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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인 무림 42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2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42화

42. 그랬다.

 

 

 

 

 

절강성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400여개의 섬들이 모여있고, 이를 주산군도라고 한다.

 

풍광도 아름답고 연안어업도 활성화된 주산군도지만,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중심에 있는 하나의 작은 섬이었다.

 

 

 

 

 

바로 그곳이 불교 4대 명산의 하나인 보타산普陀山이라는 곳이니까.

 

보타산에는 무림의 유명 문파인 보타암普陀庵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안에 검각劍閣이 존재한다.

 

검각은 소림, 아미와 함께 불교를 대표하는 문파지만 이름처럼 특이하게 검을 주종으로 다루고 있었다.

 

이러한 검각은 중원 무림에서도 특별한 취급을 받는 문파였다.

 

역사와 전통은 물론 지닌 무공의 가치로 보면 능히 구파일방에 비견되는 곳이 보타암이었다.

 

하지만 여인만으로 이루어진 문파라는 점과 총원 500명에 불과해, 구파일방과 나란히 거론되지는 않았다. 이 정도로는 중소 문파 규모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과 고강한 상승무공으로 존경받는 문파임에는 틀림없었다. 무림에서의 지위 역시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으니까.

 

특히 무림에서는 검각주를 따로 검후劍后라고 칭하며 존경과 사랑을 보내고 있었다. 검후는 보타암의 검각주에게 대대로 이어지는 무림의 애칭이자 별호인 것이다.

 

 

 

 

 

오늘은 검각에 새로운 검후가 탄생한 축복받은 날이었다.

 

검후의 임기는 보통 20년에서 30년 사이가 된다.

 

검후가 취임하고 20년이 지난 뒤부터 검후관劍后關에 새로운 검후 후보들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도전자 중에서 가장 먼저 검후관을 돌파한 후보가 새로운 검후로 취임하게 되며, 검후관은 20년 후를 기약하며 문을 닫는다.

 

 

 

 

 

이번에 17대 검후로 탄생한 초영영은 보타암과 검각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역대 검후관 돌파 기록을 무려 2년 이상 앞당긴 천하의 기재이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나이 이제 겨우 스물셋.

 

보통 16세가 되면 검후관의 입관 자격이 생긴다.

 

그녀의 전까지의 최단기록은 7년 3개월. 평균 기록은 9년 1개월로 10년이 넘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초영영은 18세에 입관해 겨우 4년 6개월 만에 관문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검각에 역대급 기재가 출현한 것이다.

 

 

 

 

 

낮에 벌어진 축하 행사가 끝나고 16대 검후와 17대 검후가 될 초영영이 마주앉았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원숙하고 아름다운 숙녀가 16대 검후인 사일화였다.

 

실제 나이는 49세.

 

24세에 검후로 취임해 벌써 25년간 검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킨 여장부였다.

 

 

 

 

 

그녀에 비해 새로운 검후 초영영은 23세 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모습이라 검후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을 듯했다.

 

하나 그녀가 검을 쥐었을 때는 180도 달라진다. 분위기마저 달라지는 그녀의 검 끝은 대해를 가르고 중원을 벨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땐 아무도 그녀에게 앳되다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어엿한 17대 검후였다.

 

 

 

 

 

검후 사일화가 마치 딸을 보는듯한 자애로운 눈으로 입을 열었다.

 

 

 

 

 

“언제 출발할 생각이냐?”

 

 

 

 

 

파릇파릇 나이가 무색하게 아직 소녀와도 같은 모습의 초영영이 공손히 대답했다.

 

 

 

 

 

“내일 바로 출발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보중하시기 바랍니다.”

 

 

 

 

 

아직 초영영이 정식으로 검후가 된 것은 아니었다. 정식으로 검각주로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무림 출도행이 남아 있었다.

 

출도행의 기간은 2년.

 

최소한의 호위와 함께 강호를 주유하며 협행을 쌓는다는 목적이었다.

 

하나 실상은 무림에 새로운 검후의 탄생을 알리고, 구파일방과 명문 대파를 돌며 얼굴을 익히며 후원금을 모금하는 행사였다.

 

무림인의 검후에 대한 사랑은 지고하기 그지없어 이때 얻어지는 후원금만으로 3년간 검각을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절대 생략할 수 없는 절차인 것이다.

 

 

 

 

 

초영영의 대답에 사일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이번 출도행은 과거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되어야 할 것 같구나.”

 

“예, 무슨 말씀이신지?”

 

“네가 검후관에 있는 동안 중원의 상황이 변했다. 하늘에서 괴물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괴현상이 연속해서 벌어지고 있구나.”

 

“괴물과 괴현상이라니요?”

 

“중원 각지에 마력장이 펼쳐진 곳이 생겨났다고 한다.”

 

“헉! 마력장이라면 검후관의...”

 

 

 

 

 

초영영이 깜짝 놀라 말끝을 흐리자 사일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검후관에 입관하려면 통과해야 하는 입관문이 마력장이지. 그러한 마력장이 중원 전역에 나타났다고 한다.”

 

 

 

 

 

그랬다.

 

검각은 300년 전 발견된 던전을 개발하며 보타암에서 새롭게 만든 조직이었다.

 

때문에 검후관에 입장하려면 반드시 마력을 보유해야 했다.

 

검후관이란 입장부터가 관문인 셈이다. 거꾸로 지금까지 검후관에 입관한 후보는 모두 마력 보유자라는 뜻이었고.

 

검후 사일화도 신임 검후 초영영도 마력보유자였다.

 

새로운 검후가 선출되고 나면 다른 후보들은 모두 퇴관해, 정식으로 검각의 제자가 되어 던전을 개발하는 일에 투입되었다.

 

입장하지 못한 후보들은 그대로 보타암의 제자로 남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보타암은 검각과 보타암의 이원체계로 운영되고 있었다.

 

 

 

 

 

사일화의 말을 들은 초영영이 물었다.

 

 

 

 

 

“그럼 이번 호위는 어떻게 구성해야 합니까?”

 

“아무래도 검주劍主급으로 구성해야겠구나. 인원도 20명으로 늘리고.”

 

 

 

 

 

검각의 검주는 절정을 뜻한다. 중소 문파의 문주나 명문 대파의 당주급이다.

 

이런 전력 20명을 호위로만 쓸 리는 없으니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다.

 

 

 

 

 

“너무 과하지 않겠습니까?”

 

“무엇보다 너의 안전이 중요하다. 보타암의 미래가 네게 걸려있으니까 말이다. 또한 소림과 무당, 마교 역시 비슷한 전력을 운용하고 있다고 들었으니 정세를 파악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굴을 공략하는 것도. 특히 절강과 강소에는 신경 써야 한다. 만일 본문이 중원에 진출한다면 교두보가 될 곳이니 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각주님.”

 

“그럼 준비가 끝나는 대로 출도하거라.”

 

“보중하십시오, 각주님.”

 

 

 

 

 

그리고 사흘 후, 보타산에선 신임 검후 초영영을 비롯 20명의 호위대가 중원을 향해 배를 띄웠다.

 

 

 

 

 

@

 

 

 

 

 

요녕성 단동의 모용세가에서도 중원을 향한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세가의 후원에는 작년에 금분세수를 하고 물러난 태상가주 모용후가 사용하는 전각이 있었다.

 

비록 모용후가 은퇴했다고 하나 아직 그의 나이 71세였다.

 

초절정 무인의 육체 시계는 느리게 흐르는 법.

 

외견상으론 아직 50대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정신도 멀쩡했고 육체도 강건했다.

 

 

 

 

 

그런 그가 세가의 모든 업무에서는 손을 놓았다고 해도 아직 붙들고 있는 사업이 있었다.

 

오늘은 그 사업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가주 모용성을 불러 마주하고 있었다.

 

모용후가 가주인 아들에게 물었다.

 

 

 

 

 

“준비는 다 됐는가?”

 

“예, 아버님. 다른 세가에 강아와 소교의 무림 출도에 협조해 달라고 전갈을 보냈습니다. 경로는 하북을 거쳐 산동, 안휘, 사천까지 이동했다가 돌아오는 길은 섬서와 산서 쪽으로 잡았으니 중원을 일주하는 셈입니다. 100명의 호위를 아무도 달리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모용강과 모용소교는 모용성의 아들과 딸로 이제 약관과 방년의 나이였다. 모종의 이유로 이들의 강호 출도로 위장한다는 말이었다.

 

 

 

“그래야지. 한데 마교와 소림, 무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더구나. 아무래도 그들은 이미 마굴魔窟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듯싶다.”

 

“저희도 알고 있는 것을 그들이라고 모르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보다도 먼저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그들의 전력을 보면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듯하더구나. 섣불리 부딪히지 말고 그들에 대한 정보 수집을 게을리 하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아버님.”

 

 

 

 

 

모용후가 서탁에 놓인 한 권의 책자와 주머니를 건네며 말했다.

 

 

 

 

 

“이건 베르크무스가 필요로 하는 괴물의 용모와 부위를 기록한 책자와 공간확장 주머니다. 가능한 많은 재료를 채취해 오거라. 전부 극비로 다루어야 할 사항이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전해라. 너도 알다시피 공간확장 주머니는 베르크무스가 특히 아끼는 보물이니 분실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시키고.”

 

“하하! 공간확장 주머니를 빌려주다니 베르크무스도 이번 강호행에 거는 기대가 큰 모양입니다.”

 

“그럴 만도 하지. 근 30년간 재료가 없어 귀한 기술을 썩히고 있었으니 말이다. 따라가겠다고 하는 걸 말리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하하! 용모가 웬만하면 데려가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워낙 특이해서 난장이라고 할 수도 없고. 더구나 자존심은 또 얼마나 강한지. 쯧!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이들 부자가 말하는 베르크무스는 드워프였다.

 

40년 전 우연히 균열이 열리며 드워프인 베르크무스와 웨어울프가 싸우다 떨어졌다.

 

 

 

 

 

그곳이 마침 세가의 후원이라 전전대 가주가 발견했다. 베르크무스를 난쟁이라 생각하고 괴물인 웨어울프를 처치하고 구해주었다.

 

 

 

 

 

한데 막상 구하고 나니 언어도 통하지 않았고, 생김새도 너무 달라 일단 잡아 두었다.

 

여러 통역사를 구해 소통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검술도 제법하고 체력도 남달라 그냥 죽이기는 왠지 망설여져 데리고 있었다. 이미 구한 생명이니 구태여 죽이기도 꺼림칙했었고.

 

 

 

 

 

그가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려 해도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돌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다. 안타깝지만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식객으로 3년이 지나 베르크무스가 중원의 언어를 익혔다. 그제야 소통이 가능해진 거다.

 

전전대 가주는 그와 몇 마디 나누지도 않고 극비리에 가주회의를 소집했다. 전대가주와 가주, 몇몇의 주요 간부만 참석하는 비밀회의였다.

 

회의 결과 즉시 베르크무스는 후원의 깊숙한 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고, 세가에서는 비밀리에 대장간을 지어주었다.

 

대우 역시 식객 비슷한 처지에서 극빈으로 상승했고.

 

모용 가주들은 베르크무스의 말을 절대 허투루 듣지 않았다.

 

전전대 가주가 직접 두 눈으로 하늘에서 떨어진 그와 괴물을 목격했으니까 말이다.

 

 

 

 

 

가주들은 그와 소통하며 그가 살던 세상에 대해 알아갔다.

 

몬스터, 마법, 아티팩트, 포션 등등을.

 

모든 것을 배우고 싶었지만 베르크무스가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아티팩트를 제작할 수 있는 대장기술뿐이었다.

 

처음에는 아공간 주머니에 들어있는 재료를 사용했지만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웨어울프를 이용해 건틀릿을 만들 수 있었다.

 

40년 전에 만든 건틀릿은 지금 모용세가의 보물로 취급되고 있었고.

 

 

 

 

 

하지만 아티팩트는 제작해도 마력 보유자가 아니면 제 위력을 나타낼 수 없었다.

 

믿지 못하는 전전대 가주에게 베르크무스는 자신의 애병인 쌍도끼로 실험해 보았다.

 

확실히 그가 사용할 때와 전전대 가주가 사용할 때는 현격한 성능의 차이를 보였다.

 

그래서 모용세가주는 마력 보유자를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드워프인 베르크무스가 마력을 감지할 수 있어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베르크무스가 직접 보고 접촉을 해야 알 수 있어 한계는 있었다.

 

우여곡절을 거쳐 40년에 걸쳐 찾아낸 인원이 겨우 300명이다. 이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했음은 물론이었고.

 

 

 

 

 

그렇게 모용 세가에서도 마력 보유자 100명이 호위를 맡은 강호 출도행이 시작되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42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야우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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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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