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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32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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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32화

132화. 장로들과 놀아볼까

 

 

 

 

 

무당 장원武當莊園내의 삼청전三淸殿.

무당산의 삼청각을 따 만든 삼청전이다. 개방의 장로를 제외한 구파 및 오대세가 열네 명의 장로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긴급장로회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아미의 경우 혜운스님이 단정의 빈자리를 대신해 참석했다. 모두 나와도 한차례 이상의 면식이 있는 구면이었다.

모두를 향해 포권하며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 장소를 제공한 무당 장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무량수불! 특감단주가 비밀리에 장로회의를 열어줄 것을 요청해 이 자리가 만들어졌네. 그 이유를 설명해 주겠는가?”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를 향해 다시 포권을 해 보이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장로님. 여러분 전 이 자리에 계신 모든 장로님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그 동안 무림맹 내의 여러 조직에 대해 감찰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일단은 교언영색으로 입을 열었다. 이곳에 모인 장로들의 절반 정도는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직도 특감단주는 자신의 제자들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다 니들 덕분이라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었다. 더구나 그동안의 조금 과한 일처리방식에 대한 변명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만 있다면 이 정도 립 서비스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렇다고 모두가 만족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다급한 상황이라도 구파일방의 일원인 개방의 경우에는 우리에게 먼저 보고를 한 후, 처리했어야 했네.”

아니나 다를까 화산 장로가 서운하다는 듯이 딴지를 걸고 나왔다. 구파일방을 일언반구도 없이 건드린 것이 불만인 것이다.

분명히 발족당시 특감단은 누구의 명령도 받지 않는 별동조직이라고 명시했음에도 말이다.

‘장로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겠지. 이번 기회에 이것들도 확 들이 받아버려? 다음은 니네 차례라고?’

하지만 모든 일에는 경중이 있는 법. 벌써부터 이들과 각을 세울 필요는 없었다. 또 지금은 아쉬운 부탁을 하러 불러 모은 것이었다. 아직은 공손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유리했다.

“죄송합니다. 그 문제는 저로서도 정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전 불의의 선공을 당해 땅속에 묻힌 입장이었고, 다행히도 부단주인 화산신룡께서 빠른 판단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습니다. 설마 개방이 비천의 일원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말입니다.”

말 많은 부모에겐 네 새끼가 최고라고 하면 조용해진다. 화산 장로 역시 다름없었고.

“험험! 그랬겠지. 아무튼 다음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게.”

“예, 장로님. 그래서 오늘은 비밀리에 장로회의를 주재해 주십사 부탁한 것입니다.”

“그래 이번에 보고할 안건이 뭔가?”

“정식으로 제갈세가를 무림공적으로 선포해 주시는 동시에, 즉시 토벌대를 파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웅성웅성.

말이 끝나자 장로들이 쑥덕이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놀란 모양이었다.

비록 제갈세가가 오대세가에서 밀려났다고는 해도, 아직 군사부와 정보각을 통해 무림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본산의 장문이라면 몰라도 무림맹의 장로들은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상대였다.

무당 장로가 다시 나서 소란을 진정시키며 물었다.

“무량수불! 모두 조용히 해 주시오. 한 단주, 최근 무림맹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제갈세가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알고 있네.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는 무림공적으로 선포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가?”

사실 황산파나 개방과는 달리 제갈세가가 비천의 일원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 더구나 장로들이 아는 것은 기껏해야 정보각에서 벌어진 일이 전부였다.

“예,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로님들께서도 이 사람들을 보시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실 것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말을 마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궁 노괴에게 전음을 보냈다.

-어르신들, 이제 그만 들어 오시지오.

벌컥.

문이 열리며 세 노인네들이 복면을 씌운 두 명을 들러 메고 들어왔다. 노인네들이 들어오자 장로들이 앞 다투어 일어나 포권하며 인사를 건넸다.

“세분 사숙조를 뵈옵니다!”

남궁 노괴가 대표로 인사를 받으며 말했다.

“됐다. 그만들 하고 자리에 앉아라.”

장로들이 착석하자 남궁 노괴가 매고 들어온 복면인의 복면을 벗겼다.

복면이 벗겨지고 초점 없는 눈동자로 사방을 둘러보는 여자의 용모가 드러났다. 바로 혜운스님을 핍박하다 나에게 잡힌 독심미호 제갈옥봉이었다.

그녀의 얼굴을 알고 있는 장로들이 깜짝 놀라며 당황해 했다.

“헛! 이 여인은 독심미호 제갈옥봉이 아닌가?”

“독심미호! 제갈세가의.......”

이때다 싶어 일어서 제갈옥봉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 맞습니다. 이 여자는 장로님들이 알고 계시듯이 독심미호 제갈옥봉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또 소개할 사람이 있습니다. 무광스님이 장로들께 보여주시겠습니다.”

무광스님이 말없이 다른 한 명의 복면을 벗겼다.

휙!

복면이 벗겨지자 이번에는 아미의 장로인 단정이었다. 단정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헉! 단정 장로!”

“단정장로! 대체 이게.......사정이 있다더니 어째 이런 모습으로!”

단정의 등장으로 장내는 한 층 더 소란스러워졌다. 다시 장로들을 진정시키며 말을 이었다.

“많이 당황스럽지만 잠시 조용히 해 주십시오. 이 여자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아미의 혜운스님께서 설명해 주실 것입니다.”

지명을 받은 혜운스님에게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혜운스님은 원망이 담긴 시선으로 날 쳐다보았다. 내가 해도 될 일을 시켜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원망일 것이다.

‘나도 빨빨거리고 뛰어 다니는데 날로 먹게 둘 수는 없지.’

공신력의 문제도 있었고 또 아미파의 재건을 위해서라도 혜운스님이 직접 나서야 했다. 이제 아미를 대표할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으니까 말이다.

내가 고개를 흔들자 혜운스님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일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러 장로님들에게 아미의 혜운이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장로들의 의아한 시선이 혜운스님에게로 모였다. 모두의 궁금증을 대신해 무당 장로가 물었다.

“자네가 할 말이 있다고? 대체 제갈옥봉이 아미파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먼저 장로님들께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일찍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장로님들께서도 본 문이 비천이라는 암중단체의 공격을 받아 멸문에 비할만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잠시 말을 멈춘 혜운스님은 제갈옥봉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때 본문을 공격한 무리에 중추적인 인물로 독심호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그녀는 간신히 탈출한 빈승을 척살하기 위해 무림맹까지 추격해 왔습니다. 결국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다행이도 여기 계신 한 단주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질 수가 있었습니다.”

혜운스님이 참담한 표정으로 말을 마치자 무당 장로가 노한 얼굴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그게 정말인가!”

“혜운! 네 말에 일점의 거짓이 없으렸다!”

다른 장로들도 한 마디씩 거들이며 제갈옥봉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이미 백치가 되어버린 제갈옥봉은 헤실헤실 웃으며 주위를 둘러볼 뿐이었다.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장로들을 대신해 화산 장로가 단운을 가리키며 물었다.

“한데 단운 장로는 어떤 일로 저런 모습으로? 설마 단운장로도?”

사람들의 시선이 단운에게 향하자 무광스님이 불호와 함께 입을 열었다.

“그녀에 대한 질문엔 내가 대답해주도록 하겠네. 아미타불! 그녀는.......”

“으음.......”

무광스님의 설명이 끝나자 답답한 침음성외에는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단운이 배신자라는 사실도 놀라왔지만 소림에도 간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자신들의 문파라고 깨끗하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말이다.

한동안의 침묵 끝에 무당 장로가 날 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우릴 비밀리에 부른 것인가?”

사실은 그 반대였다.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있다. 때문에 내심으론 오늘 회의가 군사부에 전부 전해지기를 바랐다. 역정보를 흘려 거꾸로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로들을 먼저 속여야했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입을 나불거렸다.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이유만은 아닙니다. 말씀드렸듯이 제일 중요한 문제는 제갈세가를 무림공적으로 지명하고 척살하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여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점창의 장로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제갈옥봉이 아미를 공격한 무리에 속했다고 제갈세가 전체를 비천의 일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오랜 전통을 가진 세가 하나를 세상에서 완전히 지우는 일이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네. 무량수불!”

“무량수불!”

청성과 화산, 무당도 동의한다는 뜻으로 도호를 외우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신중을 기하자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고 나 역시 증거부족을 인정하는 바였다. 세상에 그 정도의 증거로 일문을 멸문시킨다면 남아나는 문파는 없을 테니까.

어떻게 생각하면 그들의 일처리 방식은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단 그 잣대를 모든 문파에 공평하게 댄다면 말이다.

‘더구나 난 확신하고 있거든.’

오늘의 목적을 위해 이들에게 밝히지 못하는 몇 가지 증거도 더 있었다. 그게 아니라도 내 행보를 위해서라도 제갈세가는 지금쯤 멸망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꼭 무림맹이나 내가 나서서 멸문시킬 필요는 없으니까.’

알다시피 난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가 제갈세가를 멸문 시키느냐 보다는 멸문이라는 결과가 필요할 뿐이다.

“좋습니다. 점창 장로님의 말씀대로 아직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상당한 의혹이 있는 만큼 군사부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찰 따위야 내 멋대로 해도 좋았다. 하지만 일부러 장로원에 허가를 구하는 형식을 취했다. 오늘 장로회의를 소집한 진실한 목적을 위해서.

“군사부를?”

“어느 정도로 할 생각이기에 대대적이란 말을 하는 건가?”

“정보각과 총관부를 감찰했으니 다음은 당연히 군사부겠지. 그래 언제 시작할 생각인가?”

장로들은 이것저것 말들은 많았지만 궁금해서였지 반대의견은 없었다.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제갈옥봉 문제와 겹쳤으니 말이다. 단지 정도와 시기에 대한 호기심뿐이었다.

“철저한 감찰을 위해서는 특감단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최대한 서두르는 방향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백리산산이 분명히 성동격서의 계를 쓰자고 말했다. 좋은 생각이라 그녀의 말에 따를 생각이지만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 차도살인까지 더할 생각이었다.

‘놈들의 주력은 이곳에 있으니까.’

껍데기만 남은 제갈세가를 멸문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구태여 내가 방울소리 나게 뛰어다닐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남아 있어야 놈들을 확실히 잡아둘 수 있으니까.’

오늘 모임을 비밀로 해 줄 것을 신신당부했지만 지켜질 것으로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장로들 자체도 믿을 수 없는 데 그 제자들이야 말해 무엇 할까?

‘오늘 일도 회의 내용까지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고스란히 놈들에게 전해지겠지? 그래야지. 흐흐흐!’

웅성웅성.

장로들이 갑론을박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는 동안 말없이 지켜봤다. 그래봐야 결론은 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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