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65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6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65화
165화. 내비게이션
“어르신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물론 화살비는 언젠가 멈출 것이고 당장 일행에게 심각한 위협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이 기계와 싸워 이길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어떤 기관이 튀어나와 우리를 곤란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당가 노인이 연신 화살을 쳐내며 대답했다.
“이미 기관이 발동한 이상 전진하든 후퇴하던 결정해야 할 것이다. 기관의 공격범위는 한정되어 있으니 말이다.”
콰광! 쾅!
그때였다.
멀리 남문 쪽에서 폭음과 함께 화광이 충천했다. 마교와 사황련의 노인네들이 침투한 곳이었다.
“혈화선녀님이 가신 쪽도 발각당한 듯합니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도 앞으로 달려가는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선녀님이 후퇴할 리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선녀님이라면 당연히 그러실 테지. 아무튼 그쪽도 발각되었다면 그들과 합류하는 것이 좋겠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떨어져 있는 건 불리하니까 말이다.”
황보 노인의 말에 상 장로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한데 남궁 노사는 왜 돌아오지 않는 것이오? 이 정도 소란이면 벌써 돌아왔을 텐데 말이오.”
모용세가의 노인이 남궁 노괴가 사라진 곳을 쳐다보며 말했다.
“남궁 노사는 제가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먼저 기관을 빠져 나가십시오.”
“아니오, 이런 때는 흩어져선 안 되는 법이오. 다 같이 남궁 노사를 찾아봅시다.”
턱. 휘릭!
말을 마친 황보 노인은 말릴 사이도 없이 남궁 노괴가 사라진 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뒤 따라 몸을 날리며 일행에게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일단 남궁 어르신을 찾도록 하시죠?”
척!
다행히 정원으로는 화살비가 닿지 않았다. 당가 노인의 말대로 화살이 닿는 범위는 담장에 한정된 듯했다.
그런데 정원으로 내려선 순간 황보 노인의 뒷모습이 흐릿해지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응? 갑자기 어디로 갔지? 분명히 조금 전까지 보였는데?”
고개를 갸웃하며 조심스럽게 사라진 방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한참을 걸어도 황보 노인은 물론 남궁 노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아차! 뒤에도 아무도 없잖아!’
내 뒤를 따라 상 장로를 비롯한 일행이 몸을 날렸다. 한데 등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람의 기척마저 사라질 수는 없는 일인데.’
주변의 기척을 살피며 조금 더 걸음을 빨리해 찾아보았다.
‘이런 제길! 진법에 빠졌나 보네!’
제갈 세가에서 한 번 경험한 진법에 갇혔을 때가 떠올랐다. 그저 평범한 화원인 줄 알았던 것이 진법인 듯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완전히 고립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결정적인 문제는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거기 누구 없습니까? 제 목소리 들리는 분은 안 계십니까?”
걸음을 멈춰 서서 큰 목소리로 소리쳐 봤지만 돌아오는 소리는 없었다.
‘무슨 진이기에 자잘한 소리마저 완벽하게 차단하는 거야!’
진의 이름을 알아봐야 소용없지만 말이다. 일단 진에 대해서 무지한 내가 진법에 갇힌 이상 걸어봐야 소용없었다.
차라리 한 곳에 멈춰 상황이 변화기를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다행히 아직 공격을 당하진 않았지만 대비도 해야 했다.
‘그저 가둬두기만 할리는 없으니까.’
전신에 호신강기를 끌어올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기척을 느낄 수 없으니 이 상태에서 공격을 당하면 외통수라는 말인데. 아니지, 말이 씨가 된다고 했어.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무사하려나?’
당장은 공격을 받지는 않고 있어 아직은 모두 무사할 것이다. 또 일행 모두 어느 정도의 공격은 감당할 능력은 가지고 있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단지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우리였기 때문에 빠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
괜히 어설프게 손을 댔다가는 공격을 받을 수도 있었다. 또 진이 변화라도 일으키면 당가 노인이 파훼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일이고.
‘당가 노인이 힘 좀 써야 할 텐데? 명색이 당가의 전대 장로쯤이나 되는 사람이 이 정도 진은 파훼할 수 있겠지. 그냥 잠자코 진이 파훼되기를 기다리자.’
일단은 전문가인 당가 노인을 믿고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아무렴! 모르는 놈은 가만있는 것이 최선이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아예 귀식대법까지 펼치고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가만히 있기도 뭐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땅바닥에 귀를 대고 천리지청술千里地聽術을 펼쳤다.
‘휴우! 다행이네. 땅속까지 아주 막히지는 않았어.’
어느 정도는 진의 영향을 받는 것 같았지만 그나마 완전 먹통은 아니었다. 멀리 아주 멀게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등이 들렸다. 그렇지만 무슨 소리인지 판별하기는 어려웠다.
‘방향감각까지 없으니 이건 뭐.......’
여전히 나아진 건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 들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천리지청술을 풀지 않았다.
그때였다.
뒷골이 쭈뼛하며 백호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아! 다행히 백호기는 진법 안에서도 통하는 구나!’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뒤로 돌며 쌍 권을 질렀다.
빙글!
“백호출동!”
빠악! 빡!
“끄악!”
“컥! 어, 어떻게?.......”
두 놈이 가슴이 뻥 뚫려 죽어가고 있었다. 생기가 사라지는 놈의 눈엔 자신이 당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지 사정없이 동공이 흔들렸다. 그나마 곧 멈추었지만.
“이제 놈들의 공격이 시작된 모양이군! 다들 잘 버텨야 할 텐데.”
귀식대법과 천리지청술을 풀고 벌떡 일어섰다. 백호기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이상 암습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공격이 시작된 이상 올바른 자세가 필요했다. 한 방에 죽이지 않기 위해서는 힘 조절이 필요할 때였다. 그래야 한 놈이라도 생포할 수 있으니까.
또 내가 모르는 길은 아는 놈에게 물어서 가면 되는 법이다.
‘이런 때는 인간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법이지.’
그 순간 다시 백호경보가 울렸다.
-왜애애앵!
‘이번에도 뒤!’
홱 돌아서자 공간이 일렁이며 두 명의 무사가 나타나서 검을 찔러오고 있었다. 전력을 다했다간 도로 아미타불이라 내공을 조절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는 놈들에게 씩 웃어주며 절반의 내공으로 쌍 권을 발출했다.
“백호풍운!”
슈와악!
퍼벙! 펑!
쨍그랑.
놈들이 내민 검은 권풍에 막혀 허공으로 날아갔고 두 주먹이 전신을 두드렸다.
빠바바바박! 퍽!
“꺼어억!”
“크악!”
피융! 핑!
퍼벅. 퍽!
사지가 기이한 형태로 꺾여 널브러진 놈들의 아혈을 제압해 곁으로 끌어왔다.
질질질!
놈들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눈을 하얗게 뒤집으며 입으로는 게거품을 흘리며 정신을 잃었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면 고통은 배가 되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래 차라리 기절하는 편이 정신건강에는 좋을 거다. 잠시만 기다려라.’
-왜애애앵!
다시 백호경보가 울려 심문을 잠시 미뤄야했다.
‘이번에도 뒤!’
빙글!
다시 놀라는 여덟 개의 동공을 보며 쌍 권을 질렀다.
“백호천하!”
부와악!
퍼벙! 펑!
빠바바바박!
“커헉! 어떻게........”
“몰라도 돼!”
다시 비명이 난무하고 피와 살이 튀었다. 바닥에 쓰러진 네 명에게 지풍을 날려 제압했다. 놈들을 주위로 끌어 모으고 다음 공격에 대비했다.
‘시간이 좀 걸리나 보네. 그렇다면?’
눈앞에 너부러진 여섯 명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모두 손발이 기이한 형태로 꺾였지만 그 중 둘은 다행히도 두 발은 무사했다.
짜악! 짝!
여섯 명을 일제히 깨운 뒤, 다리가 꺾인 네 명의 혈도를 짚으며 중얼거렸다.
퍼벅. 퍼버버벅.
“분근착골이라는 수법인데 얘들이 알려나 모르겠네.”
얼마 지나지 않아 분근착골에 당한 네 명의 사지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혈이 짚여 있는 관계로 오만 인상을 쓰기만 할 뿐이었다.
“어라? 당하기는 쟤들이 당하는데 니들이 왜 인상을 쓰는데?”
고문을 당하지 않는 두 명은 차마 쳐다보기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동료들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극한의 고통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괴기한 모습에 더욱 공포심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이런! 이런! 그러면 재미없지. 남의 불행은 내 행복이라고 했으니 두 눈 크게 뜨고 동료들의 장엄한 최후를 지켜봐야지.”
두 놈의 턱을 잡아 돌려 동료들의 고통스런 모습을 보게 했다.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듯이 두 눈을 질끈 감는 놈들의 눈꺼풀을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눈 크게 뜨고 지켜보지 못해! 안 그러면 쓸모없는 눈알을 파줄 테다.”
스르륵!
두 놈의 감겼던 눈꺼풀이 올라갔다. 이때다 싶어 놈들에게 이 단계 백호안을 시작했다. 백치를 만들면 길잡이로 쓸 수 없으니까 말이다.
-어흥!
번쩍!
놈들의 동공이 풀리는 것을 확인한 순간 뇌리에는 다시 요란한 백호경보가 울렸다.
-왜애애앵! 왜앵! 왱왱왱왱!
‘뭐야! 이번엔!’
한 방향이 아니었다. 뒤에서 울리는가 싶더니 곧 좌우측과 정면에서도 경보가 울렸다. 그리고 곧 사방에서 날카로운 검기가 날아들었다.
‘더는 필요 없지!’
길 안내는 둘이면 충분했다. 빙그르 돌면서 사방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이번에는 힘 조절이 필요 없었다.
“백호출동! 백호출동!”
퍼벅!
“컥!”
퍼버벅!
“악!”
털썩! 털썩!
쿵! 쿵!
여덟 번의 단말마가 울려 퍼지고 여덟 개의 머리 없는 시신이 바닥에 쓰러졌다. 잠시 다음 공격을 기다리며 살아 있는 두 놈과 시선을 맞추고 씩 웃어줬다.
부르르!
놈들의 눈엔 내가 흉신악살같이 보이는지 사지를 부르르 떨며 눈을 질끈 감았다.
“또 눈 감는다!”
화들짝 놀라며 번쩍 눈을 뜬 놈들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이제 곧 끝날 것 같으니까 두 눈을 크게 뜨고 동료들의 마지막을 지켜봐라.”
분근착골에 걸린 네 명의 얼굴이 곧 숨이 멈출 듯 썩은 흙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너희들은 진의 중추로 나를 안내하기만 하면 살려줄 생각이야. 어때”
이미 가벼운 백호안에 걸린 놈들이었다. 마치 홀리기라도 한 듯 사정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끄덕!
탁. 타닥.
한 놈의 아혈을 풀어 주었더니 무슨 일이냐는 시선으로 날 쳐다봤다. 이미 백호안에 걸린 놈이라 쓸데없는 일일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를 생각해서였다.
“진속으로 다니는 방법이 있을 것 아냐? 그건 말로 해야지.”
“아! 예! 알겠습니다.”
납득하는 놈에게 다시 지시했다.
“죽은 놈들의 겉옷을 벗겨와!”
놈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지만 무시하고 지시했다.
“어서!”
“예, 예!”
시체에서 벗긴 겉옷으로 길게 끈을 만들어 두 놈과 나를 앞뒤로 연결했다. 혹시 중간에 안 보이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말이다.
아혈을 풀어 준 놈을 맨 앞에 세우고 명령했다.
“자, 살고 싶으면 이제 움직여!”
“저, 정말 살려주시는 겁니까?”
“니들을 살려 준다고 내게 위협이 될 것 같나? 전혀 상관없으니까 살려주겠다는 거야. 단 조금이라도 이상한 짓을 하면 알지? 아까 걔들처럼 되는 거야.”
“예! 살려만 주신다면 안내하겠습니다. 이곳에서는 좌로 삼보 우 칠보입니다. 커다란 바위가 나오면 우로 삼, 좌로 이보........”
“알았어. 일단 이동하고 변화하진 지점에서 얘기해!”
“예, 따, 따라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