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58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4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58화
158화. 누구나 생각하는 것은 비슷해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바로 뛰어들 수 있도록 내공을 끌어올리며 지켜보았다. 가끔 정파의 인물들은 손속에 사정을 두어 천추의 한을 남기니까 말이다.
하지만 역시 사파는 사파였다. 사황삼선은 조금도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비틀거리는 사내에게 연이은 공격을 퍼부어 오히려 내가 놈들을 걱정해야 했다.
‘저러다 죽이면 안 되는데!’
벌떡!
안되겠다 싶어 나서려고 일어서는 순간, 옆에서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혈화선녀가 긴장한 표정으로 갑자기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휘리릭.
한데 혈화선녀의 신형은 싸움판이 아닌 놈들을 지나쳐 한참 뒤쪽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응!’
잠시 의도를 짐작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하던 난 혈화선녀가 컴컴한 허공을 향해 장력을 발출하는 광경을 보고서야 또 다른 사람들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놈들이 있다!’
새로 나타난 놈들은 지척에 다다라서야 기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무공이 고강한 놈들이었다.
‘대체 어떤 놈들이기에?’
의문을 떠올리며 다급히 혈화선녀의 뒤를 쫓아 몸을 날렸다.
내게 느껴지는 인기척만 해도 다섯.
그 중 넷은 복면을 뒤집어썼고 한명은 화려한 무복을 걸친 중년의 사내였다. 이들 다섯은 언뜻 보기만 해도 혈화선녀 혼자 감당하기는 벅찰 정도로 기세가 대단했다.
‘하지만 이들 다섯이 전부가 아닐 수도.’
만일 이들 외에도 기척조차 발견할 수 없는 놈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설마 놈들이 함정이라는 것을 눈치 챈 것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빈틈이 많은 계획이었다. 실제로 한날한시에 오군도독과 금의위도독의 사저에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봐야 하니까.
더구나 무림문파를 공격한 상황이고 상대가 제갈 세가의 놈들이라면 의당 의심했을 터였다.
‘쩝!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모양이군.’
그동안 실패를 겪지 않고 달려와 방심했던 것이 계획을 틀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었다.
‘이들 중에 놈들이 있다면 다행이고 없다고 해도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까.’
궁금했던 황실 무공을 접할 수 있는 기회였고, 덤으로 상대의 전력을 줄일 수 있었다. 혈화선녀를 긴장하게 만들 정도의 상대라면 중요한 전력이 틀림없을 테니까 말이다.
‘황궁에 아무리 물자가 넘쳐난다고 해도 설마 화경고수를 버리는 패로 쓰지는 않을 테니까. 흐흐흐!’
펑! 퍼버벙!
내가 생각을 이어가는 동안 먼저 공격을 시작한 혈화선녀와 두 명의 복면 괴인들이 먼저 일장을 마주했다.
그 결과, 두 명의 복면 괴한과 혈화선녀는 서로 어깨를 들썩 거리며 상대를 노려봤다. 서로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호오! 겨우 두 놈으로 화경의 끝판에 있는 혈화선녀와 동수를 이룬다고? 확실히 보통 놈들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군!’
혈화선녀는 두 놈이 자신의 공격을 멀쩡히 받아내자 자존심이 상한 듯했다. 중년미부의 형상으로 걸쭉한 욕설이 쏟아내며 시뻘건 강기를 다발로 쏘아내었다.
“이런 망할 새끼들이 있나! 얼굴도 내 놓지 못하는 후레자식들이 감히! 어디 이것도 한 번 받아 봐랏!”
하지만 두 놈은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놈들의 두 손에서는 황금빛 장력이 쏟아져 나오며 줄기줄기 쏟아져 들어오는 혈강을 차분히 막아갔다.
번쩍!
쿠르르르!
콰앙!
재차 나눈 손속에서도 승기를 잡지 못하자 혈화선녀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러자 혈화선녀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근육이 뒤틀리는 소리와 함께 차츰 흉신악살처럼 변해가기 시작했다.
전 내공을 끌어올리는지 입고 있던 의복마저 팽팽해졌고, 시뻘겋게 달아 오른 양손의 장심에선 붉은 혈화가 송이송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변화에 중년사내가 당황한 표정으로 소리치며 날아올랐다. 놈은 혈화선자의 성명 절기를 알아본 듯 무공명을 말해 주변에 경각심을 일깨우며 소리쳤다.
“혈염폭화공血炎暴花功이다! 어서 년을 쳐랏!”
중년사내의 지시에 네 명의 복면 괴한이 혈화선녀를 향해 날아올랐다. 놈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로 보아, 혈화선녀가 아무리 성명 절기를 펼친다고 해도 크게 유리하지는 못할 듯했다.
‘흐흐! 그렇게 둘 수는 없지.’
나 역시 복면인을 향해 날아오르며 소리쳤다.
“선녀님 뒤쪽의 세 놈은 제가 맡겠습니다! 백호풍운!”
꽈르릉!
슈아악!
쌍 권을 쭈욱 뻗자 뇌성과 함께 강맹한 권강이 발출되어 두 명의 복면인에게 날아갔다. 하지만 놈들은 내 공격을 무시하고 혈화선녀를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어라! 안막아!’
단순한 권이 아니라 무려 강기에 쌓인 권강이다. 아무리 호신강기를 두른다고 해도 무사히 막아낸다는 보장은 없었다.
먼저 내가 살아야 공격도 할 수 있는 법. 그런데도 놈들은 내 공격을 무시하고 혈화선녀를 덮쳐가고 있는 것이다.
‘뭐야? 설마 살을 주고 뼈를 취하겠다는 거야?’
하지만 권강은 누가 봐도 단순히 살만 주고 막아낼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그런데 두 놈 모두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는 것은? 그렇다면 혹시 이놈들도?’
그러고 보니 그동안 입을 연 놈은 중년사내밖에 없었다.
‘인간에겐 당연한 공포심이 없다는 말은?’
자연스럽게 혈마인과 반혼인이 떠올랐다. 반혼인으로는 화경고수인 혈화선녀와 동수를 이루지는 못할 터.
그렇다면 혈마인이 틀림없었다. 즉시 혈화선녀에게 소리쳐 경고했다.
“선녀님! 조심하십시오. 아무래도 놈들은 혈마인 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혈화선녀의 장심에선 수많은 꽃송이가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샤라랑-
“가랏!”
혈화선녀의 외침에 따라 느릿하고 피어나던 꽃송이가 무서운 속도로 복면인들을 향해 쏘아지듯 날아갔다. 복면인들 역시 형형색색의 강기를 쏘아내고 있었다.
꽈광! 콰과광!
강기와 강기가 허공에서 부딪치며 커다란 폭음과 함께 흙먼지를 피워 올렸다.
“으음!”
혈화선녀의 답답한 신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내가 쏘아낸 권강이 파고들었다.
퍼벅. 퍼버버버벅!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약간의 반탄력을 느꼈다. 하지만 확실한 손맛이 느껴져 놈들에게 적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하지만 놈들에게선 한 줄기의 신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먼지가 가라앉자 혈화선녀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입가에 피를 흘리며 낭패한 모습으로 비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일방적으로 당한 것만은 아니었다. 네 명의 복면인 역시 무사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있었으니까. 복면인들의 몸에는 크고 작은 자상이 전신에 새겨져 있었고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두 명은 더욱 처참한 모습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사지가 기이한 형태로 꺾여 서 있을 수도 없었던 것이다. 전부 내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낸 결과였다.
주변의 전황을 살펴보니 마침 모든 금의위들은 제압당해 바닥에 누워있었다. 이젠 사황삼선의 합공을 받게 되면 화려한 장포의 사내 역시 곧 사로잡을 수 있을 듯했다.
-혈화선녀님을 부탁합니다.
-알았네.
전음을 받은 사황삼선 중에 하나가 몸을 빼는 것을 보고 급히 혈화선녀를 향해 소리치며 몸을 날렸다.
“선녀님! 괜찮으십니까?”
하지만 내 신형은 혈화선녀를 넘어 중년사내에게 향하고 있었다. 두 주먹을 쭉 뻗은 채로.
“백호풍운!”
슈와악!
중년사내는 불의의 일격에 당황해 복면인을 향해 소리쳤다.
“마, 막아랏!”
움찔!
중년사내의 명령에 반응을 보이는 복면인들이었으나 적지 않은 부상으로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복면인은 힘겹게 막아서려 했지만 내 몸은 이미 그들을 뛰어 넘어 중년인의 지척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보다 먼저 권강이 중년인을 덮쳤다.
쐐액액-
중년인이 뒤늦게 장을 뻗으며 피하려 했지만 백호풍운의 초식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삼류무공이 아니었다. 가볍게 장세를 뚫고 놈의 사지를 두드렸다.
퍼벙!
빠악!
“끄아악!”
허공으로 훌훌 날아가는 놈을 쫒아가 두 다리에 일 권을 먹였다.
“백호출동!”
빠박! 빠바바박!
우지끈.
허벅지에 권강이 적중하며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며 무릎 아래가 덜렁거리며 지면으로 추락했다.
“끄으윽!”
두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놈의 곁으로 떨어져 내렸다.
덥석.
놈의 목덜미를 움켜잡고 좋은 말로 지시했다.
“혈마인을 멈춰!”
내 입에서 혈마인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오자 놈은 고통도 잊은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어, 어떻게 혈마인을!”
놈의 몸을 집어 들어 혈마인의 공격로에 들이대며 소리쳤다.
“새끼! 그게 무슨 큰 비밀이라고! 어서 멈춰!”
이미 혈마인의 공세가 지척까지 밀려들고 있었다. 놈은 자신의 몸이 그대로 노출될 것을 알게 되자 황급히 명령을 내렸다.
“머, 멈춰!”
뚝!
공격해 오던 혈마인이 정말 거짓말처럼 멈춰 섰다. 원래 갑작스러운 내공의 회수는 몸에 무리를 가져온다. 심하면 주화입마에 들 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혈마인들은 고통을 느끼지도 못하는 듯 잠시 움찔거리기만 했다. 비록 복면에 가려져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크아악!”
그 사이 마지막 남아 있던 중년인이 비명과 함께 사황삼선의 손에 제압당했다. 두 다리가 무릎 아래로 말끔히 잘려나간 채로.
‘별 걸 다 따라한다니까?’
생포하라는 주문에 강력한 일격을 망설이던 사황삼선이 내가 중년사내를 잡는 모습에 각성한 것이다. 목숨만 살아 있으면 생포라는 것을 깨달았단 말이다.
사황삼선이 놈을 지혈시키며 말했다.
“이제 어쩔 셈인가?”
“일단 자리를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녀님께서는 어떠십니까?”
“난 괜찮네. 잠시 기혈이 뒤틀렸을 뿐이야.”
흘낏 쳐다보니 생각보다 심각해 보이진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고 사황삼선에게 시선을 돌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금의위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어르신, 살아있는 자들은 이들뿐입니까?”
“도주한 놈은 없네.”
“그럼 놈들의 생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시고 혈마인과 이 두 놈을 데리고 자리를 옮기겠습니다.”
내 말이 끝나자 사황삼선은 무심한 표정으로 쓰러져 있는 금의위들의 사혈을 향해 지풍을 날리기 시작했다.
핑! 핑! 푸슉! 푸슉!
털썩! 털썩!
쏘아낸 지풍이 사혈을 강타하자 시체들의 몸이 들썩 거렸다. 십여 구의 시신에 확인사살을 마친 사황삼선 중에 두 명이 축 늘어져 있는 혈마인을 양 손에 하나씩 들고 물었다.
“어디로 갈 것인가?”
“일단 인적이 없는 산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절 따라 오시죠.”
양 손에 중년 사내를 하나씩 움켜쥐고 몸을 날렸다. 혈화선녀를 부축한 사황삼선이 뒤를 따랐다.
@
“뭐야? 제갈현기가 아니라고!”
으슥한 산 속으로 들어가 혈화선녀가 운기요상을 하는 동안 중년인들을 심문했다. 솔직히 난 둘 중의 하나가 금의위 도독인 제갈현기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심문한 결과 두 놈 모두 제갈 현기가 아니었다.
“감히 금의위의 남북진무사를 공격하다니! 무례한 무림잡배들 같으니라고! 네놈들이 그러고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네놈들로 인해 무림인은 전부 말살당하고 말 것이다!”
백치로 만들기는 일러 살살 달래며 심문했더니 두 놈 모두 아직 입이 살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