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32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8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32화
32. 이제와 어쩌겠어
“소문주가 찾아온다고?”
“예, 일단 방주님이 도착하셨다고 전갈은 넣었습니다.”
“잘했네. 면담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만나보겠네.”
“알겠습니다, 방주님.”
파검문의 소문주는 점심이 지나서 방문했다. 그런데 말과는 달리 소문주의 옆에는 문주가 함께 하고 있었다.
내가 전대 방주의 숨겨진 제자라는 포지션을 취하는 이상 천검문주는 같은 문주라고 평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문주님이 어떻게? 기별이라도 주셨으면 제가 찾아갔을 것을. 뒤늦게라도 인사드리겠습니다. 신임 태화방주 황 대정입니다.”
“하하하. 듣던 것보다 멀쩡하군. 빨리 달려오고 싶었으나 사정이 있어서 이제야 왔네. 난 조문부터 하고 올 테니 신임 문주끼리 우의를 다지고 있게.”
“그렇다면 문주님께서는?”
“아무래도 자네가 날 상대하려면 어렵지 않겠나? 이번 기회에 자식놈에게 맡기고 풍류라도 즐겨볼 생각이네.”
왕 방주가 조문하러 자리를 뜨자 신임문주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그러시군요. 축하드립니다. 왕 걸 문주님.”
“감사하외다. 황 방주님의 취임을 축하드리며 이전과 같은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소이다.”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황 방주 덕에 10년은 일찍 물려받게 되어 감사하고 있소이다. 하하하.”
진심인 듯했다. 사실 전대 문주를 보니 아직도 정정해 10년 정도는 충분히 차지하고 있었을 것 같았다.
“하하! 나중에 크게 한턱 내셔야겠습니다.”
“이를 말이오. 내 항주를 통째로 빌려서라도 크게 한 턱 내겠소이다.”
파검문의 새 문주는 사십 대 중반의 호탕한 사내였다. 그리고 사파의 좋은 점은 말을 빙빙 돌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두 분이 함께 오신 것을 보면 단순히 조문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쩝! 그게 말이오. 아무래도 천목파에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 같소이다. 그게 괴물과 관련이 있는 듯한데.....괴물이라면 아무래도 황 방주가 전문 아니겠소? 아버님이 가시는데 함께 가 주었으면 고맙겠소이다.”
어느새 강호에는 내가 괴물 전문가로 소문난 모양이다. 아무튼 괴물이라는 말에 흥미가 동했다.
“천목파라면 천목산의......”
절강성도 구파나 오대세가는 없지만 천목파나 보타암, 안탕파 등 전통의 강호가 많았다.
그중 정파의 보타암과 안탕파, 사파인 파검문, 그리고 정사중간의 천목파가 절강성을 네 등분한 상황이다.
파검문은 정사중간의 천목파와 친분을 유지하며 정파 세력의 확장을 저지하는 중이었고.
“그렇소이다. 천목파와 연락이 끊긴지도 벌써 보름이 넘었고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어 아버님이 직접 가서 살펴보고자 하시는 것이오.”
“그럼 천목파에 괴물이 나타났다는 말씀이십니까?”
“하늘이 찢어지고 괴물이 떨어졌다고 하오이다. 그 후, 천목산에 들어간 사람 중에 살아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더이다. 물론 내려온 사람도 없고.”
“알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괴물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태상문주님이 가신다면 동행해야지요. 그래서 조의금이 많았던 것이군요.”
조의금으로 황금 1만 냥을 가져왔다. 원화로 환산하면 20억이 넘는 돈이다.
“하하! 꼭 그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명색이 태화방의 신임방주님을 청하는데 성의는 보여야 하지 않겠소이까.”
“아닙니다. 아주 잘 쓰겠습니다. 보셔서 알겠지만 돈 들어갈 데가 많아서요.”
“하하하! 별 말씀을. 아무튼 황 방주가 동행해 준다니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다음날 바로 천목산으로 향했다. 소주에서는 삼일이면 가는 곳이라 부담은 적었다. 일행은 왕 전대문주와 나 둘뿐이었다.
천목산에 도착하자 왕 전문주는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정말 우리만 가도 괜찮겠나?”
“예, 말씀드렸듯이 절정이하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차하면 피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둘이 편하고 말입니다.”
“허어! 황 방주도 피할 생각을 하는군. 만일 남궁세가의 두 장로가 당하지 않았다면 나도 믿지 않았을 거네.”
“운이 좋으면 약한 놈일 수도 있겠지만 천목파에 변고가 생겼다면 약한 놈들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 명색이 전진의 검을 이은 곳이 천목판데 하찮은 괴물에게 당하지는 않았을 거야. 강한 놈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천목파는 도가道家 계열의 시조나 다름없는 전진파의 검과 방술을 이은 도가 문파였다. 현 장문인과 세 명의 사제들이 초절정으로 알려져 있었다.
서둘러 산문으로 향하는데 초입부터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띠링!
[7가지 사독巳毒이 체내로 흡입되었습니다. 천독지체의 효과로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골든서큘레이터가 정제 작업을 시작합니다.]
혈향과 섞인 비릿한 냄새는 역시 독이었다. 걸음을 멈추고 왕 문에게 말했다.
“왕 문주님. 독입니다!”
“자네도 조심하게! 그렇다면...독에 당했다는 말인가?”
“확실치는 않지만 가능성이 큽니다. 견딜 수 있겠습니까?”
“으음, 아직은 괜찮지만...자네는 괜찮은가?”
“전 약간의 기연이 있어 어느 정도는 괜찮습니다.”
왕 문주는 내가 독에 내성이 있다는 말에 놀란 듯했다.
“그래? 그럼 일단 올라가보지. 정 힘들면 말하겠네.”
“예, 조심하십시오.”
다시 산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동안에도 독을 흡입해 정제한다는 알림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
천목파의 산문이 보일 때쯤은 뿌연 독무가 산자락까지 걸려있었다.
“황 방주, 난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네. 내려가서 피독주라도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자넨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전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우선 제가 가능한 곳까지 살펴볼 테니 왕 문주님께선 피독주를 준비해 오시지요.”
“정말 괜찮겠나?”
“예, 위험하면 돌아오겠습니다.”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르니 할 수 없군. 염치없지만 부탁하네.”
“예, 문주님.”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하며 속도를 올렸다. 희미하나마 생명체의 반응이 기감에 걸렸던 것이다.
휙휙!
저건 삼면인두사三面人頭巳!
체장이 무려 20미터나 되고 세 개의 사람 얼굴을 가진 6성 몬스터다.
레벨이 무려 188이나 되고 화염과 빙결 마법에 맹독 브레스까지 사용하는 놈이다. 최소한 S급 헌터 세 명은 달라붙어야 상대할 수 있는 괴물이었다.
그런 놈이 세 개의 머리가 말끔하게 잘린 채로 죽어있었다.
저걸 어떻게? 아니 대체 누가? 아! 저 사람이.
십여 미터 떨어진 바위 밑에서 미약한 생명체의 반응이 느껴졌다.
한 손에 검을 쥔 사람이 엎어져 있었다. 다른 손은 브레스에 녹아내린 듯 팔꿈치 아래가 없었다.
중독으로 인해 이미 얼굴까지 까맣게 변해 살아나기는 힘들 듯했다.
일단 부축해 돌려세워 맥문에 진기를 불어넣으며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으, 음.”
눈도 뜨지 못한다.
“제가 도울 테니 운기를 하십시오.”
“.......쿨럭!”
시커먼 피를 한 사발을 토해내며 스르르 눈을 떴다.
“이미 늦었네. 소용없으니 쓸데없이 진기를 낭비하지 말게.”
눈에 정광이 돌아오고 또렷한 목소리.
회광반조 현상이다. 시간이 없다.
“전 태화방의 신임문주 황 대정입니다. 천목파에 어떤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생존자는 있습니까?”
사내가 물끄러미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빈도는 무광이라고 하네. 본문에 생존자는 없을 것이네. 아마도. 아아! 빈도가 조금만 일찍 깨달음을 얻었어도...이 또한 모두 상제의 뜻. 무량수불!”
회한에 찬 얼굴에서 혼이 떠나는 듯했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었다.
“제게 남길 말씀은 없으십니까?”
“품속에 심득을 담은 비급이 있다네. 미완의 검공이나 먼저 자네가 익히고 본문의 후대에게 인연을 이어주었으면 하네. 무량수불!”
무광 도사는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띠링!
[레벨차이가 큰 몬스터를 처치했습니다. 각 스탯이 2씩 상승합니다.]
연달아 세 번의 알림음이 울렸다.
뭐야! 내공이 올랐잖아? 그럼 무광도사를 내가 죽였다고 판정한 거야?
상태창을 살펴보니 레벨이 3이 올랐고 마력이 아닌 내공이 6이 올랐다. 몬스터를 잡은 게 아니라는 말이다.
허! 이거 괜히 기분이 찝찝하네.
레벨이 오른 건 기쁜 일이지만 무광도사를 죽인 것으로 카운트가 되니 기분이 묘했다.
쩝! 뭐 그건 그거고 챙길 건 챙겨야지.
무광도사의 품속을 뒤져 낡은 비급을 꺼냈다. 원래의 글자 위에 피로 급히 덧칠하듯 갈겨쓴 일검파천황이라는 비급이었다.
분명히 깨달음이 조금 빨랐으면이라고 했어! 초절정을 깨달음이라고는 하지 않으니까...그리고 삼면인두사와 맞장 떠서 잡을 정도면 화경이라고 봐야 할 거야. 아마 싸우는 도중 깨달음을 얻는 바람에 충분히 갈무리하지 못해 양패구상한 것이고.
피로 급히 쓴 것도 시간이 부족해서였을 거다. 삼면인두사를 처치했을 때는 기력이 다했을 테니까.
결국, 마지막 삼식은 기력이 다해 적지 못한 것이고. 이건 대박인데!
일검파천황은 전부 삼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마지막 삼식은 몇 글자 적지 못했다. 그래서 미완의 검공이라고 한 듯했다.
띠링!
[정보열람이 미완의 비급 진본 일검파천황(S)을 확인했습니다. 인장술로 장착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S급 검술인데 미완이고 자시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예!
스스스!
허공으로 피로 쓴 붉은 글자가 떠올라 빙글빙글 회전하며 빛을 뿜었다.
번쩍! 화악!
오른손 손등에 금색 검이 새겨지며 골든서큘레이터와 연결되었다. 황금빛과 문양이 사라지면서 장착 완료의 알림이 울렸다.
“어!?”
그런데 비급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띠링!
[정보열람이 진본 전진구검(A)을 확인했습니다. 인장술로 장착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어라? 일타쌍피네. 흐흐! 예!
화악!
전진구검이 장착되자 이번에야말로 비급도 사라졌다.
두 개나 얻었으니 그냥 입 닦고 가기는 조금 미안한데.......쩝! 전진구검은 나중에 천목파의 적당한 사람에게 양보하자.
일검파천황도 구결로 필사해 주면 무광도사도 억울하지는 않을 거다. 무광 역시 천목파에 이어지게 하기 위해 나에게 부담을 지운거고.
죽는 순간에도 나보고 먼저 익히라고 했으니까.
만일 그러지 않았다면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그냥 입을 닦고 말았을 거다.
도력이 높은 도산지 무광 도사가 세상사는 이치를 깨닫고 있었다.
결국, 그의 유전은 물론 전진구검까지 천목파에 돌아갈 테니.
이제 어떻게 한다? 아! 일단 챙길 건 챙기고 나서.
최상급 마석과 비늘을 최대한 많이 챙겼다. 비늘은 가공하기 따라 암기나 방어구의 재료가 된다.
아공간이 꽉 차도록 챙긴 후, 보물탐사, 아니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휴우! 이러니 몰살을 당했지.”
삼면인두사뿐만 아니라 인두사, 쌍면인두사의 사체도 널려 있었다. 그 수가 대략 30마리.
미처 도망갈 틈도 없었겠지.
이놈들이 일제히 독을 뿜어대면 사천당문이라 해도 피해가 컸을 거다.
천목파 문도의 사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독에 녹았거나 먹이로 소화 되어서 일거다.
독에 당해서인지 전각들은 비교적 멀쩡한 곳이 많았다. 덕분에 생존자 수색은 어렵지 않았고.
[연재]던전 in 무림 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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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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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