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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전설 39화

무료소설 신룡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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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룡전설 39화

신룡전설 2권 - 14화

 

 

 

 

 

객잔에서 하루를 머문 왕무적과 신왕대는 곧바로 만박귀자 허자명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허자명을 찾아가 보자고 제안을 한 주자운도 그가 포양호 근처에 살고 있다는 소리만 들었을 뿐, 집의 위치까지는 몰랐기에 결국 사람들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만박귀자? 혹 허 어르신을 말하는 게요?”

 

40대 중반의 중년인의 말에 주자운이 급히 대답했다.

 

“예! 혹시 어디에 살고 계신지 알고 있습니까?”

 

주자운의 물음에 중년인은 잠시 그와 신왕대 무인들을 슬그머니 바라보곤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어디에 사시는지는 모르오.”

 

중년인은 그 말을 끝으로 황급히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장량이 재빨리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재차 물었다.

 

“알면서 모른다고 하는 것 아니오?”

 

“……!”

 

장량의 물음에 중년인이 화들짝 놀란 모습을 보였지만 그는 아니라는 듯 강하게 부인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로 모르오. 허 어르신이 포양호 인근에 살고 있다는 소릴 몇 번 듣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어디에 살고 있는지는 정말로 모르오.”

 

“음…….”

 

장량은 의심스런 눈초리로 중년인을 바라봤다.

 

장량뿐만이 아니라 신왕대 무인 모두가 중년인을 의심했다. 누가 봐도 그는 현재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애써 숨기는 듯한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나, 나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소.”

 

장량을 지나쳐 가려는 중년인의 모습을 보면서 형조문이 난감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이거 곤란하게 되었군. 우리가 아니면 그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형조문의 말에 중년인은 물론이고, 곁에 있던 신왕대 무인들과 왕무적까지도 ‘무슨 말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형조문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이거 한시가 급한데 이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안 그래, 자량?”

 

“……?”

 

형조문의 알 수 없는 물음에 상자량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 혹시… 사흑련(死黑聯)에서 온 무림인들이 아니오?”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중년인을 향해서 주자운이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보다도 중년인만을 유심히 살펴보던 형조문이 먼저 입을 열어 대답했다.

 

“우리는 사흑련에서 온 무림인들이 아니오.”

 

중년인은 형조문을 가만히 바라보다 다시 물었다.

 

“정말로 사흑련에서 온 무림인들이 아니란 말이오?”

 

“그렇소!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할 수 있소!”

 

목숨을 걸고 맹세까지 한다는 형조문의 말에 중년인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허 어르신이 계신 곳은…….”

 

 

 

 

 

“알려주셔서 고맙소.”

 

형조문의 말에 중년인은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모쪼록 허 어르신을 도와주셨으면 좋겠소. 도대체 허 어르신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사흑련의 무리들이 그와 같은 난리를 피워대는지…….”

 

이내 중년인은 제 갈로 떠났고, 진중악은 형조문을 바라보며 잘했다는 듯이 빙긋 웃었다.

 

“조문이 아니었다면 꽤나 고생을 했을지도 모르겠군.”

 

“큭큭! 내가 눈치 하나로 지금까지 무림을 굴러먹었다는 것 아니오.”

 

형조문의 말에 주자운은 대단하다는 듯 감탄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형 형님, 대단해요! 그 상황에서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말이 나올 수가 있었어요?”

 

형조문은 주자운의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웃었다.

 

“형님은 무슨! 형이라고 부르라니까. 그리고 잘 알아둬라. 무림에선 눈치만 빨라도 그 누구보다 장수할 수 있다!”

 

“아…….”

 

왕무적은 주자운만큼이나 감탄한 눈으로 형조문을 바라봤다.

 

‘무림에선 눈치도 중요하구나!’

 

“주군, 가시죠?”

 

진중악의 말에 왕무적은 고개를 끄덕였다.

 

중년인이 알려준 방향으로 길을 가던 왕무적과 신왕대 무인들은 자신들보다 앞장서서 길을 달려가는 16명의 무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흑의를 입은 16명의 무인들의 오른 팔뚝에는 붉은 천이 묶여 있었고, 모두 하나같이 병장기를 휴대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등에는 흑(黑)이라는 글자가 붉은색으로 선명하게 씌어 있었다.

 

급한 발걸음으로 달려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상자량이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이거 하필이면 오늘 사흑련인지 뭔지 하는 놈들도 만박귀자를 찾아가는 모양인데?”

 

“늦지 않은 게 다행 아닌가요?”

 

주자운의 말에 도담우가 맞다는 듯 입을 열었다.

 

“막내의 말이 맞다.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겠지.”

 

진중악이 왕무적을 향해서 물었다.

 

“주군, 어쩌시겠습니까?”

 

왕무적이 대답했다.

 

“저들이 우리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굳이 상관하지 말죠.”

 

“알겠습니다.”

 

약간은 기대를 하고 있던 도담우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모처럼 싸울 기회라 여겼더니…….”

 

“싸우는 게 좋은 건 아니잖아요.”

 

“무림인이라면 많은 싸움을 통해서 자신의 생존 방식을 찾아가는 법이다. 싸움을 하는 것이 좋다는 건 아니지만, 무림인이 지나치게 싸움을 하지 않으면 그 역시도 독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도담우의 말에 주자운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자운의 나이 이제 고작 21살이었지만 죽을 고비도 한 차례 넘겨 본 경험이 있었고, 살인도 3번이나 한 적이 있을 정도로 무림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당당한 무림인이었다.

 

왕무적과 신왕대 무인들은 약간 빠른 걸음으로 만박귀자의 집을 찾아갔다. 어차피 집의 위치를 알려준 중년인의 말에 따르면, 그리 먼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급히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주군, 아무래도 저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진중악은 만박귀자의 집이라 생각되는 곳을 어슬렁거리는 16인의 무인들을 바라보며 눈을 찌푸렸다.

 

왕무적 역시도 진중악과 같은 생각을 했는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웬만해선 그들이 자신과 같은 목적지가 아니길 원했다.

 

“웬 놈들이냐?”

 

왕무적과 신왕대 무인들이 다가오자 그들을 발견한 한 사내가 눈을 매섭게 뜨며 외쳤다.

 

“만박귀자에게 볼일이 있어 찾아왔소!”

 

상자량의 말에, 먼저 말을 걸었던 사내가 주변의 동료들과 눈빛을 교환하곤 곧바로 외쳤다.

 

“만박귀자에겐 우리가 먼저 볼일이 있으니 당신들은 후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시오!”

 

사내의 말에 상자량이 얼굴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우리는 몇 가지 물어볼 말이 있어서 찾아왔을 뿐이니, 웬만하면 우리가 먼저 만박귀자를 만날 수 있도록 양보해주시오.”

 

“어림없는 소리! 우리야말로 급한 일로 만박귀자를 찾아왔으니 당신들은 나중에 다시 오도록 하시오!”

 

“음… 어쩌시겠습니까?”

 

진중악의 물음에 왕무적은 잠시 만박귀자의 집으로 보이는 곳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곤 곧바로 답했다.

 

“현재 집 안엔 아무도 없어요. 아무래도 만박귀자라는 분은…….”

 

“오늘따라 유난히 많은 손님들이 방문을 했군.”

 

왕무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쪽에서 늙수그레한 음성이 들려왔다. 왕무적과 신왕대 무인들이 고개를 돌리자 자신들의 바로 뒤쪽에 60대의 노인이 낚싯대와 광주리를 들고 서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들로 이런 외진 곳까지 찾아들…….”

 

“만박귀자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잡아라!!”

 

한 무인의 외침과 동시에 만박귀자의 집을 둘러싸고 있던 16명의 무인들이 동시에 몸을 날려 달려들기 시작했다.

 

“오호라? 이럴 목적이었단 말이지?”

 

달려드는 무인들을 바라보며 상자량이 어느새 허리춤에서 도를 빼어들었다.

 

“우선 만박귀자를 보호한다!”

 

진중악의 외침에 신왕대 무인들은 만박귀자를 중심으로 각기 자리를 잡고, 저마다 빠짐없이 도를 빼어들었다.

 

“주군! 아무래도 저자들은 불순한 의도로 이곳을 찾아온 듯싶습니다.”

 

진중악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미 16인의 행동에 왕무적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는 어느새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짐을 내려놓으며 주먹을 쥐었다.

 

왕무적이 막 달려들려고 했지만 그의 앞을 진중악이 가로막았다.

 

“주군, 이 싸움을 저희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왜요?”

 

왕무적의 물음에 진중악이 빙긋 웃으며 답했다.

 

“주군께서 저런 자들을 상대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희를 한 번 믿어보십시오.”

 

진중악의 눈빛에 왕무적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

 

왕무적의 말에 진중악이 씨익 웃었다.

 

“신도황왕무적친위대의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모두! 준비 됐지?”

 

“물론입니다!!”

 

 

 

 

 

第八章. 사흑련(2)

 

 

 

 

 

쇄액!

 

형조문은 자신을 노리고 날아드는 검날을 향해서 마주 도를 휘둘렀다.

 

따앙!

 

“감히 사흑련의 행사를 방해하려고 하다니, 도대체 네놈들은 누구냐?”

 

자신의 검을 어렵지 않게 튕겨내자, 달려들던 무인이 뒤로 슬쩍 물러나며 물었다.

 

“우리? 큭큭! 알면 네놈들이 바지에 오줌을 지릴까 봐 걱정돼서 말 못하겠는데?”

 

형조문의 말에 무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고함을 내지르며 무인은 형조문의 미간을 노리고 검을 내질렀다.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딱! 이류 무인다운 실력이었다.

 

“큭큭! 그건 내가 아니라, 네놈이겠지.”

 

후웅-

 

형조문의 도는 먼저 검을 내지른 무인보다도 빠르게 허공을 갈랐고, 곧바로 무인의 어깨 위로 떨어져 내렸다.

 

“헉!!”

 

자신보다 훨씬 빠른 형조문의 도에 무인은 급급히 손목을 비틀었다.

 

땅! 푹.

 

“큭!”

 

무인은 자신의 어깨를 살짝 파고 든 도를 바라보며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렸다. 나름대로 훌륭한 대처였지만 워낙에 도에 실린 힘이 강했기에 튕겨내질 못하고, 단순하게 도의 진로를 최대한 막은 것뿐이었다.

 

뚝. 뚝. 뚝.

 

도신을 타고 흘러내리는 핏방울을 보며 형조문이 피식 웃었다.

 

“제법인데?”

 

형조문은 말과 동시에 그대로 발을 들어 올려 무인의 가슴을 걷어차 버렸다.

 

퍽!

 

“커헉!”

 

“으아앗-!”

 

형조문의 발에 가슴을 얻어맞은 무인이 뒤로 튕겨져 나가자 또 다른 무인이 고함을 내지르며 동료의 복수라는 거창한 명분아래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사흑련 무인들의 숫자가 월등하게 많았지만 신왕대의 상대가 될 순 없었다. 주자운을 제외한 나머지 신왕대 무인들의 무공이 사흑련의 무인들보다도 높았기 때문이다.

 

하나도 빠짐없이 이류에 불과한 사흑련의 무인들과 주자운을 제외하면 모두가 일류의 경지에 든 신왕대 무인들과의 싸움. 애초부터 승자와 패자는 결정되어 있다고 해도 무방한 싸움이었다.

 

“으윽!”

 

“크으으…….”

 

16명의 사흑련 무인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도, 도대체 네놈들은 누구냐?!”

 

형조문에게 가장 먼저 당했던 무인이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핏물을 손으로 막으며 물었다.

 

“말해야 하는 거냐?”

 

장난스런 형조문의 대꾸에 무인의 얼굴은 수치심으로 인해서 잔뜩 붉어졌다.

 

“대답을 들으려면 그 위에 있는 물건을 줘야 할 것 같은데? 그래도 들을래?”

 

형조문은 무인의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고, 무인은 이를 부드득! 갈아붙이고는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는 동료들을 추슬러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가장 진부한 대사 한마디를 남겼다.

 

“두고 보자!!”

 

초라한 몰골들로 자리를 떠나는 16인의 무인들을 보며 상자량이 히쭉 웃었다.

 

“두고 보면 아마 놀라 자빠질 텐데?”

 

“큭큭! 그렇겠지.”

 

형조문과 상자량은 동시에 왕무적을 바라봤다.

 

왕무적이 도황의 전인 신도황임을 알게 되면 저들은 아마 놀라 기절을 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큭큭큭!”

 

“하하하!”

 

“사흑련을 가볍게 봤다가는 큰 화를 당할 것이네.”

 

만박귀자 허자명은 그렇게 말을 하곤 자신의 집으로 걸어갔다.

 

“우리가 누군지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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