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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33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0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33화

133화. 손발이 생기다

 

 

 

 

 

“어르신, 아직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까?”

저녁 식사 후, 날 찾아온 남궁 노괴는 퉁퉁 부은 입술로 되물었다.

“이놈아! 언제까지 늙은이들에게 새벽이슬을 맞힐 생각인 게냐?”

장로회의가 있은 후에도 군사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감찰하지 않는다고 감시마저 소홀이 할 수는 없는 법.

세 노인네들과 내가 단원들을 인솔해 감시의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지만 군사부와 군사는 아직 꼼짝 않고 있었다.

마침 오늘이 남궁 노괴의 두 번째 순번이라 내게 짜증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저는 벌써 두 번이나 밤 샜습니다. 그리고 내일 어르신과 교대할 사람도 제가 아닙니까? 이제 겨우 두 번째면서 벌써부터 앓는 소리 하시깁니까?”

“이놈아, 네가 나랑 똑같아! 나도 네 나이 때는 한 달을 밤새워도 끄떡없었어. 그러기에 왜 상 장로는 빼서 늙은이 힘 들게 해.”

“참나! 상 장로가 어디 놀러갔습니까? 상 장로 역시 중요한 일이 있어 빠진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대체 중요한 일이 뭐냐고?”

‘아하! 이 영감이 알고 봤더니.’

남궁 노괴가 단지 밤샘 감시 때문에 투정부리는 것이 아니었다. 돌연 모습을 감춘 상 장로의 행방이 궁금했던 것이다.

지금 상 장로는 내 밀명을 받고 사황련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곳에서 금련이를 만나 사황련주와 접촉해 제갈세가를 멸문시킬 것이다.

그동안 당하기만 했던 사황련주는 비천을 골탕 먹이는 일이라면 기꺼이 허락할 것이다. 또한 사황련이라면 제갈세가를 치는 데 있어서 정파의 인물보다는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을 것이다.

‘풀뿌리 하나 남기지 않고 없애려면 그들이 적격이지.’

사실 마교도 생각했지만 거리가 멀어 너무 시간이 걸렸다. 내가 군사부를 견제하는데도 한계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제갈세가는 사황련을 동원해 멸문시킬 생각이었다.

또 세 노인은 정파의 인물이기에 구태여 말하지 않았을 뿐 숨길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사황련을 동원한 사실은 나중에 문제될 소지가 충분히 있어 일부러 알려줄 생각도 없었다.

“어르신, 천하제일장이 놈들의 공격으로 폭삭 망한 것을 아시잖습니까? 제가 가서 볼 상황도 안 되고 화매도 이곳으로 떠난 마당에 누군가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상 장로가 천하제일장으로 갔단 말이냐?”

남궁 노괴는 아직도 미심쩍은 표정이었다.

“예, 일단 급한 불만 끄고 돌아오라고 했습니다. 이제 속이 시원하십니까? 그러면 어서 황보 어르신과 교대해 주십시오.”

“쩝! 별로 믿음이 가지 않지만 할 수 없지. 내일 시간 맞춰 나와야 한다.”

“예, 다른 건 단원들에게 맡기고 군사의 행적에만 집중해 주십시오. 그 놈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니까 말입니다.”

“정 그러면 당장 체포하지 그러냐?”

“저도 그러고 싶지만 물증이 필요합니다. 그런 놈은 손을 댈 경우 반드시 죽여야 하니까 말입니다. 만일 빠져나가면 뒤통수가 근질거려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할 것입니다.”

“그건 그렇지. 알았다. 명심하고 지켜보마.”

사라지는 남궁 노괴의 뒷모습을 보며 잠시 꼼짝 않는 제갈 군사의 의도를 파악하려 궁리해 봤다.

정사마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파 무림의 상징적인 존재가 무림맹이다. 또 그동안 이곳에 들인 노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개방이나 황산파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겨우 내가 이 정도 깽판을 놓는 다고 무림맹을 포기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그러다 불현 듯이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 상부의 명령이라도 기다리는 것일까? 하지만 놈이라면 최소한의 자율적인 권한은 있을 텐데. 그도 아니라면 뭔가 커다란 한 방을?......’

커다란 뭔가를 계획하고 있어 당장 이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무림맹을 포기할 정도의 커다란 한 방이 과연 있기는 할까?’

제갈 군사의 진정한 의도를 짐작하지 못하는 한 지루한 기다림이 계속될 듯했다.

 

@

 

웅성웅성.

시끌시끌.

과거 황산파의 장원이었지만 지금은 특감단이 사용하는 장원이다. 그곳으로 일단의 무인들이 들어서며 북적거렸다. 드디어 남궁화, 검후를 비롯한 백호대원들과 동업자들이 도착한 것이다.

반가운 목소리들이 들려와 일을 멈추고 밖으로 나갔다. 날 발견한 남궁진이 한 달음에 달려와 포권하며 공치사를 했다.

“형님, 형수님과 백호대원들이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수고했네. 진 아우.”

남궁진에게 치하를 하고 남궁화를 쳐다보았다. 눈물이 글썽한 얼굴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가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동안 고생이 많았어. 밀린 얘기는 잠자리에서 하자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얼른 다가가 꼭 안아주며 속삭였다. 남의 시선 따위를 의식해선 그동안 지은 죄를 용서받을 수 없었다.

“......예, 가가.”

다시 한 번 힘주어 안아주고 나서 다른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검후를 비롯해 금의옥검 등등 반가운 얼굴들과 눈인사를 나누었다.

“자! 일단 짐을 풀고 나서 저녁이라도 함께 하며 밀린 회포를 풀기로 합시다. 황보 부단주는 단원들과 함께 각자의 거처로 안내해 주시오.”

“예, 단주!”

백호대의 합류로 이제 비로소 특감단도 완전체가 되었다. 그중 검후가 맡은 백호대는 내 직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특별히 기대가 되었다.

‘흐흐, 너희들이 지저분한 일은 전부 맡아줘야겠어.’

짐을 정리한 대원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물론 가장 먼저 찾아온 사람은 남궁진이었다.

때문에 오랜만에 개인적인 용무를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비천과 무림맹의 일에 휘둘리느라 정작 내 사업에는 소홀했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 기반이 튼튼하지 못하면 결국은 사상누각이 되고 마는 법이다. 그리고 맹주가 되던 천하의 주인이 되던 주머니가 두둑하지 못하면 다 소용없는 일이다.

최소한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주머니는 따로 차고 있어야 말년이 편해지는 법이니까.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그동안 소홀했던 사업도 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그 일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 되어줄 남궁진이기에 다시 한 번 노고를 치하했다. 말이야 얼마든지 해도 한 푼도 들지 않는 일이니까.

“이번 일은 아우가 고생이 많았네.”

“아닙니다, 형님. 그런데 벽력문의 백리 소저도 모셔오려 했지만 임 방주님을 따라가겠다고 하셔서.......죄송합니다.”

“아니다. 임 방주를 따라갔다면 오히려 잘 된 일이야. 백리 소저 역시 비천에 한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광견이를 따라갔다면 제갈세가로 향했다는 뜻이다. 풀뿌리조차 남기지 않으려면 벽력문의 굉천뢰가 적격이었다.

“천하제일장은 복구는 시작되었나?”

“아닙니다. 우선 철혈방을 복구하는 중입니다. 천하제일장의 물건들은 모두 안휘표국에 보관중입니다.”

“잘 했네. 이제와 생각해보니 이름에 걸맞지 않게 작다는 생각이 들어. 꼭 합비에 있을 필요도 없고. 이왕 새로 지을 거라면 황산파의 자리나 개봉도 나쁘지 않으니까 장원을 복구하는 일은 서두를 필요가 없네.”

말이 통하는 놈이라 바로 내 의도를 파악하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피력했다.

“예, 형님. 하지만 개봉은 좀.......더럽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사실 개방의 터는 제일 넓은 곳이기는 하지만 내가 차지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였다. 그곳은 교통의 중심지기도 해 다른 용도로 쓰는 편이 좋을 듯했다.

‘개봉은 사통팔달四通八達의 지리적 요충지니까 아무래도 물류유통단지가 더 나을지도.’

난 여러 가지 이권사업을 벌일 계획은 없었다. 사업은 잘 아는 분야가 아니면 성공하기 어려운 법이니까. 그래서 난 오로지 물류사업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 시대에서 물류는 곧 정보와 상통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목소리를 낮춰 은근한 목소리로 동업자들의 동향을 물었다.

“반 가주 등은 어때?”

“처음에는 약간의 불만이 있는 듯도 했으나 형님이 특감단주가 된 이후에는 쏙 들어갔습니다. 더구나 특감단으로 불러들였으니 더 이상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아무리 은혜를 베풀고 금제를 했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전부 소용없는 법이다. 그동안 일거리를 주지 못했으니 약간의 불만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당연히 그래야지.”

이제 총관부를 장악했으니 무림맹의 물류라도 풀어주면 전부 깨끗이 해결될 일이었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검후가 찾아왔다.

“그 일은 나중에 더 얘기하도록 하세.”

“예, 형님.”

남궁진과 대화를 매듭짓고 기다리자 검후가 방으로 들어왔다.

“오시느라 고생 많았소이다.”

“아닙니다, 자, 단주님.”

“하하! 호칭은 차차 적응하기로 하고 일단 앉으시오.”

“예, 단주님.”

“보타암의 장원에는 들리지 않고 바로 오시었소?”

무림맹에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보타암의 장원도 있었다. 그곳엔 지난 혈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있었고.

“단주님을 뵙고 나서 찾아가 볼까 합니다.”

“복수의 날이 멀지 않았으니 너무 상심하지는 마시오.”

“예, 그럴 것입니다.”

“오늘은 사문의 사람들과 회포를 푸시고 내일부터는 백호대의 대주로서 특감단의 활동에 최선을 다해 주시오.”

“예, 단주님. 백호대는 단주님의 직속부대라고 들었는데 어찌 제게 그런 중임을 맡기셨는지 궁금합니다.”

내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로선 당연한 의문이었다.

“왜 자신이 없소이까?”

“그건 아니지만 남궁진 대협이나 당사독 대협처럼 저보다 뛰어난 인물도 많은데 굳이 제게 맡긴 이유가 궁금할 뿐입니다.”

이유는 단순히 검후의 미모와 이름값이 필요했다. 다른 두 대주와의 관계를 생각해서도 검후 정도는 되어야 했다.

하지만 듣는 상대 기분 나쁘게 직접 말할 필요는 없었다. 적당히 듣기 좋게 둘러댔다.

“솔직히 말해 두 가지 이유에서 검후를 임명한 것이오. 첫째는 보타암의 재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배려에서였소.”

뻔뻔하게 면전에서 배려했다고 공치사를 했지만 그 보다는 두 번째 이유가 궁금한 검후였다.

“그럼 두 번째는요?”

“그건 검후의 절실함이 필요했기 때문이요.”

“절실함이라고요?”

“백호대는 그야말로 내 손발이 되어줘야 하오. 힘들고 지저분한 일을 맡아줘야 한다는 말이오. 절실함이 부족한 구파나 세가의 자제들이 할 수 있겠소?”

몇 번의 공동 작전을 경험한 검후는 내가 광명정대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이미 검후라는 가면을 쓰고 웃음을 팔아온 그녀였다. 그런 그녀라면 보타암의 재건을 위해서 못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내 말의 의미를 깨닫고는 고개를 끄떡이며 포권했다.

“충! 백호대주 검후, 특감단주께 인사드립니다.”

“고맙소. 머지않아 보타암은 반드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될 것이오.”

“감사합니다, 단주.”

“자, 내일부터는 바빠질 테니 어서 장원에 다녀오시오.”

“알겠습니다, 단주.”

검후가 물러가고 이번엔 금의옥검이 들어와 금의장주가 보낸 선물과 서신을 건넸다. 서신에는 구구절절 나에 대한 칭송이 쓰여 있었다.

‘역시!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 군!’

중원 삼대상단의 주인답게 나에 대한 투자 가치를 알아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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