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59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5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59화
59. 땅으로 꺼진 것도 아니고
오태는 상당한 규모의 군현이었다. 허나 지금은 사람은커녕 멀쩡한 건물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한 폐허가 되어있었다.
살아있는 생명체라곤 찾아볼 수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잠시 대원들에게 지시해 생존자를 수색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1년이나 몬스터에게 장악되어 있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현실로 나타나자 충격이 컸다.
“설영 소저의 말을 듣기를 잘했네. 정말 아무것도 없을 줄이야.”
“가가, 먼저 머물만한 장소를 찾아야겠어요?”
승연 누이의 말에 탕마대장 철면쾌검鐵面快劍 정상필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러는 게 좋겠어. 정 단주! 대원들에게 머물만한 곳을 찾아보라고 전하게!”
“충!”
천주들이 지원한 140명이 마력 보유자 부대를 탕마대라고 이름 지었다.
대장은 만사방의 절정고수인 정상필로, 그가 가장 선임이고 지명도가 높아 대장으로 임명했다.
정 단주의 지시로 140명의 탕마대원이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반쯤 무너진 장원을 찾아 당분간 지낼 거처로 보수하기 시작했다.
나와 승연 누이도 보수한 창고에 아공간 주머니에서 140명이 사용할 침구와 식자재 등을 꺼내놓았다.
대충이나마 장원의 정리를 마쳐갈 때쯤 당소려가 방문했다. 세가 연합도 오태에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소식을 듣고 달려온 듯했다.
당소려를 아무것도 없는 텅빈 객청으로 안내했다.
“어서 오십시오, 이모님.”
“오랜만이야, 황 서방. 자네 너무 늦게 온 것 아니야?”
“저도 빨리 오고 싶었는데 몸뚱이가 하나뿐이라서요. 이모님이 여기 계신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호호! 그랬어? 아무래도 황 서방이 찾아오는 것보다는 내가 움직이기 편할 것 같아서 왔어.”
확실히 내가 세가 연합을 방문하는 일은 일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사황련의 팔천주 중의 하나가 공식적인 방문을 하는 것이니까.
당소려의 배려가 고마워 자리를 안내했다.
“잘 오셨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한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뭐가 그리 급해. 차 한 잔 안 내놓고 말이야.”
“이제 막 도착해 정리하던 중이라 마땅히 손님을 접대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모님께서 이해해 주십시오.”
“호호! 그럴 줄 알고 가지고 왔지. 잠깐만 기다리게.”
당소려가 시녀들을 시켜 차를 준비했다. 세가 연합은 먼저 오태에 들어와 어느 정도는 안정이 된 듯했다.
시녀들이 내주는 차를 마시며 물었다.
“근데 이모님, 현재 오태산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글쎄, 이게 과연 잘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
“그동안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며칠 전에 아직 토벌은 시작하지 않았고 지켜보는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었다.
“정찰대의 보고에 따르면 이틀 전부터 괴물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해. 우리 말고 다른 토벌대가 들어왔다는 소식은 없었는데 말이야. 설마 황 서방이 한 건 아니겠지?”
“지금 막 도착한걸요. 혹시 괴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은 아닙니까?”
그냥 해본 말이었는지 당소려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글쎄, 그것도 아닌 모양이야.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인 듯 하니까. 그리고 정찰대가 그 정도의 많은 수가 이동하는데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당소려의 말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땅으로 꺼진 것도 아니고 하늘로 사라지지도 않았다면 그 많은 몬스터는 어디로 간 것일까?
“줄었다는 건 대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겁니까?”
“우리가 들어왔을 때 대략 괴물의 수가 4만 정도였어. 한데 지금은 1만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같아.”
“예! 3만 이상이나 줄었다고요!”
“그래, 그러니 오보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는 거야.”
3/4인 3만이 줄었다면 바로 확인될 터. 괴물끼리 서로 상잔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숫자였다.
분명히 뭔가가 있는데....
혼자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데 당소려가 조심스럽게 불렀다.
“황 서방.”
“.....예, 이모님. 잠시 생각 좀 하느라. 그런데 왜 부르셨습니까?”
“혹시 말이야.”
“예, 말씀하십시오.”
“괴물들이 원래 나온 곳으로 돌아간 것은 아닐까? 놈들이 땅으로 꺼진 것도 아니고 하늘로 솟은 것도 아니잖나? 그런데도 감쪽같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고. 그러니 혹시 던전으로 되돌아가지 않았나 하는 거야. 황 서방 생각은 어때?”
“아니 그건....”
바로 부정하려고 했으나 말을 끝내지 못했다. 말을 하며 생각해 보니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지구에서는 폭발한 던전은 어떻게든 해결을 봤다. 흘러나온 몬스터는 전부 처치했고 던전은 소멸시켰다. 또, 이렇게 1년을 끌어온 던전 브레이크도 없었다.
생각해 보면 그건 전 세계가 일일생활권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브레이크가 일어난 규모에 맞춰 단시간에 헌터 전력을 집중해 해결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 외의 상황은 나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무림은 원시적인 교통수단에 땅덩이는 무지막지하게 넓었다. 기껏해야 말로 이동하는 정돈데 성에서 성을 넘어가는 것만으로도 한 달이 걸렸다.
이 때문에 초기대응에 실패하고 효과적인 토벌도 어려웠다.
그러는 사이 1년이란 시간이 흐른 것이고.
따라서 던전 브레이크도 내가 모르는 변화를 보였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당소려의 생각이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치부할 수는 없었다.
“으음! 생각해 보니 이모님의 말씀대로일 수도 있겠군요. 우선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저흰 내일이라도 바로 오태산으로 향할 생각인데 이모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내일 당장 떠난다고?”
“예, 괴물이 하루하루 줄어들고 있다면 미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소려는 잠시 고민하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아! 나도 황 서방과 가고 싶은데 세가 연합과 움직여야 하니 이번에는 어쩔 수 없겠네. 우린 좀 더 지켜보기로 했거든. 나중에 따라갈 테니까 먼저 가 있어.”
“예, 사정이 그렇다면 할 수 없죠. 먼저 가서 알아보고 있겠습니다.”
@
다음날.
장원에는 10명만 남겨두고 바로 오태산 던전으로 이동했다. 반나절을 꼬박 달려 도착한 오태산에는 과연 몬스터가 없었다. 전날만 해도 산 밑까지는 있었다고 했는데 밤새 사라진 듯했다.
오태산 초입에 들어 말을 세우며 탕마대에게 지시했다.
“지금부터는 모두 말에서 내려 경공으로 이동한다. 정 단주는 부대를 둘로 나눠 선발대를 보내도록. 선발대가 이상한 현상이나 괴물을 발견하면 섣불리 접근 말고 즉시 보고하도록.”
“충!”
맨 처음 오태산에서 발견된 던전은 망해봉 중턱 계곡이었다. 계곡에 있는 커다란 폭포 뒤의 동굴이었다.
겨울에 폭포의 물이 얼어 약초꾼에 의해 뒤편의 던전 입구가 발견된 것이고. 그 상태로 방치되던 중에 폭발하게 된 것이었다.
그 후에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니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었다. 몬스터로 우글댔을 테니까.
당소려의 생각대로 몬스터들이 던전으로 되돌아갔다면 분명 그곳에도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일단 목적지는 던전 입구가 있는 폭포였지만 주목적은 몬스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망해봉 전체를 꼼꼼히 수색하며 올라야 했기에, 본대는 물론 선발대도 속도는 느렸다.
한 시진 정도 올라갔을 때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왔다.
선발대의 무인이 괴물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방주님, 선발대에서 8백 장丈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이동 중인 추면마동醜面魔童의 무리를 발견했습니다.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무림에선 고블린의 왜소하고 못생긴 외모를 보고 추면마동이라고 불렀다. 꽤 어울리는 작명이라고 생각하며 웃었었다.
보고하는 무인에게 다른 정보를 물었다.
“추면마동의 수는?”
“충! 대략 1천 마리 정돕니다.”
“향하는 곳을 알 수 있었나?”
“일단은 정상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꽤 영리한 놈들이니 조심해서 따라가도록! 다른 괴물을 발견해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충돌을 피해 미행하라고 전해라.”
“충!”
고블린은 던전 몬스터 중의 최약체였다. 칼만 주면 일반인 성인 남성도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였다.
그러니 칼 밥을 먹고 사는 무림인에겐 움직이는 목각 인형에 불과했다. 1천 마리라고 해도 탕마대 10명이면 순식간에 썰 수 있었다. 위험해서 충돌을 피하는 게 아니었다.
던전 입구가 있는 폭포는 산의 2/3 지점에 있었다. 그 전에 선발대와 합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속도를 올려 선발대를 따라가도록 지시했다.
“속도를 높여 선발대와 합류한다.”
“충!”
선발대와 합류한 탕마대는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 고블린의 뒤를 따랐다. 놈들의 뒤를 따르던 중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응! 어째 놈들의 모습이 이상한데?
고블린은 약한 만큼 평소 교활하고 의심이 많은 몬스터였다. 사방이 적이라 생겨난 생존본능이었다.
그래서 항상 주위를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한데 지금은 뭔가에 쫓기기라도 하듯이 맹목적으로 산을 오르기만 했다.
덕분에 미행이 쉬웠지만 결코 정상적인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어 조용히 뒤를 따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놈들의 목적지를 알 수 있었다. 그곳은 우리의 목적지와도 다르지 않았다.
콰르르르!
굉음과 함께 쏟아지는 물줄기.
목적지인 던전 입구가 있는 폭포였다.
1천여 마리에 이르는 고블린의 무리가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폭포수를 향해 뛰어들었다.
수백 장이 넘는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뚫고서.
단 한 마리도 남김없이 폭포수 너머로 사라졌다.
놈들이 모두 사라지자 난처한 표정의 정 단주가 물었다.
“방주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나를 따라 계속 뒤를 쫓는다.”
“충!”
기감을 확산하고 폭포수 뒤의 동굴로 향했다. 물줄기를 뚫고 들어가 폭포수 뒤에 펼쳐진 광경에 모두 깜짝 놀라 탄성을 터뜨렸다.
“헉! 세상에!”
“우와!”
“이게 뭐야!”
원래 폭포수 뒤에는 커다란 자연동굴이 있었다. 동굴 안쪽으로 10여 미터 들어가면 지름 2미터 정도의 던전 입구가 있었고.
그런데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광경은 거대한 마력장 뿐이었다.
보통 2미터 정도의 던전 입구.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던전의 입구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재빨리 던전 정보를 확인했다.
[확인 대상이 아닙니다.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런!
아예 던전이 아니거나 단순한 던전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당소령의 예상대로 몬스터들이 전부 이곳으로 사라졌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무조건 진입은 해야 하나 시기가 문제였다. 당장 진입하거나 기다렸다 전력을 보충해 진입하는 방법이 있었다.
두 방법에는 일장일단이 있었지만 결정은 빨리했다. 141명이나 되는 일행이 있는데 지원을 위해 시간을 허비할 순 없었다. 곧 세가 연합도 이곳으로 올 테니까.
더욱이 뒤에서 지켜보는 141쌍의 시선이 빠른 결정을 도와줬다. 지도자가 망설이는 것은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니까.
정 단주에게 명령을 내렸다.
“탕마대원은 진입대형으로! 나를 따라 진입하라!”
승연 누이의 손을 잡고 거대한 던전 입구로 몸을 날리는 뒤로 정 단주의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충! 전 대원 진입대형으로!”
-충!
정 단주의 명령에 따라 탕마대도 일사불란하게 뒤를 따랐다.
쑤욱!
마력장에 닿자 이질적인 기운과 함께 몸이 빨려 들어갔다.
[연재]던전 in 무림 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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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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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