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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21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5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21화

121화. 황산파의 멸망

 

 

 

 

 

상 장로가 지키고는 있지만 상대가 상대이다 보니 전과는 달리 엄청 신경이 쓰였다. 지난번에 화경으로 이루어진 어벤저스 군단을 이끌어 봐서 그 위력을 잘 알기 때문에 더 그랬다. 내 편일 땐 좋지만 반대의 경우는 끔찍할 테니까 말이다.

‘과연 어디에서 움직였을까?’

그동안의 인간관계를 미루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개방과 제갈, 황산파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비천의 중심인물이 틀림없어.’

남궁 노괴와 비슷한 인간 괴물들이 셋이나 몰려오는 중이었다. 비록 최근에 화경 고수를 많이 접했지만 그렇다고 길가의 돌멩이는 아니었다. 최소한 명문대파의 전대 고인이나 되어야 가능한 경지였다.

‘비천도 그 점 때문에 혈마인을 만들었겠지만.’

아무튼 놈들의 목적이 암살이라면 세 노인네들이 달려올 때까지 버티며 시간을 벌어야 했다.

‘상 장로와 함께라면 버틸 수 있겠지?’

목숨이 걸린 일이라 무조건 버텨야 했다. 알다시피 난 월등한 전력으로 압도적인 승리할 수 있는 싸움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세 노인네를 이곳에 부를 수는 없었지.’

먼저 세 노인이 이곳에 머무는 것부터 부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지레 겁을 먹고 암습자를 보내는 것을 포기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림맹 내에서 정면으로 공격할 수는 없는 일이고.

하지만 납치의 경우라면 문제가 달랐다.

‘그에 대한 대책은 세워놓았으니까.’

천리향을 얻어 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상 장로와 세 노인네가 날 추적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더구나 단원들까지 움직이면 거의 명문대파 수준의 전력이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월등한 전력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 정도면 무림맹 내에서는 전력이 반도 되지 않는 어느 문파와 정면대결을 벌여도 충분했다.

‘제발 날 데려가 줘야 할 텐데?’

내가 더 운이 좋으면 비천의 본거지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물론 본거지로 끌려가면 난감하지만 그 전에 탈출하면 된다.

‘그럼 내가 호구도 아닌데 호구虎口에 제 발로 들어갈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데 상 장로의 전음이 들어왔다.

-장주! 놈들이 전각에 잠입했습니다.

전각에 들어왔는데도 난 아직 놈들의 기척을 알 수 없었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계속 잠든 척을 하며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약한 파공성이 들렸다.

푸슉!

‘왔다! 납치다!’

날 향해 날아드는 지풍은 아혈과 마혈을 노렸고 살기가 담겨 있지 않았다. 상 장로 역시 살기를 느끼지 않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고.

얼른 백호기를 풀고 무방비로 맞이했다. 상대가 나보다 고수라면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퍽. 퍽. 퍽!

아혈과 마혈이 잡혀 꼼짝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겐 만능 키트인 백호기가 있었다. 백호기를 움직여 바로 혈도를 풀기 시작했다.

휘리릭. 척.

그 사이 허공에서 한 인영이 떨어져 내려 날 들쳐 메고 다시 몸을 날렸다.

휙휙휙!

귓가에 바람을 가르는 소리만 들릴 때 상 장로의 전음이 들렸다.

-장주, 곧 뒤따라 갈 테니 조심하십시오.

난 혹시라도 전음을 엿들을 까봐 대답할 수도 없었다. 세 놈은 경공을 펼치는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아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기를 일각 여.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달리는 속도가 줄었다.

‘설마 이곳에 비천의 총단이?’

일각 정도 달렸다면 아직 무림맹을 벗어나지 못했다. 비천의 총단은 무림맹 내에 있거나 다른 곳이라는 뜻이었다.

눈을 뜰 수 없어 청력을 집중해 주위를 살폈다. 군데군데 고른 호흡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날 납치한 놈들은 한 순간도 망설임 없이 움직이고 있어 익숙한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몸이 공중으로 뜨는 것을 보아 담도 넘은 것 같고 어떤 곳은 문을 여는 소리도 들렸다.

‘장원인가?’

일부러 사람을 피한 것인지는 몰라도 그동안 한 사람과도 부딪히지 않아 정체를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날 둘러멘 자가 처음으로 멈춰서며 입을 열었다.

“열어라!”

“예.”

너무 단편적인 대화라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드드득.

또 어딘가의 문이 열리고 이번에는 계단을 내려가는 듯했다. 문소리로 보아 돌로 된 문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숙조님.”

“수고는 무슨.”

다시 나를 메고 있는 놈의 목소리가 들리며 내 몸은 공중을 날았다.

털썩.

철푸덕.

차가운 땅바닥에 내팽겨졌지만 윽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나를 데려 온 놈의 사숙이라고 부른 놈에게 물었다.

“정말 이놈이 철아와 연아를 죽인 놈이더냐?”

‘철아? 연아?’

누굴 말하는지 의아해 하고 있는 중에 처음 놈의 대답했다.

“그 뿐이 아니라 황산이십팔숙도 이놈과 방조자들에게 당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방조자?”

“일단 철혈방의 광견이라는 년과 검후라는 년이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놈에게 나머지 방조자들을 알아내 전부 죽여 버릴 것입니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놈들의 대화로 이들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알고 봤더니 내 좋지 못한 인관관계가 만들어 낸 떨거지 들이었다.

‘아하! 황산일룡과 옥봉이! 그렇다면 이놈들은 황산파?’

결국 금의장의 일이 알려진 모양이다. 어차피 각오한 일이라 상관은 없었지만 비천이 아니라 조금 실망이 들었다.

‘하긴 이놈들도 비천은 비천이지.’

놈들이 날 잡아온 이유는 알만했다. 황산 남매들과 제자들의 복수일 테니 말이다.

‘쯧! 니들이 그래서 안 되는 거야.’

악당들이 늘 하는 실수가 바로 처리하지 않고 질질 끌다 당하는 거다. 얘들 또한 마찬가지 결과가 될 터이고.

“사숙조님, 놈을 깨워주십시오.”

퍼벅. 퍽.

놈이 목 위의 혈도를 풀자 눈을 떴다. 조금 젊은 노인네 하나와 상늙은이 셋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으, 음? 여, 여긴! 네놈들은 누구냐!”

다짜고짜 젊은 노인네의 손바닥이 날아와 뺨으로 막았다.

짜악!

목이 확 돌아갈 때 주변을 살폈다. 이곳 또한 연무장인지 석실로 된 단출한 공간이었다.

‘어? 저 여자는!’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낮이 익은 의복과 모습이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에 승복을 걸친 비구니가 흔치는 않으니까.

험한 꼴을 당했는지 여기저기 찢어진 승복의 여승은 미동도 하지 않아 생사를 파악할 수 없었다. 그런데 문득 소림에서 사라진 운혜스님이 생각났다.

‘설마? 운혜스님! 그렇다면 그녀도 이놈들이 납치했다는 말인데.’

순식간에 상황을 판단하고 분하다는 듯이 패배자의 상투적인 멘트를 날렸다.

“큭! 감히 특감단의 단주를 납치하다니!”

“네놈이 천하.. 한 대갑이렸다!”

젊은 노인네는 차마 천하제일장이나 일권무적이라고는 못 부르겠는지 이름을 물었다.

“그렇다! 내가 천하제일장주 일권무적 한 대갑이다.”

짜악!

“네깟 놈이 감히 내 아들을!”

“큭!”

이번엔 내공이 실렸는지 머리가 띵할 정도였다.

‘이 놈이 황산파 장문인이군. 그럼 상늙은이들은?’

석실에는 운혜스님이 외에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황산 장문인과 사숙조로 불린 상늙은이 세 명이 전부였다.

그런데 장문인의 사숙조라면 전대도 아닌 전전대의 인물이란 뜻이다. 황산삼노괴黃山三老怪라는 살아있는 화석들이 떠올랐다. 황산파는 황산삼선黃山三仙이라고 부르지만 말이다.

정체를 알고 나니 이들의 무공수위도 이해가 됐다. 그 정도 살았는데 화경에 이르지 못했다면 벌써 죽었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불안하거나 걱정되지는 않았다. 곧 상 장로와 세 노인네가 달려올 테니 말이다.

‘남궁 노괴가 반가워하겠는걸. 근데 얼마나 더 맞아야 하는 거야?’

알다시피 난 공매를 무척 싫어한다. 그렇다고 내가 먼저 일을 벌일 수도 없어 참으려니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다. 그런 모습이 지금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져 일부러 연기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한 대라도 덜 맞으려고 대화를 유도했다.

“그, 그건 오해요! 황산일룡과 옥봉은 내가 죽인 것이 아니요!”

“시끄럽다! 시신이라도 온전하게 보존하고 싶다면 함께 있던 자를 대라.”

놈을 대화를 나눌 의지가 전혀 없어 보였다. 살려준다는 말도 하지 않고 윽박지르기만 했다.

‘쯧! 초짜네, 초짜야!’

근데 사실 이런 초짜들이 아주 피곤하다. 그래서 다 털어놓기로 했다.

“아, 알겠소. 전부 털어놓을 테니 시신만 보전하게 해 주시오!”

“이놈이 정말!”

놈도 놀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보고 있던 상늙은이 중의 하나가 황산문주를 밀쳐내고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됐다! 이런 놈에겐 말이 필요 없는 법.”

수상한 낌새를 느낀 난 도리질을 치며 소리쳤다.

“안 돼! 오지 마! 절대 싫어! 검후와 광견이! 그래! 그때 검후와 광견이가 죽였어!”

“네 놈이 분근착골分筋搾骨을 당하고도 지금처럼 떠들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놈들이 원하는 대로 이실직고를 했는데도 상늙은이는 내 몸에 손을 댔다.

퍽. 퍼버버버벅.

분근착골은 나도 안다. 한마디로 뼈와 살을 발라내는 악명 높은 고문으로 현대에서도 애용되는 방법이다. 애초에 고문에 내성도 없을뿐더러 버틸 생각도 하지 않는 나다.

당연히 고문까지 당해줄 생각은 1도 없었다. 놈이 혈도를 누르는 대로 백호기를 돌려 풀며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전부 말했잖아, 새끼들아! 그리고 니 애들이 못나서 죽은 걸 가지고 나한테 왜 이러는데!”

분근착골을 펼친 상늙은이는 풀린 줄도 모르고 내 말을 무시하며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난 들통 나기 전에 한 마디라도 더 하려 쉬지 않고 입을 놀렸다.

“막말로 니 새끼들이 날 먼저 죽이려 했잖아! 니들이라면 가만히 목을 내놓겠냐고! 그리고 이봐! 황산파에 불 지른 건 누군지 알아? 마교야 새끼들아! 마교라고!”

내가 생각나는 대로 떠들어 대는 중에 놈들이 듣고 싶은 말이 있었나 보다. 마교라는 말에 바로 반응을 보였다.

“이놈! 그 말이 정말이냐!”

아마 나한테 당했다는 것은 절대 믿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나마 마교 정도는 돼야 만족하는 모양이다.

‘병신새끼들! 그럼 뭐가 달라져?’

아무튼 듣고 싶은 말을 알았으니 실컷 해줄 생각이었다.

“왜? 마교는 괜찮고 나한테 맞아 뒈진 건 창피하냐? 정 못 믿겠으면 풀어주고 맞장 한 번 뜨던지!”

아마 살면서 젊은 놈에게 이런 대접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내 앞의 서 있던 노인네의 눈빛이 변했다.

“이런 방자한 놈을!”

‘살기!’

늙은이의 눈빛이 착 가라앉으며 입술이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소매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니 금방이라도 출수하려는 듯했다.

‘씨팔! 좀 빠른데!’

하지만 나도 이미 떠들던 순간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차피 분근착골에 걸리지 않은 것이 발각되면 마찬가지였고.

‘그렇다면 내가 먼저!’

선방불패라는 말을 굳게 믿는 난 최대한 공력을 끌어올려 출수하려 했다. 그런데 황산문주가 다급히 앞을 가로막으며 만류했다.

“안됩니다, 사숙조님! 놈을 그렇게 간단하게 죽여서는 지하의 철아와 연아도 편이 눈을 감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때 상 장로의 전음이 구원처럼 들려왔다.

-장주, 아직 괜찮으십니까?

이제는 전음을 도청당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난 괜찮소. 이제 시작할 테니 안으로 들어오시오.

-알겠소이다.

전음을 끝내는 동시에 전력을 다해 황산문주의 등 뒤로 첩첩무적권의 최후초식을 발출했다.

“백호천하!”

퍽!

일장도 안 되는 거리에서 쏘아낸 최후초식은 황산장문인이도 무방비로 받아낼 수는 없는 일. 상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억 소리도 내지 못하고 죽었다.

“이, 이게 무슨........”

문주의 허무한 죽음에 세 상늙은이가 놀랄 사이도 없이 석실 문이 산산조각 나며 날아갔다.

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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