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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22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7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22화

122화. 난 정말 구제불능이다

 

 

 

 

 

휘익.

철푸덕.

석문이 박살나며 시꺼먼 물체 두 개가 날아들어 바닥에 처박혔다. 형체를 알 수 없이 망가졌지만 옷차림으로 보아 문을 지키던 위사였다.

휘릭. 휙휙휙!

그 뒤를 이어 네 개의 신형이 석실로 들이닥쳤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상 장로와 세 노인네 들이었다.

그들을 보자 긴장이 확 풀리며 안도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아직 여유를 부릴 새는 없었다. 어쨌든 이곳은 적지의 한 복판이고 아직 상늙은이 셋은 무사하니까.

“어르신들! 이 늙은이들을 부탁합니다.”

상 장로와 세 노인에게 소리치며 혜운스님으로 짐작되는 여자를 확보하기 위해 몸을 날렸다.

“이놈! 네, 네놈이!”

갑작스런 상황으로 잠시 공황상태에 빠져있던 상늙은이들도 정신을 차렸다. 허리 위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문주의 시체를 보곤 불같이 노해 일제히 나를 공격해왔다.

“죽어랏!”

하지만 상 장로와 세 노인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득달같이 내 앞을 가로막고 상늙은이들의 공세에 맞섰다.

“어딜!”

콰광! 쾅!

그리 넓지 않은 연무장에서 화경 고수 일곱이 서로 어우러지자, 그들이 내뿜는 경력에 석실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들썩거렸다.

그 틈에 무사히 여자를 확보하고 얼굴을 확인했다.

“혜운스님!”

역시 나쁜 예상은 틀리지 않는 법. 여자는 혜운스님이 틀림없었다.

“뭐라고! 혜운이라고!”

혜운스님 실종에 책임이 있는 무광스님이 손을 빼고 곁으로 다가왔다.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기색을 살폈다. 다행히 심장 박동이 미약하기는 해도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기식이 엄중해 빨리 손을 써야만 했다.

“아직 살아있습니다. 일단 응급처치를 하겠으니 호법을 서 주십시오.”

“선재로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무광스님이 내 앞을 가로막고 호법을 서자 백호기를 혜운스님에게 주입해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콰광! 쾅!

그러는 사이에도 여섯 명의 노인네들은 서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황산삼노괴는 무엇보다 날 죽이고 싶은지 틈을 노려 내게 공세를 펼치려 했다.

그때마다 세 노인네가 잘 막아주었다. 상 장로와 남궁, 황보 노인네가 절대 호락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상 장로는 상대를 압박했고, 남궁, 황보 역시 밀리지 않았다.

더구나 남궁 노괴는 아주 신명이 나 구공까지 펼쳐 상대의 심기를 어지럽혔다. 안휘의 맹주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남궁세가의 입장에서는 오늘 황산의 몰락이 누구보다 기뻤을 것이다.

“이놈들! 어린 여아를 납치나 하는 놈들이 구파의 일좌를 탐내!”

“.......”

“오늘 네놈들을 멸하고 누가 진정한 안휘의 맹주인가를 보여주마!”

“........”

그럼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황산삼노괴를 쳐다보며 최근 구파의 일좌를 노리는 황산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라!’

황산삼노괴가 아무리 뛰어나도 다구리에 이기는 장사는 없는 법. 무광스님과 내가 가세하면 승부는 결정 난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때였다.

펑! 펑!

“으악!”

“끄아악!”

석실 밖에서도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한 발 늦게 도착한 소림과 남궁, 황보 장원의 무사들이 황산 장원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자들의 비명 소리를 들려오자 황산삼노괴의 손발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결정적인 한 방만 있으면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됐다!’

마침 혜운스님의 응급처지가 끝나 발그레한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명문에서 손을 떼며 무광스님에게 소리쳤다.

“됐습니다, 스님. 어서 놈들을 제압해 주십시오!”

“알았다. 너는 빨리 혜운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거라.”

“예, 스님!”

혜운스님을 안아들고 몸을 날리려던 순간이었다.

펑! 펑! 콰앙!

풀썩. 우르르.

거센 공방에 간신히 버티고 있던 석실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빠져나가기는 이미 늦은 상황.

와락!

혜운스님을 바닥에 눕혀놓고 엎드려 올라타 전신에 백호강기를 둘렀다.

우르르.

풀썩. 투두두둑.

등 위로 돌덩이와 흙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백호강기 덕에 부상은 없지만 잘못하면 생매장 당할 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투두두두둑.

돌덩이와 뿌연 흙먼지를 뚫고 일곱 개의 신형이 허공으로 솟구치고 있었다. 무너져 내리는 돌덩이와 흙은 그들의 몸에 닿지도 않았다. 호신강기에 부딪쳐 튕겨나가는 것이다.

‘아하! 저런 방법이 있었군. 다음에는 나도 저렇게 빠져나가야겠어.’

가지고 있는 것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전부 경험의 부족이었다. 난 그저 백호강기를 두르고 전부 무너져 내리기만 기다렸으니까 말이다.

‘쩝! 어쨌든 지금 상황에선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내 백호강기는 완전한 호신강기라고 볼 수는 없었다. 피부에 튼튼한 갑옷을 입은 정도라는 설명이 맞을 것이다. 때문에 나 혼자라면 빠져 나가겠지만 혜운스님을 보호할 수 없었다. 어차피 방법은 하나 뿐이었다.

투둑. 툭. 툭.

그러는 사이 석실이 전부 무너져 내렸는지 조용해졌다. 여전히 등 위로 엄청난 무게가 느껴졌지만 더 이상의 압박은 없었다.

하지만 혜운스님을 폭 감싸 올라탄 상태로 완전히 생매장 당했다. 난 무너져 내리는 돌멩이에 혜운스님의 머리와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양 손으로 머리를 잡고 있었다.

이제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공간이라고는 얼굴과 얼굴사이 코가 닿을락말락할 정도밖에 없었으니까.

‘꼼짝 할 수가 없네.’

무너져 내린 돌과 흙의 압력이 생각보다 강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돌만 쌓인 것이 아니라 흙도 무너져 내리며 틈을 완전히 메웠다. 공간이 없어 숨쉬기도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최악인 것은 혜운스님이 정신을 차리며 눈을 뜬 것이다. 현재 혜운스님은 지금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단지 자신의 몸을 올라탄 사내가 있다는 것 밖에는.

이곳에 끌려와 어떤 고난을 겪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찢어진 의복과 그녀의 미색, 엉망진창이 된 부상으로 보아 절대 평범한 일을 아니었을 것이다. 나 역시 이런 상황에, 상대가 여승임에도 불구하고 싱숭생숭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눈을 떴는데 사내가 올라타고 있다면?’

너무 가까운 상태라 서로의 얼굴도 확인할 수 없었다. 확인해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런! 제기랄!’

혜운스님이 동공이 확 팽창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꺄악!”

혜운스님의 입에서 새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벌리면 바로 입맞춤하게 되니까 말이다.

다급히 전음을 보내 신원을 밝혔다.

-혜운스님! 전 특감단장 일권무적입니다.

일단 본능적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무인인 혜운스님이다. 다행히 보통 여자처럼 공황에 빠지지는 않았다. 전음을 듣자 곧 안정을 찾은 듯 눈을 감고, 입을 다물었다.

-일단 운기 해보십시오. 우린 지금 석실에 파묻힌 상탭니다.

전음을 들은 혜운스님은 운기를 시도하다 고통스러운 듯 아미를 찡그리며 신음을 흘렸다.

“윽!”

-아직 무립니까?

응급처치를 한 것이지 치료를 한 건 아니었다. 아직은 운기가 부담이 되는 듯했다.

-.......예, 아직 원활하게 이어지질 않네요. 아미타불.

궁금한 것도 많았고 물어 볼 말도 많았다. 하지만 먼저 빠져나가는 일이 급선무였다.

-할 수 없군요. 아직 위험한 상태니까 절대 무리하지는 마십시오. 혹시 귀식대법은 알고 계십니까?

-알고는 있지만 왜 그러시나요?

-공기가 부족합니다. 빠져나갈 방법을 찾을 동안 귀식대법으로 버텨야합니다.

-아미타불.

알았다는 아미타불이었다. 나 역시 귀식대법을 펼치며 머리를 굴렸다.

‘장력을 쏘면 반탄력이 생길 텐데.......’

하지만 이 상태에서 내가 펼치면 혜운스님은 머리가 터질 것이다. 혜운스님이 내게 펼치면 좋은데 아직 내력을 모으지 못한다.

‘위에선 뭘 하기에!’

상 장로 일행이 빠져나간 것은 확인했다. 우리가 나오지 않았으면 찾으려 할 텐데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하긴 방해하긴 쉬우니까.’

황산삼노괴가 네 노인네를 상대하긴 어려워도 땅을 파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특히 황산삼노괴는 무엇보다 날 죽이고 싶어 한다.

‘더구나 나와 혜운스님이 이대로 죽는다면 변명할 여지도 생기겠지. 잡아떼면 그만이니까 말이야,’

어쩌면 그 때문에 승부가 더 길어지는 것일 수도 있었다. 결국 내가 빨리 혜운스님을 데리고 무사히 빠져나가야 했다.

‘하아! 미치겠네.’

뭔가 좋은 방법이 떠오를 것도 같은데 혜운스님 때문에 집중이 안됐다. 그녀의 미모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아!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내가 혜운스님의 얼굴을 안다는 것이 치명적이었다. 말했듯이 제갈옥봉이 망치고 싶어 할 정도로 천하의 우물尤物이 바로 그녀였으니까.

‘아! 내가 남자라는 사실이 정말 쪽팔리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랫도리는 제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혜운스님도 속으로 아미타불을 연호하고 있을 것이다.

생각해봐라.

내 아래 깔려 있는 여인은 비록 승려라고는 해도 내가 얼굴을 아는 천하의 우물이다. 귀식대법을 펼치곤 있다고 하나 향긋한 숨결이 좁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더욱이 코가 맞닿을 정도의 초밀착 상태였다. 온몸의 굴곡은 물론 탄력까지 그대로 느껴진다.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 때문에 쪽팔림과 어색함 등이 어우러져 날 더욱 당황시키고 있었다.

‘이러니 집중이 되겠냐고.’

혼란한 감정이 혜운스님에게도 전달된 듯 혜운스님이 전음을 보내왔다.

-마하반야바라밀다..........

전음의 내용은 웃프게도 불경이었다.

‘아! 제길! 전부 알고 있잖아.’

내 마음을 이해라도 한다는 듯이 전음으로 불경을 암송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불경을 듣고 진정을 하라는 것인지 본인이 진정하고 싶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둘 다겠지.’

아무튼 속내가 환히 드러나 쪽팔리기는 해도 전음이 효과는 있었다. 단언컨대 불경이 아니라 전음의 효과였다.

막말도 불경의 1도 모르는 내가 갑자기 석가의 깨달음을 이해했을 리는 없으니까. 단지 고저가 크지 않은 묘한 리듬이 날 진정시켜 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변한 것은 아니다. 단지 조금 더 머리가 영활하게 돌아가게 되었다는 뜻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만반의 대비를 하는 것. 그리고 더 이상 발정하지 않는 것이므로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운기를 시작했다.

혜운스님의 불경소리를 귓가로 들으며 층층무적신공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밖에 없었으니까.

우우웅.

층층무적신공을 운기하자 단전의 사갑자 내공이 힘차게 반응해왔다. 오랜만에 자신을 관조하며 느긋하게 대주천을 시작했다. 그래봐야 층층무적공의 특성상 차츰 빨라졌지만.

한데 일주천을 끝냈을 즈음 묘한 느낌을 받았다. 질주하던 내력이 혜운스님이 암송하는 불경의 리듬에 반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전음 때문에 운기가 방해를 받는 것인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나쁘지 않은 느낌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끝 모르고 속도만 뽐내던 층층무적공에 기교까지 더해졌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난 그 느낌이 너무 기분이 좋아 혜운스님에게 멈추라고도, 운기를 멈출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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