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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절대무적 160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5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60화

160화. 판을 벌려 보자

 

 

 

 

 

‘이거 정말 곤란하게 됐는데.’

당황한 마음이 얼굴에 드러났는지 혈화선녀가 물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 게냐?”

“저희 때문에 황보세가가 위험할 듯한데 마땅한 방법을 찾을 수 없어 그렇습니다.”

하며 내 생각을 말해주었다. 무림인끼리 치고 박을 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인까지 끌어들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대는 황궁이었다. 역모의 무리로 몰린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직계는 물론 방계 아니,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라도 절대 무사할 수 없었다.

점창의 경우 역모는 아니었고 문파의 특성상 일반인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 그 부분은 다른 구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세가의 경우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세가에는 무인 이외에도 많은 수의 일반인이 혈연으로 엮여 있으니까 말이다.

가족들이 황군의 손에 무참하게 짓밟힌다면 어렵게 불붙은 전의는 피어나지도 못하고 꺾이고 말 것이다. 무림인 역시 가족은 소중하니까 말이다. 대항을 포기하고 피하고 숨는 자들이 늘어갈 것이 분명했다.

듣고 난 혈화선녀 역시 공감하는 듯이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큰일이지 않느냐? 어서 도움을 청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기는 해도 도움을 청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림인의 이동이 이전처럼 쉽지도 않을뿐더러 시간도 부족합니다. 또 시간이 충분하다고 해도 자신의 문파를 포기하고 이곳으로 즉시 달려와 줄지도 의문이고 말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그것뿐이라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 그리고 최소한 사황련만큼은 반드시 도울 것이라고 내가 보증하마.”

“사황련이 말입니까?”

“이번 혈마인의 출현으로 비천과 황군이 관계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느냐? 사황련은 절대 은원을 잊지 않는 곳이다.”

혈화선녀의 말이 끝나자 가만히 듣고 있던 검마도 나서며 말했다.

“한 장주, 본교 역시 도움을 청하면 즉시 달려올 것이오. 본교에겐 결전의 장소가 어디가 됐든 마찬가지니 말이오.”

“그렇습니까? 그럼 일단은 서둘러 소림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소림으로?”

“예, 그곳에서 장문인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해야겠습니다. 서두르면 시간을 맞출 수도 있을 듯합니다. 오십만이 움직이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니까 말입니다.”

사실은 다른 이유였지만 이들에게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또 어차피 장문인들의 도움도 필요한 일이라 소림으로 가야했다.

다행히 황보세가에서 숭산까지는 멀지 않았다. 물론 서울에서 부산보다 훨씬 먼 거리지만 대륙에 살다보니 이젠 가깝게 여겨졌다는 말이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숭산 소실봉은 사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서 몰려든 무인들로 사찰은 물론 산봉우리 전체가 북적이는 느낌이었다.

이미 결전을 위해 집결하는 중이라 마교, 사황련의 인물들까지 전부 소림사에 들어와 있었다. 더 이상 황군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다.

혈화선녀와 헤어져 마교 봉공들과 소교주와 신녀를 만나러 갔다. 장문인들을 만나기 전에 확답받을 일이 있었다.

소교주가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며 말을 건넸다.

“어서 오시오, 한 장주. 이번에 한 건 거하게 하셨소이다.”

“괜히 타초경사를 한 듯해 여러분께 미안할 뿐이외다.”

“하하하! 덕분에 정사마를 막론하고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되지 않았소이까? 다 한 장주 덕분이니 그리 자책할 필요는 없소이다.”

“자책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아 걱정이외다.”

“호오! 그런 뜻이오? 그래 한 장주는 어떻게 책임을 질 생각이시오?”

“아무래도 이렇게 가다간 온 중원이 피로 적셔질 것 같아서 말이오. 전면전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소이다.”

호전적인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믿기지 않는 듯 소교주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전 무림이 하나 되어 황군에 맞서자고 한 사람이 나였으니까 말이다.

“한 장주께서 갑자기 그런 말을 하시니 의도를 도통 짐작하지 못하겠구려.”

“달리 의도가 있다는 말이 아니라 말 그대로 피를 적게 흘리는 방법을 택하자는 말이외다.”

“흐음. 지금의 상황에서 과연 그런 방법이 있겠소이까?”

“한 가지 방법이 있소이다.”

단호한 내 표정에서 무언가를 읽었는지 소교주도 안색을 굳히며 물었다.

“설마 그 방법이란 황제를.......?”

확신은 없었는지 말꼬리를 흐리는 소교주였지만 그의 추측이 맞았다.

“그렇소이다. 하루라도 빨리 황제를 처치하는 일만이 혈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오.”

“........하하하! 역시! 내 처음부터 그리하자 말하지 않았소이까? 잘 생각하시었소.”

“하지만 그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할 일들이 있소이다. 물론 귀교의 도움도 반드시 필요하고.”

“하하하! 말씀만 하시오. 전에도 말했듯이 본교는 복수를 위한 일이라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오.”

“이젠 직접 황궁으로 쳐들어가는 일밖에는 남지 않았소이다. 거사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혈마인을 상대할 절대고수가 필요 하외다.”

“절대고수라면 어느 정도를 원하는 것이오?”

봉공들을 힐끗 쳐다보고 나서 대답했다.

“최소한 봉공들 정도의 무공을 가진 고수들로 최하 삼십 인은 있어야 할 것이오.”

“삼십 인이라........쉽지 않은 일이구려.”

무림 최강 전력인 마교의 십대 봉공이 전부 살아 있다고 해도 열 명 정도였다. 물론 구파와 세가의 뒷방 늙은이들을 전부 끌어 모으면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과연 구파나 세가에서 전부 내 놓을 것이냐가 문제지.’

더구나 정파의 무인들은 암습을 극도로 혐오한다. 화경까지 오른 무인이라면 그 자존심도 대단할 터 흔쾌히 응할 리가 없었다.

‘당장 세 늙은이들도 막상 암습을 하자고 하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니까 말이야.’

다행히 마교와 사황련은 문제가 없었다. 먼저 황제를 치자는 제의를 할 정도니 적극 협력할 것이다. 마교에서 열 명, 사황련에서 다섯을 잡으면 아직도 열다섯이나 부족했다.

‘나와 상 장로를 포함해도 열 셋은 더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 구파나 세가에서 한 명씩만 내놓아도 충분할 텐데........’

그 일은 장문인들과 탁 까놓고 얘기해 볼 생각이었다. 그 일 말고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눈치 볼 여유가 없었다.

“아무튼 인원은 내가 어떻게든 맞춰볼 생각이니 귀교에서는 지금 한 약속을 지켜주기 바라는 바이오.”

“물론이외다. 그 점은 걱정 마시오.”

 

@

 

다시 무광스님과 방장스님을 찾아갔다. 이번에는 소림도 함께 데려갔다. 소림 방장인 무아성승은 며칠 동안에 고뇌가 깊었는지 폭삭 늙어있었다. 반질반질한 개기름이 전부 걷히고 푸석푸석하고 쪼그리든 상늙은이처럼 보였다.

‘쯧! 알 만한 사람이 세상을 복잡하게 살더라니만.......’

안 된 마음은 둘째였고 일단 무아성승을 회유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무광 말고도 숨겨 둔 보물이 제일 많을 곳이 소림사였으니까 말이다.

“자네는 기어코 피를 보려고 하는구먼. 아미타불!”

무아성승의 첫 마디는 나를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기죽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화제를 이끌었다.

“방장스님. 때에 따라선 피를 흘려서라도 성취해야만 하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지금이 그 때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벌써 너무 많은 피가 흘렀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피기 흐르겠지. 아미타불!”

무아성승이 연민의 시선으로 날 바라보며 불호를 외웠다. 그의 눈에는 내가 피를 갈구하는 흡혈귀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죄송합니다, 스님. 해서 외람되오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또 무언가?”

“실수도 많았지만 이번 일로 비천과 황궁과의 관계가 밝혀졌습니다. 방장스님의 말씀대로 더 많은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나도 아는데 선뜻 동의할 수 없다는 아미타불이었다.

“해서 황제를 처리하기 위해 결사대를 조직하려 합니다. 그러자면 최소한 화경이상의 절대고수가 다수 필요한 바, 소림의 조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자네는 지금 소림사에 살인에 협력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가? 아미타불!”

내심 욕이 나왔지만 참고 좋은 말로 했다. 막말로 무림의 문파인 소림이다. 중의 탈을 쓰고 있다고 해도 본질이 무인이었다.

또 지금의 명성을 얻기 위해서 벌인 살인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말이다. 지금도 당장 황군과 결전을 벌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도 무아성승은 시치미 뚝 떼고 입에 담기도 망측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듣기에는 정말 가소로운 망발을 진심으로 얘기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이지. 자아최면의 최고 경지라고 할 수밖에.’

역시 종교의 힘은 위대하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예, 죄 없는 일반인의 피가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소림도 이번만은 살계를 열어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소실봉이 피로 물드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으음!.......아미타불!”

무아성승은 황군과의 결전 후, 피로 물든 소실봉을 상상이라도 하는지 눈을 질끈 감고 불호를 외웠다. 무언으로 방장의 대답을 재촉하며 기다렸다.

잠시 후, 눈을 뜬 방장이 건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 후에 벌어질 혼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았나?”

드디어 방장도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한 것이다. 곁에 있는 소림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예, 혼란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 주매와 함께 상친왕을 찾아가 뵐 생각입니다.”

“상친왕을?”

“예, 황제의 자리는 하루도 비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무아성승은 소림과 나를 번갈아보더니 다시 눈을 감고 불호를 외웠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마도 무언의 승낙인 듯했다. 해서 하고 싶은 부탁을 했다.

“방장스님께서 다른 장문인들을 설득해 참여를 이끌어 주셨으면 합니다.”

가만히 기다리자 무아성승은 무광스님에게 말을 건넸다.

“사형께서는 잠시 소제와 차라도 한 잔 하시지요. 자네는 그만 주아를 데리고 물러가게.”

“예, 방장스님. 심기를 어지럽혀 죄송합니다.”

방장스님의 방을 나오며 소림의 표정을 살폈다. 상친왕의 얘기는 소림도 지금 처음 들었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놀라지는 않았다. 대신 무한한 신뢰의 시선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상공, 아버님이 과연 승낙하실까요?”

소림 역시 상친왕이 황제를 두려워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걱정하고 있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오. 대승적인 차원에서라도 상친왕께서 허락하셔야 할 것이오. 주매와 내가 최선을 다해 설득하도록 합시다.”

“예, 상공.”

“어서 갑시다. 오늘 만나야 할 사람이 꽤 많으니.”

사황련주와 무림맹주, 남궁세가주 등등 지금부터 만나야 할 사람이 많았다. 하나같이 현 무림을 좌지우지하는 인물들이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나도 꽤 출세했어. 삼생을 통 털어도 이번이 최고점을 찍는 것 같아.’

더구나 상친왕과 황제도 곧 만날 예정이다. 물론 황제와의 만남이 유쾌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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