓰면 되니까. 또 걔들은 무공도 그리 강하지 않아, 백호후 한 방이면 즉시 피를 토하게 만들 수 있었다.
먼저 백호대원들에게 전음을 보냈다.
-내 신호에 맞춰 일제히 지붕 위의 복면인들을 공격한다. 알았으면 고개를 끄덕여.
끄덕끄덕.
광견이와 금련이에게도 같은 내용의 전음을 보냈다.
끄덕끄덕.
얘들도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에 전부에게 백호후를 쓸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전음의 경우 네 명까지는 단체로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백호후를 더하면 두 명이 최대였다. 그 이상은 기대하는 백호후의 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그래도 두 명이면 어디야?’
탁. 휘리릭.
전각 위로 신형을 날리며 피리를 부는 복면인 둘에게 사 단계 백호후를 전음에 섞어 날렸다.
-어흥!
“끄악!”
“큭!”
두 놈이 귀를 잡으며 쓰러지자 지상에서 날 뛰던 실혼인 둘도 쓰러졌다.
-어흥!
-어흥!
“큭!” “억!” “크악!”
연속으로 네 번의 백호후를 복면인에게 쏘아 보내고 즉시 대원들과 광견이에게 전음을 보냈다.
-지금이야! 쳐라!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기는 했지만 이미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광견이와 백호대원들은 지붕 위의 복면인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실혼인들이 쓰러지자 복면인들은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챙!
난 다시 전각 아래로 뛰어 내려 복면인들을 추살하기 시작했다. 혹시 내 무공을 알아볼 수도 있어 이번엔 검으로.
“한 놈도 살려 보내선 안 된다. 백호대원은 복면인을 추살하라.”
실혼인의 전력이 강하다고는 해도 이 정도론 팽가나 보타암을 무너뜨리진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근처에 증원군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들이 나타나기 전에 빨리 전장을 정리해야 했다.
백호대원들도 나서자 전황은 역전되었다. 곧 지붕 위에 있던 광견이와 금련이도 합류하며 전장은 빠르게 정리되어갔다.
광견이가 부하들에게 전장 정리를 지시하고 나서 내게 포권하며 말했다.
“고마워. 덕분에 놈들을 물리칠 수 있었어.”
“뭘, 그보다 피해는 어때?”
“전력의 삼 할 정도. 그것도 다 네 덕분이야.”
왠지 고분고분한 광견이가 더 무서웠다. 그래도 생색은 내야했다.
“내가 바로 달려왔는데도 그 정도야?”
광견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실혼인들의 무공이 보통이 아니었어. 전부 나 보다 강자였으니까.”
“하긴 우리 집에는 탈혼광마라는 놈이 왔는데 꿈쩍도 안더라.”
“탈혼광마? 그 전대의 마두가 나타났다고? 그런 고수를 네가 처리했고?”
1도 믿지 않는 표정을 보니 탈혼광마가 생각보다 엄청난 고수였던 모양이다.
“응, 제 정신으로 나타난 건 아니고 실혼인으로. 덕분에 풍운각은 다 날아갔어. 나도 처음엔 놈이 실혼인이라는 것을 몰라 맞부딪혔는데 안 되겠다 싶더라.”
“당연하지. 탈혼광마는 당시에 이미 화경에 이른 고수야. 그런데 그런 자를 어떻게 실혼인으로 만들 수 있었던 거지?”
내공에서 밀렸을 때 나도 짐작은 했었다. 화경에 이르면 나처럼 내공 총량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 듯했다.
사실 끊임없는 내공이란 말도 안 되는 소린데 화경에 이르지 못한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거야 화경에 올라보면 알게 되겠지.’
어쨌든 당장 급한 일은 따로 있었다.
“난들 아나? 아 참! 포로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
“일단 사황련으로 압송해야지. 더 이상 내가 처리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
맞는 말이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더 알고 있다는 분위기를 풍기며 말하자 광견이가 덥석 물었다.
“왜? 너 나한테 뭔가 숨기고 있지? 혹시 이번 일도?”
그런데 엉뚱한 곳으로 촉이 왔는지 도리어 내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광견이다.
“참 나! 물에 빠진 애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고 할 년이네.”
“그럼 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번 습격에 대비하는 거나, 실혼인을 상대하는 것도 그렇고 수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야. 도대체 나한테 뭘 숨기고 있는 거지?”
광견이는 곧 검이라도 빼어 들 기세였다. 이래서 착한 일도 함부로 해선 안 되나 보다.
또 원래 흥분하면 주제파악도 안 되는 법이다. 현실을 확실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미친 년! 너도 머리가 있으면 생각 좀 하고 살아라. 막말로 철혈방이 뭐 볼 게 있다고 내가 그런 귀찮은 짓을 하겠냐?”
내가 오지 않았으면 이렇게 대화를 할 수도 없었을 거다.
“그거야.......”
백치는 아니라 깨닫기는 했어도 자존심상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광견이다.
귀찮은 표정으로 손을 내 저으며 말했다.
“됐고 오래 살고 싶으면 내 말대로 사황련으로 가는 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라.”
“왜 그러는 건데? 말을 꺼냈으면 알아듣게 설명을 해야지. 앞뒤 다 자르고 말하면 누가 따르겠냐?”
그래도 미안한 건 아는 표정이라 못 이기는 척 본론을 꺼냈다.
“그럼 조건이 하나 있어.”
“아무튼 무슨 사내새끼가 그냥 말하는 법이 없어. 그래 이번엔 또 무슨 조건인데?”
“네가 적이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해.”
“야! 오늘의 친구가 내일은 적이 될 수도 있는 곳이 강호야. 그런데 어떻게 그걸 단정할 수 있어.”
“미안! 그건 인정하지. 대신 오늘 습격한 놈들과 적이 아니란 걸 확신시켜줘.”
“이런 미친 놈 봤나. 지금까지 지켜 봐 놓고 제정신으로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솔직히 나도 광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한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리고 바로 걸려들었다.
포로들을 정리하고 돌아오는 금련이가 나섰으니까. 사실은 금련이가 들어오는 기척을 알고 꺼낸 말이었다.
“한 장주님, 그건 제가 보증할 수 있어요. 이들과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그러니 알고 있은 사실들을 말씀해 보시죠?”
“제겐 반 각주님도 마찬가진데 누가 누굴 보증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하! 지금 사황련의 정보각주인 절 못 믿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전 무림맹주도 못 믿는 놈입니다.”
금련이가 광견이와 다른 점은 바로 발끈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분기를 꾹 눌러 참으며 질문했다.
“.......그럼 어떻게 확신을 얻겠다는 거죠?”
“간단합니다. 잠시 내공을 금제하고 제 몇 가지 질문에 대답만 하시면 됩니다.”
“또 무슨 개수작을 부리려고!”
광견이가 발작하자 금련이가 말리며 내게 물었다.
“임 방주, 잠깐만 기다려봐. 한 장주님, 혹시 이상한 사술을 쓰시는 건 아니겠죠?”
“정 불안하시면 두 분이 함께 계시면 될 것 아닙니까? 한 사람씩 차례로 질문할 테니.”
태연한 내 대답에 금련이가 정색을 하며 협박했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이길 바랍니다. 만일 쓸모없는 일로 놀리시는 것이라면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할 겁니다. 사황련의 이름으로 약속해요.”
협박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럽시다. 궁금한 게 많을 테니 서두릅시다.”
광견이와 금련이를 끌어들이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번 비천의 대대적인 공세를 지켜본 결과 나 혼자 상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동시다발적인 공격으로 하룻밤에 오대세가의 하나를 멸문시킨 놈들이다.
‘그것만으로도 나 혼자로선 벅찬 일이지.’
그것도 당연히 총력이 아닌 일부의 전력으로 가능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만한 전력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당장 내 세력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질과 양을 충족할 세력은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 사황련뿐이다.
‘그런데 걔들도 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고.’
더구나 규모가 있는 명문대파일수록 체계가 잘 잡혀 있다. 구파일방의 장문이나 오대세가 가주에게 내공을 금제하고 질문하겠다고 하면 미친놈으로 몰릴게 뻔했다.
‘그렇다고 손가락이나 빨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지. 더구나 생각만 달리하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인데 놓칠 수는 없지.’
지금의 상황을 잘만 이용하면 질 좋고 충성스러운 협조자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멸문했거나 앞으로 망할 문파들 말이다. 전부 죽지는 않았을 테고 살아남은 애들이 있을 터다.
‘걔들은 꼬시기도 쉽지. 비천이라면 이를 갈 테니 충성심도 높을 테고.’
그래서 가장 가까운 광견이과 금련이부터 내 편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광견이는 한참을 고민하다 내키지 않는 얼굴로 나와 금련이를 자신의 침실로 안내했다. 지금의 상황에선 가장 조용한 곳이었다.
광견이의 침실은 하늘하늘 분홍분홍 그 자체였다. 둘러보다 입이 근질거려 한 마디 했다.
“너도 여자는 맞나 보네.”
새빨개진 얼굴로 광견이가 소리쳤다.
“시끄럽고 빨리 시작이나 해!”
“흐흐흐!”
“아! 정말 너 이 새끼, 자꾸 이럴 생각이면 다 집어 치워!”
더 약 올리면 폭발할 것 같아 얼른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으며 말했다.
“흐흐! 알았어. 그럼 넌 날 감시하고 반 각주부터 시작하지. 반 각주님 저와 마주 앉아 손 좀 내밀어 주십시오.”
“왜 저부터죠?”
“원래 미인부터 하는 겁니다.”
“야! 너 정말!”
“호호호! 자요, 여기 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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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광견이와 금련이는 비천과 관계가 없었다. 그래서 난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의 일부를 말해주었다.
특히 염초강탈 사건과 개방의 관련을 듣고 난 금련이는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정말이에요? 지금 한 말에 책임지실 수 있는 건가요?”
“예, 곧 염초와 유황이 본장으로 운송되어 올 겁니다.”
“아니, 그 문제 말고 개방 말이에요. 개방이 염초 운반과 관련이 있다는 말씀을 묻는 거예요.”
“그래서 광겨 아니, 임 방주에게 포로를 사황련으로 운송하지 말라는 겁니다. 반 각주의 협조를 구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고 말입니다.”
난 내가 무림전복을 도모할 경우를 생각해 추리하고 있다. 나 역시 마교와 정사를 엮어 충돌시켰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림맹과 사황련에 방조자가 있어야 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정황과 증거로 보아 무림맹에 방조가 있는 것은 확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사황련에도 있는 것이다. 그것도 개방에 준하는 단체거나 지위에 있는 자일 것이다. 때문에 정보각주인 반금련도 믿지 못했던 것이고.
물론 방조자가 아니라고 확인된 지금은 광견이나 반 각주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이다. 쓸 만한 애들은 구해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그런데 금련이는 개방이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지 못하는 모양이다.
“세상에 개방이라니........정말 믿을 수 없는 말이군요.”
“그러니까 속는 셈치고 반 각주는 련에 가시면 마교의 침공으로 몰고 가려는 자를 살펴봐 주십시오. 아무래도 비천은 마교와 정사파를 양패구상 시키려는 의도 같으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