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67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64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67화
67. 왠지 설레는 걸
당소려의 질문에 괜히 목소리를 깔고 대답했다. 그래야 더 대단한 정보라고 생각할 테니까.
“이모님, 이곳은 던전의 지하 1층이고 다른 통로로 연결된 곳은 지하 2층입니다. 다른 세력의 사람들은 아직 그 점을 모르는 것 같더군요.”
“황 서방, 그게 정말이야?”
“아니, 제가 왜 이모님께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근데 이모님은 2층으로 안 내려가십니까? 다른 세력은 이미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나? 나야 황 서방 기다리고 있었지. 대부분은 내려보냈어. 우리도 뭔가 건지기는 해야 하니까 말이야.”
당소려의 입에서 황 서방 소리가 자주 나오는 이유는 뭔가 바라는 것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모님, 뭔가 제게 할 말이 있으신 것 같네요?”
“호호! 눈치챘어? 나는 이 던전은 규모만 컸지 별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차라리 그 시간과 노력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고민하는 중이야. 황 서방 생각은 어때?”
아마 지하 1층의 몬스터가 저 레벨이라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 보는 느낌도 들 것이고.
당소려는 혼세미궁도 일반 던전처럼 1층이나 2층이 전부라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이모님, 사천 지역은 안정이 된 건가요?”
“응, 그렇다고 봐야지. 그동안 새로운 던전이나 균열이 발생하지 않았고, 기존의 것들은 정리되고 있거든.”
당소려는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어 했다. 한데 당문이 그러면 안 되었다.
앞으로 장비나 포션이 가장 많이 소비될 곳이 이곳인데 동업자가 빠져서야 안 될 말이었다.
또한, 정파와의 대화 창구로서도 당문이 꼭 필요했다. 그만큼 귀찮은 일도 많아지겠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 했고.
진지한 얼굴로 당소려를 마주 보며 말을 꺼냈다.
“지역이 안정되어간다니 정말 잘됐네요. 그런데 이모님, 사황련과 전 이곳에 전력을 집중하는 중입니다. 무력뿐 아니라 재력까지 말입니다. 이모님, 여긴 일반적인 던전이 아닙니다. 여기서 이모님이 보신 것은 이 던전 전체의 백 분의 일도 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곳은 중원대륙보다도 더 크고 넓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당소려의 나른했던 표정이 변하며 가벼웠던 말투마저 바뀌었다.
“황 서방, 지금 그 이야기 확실한 건가?”
“당문은 제 처가이자 동업자가 아닙니까? 제가 이곳에 토지를 확보해 건물을 세우고 있는 것을 직접 보시고도 모르시겠습니까?”
“그렇군. 그렇지 않아도 그 점을 모두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네. 자네 말대로라면 이 던전은 2층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겠군.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겠나?”
“태화방이나 당문은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젭니다. 따라서 일정 부분 사황련과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으음.....! 그건 그렇겠지. 알겠네. 한데 우리가 그쪽으로 합류해도 괜찮겠나?”
“그렇게 해 주시면 정파와의 관계 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문도들의 정보관리는 철저히 하시겠다고 약속해 주셔야겠습니다.”
“물론이지. 내 약속하겠네.”
당소려와 이야기가 잘 끝나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의 만남을 대비할 수 있었다.
원래는 세가 연합과의 약속이 먼저였으나 당소려와의 만남이 영향을 끼쳐 나중으로 미뤄졌다.
따라서 다음 상대는 마교였다.
무림세계로 이동한 지 벌써 3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삼두육비三頭六臂의 마인이라는 마교도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흐흐! 왠지 설레는 걸! 삼두육비가 사실이면 얘들이 몬스터네.
마교의 실상과는 상관없이 한국의 무협 독자라면 마교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무협 소설 절반 이상의 주인공이 천마였으니까. 나 역시 가장 호감 가는 인물이 천마였고.
또한, 현대인의 시각에선 구파일방이나 오대 세가 역시 똑같은 조폭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교, 사파와 특별히 다를 점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무림인의 생각이 어떠하든 나는 마교에 호의적인 입장이었다. 오늘도 그런 시선으로 그들을 만날 것이고.
단지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대 마교 교주는 천마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소설 속의 주인공보다는 대단치 못한 인물인 듯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단일 세력으론 최강이라는 마교의 교주였다.
오늘 직접 만날 수는 없겠지만 마교도의 분위기 정도는 알 수 있을 터였다.
마교를 대표해서 찾아온 사람은 자신을 괴마동주라고 소개했다.
흐흐! 괴마동주라....아마 던전을 말하는 것일 테지. 비마대와 관련이 있을 테니 요주의 인물이겠군.
무림에 널리 알려진 마교의 중심세력은 1원一院, 2전二殿, 9마각九魔閣이었다. 괴마동이나 비마대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부대였고.
마교의 1원은 원로원으로 늙은 노마두가 잔뜩 모여있는 곳. 당연히 무력도 가장 강한 집단이었다.
단, 은퇴했다는 이유로 외부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2전은 교주전敎主殿과 신녀전神女殿이다. 마교는 어디까지나 종교집단이라 종교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신녀전 역시 영향력이 강했다.
신녀의 지위는 교주 다음으로 9마九魔의 위였으니까.
그만큼 신녀전의 무력도 강하다고 봐야 했다. 무림에서는 무력이 받쳐주지 않는 권력은 있을 수 없으니까.
그러나 신녀전 역시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막연히 짐작할 뿐이었다.
마지막 강호에 널리 알려진 마교의 무력 부대가 9마각으로 각각 검劍, 도刀, 장掌, 권拳, 화火, 비飛, 살殺, 환幻, 염艶마가 수장이었다.
9마는 전통적인 마교만의 세습적인 각주의 칭호였다. 각주인 9마의 무공수위는 대략 구파일방의 장문인과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워낙 과장과 거짓이 난무하는 곳이 무림이었지만, 과거의 정마대전을 살펴보면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았다.
아무튼 비록 9마는 아니지만 던전을 관리하는 자라면 상당히 중요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었다.
괴마동주는 40대 중반의 냉막한 인상의 중년 사내였다.
상대의 표정이야 어떻든 일단 주인된 입장에서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태화방주 황대정이라고 하오. 마교의 영웅을 만나게 되어 반갑소이다.”
내 진심에서 우러나온 환대에 일순 괴마동주가 당황해 냉막한 인상이 조금 흐트러졌다.
“흐흠! 본인은 신교에서 괴마동주를 맡고 있는 염태봉이라 하오. 신임 태화방주를 뵙소이다.”
사람의 호감이라는 것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분위기로 느낄 수 있는 법.
괴마동주는 이유 없는 내 환대가 조금 의아한 듯했다.
그래도 구파일방과 마찬가지로 예의는 잃지 않았다.
흐흐! 여태껏 본 무림인은 마교라면 죽자고 달려들었을 테지. 이렇게 반갑게 맞아줄 지는 몰랐겠지. 그런데 자신을 본인이라…….
자신을 본인이라 칭하는 것으로 보아 자존심과 긍지는 구파일방보다 위인 듯했다.
단일 세력으로 무림 제일이라는 자부심이 보이는 부분이었다.
마교에게 호감을 지닌 상태라서 그런지 딱히 문제 삼고 싶지 않아 바로 본론을 꺼냈다.
“신교에서도 본련이 다른 통로를 확보했나가 궁금한 것이오?”
“그렇소이다, 방주.”
직구로 물었는데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고 즉시 대답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한 달 반이나 먼저 와서 우리가 그동안 뭘 하고 있었겠소?”
“그렇다면 다른 통로 역시 방주께서 찾았겠구려?”
“맞소. 두 곳 모두 찾았지만 한 곳은 후일 들어올 무림 동도를 위해 양보한 것이오. 또 궁금한 것이 있소이까?”
“방주께서는 계속 쥐고 계실 생각이오?”
“그걸 왜 신교가 궁금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질문에는 대답해 드리지. 난 적당한 때가 되면 모두에게 개방할 생각이오.”
“그때가 되면 우리 신교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오?”
뜻밖의 질문에 이번에는 내가 조금 놀랐다. 마치 그렇게 해 주기만 하면 아무런 시비도 걸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렸으니까.
뭐야? 이렇게 순순히....마교의 상징인 협박과 공갈은 어디 가고? 아니, 무력시위는? 얘네들 내가 아는 마교가 맞기는 맞는 거야?
정체성을 잃어버린 마교에 오히려 내가 당황할 수밖에.
그러나 사람을 앞에 놓고 넋 나간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법.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 말했다.
“신교 역시 무림의 동도인데 당연한 일이 아니오? 오히려 이렇게 순순히 나오는 귀교의 태도에 본인이 더 당황스럽소이다.”
“본교는 남의 것을 탐낼 정도로 궁하지는 않소이다. 사황련의 의도가 사실이라면 굳이 척을 질 이유가 없지 않소이까? 방주님의 말대로 한 달 반이나 먼저 왔으니 말이오. 단지 욕심이 있다면 적당한 시기를 조금이나마 당겨주길 바랄 뿐이오.”
“하하하! 생각해 보겠소이다. 하지만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아도 될 것이오. 그건 내가 약속하리다.”
“감사하외다, 방주. 괴마동에서는 마물과 싸워야지 사람과 싸우지는 말자는 것이 신교의 공식적인 입장이외다. 상대가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면 본교 역시 그러할 것이오. 이번에는 우리가 한 발 늦었지만, 앞으로 좋은 경쟁을 기대 하겠소이다.”
오오! 이 사람들 알고 보니 완전히 깨어있는 사람들이었네!
어쩌면 오래전 던전을 발견, 개발한 노하우에서 오는 자신감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한마디가 내게 마교를 다시 보게 만든 것은 틀림없었다.
방긋이 웃어주며 인사했다.
“하하! 본 방주 역시 귀교와 같은 생각이오. 좋은 경쟁을 기대 하겠소이다.”
마교와의 면담은 아주 기분 좋게 끝났다.
하지만 새옹지마라고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 법.
당문이 있어 생각지도 않은 세가 연합이 태클을 걸고 들어왔다.
하루 연기되어 다음 날 만나게 된 세가 연합의 대표는 당문을 제외한 오대 세가의 대표들이었다.
산동의 황보, 하북의 팽가는 다행히 장로 중에 마력 보유자가 있었던 듯 장로가 참석했다.
안휘의 남궁과 산동 제남의 제갈 세가는 장로 중에는 마력 보유자가 없어 이름 모를 부대장급이 참석했다.
모용 세가는 장로 대신 소가주의 아들인 모용강이 참석해 급을 맞추었고.
검각의 검후가 끼어 있어 이외라면 의외였다.
이런 면면이라 당연히 팽가와 황보 세가 장로가 나와의 대화를 주도해나갔다.
우선 난 주인 입장으로 웃는 낯으로 모두를 맞이했다.
인사를 나눌 때까지는 화기애애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들도 웃는 낯이었으니까.
문제는 산동의 황보, 제갈과 하북의 팽가에게 있었다.
그들의 세력이 각각 태화방이 있는 강소성의 옆이라는 점과, 혼세미궁이 하북에 접경인 오태산에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나와 한 번 접점이 있었던 남궁은 방관으로 은연중에 세가를 도왔고, 모용과 검각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문제의 발단은 성격 급하기로 유명한 하북 팽가의 장로 입에서 시작됐다.
난 이번에도 쿨하게 통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차후 개방할 뜻을 전했다.
그런데 팽가의 장로라는 놈이 이상한 곳에서 엉뚱하게 급발진했다.
“그럼 사황련이 마굴을 독차지할 생각이나 마찬가지란 말이 아니오? 우리 팽가는 사황련의 산서성 진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오!”
나는 분명히 독차지하겠다고도, 산서성에 진출한다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물론 전혀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너무 나간 발언이었다.
특히 팽가의 구역이 아닌 산서성을 두고 진출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말은 해서는 안 되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6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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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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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