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63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0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63화
63. 매입해 주게
지상으로 올라와 바로 태원부의 사홍 상단으로 달려갔다.
설영 소저는 연락도 없이 찾아온 날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머! 방주님, 이제 돌아오신 거예요?”
“하하!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오. 그보다 설영 소저가 아직 돌아가지 않아 정말 다행이오.”
“호호! 저에게 뭔가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설영 소저가 해 주어야 할 일이 있어 급히 찾아왔소. 내가 이번에 오태산에 들어가......”
설영에게 오태산 혼세 미궁에 대해 대략 알려줬다. 미궁이라고 해봐야 알지 못할 터라 대형 던전이라고 설명했다.
그곳에 필요한 건설 자재, 식량, 침구 등의 생필품, 천막 등의 필요한 물품을 적은 서류를 건넸다.
얘기를 듣고 난 설영이 서류를 살펴보곤 눈이 동그래져 흥분한 기색으로 물었다.
“방주님, 여기 적힌 수량을 언제까지 준비하면 되는 건가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니 최대한 빨리 부탁하오. 일단 일주일 후에 다시 출발할 예정이니 되는대로 긁어모아 주고 나머지도 서둘러 주기 바라오.”
“방주님, 태원부에는 세가나 구파일방도 식량 등을 급하게 구매하고 있어 가격이 조금 올랐습니다. 일단 꼭 필요한 분량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다른 성에서 조달해 공급할까 합니다.”
“그렇게 해주시오. 한데 구파나 세가 연합은 지금 어찌하고 있소? 아직 오태산 던전에는 들어오지 않았는데 말이오.”
“그동안 의견충돌이 있어 지체되고 있었습니다. 이제야 의견이 모여 곧 출발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흐음! 어째 오지 않는다고 했거늘 역시 그랬군. 그리고 사홍상단에서 한 가지 더 해줘야 할 일이 있소.”
서류에 있는 품목만 조달해도 사홍상단의 3년 벌이는 될 것이다. 또, 이번 거래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은 그녀 또한 짐작할 수 있었고.
내 말만 믿고 투자 일변도의 마석 매입에 매달려 자금이 말랐을 때였고. 이번 발주는 가뭄 끝의 단비 같았나 보다.
설영이 마치 간이라도 빼줄 듯한 얼굴로 싱글벙글하며 대답했다.
“호호! 물론이지요, 방주님. 그럼 소녀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사황련의 명의로 망해봉 던전 일대의 토지를 매입해 주시오. 련주님께는 이미 연락을 해 두었으니 상단의 힘만으로 어렵다 싶으면 도움을 요청하시오.”
“토지 말씀입니까? 오태산은 불사佛寺가 많은 곳이라 매물이 없을 텐데요?”
오태산은 불교의 성지로 불리는 곳으로 크고 작은 불사만 해도 300개가 넘었다. 매년 많은 참배객이 몰려 경제적으로 아쉽지도 않았고.
한 마디로 사고 싶어도 살 땅이 없다는 뜻이었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 괴물사태로 상황이 바뀌었소. 더는 참배객도 오지 않을 터라, 그 점을 잘 파고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오. 사황련의 힘을 사용해도 상관없고. 그 대신 은밀하게 처리했으면 좋겠소.”
사파의 위명을 이런 일에 쓰지 않으면 어디에 써먹을까. 돈과 무력을 동원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설영도 내 말뜻을 이해하고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방주님. 반드시 매입하겠습니다.”
사홍상단은 나와 막내 사제 대산을 만났다. 대산에게 아내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문주님, 사모님들이 한 달 뒤에는 출관해 이곳을 오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던전에서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고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그래? 고생들 했나 보네. 너도 이곳 일 대충 마무리하고 돌아가서 마저 수련해야지.”
“예, 문주님. 사모님들 도착하시는 것만 보고 돌아갈 생각입니다.”
“그렇게 해라. 이번에 네가 다녀오면 할 일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서두르진 말아라. 무엇보다 실력 향상이 먼저니까.”
“예, 문주님.”
“그런데 부인들은 전부 온다고 하더냐?”
“아닙니다. 큰 사모부터 여섯째 사모까지만 오시고 나머지 사모님들과 신입은 남아서 조금 더 수련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전부 오지 않아 다행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섯 명이다.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의자왕도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 같았다.
며칠 태안부에 머물며 식료품 등 당장 필요한 물품을 보급 받았다. 설영이 아공간 주머니를 보고 탐냈지만 설명을 듣곤 크게 낙담했다.
보급을 받아 오태의 임시 거처로 돌아가자 송 부단주의 보고가 있었다.
“방주님, 당문의 당소려 소저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이모님이? 내게 특별히 전한 말이라도 있었나?”
“예, 방주님. 세가 연합은 사흘 전에 오태산 던전으로 향했는데, 당 소저께서는 출발하기 전에 들리신 것 같았습니다. 이번 출정에는 검각도 함께 한다고 전하셨습니다.”
“검각? 흐음! 알겠네. 우리도 내일 출발할 테니 준비하게.”
“충!”
이번에 당소려를 만나지 못해 다행이었다. 지금은 만나봐야 괜히 정보를 풀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당문에겐 어느 정도 정보를 줄 수도 있었지만, 세가 연합에 흘러 들어가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구파일방과 함께할 것으로 예상한 검각의 행보가 조금 뜻밖이었다. 그렇다고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아니었다.
세가 연합이 사흘 전에 출발했으면 오늘이나 미궁에 들어갔을 터였다. 어쩌면 아직 입구에서 설왕설래할 수도 있었고.
우리야 백여 명이 움직여 반나절이면 가지만 그쪽은 인원만 천 명이 넘었다. 오가는 일만으로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어쨌든 이번엔 미궁에서 다른 세력을 만나는 일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렇다고 구태여 우리가 먼저 충돌을 일으킬 이유는 없었다.
다만 먼저 걸어오는 시비라면 일부러 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구획정리는 한번 확실히 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이는 현재 무림에서 사황련의 위치가 상당히 초라했기 때문이었다.
정파 공동의 적은 마교와 사파가 되어야 했다.
하나 작금의 현실은 정파의 적은 어디까지나 마교였지 사황련은 아니었다.
마교에 대한 모든 무림인이 갖는 이미지는 한마디로 강强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소림과 무당도 한 수 접어주는 곳이 마교였다.
그래서 중원의 공적은 마교였고, 정파는 물론 사파까지 하나로 뭉쳐 대항해야 하는 존재였다.
아이러니한 점은 실제 굵직한 혈사를 일으킨 쪽은 대부분이 사파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무림인은 마교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황련의 전체 규모는 마교보다 컸고 사고도 많이 쳤다.
하지만 두려워하거나 무림첩이 발송되는 일은 거의 드물었다.
그저 무림맹이 나서, 구파일방이나 세가 한둘을 주축으로 토벌하는 정도였다.
한마디로 사파에 대한 이미지는 공포심보다는 꺼리는 쪽이었다. 마치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는 식으로.
사파가 이런 취급을 당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력에 있었다.
구파와 세가의 뒷방에는 무武의 정점인 화경들이 굳건히 엉덩이를 깔고 있었다.
그에 반해 사파의 뒷방엔 그냥 평범한 늙은이도 없었다. 사파 무림인의 수명은 정파의 절반도 되지 않았으니까.
사파인답게 천수를 누리고 죽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천벌을 받거나 과욕으로 요절해서 핵심 전력인 원로의 수가 정파의 1/10도 되지 않았다.
약자를 두려워하는 강자는 없는 법.
현재 사파의 위상과 이미지가 나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한 번에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꿀 수는 없었다.
해서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사파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각인시켜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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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세미궁 출입구 부근에 많은 무인이 몰려 있었다. 미궁에 들어가지 못한 세가 연합의 무인들이었다.
두두두두두!
“정지!”
송 부단주의 명에 의해 달리던 탕마단이 일제히 고삐를 당겼다.
-히히힝! 히잉!
“하마!”
70명의 탕마단이 일제히 말에서 내려 말고삐를 잡고 보무도 당당히 걸었다.
-탕마단이라고?
-쯧! 사황련인가.
-저 젊은 자가 새로운 태화방주라는 잔가?
세가 연합의 어중이떠중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일일이 반응할 가치도 없어 무시하고 지나는데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황 방주님!”
돌아보니 아는 얼굴이어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탕마단은 잠시 멈춰라!”
-충!
“자네는 당문의 독룡대주가 아닌가?”
독룡대주는 마력 보유자가 아니어서 입구에서 대기하는 듯했다.
독룡대주가 겸연쩍은 얼굴로 인사를 건네며 말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방주님. 소려 아가씨께서 전해 달라는 말씀이 있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모님께서 먼저 들어갔다는 전갈은 받았네. 그래 무슨 말씀이시던가?”
“돈전 내부에서는 세가 별로 활동한다고 찾아와 달라고 전하셨습니다.”
“알겠네. 그렇게 하지.”
“방주님, 그럼 아가씨를 잘 부탁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방주님의 무운을 빌겠습니다.”
“고맙네. 자네도 수고하시게.”
다른 세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등 뒤로 하고 미궁으로 진입했다.
지하 1층으로 향하는 출입구를 빠져나가자 일단의 무리가 힐끗거렸다. 복색과 수를 보아 세가 연합에서 남겨놓은 병력이었다.
딱히 막아서지 않는 것을 보면 그들 역시 충돌을 일으킬 생각은 없어 보였다. 정 단주를 시켜 당가의 문인을 불렀다.
“이모님께서는 어디로 가신다고 했나?”
“예, 방주님. 북동쪽으로 찾아와 달라 전하셨습니다.”
“알겠네. 수고하게.”
마침 우리 임시기지로 가는 방향이어 가는 길에 들리기로 했다.
70명의 탕마단과 함께 가는 길은 미궁 속이라도 평화로웠다. 약육강식의 세계에 살며 생존본능을 키운 몬스터들이 오히려 우릴 피했다.
숲의 초입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당문의 기가 보였다.
“당문의 기가 보이는군.”
“초입인데 벌써 숙영지를 만드는 건가요? 근데 가가, 생각보다 수가 많은데요?”
“검각의 기도 있어. 검후와 같이 있나 보네.”
“흐음! 그래요.”
승연 누이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자, 당문으로 이동한다!”
-충!
우리가 접근하자 일순 경계를 했다. 곧 사황련의 깃발을 확인하고 경계를 풀며 일행을 막사로 안내했다.
“이모님, 들어오셨군요.”
먼저 인사를 건네자 당소려가 환히 웃으며 함께 있던 검후를 소개했다.
“황 방주, 어서 와요. 이쪽은 17대 검후 내정자인 초영영 소저에요. 서로 인사 나누도록 해요. 초 소저, 이분은 내 조카사위님이자 태화방의 황대정 신임방주님이세요.”
당소려는 검후가 있어서 조카사위가 아닌 태화방주로서 깍듯이 존칭을 붙여줬다.
“처음 뵙겠소이다. 태화방의 황대정이라고 하오. 이쪽은 부인인 한승연이라고 하오.”
“검각의 17대 검후 초영영입니다. 두 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탁자에 마주 앉았다. 초영영은 젊고 이지적인 미인이었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지만 특별히 교만해 보이지는 않았다.
나름 호감 가는 미인이었다. 그렇다고 먼저 말을 걸 이유가 없어 가만히 내어준 차를 마셨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고자 당소려가 먼저 말을 꺼냈다.
“황 방주님, 괴물이 모두 이곳으로 들어온 것은 확실한가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만 실제 목격한 것은 추면괴동이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모습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산음과 황산 쪽은 어떻다고 합니까?”
“마찬가지라고 들었어요. 마교와 구파일방이 진입한 것까지는 확인했고 말이에요. 그 후는 아직 정보가 없네요. 그런데 혹시 그쪽과도 연관이 있는 건가요?”
“아직 뭐라고 할 단계는 아닙니다만 이곳의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어쩌면 전부 연결되어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재]던전 in 무림 6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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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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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