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70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1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70화
70. 문답무용
스르릉!
나도 클라크의 롱소드를 뽑아 들고 칠성둔형을 펼쳐 적을 향해 달려가며 공격 명령을 내렸다.
“전원 공격! 클라크 1식, 섬전!”
원래 나도 초식이나 기술을 상대에게 말하는 것은 극혐이었다. 실제로 무림에서도 지도대련이 아닌 경우 초식명을 외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한 번 해보니 은근히 중독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기합 대신으로 외치고 있다.
어쨌든 기습적인 선제공격으로 절반 이상을 쓸어버렸다. 하지만 남아있는 적은 죽은 자보다 높은 무공의 소유자였다.
아직 방심할 때가 아니었다. 일행에게 주의 주며 눈앞의 적을 베어갔다.
“문답무용! 적이 누군지는 시체를 확인하면 된다. 방심하지 말고 모두 죽여라! 섬전!”
서걱!
-끄아악!
눈앞의 적을 베고 나서 잠시 전장을 둘러봤다. 일행은 모두 예상대로 압도적인 전력으로 적을 주살하는 중이었다.
일류에 불과했던 기성과 원섭, 여자 호위들은 물론 아내들도 발군의 실력으로 흑의 복면인을 베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한승연과 구양혜가 소환한 보르도였다. 한 여자와 소환수 하나는 압도적인 무위로 상대를 쓰러뜨렸다.
그중 하나가 적의 수장으로 보여 나는 그만 손을 멈췄다.
‘흐음! 이제 내가 더 손쓸 필요는 없을 것 같군.’
반 시진도 되지 않아 일행 외에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보이지 않았다.
“빠져나간 자는 없나?”
“예, 한 놈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좋아, 그럼 기성이와 원섭이는 복면을 벗겨 놈들의 특징을 확인해봐.”
“충!”
한데 사실 구태여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비록 복면을 썼으나 병장기는 모두 도를 지니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도를 지닌 채 우릴 공격할 만한 세력은 하북 팽가밖에 없었다.
“아니, 이놈들은 대체 우릴 얼마나 허접하게 생각하는 거야. 백주대낮에 버젓이 독문 병기를 들고 습격하다니 말이야.”
“호호! 절대 실패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겠지요.”
“아니, 그러니까 말이야. 나 원 참.”
“가가, 이번에 제대로 맛을 봤으니 화들짝 놀라 정신 차릴 거예요. 오히려 떼로 몰려 들까 걱정이네요. 호호호!”
“미궁 입구에서 놈들을 보면 모두 활짝 웃어주라고. 간담이 서늘해지게. 흐흐흐!”
“호호! 알겠어요.”
아내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데 사체를 확인하고 돌아온 기성이 물었다.
“방주님, 사체는 어떻게 합니까? 아공간 주머니에 넣습니까?”
나도 대장으로 보이는 자의 얼굴을 확인했지만 전부 모르는 자였다. 아마도 던전 밖의 무사들로 습격한 듯했다.
“그럴 가치도 없어. 놈들이 거둬가게 그냥 내버려 둬. 그래야 제대로 경고가 될 테니까.”
“충!”
만일 던전에서 우리가 습격했다면 사체를 처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습격받은 마당에 사체까지 처리해 주면 왠지 손해 같았다.
미궁에 도착할 때까지 더 이상의 습격은 없었다. 더는 팽가의 준비가 없었다는 뜻. 정말 대단한 자신감이 아닐 수가 없었다.
쩝! 기가 막히면서 왠지 씁쓸하군!
하지만 미궁 입구에 일행이 나타나자 세가 연합의 몇몇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
일행은 사전에 약속한 대로 여유 있는 표정으로 씨익 웃어주며 미궁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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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 사황련의 전진 기지에는 군식구들이 늘어나 있었다. 당소려는 당가의 무인들을 이끌고 아예 짐을 챙겨 들고 합류해 버렸다.
한차례 떠들썩한 인사치레가 끝나고 습격 사실을 전해 들은 당소려가 물었다. 대수롭지 않은 표정에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황 서방, 정말 팽가였단 말이지?”
혜 누이가 나서 대답했다.
“예, 이모님, 저희도 확인했어요. 절정고수가 10명 정도, 일류가 40명이었어요. 모두 도를 독문 병기로 썼고.”
“흐음! 무슨 일을 꾸미는지 속닥거리더니 결국 선을 넘었군. 그래 황 서방은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라 크게 달라질 것 있겠습니까? 솔직히 밖에선 아직 부담스러워 선제공격은 못 하겠고 미궁에서 쫓아내야지요.”
“미궁에서?”
“예, 빚은 갚아야지요.”
사황련 8천주 중에 태화방이 오대 세가와 가장 가깝다. 만일 전쟁이 나면 태화방과 독고 검문이 제일 먼저 공격받을 것은 분명했다.
지금도 태화방이나 독고 검문은 무사를 모집하고 있으나 아직은 팽가 전력의 십 분의 일도 되지 못했다.
더구나 양쪽 모두 이제 막 신축과 리모델링이 끝난 상황이었다. 지금 공격받아 망가지면 너무 큰 손해였다.
“한데 황 서방. 우리와 모용, 검각을 제외한 남궁, 황보, 제갈, 팽가의 네 가문은 함께 탐색하기로 했는데 어찌할 셈인가?”
“남궁과 제갈 세가도 함께 움직인답니까?”
“그래, 그들도 마력 보유자가 적으니까 서로 협조할 수밖에 없는 거지.”
“흐음! 남궁이야 그렇다고 쳐도 이문에 밝은 제갈이 함께 한다는 것은 의외군요. 우리와 척을 져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제갈은 모용에 밀려나 오대 세가의 자리를 뺏긴 후에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소문이야. 미궁에서도 준비된 모용 세가를 보고 나름대로 생각이 많았겠지. 당장 독자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테고.”
“흠!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곳 책임자에게 독립지휘권이 없다는 점이 앞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네요.”
처음 이곳에 진입하기 전에 부대장은 본가에서 세가 연합과 함께하라는 명령을 받고 들어왔을 거다.
본가에서는 이곳의 정확한 상황을 모르기에 새로운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고.
어쨌든 제갈 세가는 핵심 인사 중에 마력 보유자가 없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 될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세가 연합이 몰려다닌다고 해도 방법은 있었다. 지하 2층까지는 몬스터가 너무 약해 무슨 작전이든 실효성이 적었다.
하지만 3층부터는 충분히 몬스터를 이용해 세가 연합을 분리할 수 있었고 이런저런 재미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행들에게 작전을 설명했다.
“팽가를 축출하는 건 지하 3층이야. 그전에는 마주칠 일도 없겠지만 그냥 무시해. 그렇지만 먼저 싸움을 걸어온다면 피하지는 말고.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만일 상대의 도발로 싸움이 벌어졌을 경우 절대 어중간하게 끝내지 마. 확실히 목숨을 거둬 우리에게 덤비면 죽는다는 것을 뇌리에 각인시켜야 해. 알겠지?”
“충! 명심하겠습니다.”
“예, 가가!”
일행은 결의에 찬 시선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흐뭇하게 지켜보다 화제를 돌렸다.
“세가 연합이 지하 3층으로 내려오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거야. 그동안 우린 우리가 할 일이나 하며 기다리자고. 탕마단은 정 단주에게 맡기고, 우린 지하 5층으로 내려가 탐색을 시작해야지. 각자 준비들 해.”
“충!”
“예, 가가.”
처음의 일행에 당소려가 끼어 총 13명이 지하 5층으로 내려갔다.
당소려는 지하 5층에 도착해 놀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이동한 곳이 2층이 아닌 5층이라는 점. 또, 지하 5층이 끝이 아니라 그 밑으로 더 있을 수 있다는 점에 크게 놀랐다.
산서성보다 클 수도 있다는 말을 이제야 실감하는 듯했다.
두 번째는 우리가 단숨에 5층까지 내려온 점이었다. 그런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태 입을 꾹 닫았다는 것을 알고는 경악했다.
조금은 서운했는지 호들갑을 떨며 삐친 얼굴로 말했다.
“세상에! 정말 깜짝 놀랐네. 이런 방법이 있었으면서도 황 서방은 그렇게 시치미를 뚝 뗀 거야, 아무래도 내가 황 서방을 잘못 본 것 같아!”
“하하, 때가 되면 알려드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모시고 오지 않았습니까?”
“흥! 그래도 그렇지. 그런데 정말 끝이 어딘지는 황 서방도 모르는 거야?”
“우리도 지하 5층까지밖에 모릅니다. 이제부터 6층이 있나 찾아볼 생각입니다. 지하 5층의 괴물은 지하 1, 2층을 생각하고 상대해서는 안 됩니다. 꽤 강한 놈들이라 이모님도 상당한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 호호! 오랜만에 몸 좀 풀 수 있겠군.”
일행을 둘로 나눠 지하 5층의 탐사를 진행했다. 남자 호위 둘과 내가 한 팀이고 나머지를 한 팀으로 묶었다.
보름에 걸쳐 설산 중간 지점까지 진출해 탐사하는 도중 기성이 말을 걸었다.
“방주님, 언제 돌아가실 겁니까? 사모님들과의 약속에 늦지 않으려면 이젠 슬슬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설산 초입에서 다른 팀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그러면 난 계속 이 주변을 살펴보고 있을 테니 너희가 가서 데리고 와.”
“예? 방주님은 같이 가시지 않습니까?”
“어차피 이곳으로 올 텐데 전부 우르르 몰려갈 필요 없잖아.”
“예, 그렇지만 혼자 남으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흐흐흐! 니들 많이 컸다. 이젠 내 걱정도 다 해주고.”
기성과 원섭이도 100레벨로 나와 같았다. 하지만 스탯은 사 분의 일밖에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모르고 있지만.
“그게 아니라……. 방주님 혼자 계시게 하면 저희가 사모님들께 꾸중 듣습니다.”
“오호라! 그러니까 니들 꾸중 듣기 싫으니까 같이 가자고?”
“아니 방주님. 그런 것이 아니고...”
중간에 말을 끓고 지시했다.
“내가 말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너희들이야말로 둘이 괜찮겠어?”
“흐흐흐! 저 혼자도 충분합니다.”
“까불지 말고 둘이 조심해서 다녀와.”
“충!”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느낀 두 사람이 복명을 하고 몸을 날려 사라졌다.
나도 아내들이 오면 쉴 곳을 찾기 위해 몸을 날렸고.
졸졸졸.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동굴이 하나 보였다. 여러 사람이 쉬려면 아무래도 동굴이 편해 살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제길! 이거 아무래도 개 쪽 까게 생겼는데.”
지잉. 징징징.
녹단의 반지가 진동하면 던전이었다. 한데 도대체가 던전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따라서 던전 정보를 확인할 수도 없었고.
얼마 전에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바보가 아닌 난 동굴 주변에 진법이 설치됐다는 것을 눈치챘고.
하지만 알고 있다고 전부 들어갈 수는 없는 법이다. 벌써 몇 바퀴째 주변을 뱅뱅 도는 중이었다.
“이번에도 히든 던전을 발견한 것 같은데. 쩝! 에이! 진짜 더럽고, 치사해서 나도 진법을 배우든지 해야지. 이거 원.”
승연 누이가 오면 간단히 해결될 테지만 내 쪽팔림은 누가 책임질 건가. 마누라들 앞에 자존심 구겨지게 생겼다.
“쓰읍! 그냥 땅굴을 파고들어 가볼까? 넉넉잡고 한 백 장 정도만 파면될 것 같기는 한데.”
백 장이면 30미터다. 그 거리를 땅굴을 팔 생각까지 했다. 오죽하면 내가 이런 생각을 다 할까.
“정말 해볼까?”
내겐 토굴이라는 땅을 파는 마법이 있다. 마력은 차고 넘쳤고.
맞아! 혹시 이 방법이 통한다면 진법을 파훼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는 거잖아! 아직 아내들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으니 한번 해보자. 안 되면 다시 덮으면 되잖아?
어차피 달리 할 일도 없어 무모하고 황당한 작업을 결심했다.
[연재]던전 in 무림 7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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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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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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